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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의 아이 따윈 개나 줘 버려!
작가 : 솔커
작품등록일 : 2020.8.3

#본격_여주인공이_다_해_먹는_동양_판타지!

"아이야, 너는 용의 아이란다."

아니, 용의 아이면 축복이나 내려줄 것이지 제물이 웬 말이람?
제물이 될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희진의 이세계 고군분투 생존기!

나는 지금이 왜 고구려인지도 모르겠고, 왜 황태손이 황궁 대신 산골짜기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신관인 주제에 신을 죽이러 가자는 소리나 하는 신관이 옆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야, 너네 진짜 나한테 왜 그러냐?"

과연 희진은 용의 아이라는 운명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33. 최 영감님 댁 셋째 딸(4)
작성일 : 20-10-19 19:01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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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감님!”

 

 

 산채에 내리깔리는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문 바깥에서 소리를 지르는 선달의 존재 덕분이었다.

 

 

 “왕 영감님께 보낼 서신이라도 하나 써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대놓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선달을 보며 최 영감과 도영은 난처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어휴, 저놈의 아저씨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희진은 눈치껏 단의 손을 잡아끌었다.

 

 

 “단아, 언니랑 꽃구경 갈까?”

 

 “꽃구경? 요고 말고 또?”

 

 “언니도 단이한테 예쁜 꽃다발 주고 싶어서 그래!”

 

 

 희진은 하얀 꽃송이만큼이나 맑게 웃으며 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단은 그녀를 따라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오라버니도 같이 가실라우?”

 

 

 퉁명스러운 희진의 목소리에 경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검을 내려놓고 쭈뼛쭈뼛 희진을 따라왔다. 허이구, 츤츤대시기는. 그래봤자 귀엽기만 합니다? 희진은 웃으며 경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경은 마지못해 내밀어진 손을 붙잡았다. 희진은 최 영감을 향해 입모양을 뻐끔댔다. 다녀올게요. 최 영감은 희진을 향해 눈인사를 건넸다.

 

 

 “너 말이야.”

 

 

 문을 나서는 아이들을 붙잡은 건 선달이었다.

 

 

 “왜요, 아저씨.”

 

 

 희진은 단과 경을 제 뒤로 숨기며 선달을 향해 당당히 맞섰다.

 

 

 “검을 배워 본 솜씨야. 맞지?”

 

 

 선달의 눈이 집요하게 단을 향했다. 희진은 단을 조금 더 제 쪽으로 숨기며 선달을 노려봤다.

 

 

 “아저씨가 알아서 뭐 하게요?”

 

 “허어, 맹랑한 녀석.”

 

 “네, 제가 좀 맹랑합니다. 완전 짜릿한 매운맛이죠?”

 

 “뭐라?”

 

 “가서 일 보시던가요. 영감님이 찾는 것 같은데.”

 

 “너는 정말……!”

 

 

 선달은 기가 차다는 듯 소리를 높이며 제 가슴을 쾅쾅 내리쳤다. 희진은 그러거나 말거나 양손으로 단과 경의 손을 꼭 잡고 소리쳤다.

 

 

 “가자, 얘들아!”

 

 

 선달은 멀어지는 아이들을 바라봤다. 슬쩍 고개를 돌린 단이 자뭇 살벌한 눈으로 저를 노려보고 사라졌다. 선달은 묘한 눈으로 단을 바라봤다. 저 눈빛, 예사 아이가 가질 눈빛이 아니건만. 어찌 이 집 아이들은 이 모양이란 말이야. 선달이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안쪽에서 호통이 들려왔다.

 

 

 “네놈, 들어오거라.”

 

 

 다소 지친듯한 최 영감의 목소리에 선달은 한참을 쪼그려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온몸의 뼈마디가 우두둑거리며 통증을 호소했다. 선달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뚜벅뚜벅 최 영감을 향해 다가갔다.

 

 

 “검은 어디에 있느냐.”

 

 

 도영이 선달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선달은 저 뒤쪽을 바라보며 턱짓을 했다.

 

 

 “버려뒀다.”

 

 “네놈이 검을 그리 함부로 다룬다고?”

 

 “너처럼 명검을 쓰는 놈들이나 그렇지, 나처럼 대장간에서 아무거나 주워 쓰는 놈들은 뭔 상관이 있으려고.”

 

 

 선달은 한심하다는 듯한 눈초리로 도영의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바라봤다. 그는 이내 표정을 바꿔 최 영감을 바라보며 허리를 숙였다.

 

 

 “영감님의 생사만을 알았으니 가도 될 일이지만, 오랜 벗을 위해 서신이라도 한 장 써 주시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사료됩니다.”

 

 

 길게 풀어서 이야기했지만 줄이자면 너는 친구도 없는 매정한 놈이냔 소리였다. 최 영감은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선달을 바라봤다.

 

 

 “서신을 전달하고 나면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냐?”

 

 “대동강 물에 대고 약조합지요!”

 

 “변화무쌍한 강물에 대고 하는 약조보다 덧없는 게 있을꼬. 네놈, 이곳에 심심찮게 올 생각은 접는 게 좋을 것이야. 앞으론 이리 환대해 주지 않을 것이니.”

 

 

 정곡을 찌르는 최 영감의 말에 선달이 입맛을 다셨다. 역시 노인네, 한 번도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도영아. 먹을 좀 갈아주겠느냐.”

 

 “예, 영감님.”

 

 

 최 영감은 신을 벗고 마루로 올라서며 도영을 불렀다. 그 뒤를 따라 신을 벗으려는 선달을 향해 도영이 팔을 내뻗었다.

 

 

 “서신이 완성될 때까지 너는 그곳에 있거라.”

 

 “허, 내가 뭐 집 지키는 개라도 되냐?”

 

 “묶여있고 싶은 게냐?”

 

 

 선달은 뚱한 얼굴로 마당에 털푸덕 주저앉았다.

 

 

 “아, 거 잘나신 분들끼리 어디 한번 잘 해 보십쇼!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랭이는 앉아서 땅바닥에 그림이나 그리고 놀고 있을랍니다!”

 

 

 선달은 괜히 흙바닥을 뒤쑤시며 소리쳤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게 더 서러웠던지 선달의 손놀림이 한층 더 격해졌다.

 

 

 

 

 

 * * *

 

 

 

 

 

 “근데 단아, 너는 친구들 없었어?”

 

 

 단의 손을 꼭 잡고 강가로 향하던 희진이 단을 향해 물었다. 단은 고개를 내저었다.

 

 

 “항상 혼자였어.”

 

 “그럼 검은 어디서 배운 거야?”

 

 “많이 봤어.”

 

 

 단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희진이 아무리 돌려 물어보고, 또 물어봐도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뒤에서 홀로 수풀을 헤치며 걸어오던 경이 짜증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자식, 어디 살수 집단의 아이라도 되는 것 아니냐?”

 

 “세상천지 자기 동생한테 그딴 말을 하는 오라비가 어딨습니까?”

 

 “허, 동생은 무슨.”

 

 

 잔뜩 성이 난 경의 말에 희진은 기가 찬 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향해 대꾸했다.

 

 

 “허, 저리 속이 좁은 사람이 오라비는 무슨.”

 

 “뭐라? 너 어찌 오라비한테!”

 

 “아, 오라버니가 오라버니 같아야 오라버니라고 하죠!”

 

 

 경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런 말이 없었다. 올망졸망한 눈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너, 너는 왜 항상 그리 나를 미워하느냐!”

 

 

 이건 또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제가 오라버니를 왜 미워해요?”

 

 “항상 도영만 좋아라 하고 나에겐 투덜거리지 않느냐!”

 

 

 그거야 네가 철도 안 들고 애처럼 구니까 그렇죠. 희진은 얼이 빠진 얼굴로 경을 바라봤다.

 

 

 “나도 너와 친해지고 싶단 말이다!”

 

 

 거기까지 말을 한 경은 막상 뱉어놓고 나니 부끄러웠던 모양인지 얼굴이며 목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러니까 싫어하지.”

 

 “뭐라고?”

 

 

 희진을 제치고 튀어나온 단의 답변에 경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모했다.

 

 

 “야!”

 

 “왜!”

 

 

 희진은 맹랑하게 경을 받아치는 단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이 녀석, 잘 키우면 훌륭한 동생이 되겠는걸?

 

 

 “너, 너는 막내 주제에!”

 

 “막내 취급도 안 해 주면서!”

 

 

 정곡을 후벼파는 단의 말에 경은 할 말을 잃은 채 희진과 단을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어휴, 애들 싸움에 어른이 나서면 안 되는 법인데. 희진은 한숨과 함께 단과 경의 사이로 끼어들었다. 한 손에는 경의 손을, 한 손에는 단의 손을 붙잡은 채 둘의 손을 맞잡았다.

 

 

 “얘들아.”

 

 “응, 언니.”

 

 “왜 그러느냐.”

 

 “가족끼리 이런 걸로 싸우면 되겠냐?”

 

 

 희진의 말에 단과 경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가족끼리 이런 걸로 싸우면 되겠냐고.”

 

 

 한 차례 낮아진 희진의 목소리에 단과 경은 서로의 눈치를 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단아, 미안하다.”

 

 “오, 오라버니. 나 오라버니 안 싫어.”

 

 

 단은 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경은 그런 단의 모습에 헛웃음을 지었다. 이러면서 어떻게 그렇게 매번 저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지.

 

 

 “너나 희진이나 똑 닮았구나, 똑 닮았어.”

 

 “얼레, 저는 좀 달라요. 단이는 오라버니 좋아하지만 나는 오라버니 안 좋아할걸?”

 

 “차, 참말이냐?”

 

 

 경의 얼굴에 커다란 충격이 내려앉았다. 희진은 배를 잡고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어휴, 진짜 그랬으면 내가 뭐하러 오라버니 데리고 꽃구경이며 하늘구경이며 다녔겠어요?”

 

 “그건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아무나 다 할 수 있다고 다 하는 건 아니죠. 힘들어요, 그거. 오라버니는 가진 게 너무 많아서 뭐든 잘 모르는 게 문제라니까.”

 

 

 경은 묵묵히 희진의 말을 곱씹었다. 가진 게 많다고. 한 번도 제가 가진 게 많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던 그였다. 하지만 제가 부족하다 느꼈던 것들이 누군가에겐 평생을 원해도 잡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던 법. 경은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희진아. 너는 대체 무슨 아이가 그러느냐?”

 

 

 희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뒤돌아섰다.

 

 

 “이런 애도 있고 저런 애도 있는 법이죠? 자, 갑시다!”

 

 

 희진은 아이들을 데리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선달과 최 영감이 무슨 이야기를 할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이들의 보모나 다름이 없었으니. 희진은 치솟는 한숨을 내쉬며 단과 경의 손을 꽉 붙잡았다. 이러려고 내가 영감님과 손을 잡은 건 아닌데. 어쩔 수 없다, 없다 싶으면서도 한구석에서는 꽁한 생각이 드는 희진이었다.

 

 

 “언니.”

 

 “응, 단아.”

 

 “그래도 나는 언니가 제일 좋아.”

 

 

 하지만 단의 한 마디에 와르르 사라지는 감정을 보며 희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겠어. 이렇게 우리 단이가 귀여운데! 희진은 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상하게도 단과 함께 있으면 자꾸만 웃음이 나는 그녀였다. 꼭 이상한 나라의 일들을 잊게 만들어 주는 것 같은, 그런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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