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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한 방울에 백만원
작가 : 으른신
작품등록일 : 2020.8.30

이별은 생각보다 힘들었고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다들 울지 말라고 달래줘도 모자랄 판에, 더 울어달라고 애원하는 남자가 나타났다! 잘생기고 능력있는 슈퍼스타의 어이없는 부탁에 나도 어이없게 말했다. "뭐야, 그럼 눈물 한 방울에 백만원씩 내놔요." 말도 안되는 부탁은 잘만 했으면서, 어느 새 내 앞에만 서면 대형견처럼 어쩔 줄 몰라하는 이 남자. 울어줘? 말어?

 
19화: 오후 8시 30분
작성일 : 20-10-14 20:14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7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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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 만이었다.

 아니 2주하고도 3일이니까

 정확히 17일째였다.

 

 소은은 17일 만에 지호를 만났다.

 

 오후 8시 30분.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간.

 

 어쩌면 소은과 지호 사이를

 다시 시작하기에 늦지도 이르지도 않을 시간일지도 모른다.

 

 -

 

 그 날 이른 아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소은을 회사까지 데려다 준 지호는 그 이후

 ‘촬영장에 잘 도착했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도통 연락이 없었다.

 

 물론 소은이 먼저 지호의 안부를 물을 수도 있었지만,

 괜히 지호에게 질척대는 것 같다는 느낌을 줄 까봐

 몇 번이나 메시지를 썼다가도 끝내 전송 대신 취소를 눌렀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이제 소은이 없어도

 연기 하는 것에 문제가 없어 안 찾는 건가 싶기도 했다가,

 아직 한 달도 안 지났으니 필요할 때

 또 연락이 올까 하는 생각이 뒤죽박죽 엉켰다.

 

 -

 

 “음- 그건 남자가 100% 여자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에요?

 아니면 아침부터 왜 데려다 줘요?

 내 몸뚱이 하나 챙기기도 힘든데.”

 

 점심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나온 남의 연애 이야기에,

 소은이 넌지시 ‘내 친구 이야기인데-’로 이야기를 이어받았다.

 

 지호가 소은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소은의 친구가 겪은 일인 것처럼 돌려서 물어봤고,

 단지 친절 그 이상으로 혹시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닌지

 회사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다.

 

 연우의 말에 소은은 다시 약간의 기대가 찾아오려했다.

 ‘이지호가 설마.. 진짜 나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에이- 연우씨 남자를 너무 몰라.

 아니, 이 남자가 필요한 게 있어서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며-

 그럼 그냥 친절이 아니지.

 완.전. 계산적인 거지.

 소은씨 친구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냥 이용해먹으려고 그러는 거라니까?!”

 

 재현의 말에 소은은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괜히 한 숟가락 가득 밥을 떠 입으로 집어넣었다.

 

 “음, 아무리 필요해서 연락하는 거라 해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니까 친절하게 대해주는 거 아닐까요?

 나라면 그럴 것 같은데.

 사귀는 사이에도 아침에 데리러 가고, 데려다 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같은 동네 사는 것도 아니고.

 신대리님 친구 분이 충분히 혼란스러울 만한 행동들 같은데.”

 

 연우보다 조금 더 늦게 들어온 팀의 막내이자

 여자 선배들의 예쁨을 독차지 하는 우혁이

 보조개가 쏙 들어가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

 남자들이 잘해주는 건 의심해봐야 해요!”

 

 연우도 우혁의 말을 거들었다.

 소은은 다시 ‘그렇단 말이야?’라고 생각했고,

 

 “아유- 이 친구들 아직 어리다 어려.

 아주 세상물정을 이렇게 몰라요.

 친구들~ 남자도 영악하고 여우같은 놈들이

 아주 사방 천지에 널려있어요-

 우리 친구들은 그런 사람 구분할 줄 아는 똑똑한 눈을 가져야해요.

 이 어른은 그게 다 보인 답니다~”

 

 라는 재현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복잡한 소은의 머릿속을 알 리 없는 재현은 이어서 말했다.

 

 “신대리, 그 잘생겼다는 놈이 신대리 친구한테

  어떤 부탁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돈을 요구한 거면 당장 손절하라고 해.

 그 얼굴만 믿고 여자 삥 뜯는 애들 많이 봤다 나.”

 

 “에이~ 무슨 말이야.

 그 남자 그럴 사람은 아니라했어.

 돈도 엄청 많고, 어- 차도 엄청 좋은 거 탄 다더라-”

 

 재현의 말에 소은이 반박했다.

 

 지호가 원하는 것은 단지 소은의 눈물 뿐이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사실 삥을 뜯으려면 소은이 지호에게 뜯어가는 게 좀 더 맞는 그림이었다.

 

 “잘생겼는데 좋은 차를 타고,

 돈도 많다라... 자꾸 사람을 헷갈리게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혹시.......”

 

 재현이 숟가락을 든 채 곰곰이 생각하는 척을 했다.

 

 혹시라도 ‘연예인이야?’라는 말이 나올까봐

 소은은 약간 긴장한 채 재현을 쳐다봤다.

 

 한참을 생각하던 재현이 숟가락을 ‘탁’소리 나게 내려놓더니

 한 마디 던졌다.

 

 “호빠 선수 아녀?!?!?!?”

 

 저딴 말을 하려고 그렇게 고민하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말에 소은은 ‘그냥 밥이나 먹어..’라며

 재현의 손에 다시 숟가락을 쥐어주었다.

 

 “그런데 대리님-

 혹시 대리님 이야기는 아니죠?”

 

 우혁의 질문에 소은은 씹고 있던 밥을 그대로 내뱉을 뻔 했다.

 

 “엉??? 무슨 소리야?!”

 

 “아니- 보통 자기 이야기를 그렇게 말 하잖아요.

 내 친구 이야기인데~ 이렇게!”

 

 “박우혁씨-

 대리님은 남자친구 있으시거든요?”

 

 “아 맞다. 죄송해요 대리님.

 제가 완전 실례했어요.”

 

 우혁의 말에 연우가 재빨리 소은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아직 회사에서 소은이 헤어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연우뿐이었기에,

 연우의 말은 아주 좋은 변명이 되 주었다.

 

 평소에는 눈치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이럴 때 보면

 참 눈치가 빠른 연우였다.

 

 연우의 말에 아차 싶은 표정으로 우혁이 소은에게 사과했고,

 연우는 소은만 볼 수 있게 살짝 윙크했다.

 

 마치 ‘저 잘했죠?’라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은 채.

 

 “아- 괜찮아요. 뭐, 우혁씨 말대로

 다들 내 친구이야기라고 하면서 자기 이야기 하는 경우 많으니까-

 뭐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난 진짜 친.구.이.야.기.

 그 실명도 말해줄 수 있어요. 세은이라고-”

 

 연우의 윙크를 받은 소은은 순간 지호가 윙크했던 모습이 겹쳐 보여 살짝 놀랐지만,

 어느 새 여유로운 목소리로 세은의 이름까지 팔아가며 말했다.

 

 “크하하하하-

 친구 실명까지 공개하는 거야?

 그래 우혁씨.

 신대리 남자친구랑 엄청 오래 됐어.

 아마 곧 결혼하지 않을까 싶은데?

 혹시 우리 몰래 지금 준비 중 인건 아니지???”

 

 재현이 스치듯 내뱉은 말에 연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소은이 혹시나 또 울컥할까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한동안은 결혼 계획 없으니까, 황대리가 먼저 가-”

 

 연우의 걱정과 달리 소은은 생각보다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윤호가 떠올라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자신이 소은도 신기했다.

 

 사실 요즘은 윤호와의 추억보다 지호의 생각을 아주 약간,

 진짜 조금 더 하는 것 같았다.

 

 이런 소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호는 여전히 연락이 없었다.

 

 지호를 생각하는 시간이 아주 조금 더 늘었다고 해서

 소은이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여전히 자신의 생활을 잘 해나가고 있었고,

 혼자만의 시간도 알차게 잘 보냈다.

 

 최근 지호 때문에 뜻하지 않은 심쿵을 겪은 소은은

 차라리 지호랑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시 멀어지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

 

 그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소은은 핸드폰 액정에 오랜만에 뜬 ‘이지호매니저’라는 이름에

 다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

 

 팬심인지, 이성으로서의 마음인지,

 아니면 오랜만이라 긴장이 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소은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소은씨- 잘 지냈어요?

 혹시 오늘도 야근 중?”

 

 마치 어제도 연락한 사이인 것처럼

 지호는 자연스럽게 소은에게 말을 건넸다.

 

 “아니요- 집이에요.

 야근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소름이 끼치네요.”

 

 “아- 혹시 야근 중이시면

 제가 데리러 갈까 했는데.”

 

 평소보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한다고 말했는데,

 지호는 또 소은의 마음을 간질이는 말을 내 뱉었다.

 

 ‘왜 이래 진짜!!’

 

 “아, 이러시지 않아도 어디 안 도망가고 울어드릴게요.”

 

 “네?”

 

 “너무 잘해주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되요.

 지호씨가 저한테 고마워하는 마음 충분히 알았으니까.

 그냥 필요할 때만 불러주세요.”

 

 소은의 말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자꾸 자신을 착각하게 만드는 지호의 행동은

 분명 소은에 대한 고마움에서 나오는 것이라 결론지었다.

 

 그래서 지호에게 말했다.

 

 안 도망간다고.

 그러니까 자꾸 착각하게

 잘해주지 말라고.

 

 “아- 필요할 때만..”

 

 “네, 저 아시잖아요.

 아무 때나 잘 울어요.

 그러니까 처음 약속처럼 한 달에 두 번 정도만

 연락주시면 되요. 최대한 시간 맞춰드릴게요.”

 

 “음-”

 

 갑자기 선을 긋는 듯한 소은의 말에 지호도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그런 지호의 반응에 소은은 너무 냉정하게 말했나 싶었다.

 

 “그럼- 지금 잠깐 만날 수 있어요?”

 

 “네?”

 

 지호의 말에 소은은 시간을 확인했다.

 

 너무 늦지도, 그렇다고 이르지도 않은

 오후 8시 30분을 향해가고 있었다.

 

 “필요할 때 불러도 된다면서요.”

 

 “어.. 시간이 너무 늦은 거 같은데요.

 저 지금 울면 내일 또 눈 부어서 출근ㅎ..”

 

 “울어달라는 말은 안했는데.”

 

 울어주는 게 아니면 자기가 왜 필요한 건지

 소은이 묻기도 전에 지호가 말을 이었다.

 

 “집 앞 이예요. 방금 도착.”

 

 “누구 집이요? 설마...”

 

 “응. 소은씨 집 앞.”

 

 소은은 자꾸 예상치 못하는 지호의 행동에 반응하는 자신이 싫어지려 했다.

 

 집 앞이라는 말에 소은은 설레임과 동시에 약간의 짜증이 느껴졌다.

 

 ‘아- 생얼 이라고요!’

 

 “허...”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해요-

 그런데 오늘 아니면 또 당분간 못 볼 거 같아서..”

 

 우는 모습은 필요 없다고 하더니

 오늘 아니면 볼 수 없어 찾아왔다는 말은 뭔지,

 

 소은은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침착하고 냉정하게 거절을 하려고 했다.

 어른답게 침착하게.

 

 하지만...

 

 “아오-!! 이지호씨 진짜 왜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예요!

 아니 약속을 하고 찾아와야지,

 지 맘대로 찾아오면 되나? 내가 안 나가면 어쩌려고??”

 

 결국 침착함과 냉정함은 저 멀리 던져버린 소은이 평소처럼 욱해서 말했다.

 

 지호는 이런 소은의 반응에 낮게 웃었다.

 

 “푸흐-”

 

 “뭐야? 지금 웃어? 웃겨요?

 지금 나는 안 웃긴데,

 뭐가 웃겨서 웃는 거지??”

 

 “아- 미안해요. 웃어서 미안.

 그냥 아까는 저한테 너무 선 긋는 거 같아서 걱정했는데,

 다시 내가 알던 소은씨로 돌아온 거 같아서.

 그래서 기분이 좋아져서 웃었다고나 할까?”

 

 지호도 티는 안냈지만 소은이 선 긋는 다는 걸 느끼고 있었나보다.

 

 지호의 말에 소은은 평소의 자신의 모습이

 어떤 성격으로 보였나 싶어 약간 멋쩍어졌다.

 

 “아니- 내가 선 그으려고 한 게 아니라-”

 

 ‘네가 자꾸 나 착각하게 만드니까 일부러 그런거지’라는 말은

 차마 잇지 못하고 그대로 삼켰다.

 

 “그래서 못 나와요?

 나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볼지 모르는데-”

 

 “... 저 다 씻었는데..”

 

 민낯이라는 말을 돌려서 말했다.

 

 “저도 씻고 나왔는데?”

 

 “그 말이 아니라..”

 

 지호의 반응이 넌씨눈인지,

 아니면 모른 척 하는 건지 소은은

 알 수 없었다.

 

 “하하, 괜찮아요- 민낯 이미 봤잖아.

 예쁘기만 하던데 뭘.”

 

 소은은 속으로 ‘여우같은 놈’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말인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게 딱 여우였다.

 

 하긴, 몇 주 전 아침에도 소은은 완벽한 민낯이었다.

 거기에 다크서클을 옵션으로 추가한.

 

 그나마 요즘에는 잠이라도 잘 잤더니 다크서클은 사라진 상태였다.

 

 이 정도면 그 날 아침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예쁘기만 하다는 말은 1%도 믿을 수 없었다.

 

 “예쁘긴 개뿔..”

 

 “진짜로. 그래서- 내려오기 좀 그래요? 그럼 저 그냥 갈 까요?”

 

 ‘그냥 갈게요’도 아니고 ‘갈까요?’라고 물어보는 게

 꼭 잡아달라는 뜻으로 들렸다.

 

 “....하- 여기까지 왔는데 뭘 또 그냥...

 그럼 잠깐만 기다려요.

 예의는 좀 차리고 나 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을게요. 천천히 나와요.”

 

 말로는 왜 다 네 맘 대로냐 뭐라 했지만,

 여기까지 온 지호를 그냥 보내기엔 소은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이 아니면 당분간 보기 힘들다는 지호의 말이 자꾸 신경 쓰였다.

 

 그동안 안 보고도 잘 살았는데,

 막상 볼 수 있는 기회가 오니 그냥 날리기는 아쉬웠다.

 

 한동안 잠잠해진 마음이 다시 요동치고 있었지만,

 차라리 윤호 생각을 하면서 우는 것보다

 지호 생각을 하면서 복잡한 게 낫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울지는 않으니까.

 

 소은은 옷장에서 최대한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한

 옷들을 골라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갔다.

 

 -

 

 “소은씨-”

 

 “어머어머- 왜 나와 있어요.

 얼른 들어가. 누가 알아보면 어떡하려고.”

 

 당연히 차 안에 있을 줄 알았던 지호가

 공동현관문 앞에서 소은을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아요. 밤이라 잘 안보여요.

 그리고 마스크랑 모자도 썼잖아요.”

 

 소은의 걱정에 오히려 지호가 괜찮다고 안심시켰다.

 

 차에 타기 전까지 소은은 지호에게 세 발자국 뒤에서 따라오라고 했고,

 지호는 그런 소은의 모습에 혼자 빵 터져서 웃었다.

 

 “세 발자국 뒤에서 오라니까 왜 자꾸 옆으로 와요-”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그렇잖아요.”

 

 차에 탄 뒤 소은이 지호에게 뭐라고 하자 지호도 받아쳤다.

 

 “나는 아닌데??

 아무튼 아주 자기 마음대로야.”

 

 “...자기..?”

 

 “...??”

 

 예상치 못한 지호의 반응에 둘 사이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아하하하- 장난장난,

 제가 친구들한테 잘 치는 장난인데 저도 모르게-”

 

 “아- 장난. 아 그렇죠. 하하하”

 

 장난이라고 말하는 지호의 모습에 어색하게 소은도 따라 웃었다.

 

 하지만 ‘자기’라는 말에 소은을 쳐다보던 그 눈빛은

 장난이라기에는 뭔가 진지했다.

 

 갑자기 어색해진 분위기에 지호가 서둘러 음악을 틀고 차를 출발시켰다.

 

 “어, 울어주기에는 너무 신나는 노래인데.”

 

 분위기를 바꾸기에 딱 인 신나는 비트의 음악이었다.

 

 어색한 분위기도 풀 겸 소은도 괜히 농담을 던졌다.

 

 “오늘은 울지 마요.”

 

 “우는 거 안 봐도 되요?”

 

 “아직까진 그 때 모습으로 충분해요.”

 

 그 때 모습이라면 그 눈물 뿐 아니라

 콧물도 범벅된 순간을 말하는 것 일거다.

 

 소은은 민망함에 두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런 소은의 행동이 민망함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지호는

 자신이 괜한 말을 했나 싶어 화제를 돌렸다.

 

 “밥은 먹었어요?”

 

 “그럼요- 하루의 낙인데요. 지호씨는?”

 

 “저는 식단 중이라 저녁은 간단히.”

 

 “오- 멋져.

 입금 후에는 관리하는 거예요?”

 

 “푸하하하-

 그런 표현은 또 어디서 배웠어요?”

 

 “이거 인터넷에 유명한 말인데.

 은근히 좀 뒤떨어지시네요.”

 

 다시 대화를 주고받으며 어색한 분위기가 풀리자

 소은이 넌지시 지호에게 물었다.

 

 “우는 모습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왜 저 보자고 하셨어요?”

 

 소은의 질문에 ‘그냥 심심해서요’ 또는 ‘고마워서요’ 따위의

 의미 없는 대답을 예상했던 소은은 지호가 무슨 말을 할지 괜히 긴장이 됐다.

 

 “그냥.”

 

 한 참 뒤에 내 뱉은 지호의 대답은 소은이 왜 긴장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상보다 훨씬 간단한 대답이었다.

 

 그 뒤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보고 싶어서요.”

 

 “.....?!”

 

 

 ‘밥 먹었어요?’라는 말처럼 너무 아무렇지 않은

 표정과 말투로 내뱉은 지호의 답에 어떤 호의가 섞인 것인지,

 또는 친구로서 아니면 동아줄에게 말하는 것인지 생각하느라

 소은은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 동안 지호의 멘트들이 살짝 심쿵 할 정도였다면,

 오늘은 거의 심장마비가 올 것 같은 멘트였다.

 

 또 몇날 며칠 머리를 싸매고 반복해서 이 상황이

 무슨 뜻이었는지 떠올릴 자신을 알았기에 소은은 최대한

 ‘친구로서야- 동아줄이라서 그래’ 라며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때마침 걸린 신호에 지호가 고개를 돌려 소은의 눈과 마주치자

 소은의 마음은 아까보다 더 심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지호는 여전히 눈을 마주친 채로 꽤 진지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말했다.

 

 “소은씨, 보고 싶었어요.”

 
작가의 말
 

 오랜만에 업로드를 하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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