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139화 천 년의 대회 (21)
작성일 : 20-10-18 18:07     조회 : 334     추천 : 0     분량 : 403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생각 이상의 전투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들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는 현 시은이의 솔직한 감상.

  과거 최고의 무위를 가졌다고 하는 과거의 시은이의 힘은, 400년의 경험을 가진 고리온 드의 이점이 무색할 정도로 철저하게 그를 압도하고 있었다.

 "크아악!"

  몇 번이나 고리온 드의 비명소리가 이곳까지 들려왔다.

  그 때마다, 현 시은이의 기력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강하게 뒤흔들렸고.

  현 시은이는 그 때마다 공간유지에 기력을 쏟아넣어야만했다.

 "자, 언제쯤 굴복하려나?"

  과거의 시은이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리진의 숲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여주인의 새로운 모습.

  기억속으로만 들어왔던, 그녀의 행보가 현실이 되어 나타나니.

  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경험이 되어, 현 시은이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기력을 조금 더 원활하게 다루는 법을 익히고 있었다.

  하얀 기력의 다음 단계에 들어선, 현 최강이라 불릴만한 현 시은이가 배워야 될 대상이라니.

  압도적인 무위를 가진다해도,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승패가 가름이 난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었다.

 "아직이다!"

  몇 번이고 넘어지고, 쓰러지고, 날아가도.

  고리온 드는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되든 안되든 꾸준하게 과거의 시은이에게 덤볐다.

 "그래, 어차피 이곳은 시은씨로 인해 멈춰있는 공간. 얼마든지 어울려줄게."

  현 시은이라면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가능하다면 평생동안도 멈춰놓을 자신이 있었다.

 '..베타 세계가 리셋되기 전에 세계의 의지에 간섭했던 기력이. 지금 내 기력은 아닐까.'

  이 다음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의 시은이는, 고리온 드가 바라왔던, 기력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한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 시은이는 고리온 드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몇 번이고 죽음에 가까운 공격을 당해도.

 '아니, 실제로 몇 번이나 죽었을 걸.'

  고리온 드가 일어설 수 있는 것.

  그리고 과거의 시은이가 그를 죽이려한다는 것이 아니라 굴복시키려 한다는 것.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를 벌리면서도, 왜 굳이 과거의 시은이는 그를 죽이지 않고 굴복시킨다고 이야기한 것일까.

 '간단하잖아. 안죽으니까.'

  고리온 드의 재능.

  불로불사.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재능이었다.

  어떻게든 그는 죽지 않는다.

  한 줌의 재가 되어, 한 번에 몸 전체가 날아간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다시 몸을 재구성하여 나타났다.

  오리진에서 베타로, 다시 그곳에서 살아남아 오리진으로 넘어오게 된, 몇몇의 선택받은 오리진의 사람들.

  그들은, 스스로가 가진 기억과 능력이 잊혀지기 전에, 그들은 그것을 기록으로 남겼고, 그것은 계속해서 되물림 되어, 베타 세계와 오리진 세계를 연구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

  그 연구는 과거의 시은이가 베타에 넘어갔을 무렵 완성되었고.

  그 때부터 그들은 자신들의 연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고리온 드를 베타로 보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오리진에서의 자기들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실험.

  그렇게 전의 천 년의 대회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리온 드가 베타로 넘어왔다.

  그들이 노렸던 것은 천 년의 대회의 우승이었으나, 이미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고리온 드는 막상 할 것이 없었다.

  그들 또한 알고 있었다. 정확한 시간대를 설정해서 보낼 수 없을 것이란 것을.

  그래서 고리온 드에게 실험을 가해, 베타에서 쓸 수 있는 재능을 만들어내던 중, 그들의 악착같은 끈질김으로 불로불사라는 말도 안되는 재능을 정착시킬 수 있었다.

  이 모든 내용이 담겨져 있었던, 고리온 드가 자신에게 넘겼던 일기장.

 '그러니, 이길 수가 없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현 시은이조차도 그를 이길 수 없다고 단언한 것이었다.

  그래서 싸우는 것보단 조율을 하길 원했고.

 "으아아악!"

  하지만 과거의 시은이는 자신이 있는 것 같았다.

  그를 완벽히 굴복시키는 것에 말이다.

 "..으음."

  어느새 현 시은이의 옆에 앉아있는 현재의 왕, 이튼.

  중반부터, 자신이 낄 자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현 시은이의 곁에 앉아서 같이 구경하고 있던 참이었다.

 "커피라도 한 잔 타드릴까요?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은데."

 "오오. 그럼 고맙지."

  세계의 존폐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현 시은이는 여유롭게 핸드드립을 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하얀 기력의 다음 단계에 들어선, 세계의 의지를 건드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력을 다룰 수 있는 현 시은이에게, 커피를 내리는 것은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사실 그저 손가락만 살짝 튕겨도, 그의 앞에 이것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신이 있었으니까.

  없는 것을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는 수준까지, 자신이 이르렀다는 것을.

  과거의 시은이에게 속수무책으로 쳐맞고 있는 고리온 드를 보고 배워낼 수 있었다.

 '하지만 커피는 정성이니까.'

  정성이 담긴 커피와, 맛만 좋은 커피를 굳이 비교해서 마시자면, 현 시은이는 망설임없이 전자를 택할 것이다.

  마음이 오가는 커피는 그만큼 사람으로 하여금, 무척이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니까.

 "여기요."

 "아, 고마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향이, 그들의 마음을 자연스레 평정심을 유지하게 만들어주었다.

  격전속의 여유로운 커피 한 잔.

  무척이나 이질적인 모습이었으나, 그들은 꽤나 만족스러운 것 같았다.

 "조금 남기는 했는데. 이게 식기전에 끝났으면 좋겠네요."

  아까의 커피도 무척이나 맛있게, 정성속에서 내려지긴 했지만.

  많이 식었던 상태라, 좀 아쉬운 면이 있던 커피였다.

  누가 이기든 간에, 과거의 시은이가 죽을리는 없을 터.

  그녀에게 최선을 다한 커피 한 잔을 대접하고 싶어졌다.

 "..아무런 걱정이 안되는 건가?"

  생각 이상으로 편안하게 그 둘의 전투.

  아니, 일방적인 학살의 장면을 보고 있으면서도, 현 시은이의 얼굴엔 근심하나 없었다.

  하지만 이튼은 달랐다.

  애써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금 그의 손에 들린 커피 한 잔이 없었더라면, 이 표정조차 제대로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떨고 있었을 테니까.

  지금 이 전투로, 자신의 생사가 갈리게 된다고 생각하니.

  아무래도 마음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채,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던 탓이리라.

 '..후우.. 목숨은 이미 버렸다고 생각했다만.'

  과거의 시은이와 함께 하기로 한 시점부터, 이튼은 두 세계의 공존을 바라고 있었다.

  그녀에게 들었던 오리진의 이야기는 흥미로 가득차 있었고, 가능하다면 기력이 없는 그곳에서도 한 번 살아보고 싶을 정도였다.

  기력이라는 만능에 가까운 힘 없이, 베타 세계의 시그리안과 비슷한 수준의 문명을 개척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인간의 저력이라는 것이 대체 어디까지인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흥분되는 이야기였다.

  그녀가 보여주는 거침없었던 행동과,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신중했던 모습들.

  그러한 것이 드러날 수 있던 건, 전부 오리진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물론, 그녀가 이야기한 거짓말이 왕성한 오리진의 이면에서는 두려운 마음도 들기도 했다.

  실제로 그녀가 겪은 고통은, 자신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다는 것을, 듣기만해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그 세계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태어나서 지금껏 살고 있는 이 세계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더 혼란스러웠다.

  그런 이튼의 표정을 제대로 읽은 것일까.

  여전히 전투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는 현 시은이의 입술이 부드럽게 열렸다.

 "걱정하지마요. 결국 우승은 제가 할 테니까요."

  현 시은이의 말은, 어떤 걸 의미하는 것일까.

  누가 이기든, 선택은 자신이 한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제 3의 방안이 있다는 건가?"

  저 둘이 생각하지 못한, 그리고 자신 또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며, 저 둘과 자신 또한 납득시킬 수 있을 만한.

  그런 방안.

  현 시은이가 전장에서 자연스레 시선을 떼어, 이튼을 바라보았다.

 "지켜봐요. 제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답을 찾은 것일까.

  현 시은이의 표정에서 더 이상의 갈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얼굴은 이보다 더 환할 수 없을 정도로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공지가 많아지면 안되는데.. 2020 / 5 / 12 881 0 -
공지 잠시 2주일만 정비하고 오겠습니다 ㅠ… 2020 / 3 / 8 919 0 -
공지 일주일간의 준비 기간을 더 가지고 돌… 2020 / 1 / 11 967 0 -
144 후기 2020 / 11 / 1 357 0 2398   
143 143화 오리진 (完) 2020 / 11 / 1 343 0 9228   
142 142화 천 년의 대회 (24) 2020 / 10 / 26 326 0 5550   
141 141화 천 년의 대회 (23) 2020 / 10 / 23 320 0 4954   
140 140화 천 년의 대회 (22) 2020 / 10 / 22 322 0 5761   
139 139화 천 년의 대회 (21) 2020 / 10 / 18 335 0 4036   
138 138화 천 년의 대회 (20) 2020 / 10 / 17 319 0 5543   
137 137화 천 년의 대회 (19) 2020 / 10 / 16 303 0 5356   
136 136화 천 년의 대회 (18) 2020 / 10 / 11 327 0 4705   
135 135화 천 년의 대회 (17) 2020 / 10 / 11 320 0 5576   
134 134화 천 년의 대회 (16) 2020 / 10 / 9 297 0 5275   
133 133화 천 년의 대회 (15) 2020 / 10 / 4 342 0 6236   
132 132화 천 년의 대회 (14) 2020 / 10 / 4 315 0 5205   
131 131화 천 년의 대회 (13) 2020 / 10 / 3 337 0 4925   
130 130화 천 년의 대회 (12) 2020 / 9 / 28 324 0 6501   
129 129화 천 년의 대회 (11) 2020 / 9 / 26 310 0 5255   
128 128화 천 년의 대회 (10) 2020 / 9 / 25 321 0 4731   
127 127화 천 년의 대회 (9) 2020 / 9 / 20 322 0 6194   
126 126화 천 년의 대회 (8) 2020 / 9 / 19 308 0 4745   
125 125화 천 년의 대회 (7) 2020 / 9 / 18 327 0 5394   
124 124화 천 년의 대회 (6) 2020 / 9 / 13 334 0 5184   
123 123화 천 년의 대회 (5) 2020 / 9 / 12 309 0 4430   
122 122화 천 년의 대회 (4) 2020 / 9 / 12 313 0 5148   
121 121화 천 년의 대회 (3) 2020 / 9 / 6 326 0 5003   
120 120화 천 년의 대회 (2) 2020 / 9 / 6 298 0 4750   
119 119화 천 년의 대회 (1) 2020 / 9 / 6 317 0 6386   
118 118화 왕과 함께 (3) 2020 / 8 / 30 319 0 4127   
117 117화 왕과 함께 (2) 2020 / 8 / 30 321 0 4839   
116 116화 왕과 함께 (1) 2020 / 8 / 29 313 0 4686   
115 115화 참가자들 (11) 2020 / 8 / 23 308 0 6751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