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대에게 죽음을 고합니다.
작가 : 카레샤워
작품등록일 : 2020.8.31

로이날슨 제국의 황후 엘리자베스는 누군가의 사주로 거리에서 칼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어릴 때부터 행복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던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원을 빌고,
그 소원으로 인해 일곱 살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괴롭던 지난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어린 엘리자베스는 다시 한 번 불구덩이에 몸을 던진다.


#복수물 #황궁물 #회귀물 #후회물 #여주성장물 #남주성장물
#사이다여주 #똑똑여주 #불쌍한여주 #한방먹이는여주
#집착남주 #다정남주 #능글남주 #짝사랑남주

 
이스테리아의 예절(3)
작성일 : 20-10-31 23:24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619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피피!”

 “음... 피네?”

 

 

 피곤한 아침을 깨우는 익숙한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제 마부에게 맡겨둔 피네가 어째서 내 배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인지 상황이 정리되지 않았다.

 

 가장 유력한 것은 마부가 먹이를 넣어주려 새장 문을 열었을 때 피네가 탈출해 나온 것이겠지.

 

 

 “피네, 넌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니?”

 “피피!”

 “나도 그랬어. 혼자 둬서 미안해.”

 

 

 내 말을 알아들은 듯 소리 높여 대답하는 피네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다.

 원래는 들켜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브룬델 자작이라면 피네를 보여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려는 피네를 어깨 위에 올리고 침대 맡의 벨을 울리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문 너머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도와드릴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외출 전에 목욕을 하고 싶어서요. 도와줄 수 있나요?”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아가씨.”

 

 

 세 명의 하녀가 군더더기 없는 몸짓으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한나가 아닌 다른 이에게 목욕 시중을 받는다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어머! 아가씨 조심하세요!”

 “아가씨, 침착하고 이쪽으로 오세요!”

 

 

 갑자기 험악해진 분위기에 당황한 것도 잠시, 어깨에 피네가 올라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소개가 늦어서 미안해요. 내가 기르고 있는 애니까 너무 겁먹지 말아요.”

 “아가씨께서 그 새를 키우신다고요?”

 “네,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랍니다. 피네라는 귀여운 이름도 있죠.”

 

 

 태연하게 말을 잇는 내 모습에 하녀들은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지만 피네와 친해질 마음은 없어보였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에 피네를 떼어놓고 욕실로 향했다.

 

 세 명의 하녀들은 목욕 시중을 드는 일이 굉장히 익숙해 보였다. 손길 하나하나에도 배려가 느껴졌고, 물의 온도를 맞추는 일 또한 정확했다.

 

 

 “아가씨, 향유는 어떤 게 좋으십니까? 준비된 것들 중 마음에 드는 게 없으시면 다른 향유도 가져오겠습니다.”

 “그것보다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든데요. 혹시 목련화 향이 나는 향유도 있을까요?”

 “네, 이쪽에 있습니다. 눈을 감고 잠시만 가만히 계세요.”

 

 

 손톱이 가지런히 정리된 하녀들의 손길이 부드럽게 온 몸을 마사지해준다.

 한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목욕 시중을 드는 건 이쪽이 훨씬 능숙하다.

 

 

 “끝났습니다, 아가씨. 머리를 말려드릴 테니 방으로 가시죠.”

 

 

 한명의 하녀는 욕실 정리를 위해 남았고, 나머지 두 명은 나와 함께 방으로 이동했다.

 

 아이보리 색의 꽃무늬 원피스 위에 연두색의 숏 케이프를 입혀주고, 머리카락의 절반정도를 케이프와 비슷한 색의 리본으로 묶어주고 나서 하녀들은 방 밖으로 나섰다.

 

 이제까지 가만히 있던 피네는 내가 문 밖으로 나가려 하는 것을 눈치 채고 순식간에 어깨위로 올라왔다.

 

 혼자만 남겨두고 가는 게 내내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같이 가는 게 괜찮을지 모르겠네.”

 “피피!”

 “걱정하지 말라는 거야? 그건 네가 밖에 나가서도 얌전하면 믿어줄게.”

 

 

 문 앞에서 피네와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브룬델 자작이 아닐까, 생각하며 문을 열었는데 문 앞에는 난처한 표정의 로건이 있었다.

 

 

 “아가씨, 오늘은 아버지와 함께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네.”

 “저와 크리스가 동행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룬델 자작님과 함께인데 걱정할 게 뭐가 있겠어요. 하지만 로건경과 크리스경이 함께라면 더 좋죠.”

 “감사합니다, 아가씨.”

 

 

 걱정이 풀린 듯 로건의 입가에 작은 웃음이 걸렸다.

 

 피네를 새장에 넣고, 로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계단을 내려가 저택의 정문 앞에 있는 마차로 향했다.

 

 그곳에는 간단히 짐을 꾸리는 사용인들과 브룬델 자작 그리고 크리스가 있었다.

 

 

 “엘리자베스 영애, 좋은 아침입니다. 지난 밤 혹시 불편한 건 없었습니까?”

 “자작님의 배려 덕분에 아주 편하게 지냈어요. 저 가기 전에 아버지께 인사드리고 오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백작님이라면 아가씨가 일어나기 전에 저택을 떠나셨습니다.”

 

 

 아버지가 인사도 못하고 가셨을 정도면 상당히 중요한 일인 것 같았다.

 걱정되었지만 함께 하는 일행들이 신경 쓰지 않도록 일단은 웃음지어 보였다.

 

 마차에는 나와 새장에 넣어진 피네, 크리스, 로건이 함께 탔고, 브룬델 자작은 베른 상단에 도착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일로 바빠 다른 마차에 탔다.

 

 

 “그런데 크리스경과 로건경은 지난밤에 뭘 했어요?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저희도 그런 귀찮은 일 다 버려두고 아가씨랑 저녁 먹고 싶었는데 한낱 기사가 뭘 어쩔 수도 없는 일인지라.”

 “크리스, 말조심해.”

 “내가 뭘. 틀린 말도 아닌데.”

 

 

 처음에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본 것이었지만 둘의 대화를 들으니 일상적인 일을 하다가 온 것 같지는 않았다.

 

 더 물어보는 게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 맞은편에 있던 크리스와 눈이 마주쳤다.

 

 

 “아가씨, 궁금하면 그렇다고 말해요. 눈에 다 쓰여 있어요.”

 “맞아요, 궁금해요. 로건경과 크리스경이 어제 뭘 하다가 왔는지.”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시장의 무뢰배들을 싹 잡아들이고 왔습니다.”

 “네? 하지만 크리스경과 로건경은....”

 

 

 하려던 말을 멈추고 둘의 눈치를 살폈다.

 

 정식으로 어딘가에 배속되지 않은 기사는 대련 이외의 개인적인 싸움은 피해야 하며, 만일 그 대상이 일반인일 경우에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무뢰배라 하더라도 그들은 엄연한 일반인.

 또한 무뢰배를 없애달라는 의뢰는 돈을 받고 고용된 용병에게나 부탁할만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을 우리 가문에 소속된 기사들이 하고 왔다니, 아버지가 아시면 무슨 표정을 지으실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어? 아가씨, 지금 저희 의심했죠?”

 “물론 저는 크리스경과 로건경을 믿어요. 그렇지만 용병이 하는 일을 했다는 건 조금 받아들이기 어렵네요.”

 “아, 물론 용병들이 그런 일들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기사도 그런 일을 해야만 해요.”

 “어쩔 수 없는 경우요?”

 “황명이 떨어졌거든요. 이스테리아 동부 지역의 무뢰배들을 깔끔하게 없애버리라고. 그것도 오늘 정오가 되기 전에 말이죠.”

 

 

 ‘황명’ 단 두 글자에 등줄기가 서늘했다.

 

 그 어떤 말도 안 되는 일에도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절대적인 명령. 그것이 바로 황명이었다.

 

 그 위력은 실로 엄청나기에 황실에서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건만 하루 저녁 사이에 무뢰배를 모두 처리하라는 명을 내리다니, 예사 일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했다.

 

 

 “이스테리아에 머물고 있는 기사들 전부에게 황명을 내려서 그 짧은 시간 안에 소탕하라고 하시니 거의 밤을 새서 일했습니다. 아직도 몸이 쑤셔요.”

 “상인들의 안전을 위한 일이었나요?”

 “목적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고, 그저 위험이 될 만한 것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없애라는 명에 따랐을 뿐입니다.”

 

 

 위험이 될 만한 것을 없앤다는 것은 그 위험으로부터 무언가를 지켜야만 하기 때문에 하는 말일터.

 

 황실에서 누군가가 이스테리아로 온다.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

 

 

 “아버지가 오늘 어디로 가셨는지 보셨나요?”

 “그건 보지 못했지만 중요한 손님을 맞이하러 가신다고 하셨으니 아마 파네로 대광장으로 가셨을 겁니다.”

 

 

 아직 그 무엇도 정확한 것이 없지만 끝없이 목을 조이는 불안감은 쉽사리 떨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베른 상단의 오스카를 만나는 것. 다른 것에 눈을 돌릴 시간은 없었다.

 

 

 마차는 떠들썩한 시장 거리를 지나 숲길로 한참을 더 들어가고 나서야 멈춰 섰다.

 

 지난밤 한숨도 자지 않고 무뢰배를 처리했다는 크리스와 로건은 마차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고, 마차가 멈춘 지금도 깨어날 생각이 없어보였다.

 

 피곤했을 테니 조금 더 자도록 두는 게 좋겠지.

 

 조심히 마차를 빠져나와 주변을 살폈다.

 

 온통 바위와 숲에 둘러싸인 황폐한 곳에 상단의 천막이 크게 펼쳐져 있고, 각 나라에서 들여온 진귀한 물건들이 커다란 상자에 담겨 운반되고 있었다.

 

 

 “영애, 로건과 크리스경은 어디에 있고 혼자 나와 계십니까?”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더니 브룬델 자작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인도 한 명 없이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나를 보고 놀란 모양이다.

 

 

 “너무 피곤해보여서 저 혼자 몰래 빠져나온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들 녀석이 허약해서 죄송합니다. 집에 가면 벌을 줘야 되겠군요.”

 “그럴 필요 없어요. 로건경은 정말 성실하거든요.”

 

 

 브룬델 자작과 몇 마디 주고받고 있었는데 들고 있던 새장이 크게 움직였다.

 

 피네가 흥분하지 않게 천으로 새장을 감쌌는데 낯선 사람의 목소리에 경계하느라 날개를 퍼덕이고 있는 듯했다.

 

 

 “혹시 뭘 들고 계시는지 물어봐도 됩니까?”

 “아, 소개가 늦어서 죄송해요. 제가 기르고 있는 아이예요. 이름은 피네라고 해요.”

 

 

 피네를 새장에서 꺼내 어깨 위에 올려보이자 브룬델 자작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하긴, 맹금류를 키우는 백작 영애라니.

 상상도 못한 일이었을 테니 자작이 부산스럽게 피네를 살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다만 피네는 구경거리가 되어 기분이 조금 언짢아진 것 같았다.

 

 

 “정말 훌륭한 맹금류군요. 길들이는데 고생하셨을 텐데 대단합니다.”

 “아니에요. 피네가 똑똑해서 제가 따로 수고를 들이지는 않았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작은 호기심을 참지 못해 피네에게 손을 뻗었다가 쪼일 것이 무서웠던지 금세 손을 거둬들였다.

 

 그리곤 베른 상단에 출입 허가를 받아오겠다며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갔다.

 

 

 “피네, 낯선 사람 앞인데도 잘 참았어.”

 “피피피!”

 

 

 칭찬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피네가 한 쪽 날개를 퍼덕이며 기쁨을 표했다.

 

 날개깃이 얼굴에 닿아 간지러웠지만 피네는 어깨 위에서 내려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 황조롱이잖아. 게다가 관리도 잘 돼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말소리가 들려 황급히 뒤로 고개를 돌리자 가까운 곳에서 낯선 얼굴이 웃음 짓고 있었다.

 

 몇 발자국 물러나 노려보자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아, 귀족님이신가? 나는 평민이라 예를 갖추는 법은 몰라서 말이야.”

 “귀족에 대한 예의는 갖추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당신이 사람을 대하는 예의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게 거슬릴 뿐입니다.”

 

 연한 색으로 반짝이는 남자의 푸른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밝은 갈색의 눈동자가 놀란 듯 조금 커졌다가 이내 초승달처럼 둥글게 휘었다.

 

 

 “하하하, 그래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거는 건 예의가 아니긴 하지. 오랜만에 보는 고운 손님이라서 내가 실례를 했네. 용서해줘.”

 

 

 호탕하게 웃음 지으며 그는 사과의 뜻으로 오른손을 내밀어보였다.

 잡을까, 말까 고민하는데 그가 내 손을 멋대로 잡아당겨 위 아래로 몇 번 흔들고는 놓아주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사과는 받겠지만 다시는 제 몸에 마음대로 손대지 말아주세요. 그것 또한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니까요.”

 “앞으로는 조심할게, 꼬마 아가씨.”

 “뭐요? 꼬마 아가씨요?”

 

 

 멋대로 붙인 호칭에 조금 짜증이 나 되물었더니 남자는 그걸 의도했던 것인지 또다시 눈가를 둥글게 휘었다.

 

 만난 지 몇 분 되지 않았건만 벌써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 새는 어디서 샀어?”

 “산 거 아니에요. 어릴 때 거둬들여서 지금까지 키운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다 컸잖아. 왜 돌려보내지 않는 거야?”

 

 

 그동안 피해왔던 일을 간단히 들춰내는 남자의 말에 다시 한 번 눈가가 찌푸려졌다.

 

 저건 분명 의도하고 한 말이겠지.

 아쉽지만 지금은 받아칠 수 있는 말이 없다.

 

 나는 내 욕심으로 피네의 자유를 빼앗고 있었으니까.

 

 

 “피네는 어렸을 때부터 방에서만 자라서 밖에 나가면 사냥을 못할 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미 성체가 됐으니까 사냥은 잘 할 수 있을 거야. 끈만 풀어주면 그 애는 자유가 될 텐데 지금 풀어주는 게 어때?”

 

 

 이렇게 피네를 밖에 데리고 나갈 때면 왼쪽 발목에 끈을 묶어 내 손목에 연결해둔다.

 

 남자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알고는 마음을 비집고 열어 약해지게 만든다.

 

 

 “네가 정말로 그 새를 생각한다면 더 늦기 전에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 야생성을 잃은 새는 이제 영영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을 테니까.”

 

 

 시선을 밑으로 내리자 고개를 갸웃하는 피네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기는 한 걸까.

 

 평소와 다름없는 피네의 맑고 투명한 눈동자가 오늘따라 더 가슴 아프게 마음을 조여 온다.

 

 

 “피네, 너도 자유롭게 날아보고 싶니?”

 “피! 피!”

 

 

 평소보다도 더 우렁찬 대답에 마음이 약해져버리고 만다.

 우리를 연결했던 끈이 조금씩 느슨해지고, 이윽고 힘없이 땅에 떨어졌다.

 

 어리둥절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던 피네는 이내 커다란 날개를 펄럭여 원했던 대로 넓은 하늘로 날아갔다.

 

 점점 작아지는 피네의 모습을 더는 보고 있을 자신이 없어 땅으로 시선을 내렸다.

 

 피네가 끝내 어디로 사라졌는지, 남자는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이제는 그 어떤 것도 궁금하지 않았다.

 

 

 “이런, 꼬마 아가씨가 이겼네.”

 

 

 귓가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어깨에 익숙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피네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이스테리아의 예절(3) 2020 / 10 / 31 236 0 6193   
15 이스테리아의 예절(2) 2020 / 10 / 27 232 0 6484   
14 이스테리아의 예절(1) 2020 / 10 / 25 244 0 6675   
13 브룬펠시아 자스민(2) 2020 / 9 / 29 248 0 5996   
12 브룬펠시아 자스민(1) 2020 / 9 / 27 246 0 6122   
11 새장 속 나비(2) 2020 / 9 / 25 245 0 7534   
10 새장 속 나비(1) 2020 / 9 / 23 253 0 5188   
9 시험(2) 2020 / 9 / 19 244 0 6231   
8 시험(1) 2020 / 9 / 19 235 0 5492   
7 오 드 트왈렛 2020 / 9 / 17 254 0 6495   
6 빛을 빼앗는 것(2) 2020 / 9 / 15 243 0 7345   
5 빛을 빼앗는 것(1) 2020 / 9 / 10 251 0 5345   
4 새로운 만남(2) 2020 / 9 / 6 362 0 5127   
3 새로운 만남(1) 2020 / 9 / 5 264 0 5145   
2 돌아온 황후 2020 / 9 / 3 271 0 5908   
1 황후 엘리자베스 2020 / 9 / 1 442 1 586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