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도착한 현석과 윤규는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잠시 후 현석과 윤규 앞에 택시가 멈추었다. 택시를 탄 둘은 목적지를 말하고 택시에서 나온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택시와 함께 약속 장소로 나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20분이 더 흐르고 나서야 약속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석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네. 저희는 도착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현석은 만나기로 한 사람과 전화를 마치고 윤규에게 말을 했다.
곧 나온대.
네.
윤규는 경찰이 된 순간부터 기다림과 참을성은 경찰이 가져야 하는 기본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윤규한테 기다림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저분 같은데.
현석은 조용히 혼자 말로 말을 했다. 어느 한 사람을 가리키며.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집사람이 밤늦게 나가니까 의심을 하더라고요.
괜찮습니다. 저희도 방금 도착했습니다.
네. 저는 박문식이라고 합니다. 윤성 건설에서 오래 일을 했죠.
윤규는 박문식이라고 소개한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굉장히 배가 나온 50대 후반의 남자인 것 같았다. 그리고 피부도 칙칙한 걸로 보아 엄청난 애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지금은 윤성 건설에 나오신 겁니까?
윤규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네. 얼마 전에 퇴사했습니다. 이제는 일보다는 쉬고 싶어서요.
듣고 있던 현석은 다시 말을 가로챘다.
우선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황현석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저와 같이 수사하고 있는 나윤규 경장입니다.
반갑습니다.
문식은 다시 한번 인사를 했다.
그런데 저와 하실 말씀이란 게 어떤 거죠?
여기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좀 그렇네요. 어디 실내로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현석은 문식에게 말을 하고 아파트 상가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였다. 음료는 금방 나와 음료를 마시며 셋은 얘기를 바로 시작하였다.
저희가 선생님을 만나자고 한 건 ‘윤성 건설’이란 회사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입니다.
윤성 건설이란 회사가 어떻게 커 왔는지, 또 언제 회사가 만들어졌는지. 이 회사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알고 싶습니다.
현석은 문식에게 진지한 말투로 말을 했다. 그리고 그의 특유에 매서운 눈빛과 함께.
뭐 알려드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런데 경찰관분들이 왜 윤성 건설에 대해 궁금해하는지 저 역시 궁금하네요.
그게..
현석이 말을 하려고 하는데 문식을 말을 가로챘다.
답변을 굳이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궁금할 뿐입니다. 경찰관분들이 궁금해하는 건 다 이유가 있겠죠.
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현석은 이유를 말해줘도 상관이 없는데 문식이 저렇게 말을 하니 현석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솔직히 내심 귀찮았는데 “잘 됐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윤성 건설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아시나요?
회사 창립 연도는 1975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윤성 건설이 ○○시 대규모 아파트 공사를 진행해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주세요.
경찰이란 직업은 정말 대단하네요. 그 일은 굉장히 오래된 일인데 그 사건을 알고 계시네요.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죠. 당시 윤성 건설은 그 공사권을 따고 싶어서 안달이 났죠. 윤성 건설뿐만이 아닙니다. 건설회사라면 그 공사권은 모두가 욕심을 낼 만한 상황이었죠. 그 공사만 성공시킨다면 기업의 성장은 안 봐도 뻔한 상황이었으니까요.
문식은 마치 어제의 일인 것 마냥 생생하게 말을 하였다.
그런데 당시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석과 윤규는 문제라는 단어를 듣고 동공이 커져 버렸다.
어떤 문제를 말하는 거죠?
이번에는 조용히 있던 윤규가 물었다.
이 얘기는 긴 얘긴인데..
괜찮습니다, 천천히 말씀하세요.
음.. 회사에서 고위 정치인들한테 많은 뇌물을 먹였습니다. 로비죠. 덕분에 공사권은 윤성 건설을 딸 거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죠. 시간이 흘러 공사권을 윤성 건설이 가져갔지만 공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문제가 발생했죠. 그 문제는 환경단체의 반발이었습니다.
윤규와 현석은 예상치 못한 단어가 들려와 둘이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환경단체요?
네.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환경을 파괴한다면서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사권이 있었는데도 공사를 시작도 못 하고 돈만 날리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그런데 이상한 건 이 사건은 금방 끝이 나요. 어느 순간부터 환경단체가 내는 목소리가 작아졌거든요.
이유가 뭐죠?
환경단체에서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것도 불에 타서 죽었죠.
현석과 윤규는 마지막 문장을 듣고 다시 한번 동공이 커져 버렸다. 그리고 둘은 사건의 퍼즐 조각이 조금씩 맞춰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