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야월취화(.夜月取花)
작가 : 소월혜
작품등록일 : 2020.8.19

호적에 이름은 올라와 있으나, 가문의 성을 물려받지 못한 아이. 그게 바로 나였다. “나는 불로 취하지 못한 꽃이 아니라 달이다. 그 누구도 취하지 못하는 달이 될 거다.” 무가의 장녀로 태어난 연은 혼인을 앞두고 살수의 습격을 받는다. 죽음의 위기 속, 신이한 힘을 발현한 연의 앞으로 한 사내가 나타나는데…. 통일 신라 말, 7명의 도깨비를 만든 여인의 이야기.

 
제3장 소문- 30화 단서(2)
작성일 : 20-10-30 01:58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639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3장 소문- 30화 단서(2)

 

 

 홍이 머쓱하게 웃으며 양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잘못한 건 아는지 내 시선을 피하려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그게……, 그동안 계속 집안에만 있었는데 둘만 나가니까….”

 

 “한마디로 심심했다는 이야기군.”

 

 “히…….”

 

 아이가 긍정의 대답 대신 헤벌쭉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아…….”

 

 내가 머리를 짚고 길게 한숨을 쉬자 홍이 내 눈치를 살폈다.

 

 그래 이미 나온 걸 어쩌겠어.

 

 “다음부터는 말도 없이 개인 행동하기 금지야.”

 

 “응응! 알겠어!”

 

 “정말로 알아들은 건지 모르겠군…….”

 

 운이 잔뜩 신난 홍을 보며 혀를 찼다.

 

 “그래도 나, 나와서 또 한 건 해냈다고!”

 

 그러자 홍이 운을 향해 항의하듯 말했다,

 

 “내가 무얼 봤냐면 말이야!”

 

 

 *****

 

 

 “그러니까 네가 미오의 시비가 아이들에게 간식거리를 주면서 무언가를 일러주는 장면을 봤다고?”

 

 “그래! 확실해! 들키지 않으려고 온몸을 아주 보라색 천으로 꽁꽁 감쌌더라니까!”

 

 그럼 아까 본 다른 사람은 미오의 시비였구나!

 

 “그 아이들 어디로 갔는지 알아?”

 

 “물론이지!”

 

 그러나 자신만만한 홍의 대답과 달리 우리들은 아이들의 머리털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내일을 기약하기로 하고 홍이 말해준 인상착의를 따라 아이들의 그림을 그렸다.

 

 잔뜩 축 처진 홍을 데리고 승헌의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인파 속 작은 인영을 발견해냈다.

 

 단상 위에 올라선 작은 인영은 웃긴 탈을 쓰고 긴 망토로 몸을 가리었다.

 

 손에는 부채와 얄쌍한 나무 막대기를 쥐고 있었는데, 그는 부채를 촤라락 펼치며 주의를 집중시켰다가 인물이 바뀌는 순간에는 한차례 제 자리를 돈 후, 막대기를 들었다.

 

 주인공의 극적인 순간이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장면에서는 부채와 나무 막대기를 소리가 나도록 부닥치면서 한층 더 이야기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정말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네.”

 

 양지 아래 부채를 든 이가 내리쬐는 빛보다 더 밝은 빛을 뿜어냈다. 그 모습에 쾌활하게 이야기를 꺼내며 웃던 소녀를 떠올리고는 미소 지었다.

 

 그를 따라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몰려든 사람들은 마치 소녀의 빛이 옮겨붙기라도 하듯 눈을 빛내고 있었다.

 

 

 한창 이야기를 읊으며 연기를 하던 소녀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막대기를 흔들었다.

 

 그러다 자신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간에 돌발 행동을 해 버렸다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수습을 하기 시작했다.

 

 “뭐야, 교혜 아씨도 실수를 다 하네! 하하하!”

 

 웃을 대목이 아닌데 웃는 홍을 보며 사람들이 모두 홍을 쳐다보았다. 이에 머쓱해진 홍이 한차례 입꼬리를 떨자, 교혜가 홍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그쪽의 꼬마 잔나비는 다음에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이 되는 모양이군! 그럼 숨김없이 말해보게!”

 

 “나? 어,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교혜가 자연스럽게 홍을 무대 속으로 끌고 가자 모난 눈으로 홍을 보던 사람들의 표정도 점차 풀려갔다.

 

 이야기가 절정을 지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이 오고, 이야기를 다 마치고 난 교혜는 좌중을 물린 뒤 버선발로 우리에게 뛰어왔다.

 

 “월! 여기까지 어쩐 일인가? 간밤에 승헌 언니는 무탈하셨고?”

 

 “예. 승헌 아씨께 허락을 받고 노래를 퍼뜨린 자의 단서를 찾으러 나왔습니다. 그러는 교혜 아씨야말로 어인 일로 나오셨는지요.”

 

 “크흠흠. 나야 보다시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러 왔네만.”

 

 너무 반가워하는 기색을 보인 걸 본인도 알았는지 교혜가 짐짓 그러지 않은 척 무게를 잡았다.

 

 “혹시 이런 아이들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엑, 이 그림만 봐서는 전혀 모르겠는 걸? 이거 누가 그린 거야?”

 

 그림을 보자마자 신랄한 평을 내린 교혜가 뭘 잘못 먹은 사람처럼 이맛살을 구겼다.

 

 나는 종이를 든 손을 떨리지 않게 제대로 고쳐 잡고 평이하게 말했다.

 

 “저요.”

 

 교혜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그림과 나를 번갈아 봤다. 운과 홍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눈을 굴렸다.

 

 침착하자. 그림 좀 못 그릴 수도 있는 거지. 사는 데는 문제 없어.

 

 “어……. 그럼 이거 말고 다른 그림이라거나?”

 

 “…….”

 

 “미안, 내가 이야기에만 파묻혀 살다 보니 심미안이 좀 부족한가 봐! 말로 설명 가능할까?”

 

 땀을 비 오듯 뻘뻘 흘린 교혜가 넌지시 물었다. 나는 사심을 담아 홍을 툭 쳤다.

 

 숨죽여 웃고 있던 홍이 내 손짓에 화들짝 놀라, 아무것도 안 했다는 말만 연달아서 했다.

 

 ‘홍은 그럴 줄 알았지만, 너까지 그럴 줄은 몰랐어.’

 

 그런 뜻을 담아 운을 지그시 응시하자 그가 헛기침하며 물러섰다.

 

 그러자 웬일로 홍이 눈치 있게 교혜 앞으로 나서며 아이들의 모습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이런 애들을 찾고 있는데 본적이 있으신지…….”

 

 “아! 이 아이들-! 내가 처음 여기 와서 이야기를 읽어줄 때부터 쭉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어. 어찌 보면 내 열혈 독자라고 볼 수 있지!”

 

 교혜가 허리에 양손을 짚고 자랑스러운 듯 자신의 뿌듯함을 내비쳤다.

 

 “그런데 요즘은 제시간에 바로 못 오더라고. 꼭 이야기 중간에 나타나거나 아예 못 오는 날도 있어서 나도 이상하다고 여기던 참이야. 오늘도 늦게 올 것 같아서 미리 지나간 이야기 간추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안 나타났네.”

 

 “이거 구린내가 나는데.”

 

 홍이 제 턱을 쓸며 의미심장하게 눈을 번뜩였다. 마치 쥐를 발견한 고양이가 재미난 장난감을 바라보는 눈빛이라 불현듯 걱정이 들었다.

 

 또 사고치는 건 아니겠지?

 

 내가 실눈을 뜨고 홍을 바라보는데 운도 같은 생각인지 눈이 평소보다 가늘어져 있었다.

 

 “후후후.”

 

 그런 우리의 반응을 알 리 없는 홍이 악덕 고리대금 업자처럼 손을 비비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살짝 팔꿈치로 운을 건드리며 그에게 말했다.

 

 “홍이 잘 지켜보고 있어.”

 

 “네가 굳이 말 안 해도 그럴 참이다.”

 

 “그래서 내게 할 말은 이게 다인가?”

 

 교혜가 우리 대화에 끼어들며 무언가를 기대하는 기색으로 물었다.

 

 “저희에게도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야기에는 이야기가 필요한 법! 어떤 이야기가 좋을까?”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해맑은 얼굴로 소녀가 부채를 펼쳤다. 그리고는 부채로 제 손바닥을 치며 뜸을 들였다.

 

 “제가 알고 싶은 이야기는 궁….”

 

 “궁…?”

 

 부러 말을 끌며 교혜의 눈치를 살폈다. 교혜는 궁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저번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불안함에 눈을 굴렸다.

 

 연신 깜빡이는 눈가가 요란하게 떨렸다. 다음 말을 기다리는 입이 초조한지 먹은 것도 없는데 우물거렸다.

 

 “궁에서는 쉽게 듣지 못하는 이야기가 듣고 싶은데요. 예로 어느 지역에서만 전해지는 특별한 이야기라던가, 또는 도깨비와 같은 이야기요.”

 

 진짜 듣고 싶은 건 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 말을 꺼내봤자 오히려 교혜의 경계만 높일 뿐일 듯했다.

 

 “휴우. 사실 나는 월이 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고 싶어 하는 줄 알고 간이 벌렁벌렁했어.”

 

 교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궁 안의 이야기를 들어도 저 같은 범인은 높으신 분들의 뜻을 이해하기는 어려우니까요.”

 

 “가만 보면 월은 정말 규수 같아서 나도 모르게 깜짝깜짝 놀란단 말이지.”

 

 “전에 신세 진 분께 말투가 옮았나 봅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분위기나 어투, 태도도 그렇고 꼭 좋은 집에서 자고 나란 이 같아서 물은 거였어.”

 

 “과분한 칭찬이십니다.”

 

 다행히 교혜는 크게 의심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더니 곧 교혜는 팔짱을 끼고 골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음… 그럼 귀를 부렸다는 비형랑의 이야기? 아니면 무당과 스님이 봉인했다는 상주의 지네 이야기? 혹은 악귀를 물리치며 망자를 인도하는 삽살개의 이야기는 어떤가?”

 

 다 특이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이야기지만, 딱히 끌리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래서.

 

 “아씨, 진실을 밝히고 싶은데 힘이 없고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을 땐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까… 이야기에서는 말입니다.”

 

 “그것참 너무 어려운 이야긴데…. 일단 월은 사람들이 왜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해?”

 

 “재미있어서요?”

 

 “그것도 그렇지만, 현실에서 내가 해내기 이루기 어려운 이야기를 통해 갈증이나 욕망을 해소하는 거야! 즉 대리만족이지.”

 

 교혜는 눈을 감고 팔짱을 끼며 머리를 여러 번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러니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요소가 꼭 들어가야 해. 예로 누구나가 공감 할 수 있는 내용이거나, 또는 누구나 쉽게 겪지 못할 신비한 이야기라면 나쁘지 않아.”

 

 들고 있던 부채로 나를 가리키며 교혜가 방싯거렸다.

 

 “그리고 기왕이면 사랑 이야기가 더 좋지!”

 

 사랑 이야기란 말에 반사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월. 지금 얼굴 구기고 있는 거 맞지. 사랑 이야기 안 좋아해?”

 

 입꼬리가 평소보다 내려간 걸 기민하게 알아차린 교혜가 퉁명스레 물었다.

 

 “…….”

 

 내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자, 교혜가 툴툴거리며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빙글 돌렸다. 사랑이야기에 관심이 없다고 해서 김이 샌 모양이었다.

 

 “흐음, 어쨌든 만약 억울한 게 있고 다른 사람한테 그걸 전하고 싶다면 나처럼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지?”

 

 “이야…기요? 이야기를 만들어요?

 

 “그래! 있잖아, 내 꿈은 말이야. 언젠가 전국의 모든 이야기를 모아 책을 내는 거야! 그다음엔 이국의 이야기를 모은 책을!”

 

 교혜가 상상만 해도 즐거운지 부채를 마구 흔들었다. 그러다 이내 무언가 깨달은 사람처럼 말꼬리를 흐렸다.

 

 “물론… 저 아이들은 한문이라 읽을 수 없을 테고 귀족들은 여인이 쓴 이야기라 아무도 읽지 않을지도 모를 테지만…….”

 

 그저 홀로 뇌까리는 건지 아니면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읊는 건지 모를 말들이 교혜에게서 흘러나왔다.

 

 풀이 팍 죽은 교혜를 보며 어찌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찰나, 부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나밖에 읽지 않아도 좋으니 꼭 이루고 싶네!”

 

 막 생기가 돌아온 소녀가 제 포부를 외치며 나를 바라보았다. 눈에서는 빛이 흘러넘치는 듯했다.

 

 “그러니 저들은 내 보물창고와도 같지.”

 

 교혜가 주위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소녀의 눈과 말에서 진심으로 그들을 아끼는 마음이 묻어나고 있었다.

 

 “나는 이곳저곳을 누비며 여행할 수 없는 몸이니.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대가로 다른 지역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부러운 듯, 그들을 둘러보던 교혜가 슬며시 눈을 내리깔았다.

 

 “부모님은 귀족인 내가 밖에서 평민들과 어울리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못마땅해하네만, 나는 그래도 이야기가 좋아!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모습이 활기차 보여서 좋다고 생각해.”

 

 “…….”

 

 “월. 자네가 보기에도 내가 우습나? 허무맹랑한 꿈을 꾸고 있다고 말이야…….”

 

 동그란 눈망울에 햇살이 닿으며 잔물결이 일었다.

 

 나는 말을 고르고 또 골랐다. 고심 끝에 뱉은 말은 그동안 내가 소녀에게 보인 말 중, 가장 진실한 말이었다.

 

 “각 지역의 이야기를 모으는 것만으로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군요. 한 사람당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치면, 타국의 이야기까지 모으시려면 바삐 움직이셔야겠습니다.”

 

 “……뭐?”

 

 “그 많은 이야기를 두 팔로 적어 내시려면 매일 밤 글씨 연습도 많이 하셔야겠어요.”

 

 교혜의 얼굴이 만개한 해당화처럼 터져나갔다. 만면에 웃음을 띤 그녀가 명랑하게 외쳤다.

 

 “내 책이 완성되면 제일 먼저 월에게 보여줄게! 이러지 말고 빨리 가야겠어, 자네 말대로 하루하루가 모자라니까! 나중에 보세! 유모!”

 

 “예, 아씨!”

 

 교혜는 제가 가지고 온 물건들을 제 유모를 불러 맡기고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 발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작은 다람쥐가 산속을 뛰어나 다니는 듯했다.

 

 “교혜 아씨. 그대로 가버렸네.”

 

 “정말 말투도 그렇고 행동거지도 왔다 갔다 하는군.”

 

 “그래도 좋지 않아? 자유로워 보이잖아.”

 

 “허튼 귓바람이다. 방금 네 행동이 괜한 희망만 불어넣은 걸 수도 있어.”

 

 “그건 본인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거야. 자신이 걸으려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한테서 걱정 어린 충고든 비웃음이든 다 들었을 테니까.”

 

 “적어도 나는 응원해주고 싶었어.”

 

 잠자코 내 말을 듣고 있던 운의 시선이 그대로 내게 미끄러져 내렸다.

 

 “한사람 정도는 그래도 되잖아.”

 

 ‘그게 얼마나 외로운지 나는 아니까…….’

 

 나는 어느새 꽤 굳은살이 박인 손을 한번 접었다 폈다.

 

 

 *****

 

 

 늦은 밤, 나뭇가지에 걸린 반달이 보였다. 연은 낮의 백노에게 들은 말이 걸려 밖에 나와 있었다.

 

 백노는 승헌이 밤에 산책하러 나간다고 말했다.

 

 ‘백노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승헌은 밤마다 소문 속의 그를 만나러 가는 걸까?’

 

 그렇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녀가 노래를 퍼뜨린 자를 잡아 오라고 한 이유는 어쩌면 보복을 위해서일지도 몰랐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어.’

 

 벌컥!

 

 “월? 혹시 거기 있느냐?”

 

 “!”

 

 “역시 없나…….”

 

 숨어 있는 걸 들킨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다. 그냥 한번 던져 본 말이었는지 승헌이 무안한 듯 열어 젖혔던 제 방문을 서둘러 닫으려 했다.

 

 방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 그녀의 말에 답했다.

 

 “예 있습니다, 아씨.”

 

 “아, 오늘은 늦게까지 보초를 서는구나. 마침 잘 되었다. 월만 괜찮으면 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그게, 무엇입니까?”

 

 “옷을 빌려줬으면 한다.”

 

 “!”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아니라 오밤중에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보며 연이 주춤거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5 제 3장 소문- 35화 외전 세여신의 나날 2020 / 10 / 30 233 0 6118   
34 제 3장 소문- 34화 미오(迷悟) 2020 / 10 / 30 237 0 6896   
33 제 3장 소문- 33화 번뇌(煩惱) 2020 / 10 / 30 234 0 6207   
32 제 3장 소문 32화 원랑. 2020 / 10 / 30 219 0 6785   
31 제 3장 소문- 31화 밤 산책 2020 / 10 / 30 233 0 6853   
30 제3장 소문- 30화 단서(2) 2020 / 10 / 30 243 0 6397   
29 제 3장 소문- 29화 단서(1) 2020 / 10 / 30 240 0 6665   
28 제 3장 소문- 28화 외면 2020 / 10 / 29 247 0 6763   
27 제 3장 소문- 27화 세 여신과 서동요 (3) 2020 / 10 / 29 245 0 6591   
26 제 3장 소문- 26화 세 여신과 서동요 (2) 2020 / 10 / 29 238 0 6456   
25 제 3장 소문- 25화 세 여신과 서동요 2020 / 10 / 29 231 0 6710   
24 야월취화 - 24화 한의 이야기 (외전) 2020 / 10 / 29 230 0 8288   
23 제 2장 도깨비- 23화 도깨비 감투( 8 / 잊혀져가… 2020 / 10 / 29 227 0 7122   
22 제 2장 도깨비- 22화 도깨비 감투(7) 2020 / 10 / 29 227 0 6191   
21 제 2장 도깨비- 21화 도깨비 감투(6) 2020 / 8 / 19 242 0 6533   
20 제 2장 도깨비- 20화 도깨비 감투(5) 2020 / 8 / 19 251 0 6644   
19 제 2장 도깨비- 19화 도깨비 감투(4) 2020 / 8 / 19 234 0 6503   
18 제 2장 도깨비- 18화 도깨비 감투(3) 2020 / 8 / 19 253 0 6165   
17 제 2장 도깨비- 17화 도깨비 감투(2) 2020 / 8 / 19 235 0 6232   
16 제 2장 도깨비- 16화 도깨비 감투(1) 2020 / 8 / 19 245 0 6203   
15 제 2장 도깨비- 15화 세 사람의 이름 2020 / 8 / 19 250 0 6239   
14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14화 어머니의 서간… 2020 / 8 / 19 245 0 6203   
13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13화 수일과의 만… 2020 / 8 / 19 248 0 6133   
12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12화 서라벌을 떠… 2020 / 8 / 19 239 0 7428   
11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11화 서라벌을 떠… 2020 / 8 / 19 251 0 6715   
10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10화 방이 붙다. 2020 / 8 / 19 243 0 6311   
9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9화 격동(激動) (2) 2020 / 8 / 19 236 0 5984   
8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8화 격동(激動) (1) 2020 / 8 / 19 245 0 6222   
7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7화 주령의 등장(2 2020 / 8 / 19 239 0 6753   
6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6화 주령의 등장(1 2020 / 8 / 19 246 0 6723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