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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주점 미든은 영업중
작가 : 몬솔트
작품등록일 : 2020.10.21

전쟁 이후, 대륙 디아크 정중앙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생겨난 마력의 숲 미든에 정중앙에 위치해 있는 주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3화. 근데 이렇게까지 할줄은 몰랐지
작성일 : 20-10-21 23:24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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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드래곤의 말을 무시하고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간 티네는 드래곤에 입 앞으로 가서 작게 말했다.

 

 "…《비행》"

 

 그러자 티네의 몸이 마치 누군가가 위로 올려주듯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딴 꼬맹이가 어찌 마력을!』

 

 드래곤은 분노에 물들어 눈을 뒤집으면서도 티네가 사용한 것이 마력이란 것을 단번에 눈치 챘다.

 

 마력이란, 마물이나 마기를 지닌 존재들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생명력으로, 보통의 인간이 사용하려 하면 심한 경우 몸이 녹아내릴 수 있는, 인간에겐 맹독과도 같은 존재이다.

 

 “…꼬맹이?”

 “드래곤이 나 말고 너보고 꼬맹이라는데!”

 “리이트, 티네 밥 먹는데 놀리고 그러면 안 돼.”

 

 리이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티네에게 소리치며 약 올리기 시작했다.

 

 “너 있다가 봐….”

 

 티네는 리이트의 말에 반응하면서도 눈은 오직 드래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멈춰》.”

 

 드래곤이 마력을 모으는 것을 지켜보던 티네의 한마디에, 드래곤의 주변에서 사납게 요동치던 공기가, 힘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 무슨….』

 “…빠지면 맛없어.”

 

 티네는 드래곤의 마력을 마치 고기에 붙어있는 마블링처럼 얘기했다.

 

 ‘어떻게 된 거지?’

 

 드래곤은 모으던 마력이 힘없이 풀려버리고 난 뒤, 분노에 물든 감정을 뒤로하고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감정은 저 꼬맹이의 한마디에, 자신이 마력이 차단당한 것을 믿을 수 없었지만, 이성은 저 꼬맹이는 위험한 존재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드래곤의 혼란스러워하는 눈빛을 보며, 티네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알았어?”

 

 드래곤은 이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마력으로도 뚫리지 않는 결계, 자신의 존재를 무서워하기는커녕 말 한마디로 자신의 마력을 꺾어버리는 꼬맹이까지. 드래곤은 깨달았다, 이 곳은 하나의 덫이고, 자신은 그 덫에 걸린 사냥감이라는 것을.

 

 ‘도망가야 해.’

 

 드래곤의 본능이 외쳤다. 이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자신은 살아남을 수 없단 것을.

 

 “안 돼.”

 

 드래곤의 생각을 이내 눈치 챈 티네에게서 칠흑보다 검은 물체가 기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잡아.”

 

 티네가 손가락으로 드래곤을 가리키자, 이내 검은 물체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드래곤의 목과 날개, 그리고 다리를 조이기 시작했다.

 

 드래곤이 애써 저항했지만,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검은 물체는 더욱 조여오기 시작했다.

 

 『이...게...』

 “《흡수》”

 

 그러자 이번엔 검은 물체가 서서히 드래곤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맛있겠다.”

 

 드래곤을 흡수하며 느껴지는 마력에 티네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드래곤은 느꼈다. 자신의 몸에 들어오는 이 검은 물체가, 자신의 육체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었다는 것을, 고통도,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육체의 감각이 없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 죽을까 보냐...!』

 

 드래곤은 이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사냥당할 순 없었다. 죽더라도 이 괴물들에게 한 방은 먹이고 죽자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좀 가만히 있어.”

 

 땅이 울부짖고, 결계 너머에 있던 몇몇의 마목은 드래곤의 꼬리에 뿌리째로 뽑혔다. 미든 아래에 땅굴을 만들어 활동하던 마물들은 무너져가는 땅굴을 벗어나기 바빴다.

 

 『크아아아아아ㅡ!!!!』

 

 아무리 티네라고 해도, 드래곤의 몸부림을 다 멈출 수는 없었고, 크기도 크고 마력이 많아서 흡수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게 진짜….”

 『크으으ㅡ!!』

 

 결국 끊임없는 저항에 화가 난 티네가 힘으로 목을 눌러버렸고, 그 사이에 꼬리를 속박하고 있던 힘이 살짝 풀리는 순간을 드래곤은 놓치지 않고 강력한 풍압을 날리며 휘두르기 시작했다.

 

 후웅ㅡ

 

 위력은 뿌리가 깊게 박혀있는 나무를 한방에 뿌리 뽑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꼬리가 남자와 리이트를 향해 날아왔다.

 

 퍼억ㅡ

 

 하지만 그 꼬리는 남자의 왼손에 너무나도 쉽게 막혀버리고 말았다.

 

 “와! 진짜 놀랐어!”

 

 리이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무척이나 즐기고 있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티네가 다치지는 않겠지…?”

 “너무 걱정하는 거 아니야?”

 

 그 와중에도 남자는 왼손을 털어내며 딸을 바라보는 부모처럼 티네를 걱정하기에 바빴다.

 

 콰차차차차차차차창ㅡ!!!

 

 그 순간, 주점 안에서 무언가가 한 번에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문이 열려있는 주점 안을 들여다봤다.

 

 “…내 술들이.”

 

 꼬리를 막으면서 생겨난 풍압이 문을 열어놨던 주점 안으로 들어가 남자가 1년 동안 손님들을 위해 쟁여놨던 술병들이 풍압에 전부 깨져버렸고, 깨진 술병 사이에서 새어나온 술들이 주점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와…….”

 

 리이트도 술이 전부 깨져버린 광경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하하.”

 

 남자는 웃었다.

 

 “하하하하하ㅡ!!!”

 

 이번엔 기쁨의 웃음이 아니었다. 자신이 1년 동안 모아놨던 술이 전부 깨진 광경을 보며 실성하고 말았다.

 

 “...난 잠깐 티네한테 다녀올게ㅡ!!”

 

 리이트는 남자에게서 도망쳤다.

 

 “하하….”

 

 드래곤이 자신의 주점에 쳐들어온 것보다 자신의 술이 전부 박살나 멘탈이 나가버린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드래곤에게 다가갔다.

 

 “티네.”

 “...어...?”

 

 리이트에게서 상황을 전해들은 티네는 살짝 경직된 말투로 남자의 말에 답했다.

 

 “머리 더 눌러.”

 

 쿠웅ㅡ

 

 티네는 아무 말 없이 머리를 끄덕이며 드래곤의 목을 땅에 처박았다.

 

 『크으윽ㅡ』

 “야.”

 

 남자는 드래곤의 머리위에 올라가 눈앞에서 말했다.

 『…뭐냐.』

 “뭐냐?”

 

 그 순간, 남자에게서 섬뜩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드래곤은 보이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느꼈다. 드래곤은 남자가 풍기는 기운이 살기라는 것을 눈앞에서 마주보며 알아챘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거의 떨어져나간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 무슨….』

 

 이 남자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본능이 외쳤다. 자신을 사냥하려 하던 꼬맹이에게서 느껴지던 것이 위압이라면, 이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순수한 공포 그 자체였다.

 

 “너, 저 가게 보여?”

 남자는 자신의 가게를 왼손 엄지로 가리켰다.

 

 『…보인다.』

 드래곤은 남자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을 굴린 뒤 답했다.

 

 “보인다?”

 『…보입니다.』

 

 결국 알량한 자존심보다도 공포에 짓눌려버린 드래곤은 남자에게 말을 높였다.

 

 “지금 저기에 있는 술 다 깨졌거든?”

 『…….』

 “어쩔 거야?”

 『…미안하네. 이 건에 대해선 내가 정말로 사죄ㅡ』

 "미안한건 됐고, 어떻게 보상할 거냐고."

 

 남자는 사과보다 자신의 술을 깨뜨린 드래곤에게서 보상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상을 해야 하는지….』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들어본 적도, 해봤을 리도 없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드래곤에 남자는 한숨을 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난 듯이 눈을 번뜩였다.

 

 "너, 일 해본적은 있어?"

 『…유희 때 잠깐….』

 "그래…?"

 

 남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너, 술을 다 깬 것에 대해서 아무 말 하지 않을게."

 『그게 정말ㅡ』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

 

 분명히 좋은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드래곤은 알고 있었다.

 

 『...그게 무엇이오?』

 

 하지만 지금 자신은 갑이 아닌 을이었기에, 갑이 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네가 깨뜨린 술값만큼 무보수로 일해."

 『그…그건….』

 

 말 그대로 노예 계약, 드래곤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지금 골라. 무보수로 술값을 다 갚을 때까지 이 곳에서 일할래, 아니면 이대로 티네의 식량이 될래?”

 『…….』

 

 말을 순화시켰지만 다시 말해 노예가 되겠냐 아니면 죽어서 식량이 될 것이냐. 그것이었다.

 

 “...그냥 먹혀.”

 『술값을 다 갚을 때까지, 이곳에서 일하겠네.』

 “.......”

 

 티네의 말에 드래곤은 티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노예계약을 택했다.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알량한 자존심을 앞세우기보다, 생존을 택한.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좋아. 티네, 계약문 좀 꺼내줘.”

 “......”

 『크흠….』

 

 티네는 아무 말 없이 드래곤을 째려보고 있었다.

 

 “티네, 이리로 와.”

 남자의 말에 티네는 머뭇거리면서도 남자에게 다가갔다.

 

 “너무 실망하지 마.”

 

 남자는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먹지 못해서 속상해하는 티네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쓰다듬었다.

 

 “…알겠어.”

 “그리고 이 드래곤이 우리 가게에서 일하면 더 놀 수 있다?”

 “...진짜?”

 “정말?! 그럼 난 찬성! 이 드래곤이 우리 가게에서 일했으면 좋겠어!”

 

 전보다 더 놀 수 있다는 말에, 리이트는 신나게 찬성했다.

 

 “…《계약》.”

 

 티네도 결국 드래곤이 이 곳에서 일하는 것을 찬성하면서, 티네는 마력으로 만들어진 계약문을 만들어냈다.

 

 계약문의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

 

 1. 갑이 제시하는 기간까지 을은 갑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따른다.

 

 2. 갑은 언제든지 을과의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3. 갑과의 계약기간동안 을은 무조건적으로 갑의 계약에 따른다.

 

 4. 을은 갑이 제시하는 기간까지 중간에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

 

 5. 갑은 을의 최소한의 생명권을 보장한다.

 

 6. 을은 갑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저지를 수 없다.

 

 7. 만약 을이 이 계약을 어기거나 어기는 행위를 저지를 경우, 즉시 계약에 의해 저지된다.

 

 ***

 

 말 그대로 죽게 놔두지만 않으면 되는 노예계약이다.

 

 “나는 이 계약에 갑으로서 제안한다.”

 『...알겠다. 난 을로서 이 계약을 받아들이겠다.』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 드래곤의 이마에 보라색 육망성의 문양이 생기고, 노예계약이 성사됐다.

 

 "너, 일단 가서 빨리 네가 깨뜨린 술 정리해."

 『...알겠네.』

 

 드래곤은 명령을 받는게 익숙하진 않았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이 주점에 노예, 아니 직원이 생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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