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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136화 천 년의 대회 (18)
작성일 : 20-10-11 22:48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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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 사람들이 사는 것이 맞겠지.."

  고리온 드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긍정적인 대답.

  그의 얼굴이 활짝 피어올랐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다시 한 번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난 베타를 유일한 세계로 만들진 않을 거야."

 "무슨 얘기야?"

 "두 세계 모두 진정한 세계로 만들 거야."

  확고한 마음이 담긴 시은이의 말에 고리온 드는 벙쪘다.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왔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저 고리온 드를 지금껏 놀린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고리온 드는 애써 차오르는 분노를 집어삼키며 대답했다.

 "..그렇게 되면, 세계의 언약에 의해 새로운 실험대가 만들어질 뿐이야. 지금은 오리진과 베타. 두 세계 뿐이지만.. 네 말대로 두 세계 모두 진실된 세계가 된다면, 그 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두 개의 실험대가 또 나타나겠지."

  그러자 시은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고리온 드. 네 말대로라면, 베타를 유일한 세계로 만든다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거잖아? 왜냐면 그렇게 되면, 베타를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대 역할을 할 세계가 창조되게 되는 셈이니까. 아니지, 그 때 내게 말했던 것처럼..그런 말도안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하는 절대신이라 생각되는 이를, 네 무릎 앞에 꿇리기라도 할 셈이야?"

  시은이의 말에 틀림이 없었다.

  고리온 드는 그가 자신을 놀리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의지를 보는 것.

 "물론. 왜냐면, 네가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시스템에 반하는 결론이니까. 너도 두 세계를 위한 실험대가 생기기를 바라진 않겠지."

  그제야 시은이가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냈다.

 "좋아. 그러면 됐네. 너만 의견을 한 번 접으면 돼. 유일한 세계가 아닌 두 세계를 진정한 세계로 만들자고."

  고리온 드는 이 순간 고민이 되었다.

  그의 시선이 자연스레 왕에게 닿았다.

 "난 당연히 시은이 편이네. 둘 모두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라면, 더더욱 찬성이고."

  괜히 바라본 것 같았다.

  왕은 어디까지나 시은빠였다.

 '..사실 굳이 베타가 유일한 세계가 되지 않아도 되긴하지.'

  오리진을 없애고 싶었던 건, 자신의 쳐다보고 싶지도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싶은 마음에 의해 나왔던 것이었다.

  자신은 어차피 이곳에서 살아갈 것이고, 오리진에는 딱히 미련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없애버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베타는 솔직하다.

  그리고 기력의 활용도는 무한하다.

  그것만으로도 베타는 더 이상의 다른 실험대를 요구하지 않는다.

  스스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며, 부족한 부분을 연구하고 메꿔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이곳은 그렇게만 냅두면, 알아서 잘 성장해 갈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베타 세계가 실험대라는 이유로 무척이나 한정적인 대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진정한 세계로 발돋움하며 실험대라는 틀에서 벗어나게 되면.

 '기력으로 이 모든 걸 해결 할 수 있을 테니.'

  하얀 기력이 끝이라 생각했으나, 눈앞의 시은이는 그 다음 단계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더 무궁무진 할 터.

 '창조.'

  영구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가능할 터였다.

  고리온 드는 자연스레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굳이 여기서 그녀와 대적할 필요는 없어.'

  둘 다 살리는 쪽으로 가도 된다.

  굳이 유일한 세계에 목을 멜 필요는 없다.

 "좋아. 이번엔 내가 한 번 접지. 두 세계를 진정한 세계로 만들자."

  고리온 드가 먼저 시은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시은이는 가볍게 그 손을 맞잡으며 위아래로 부드럽게 흔들었다.

 "그럼, 이 대회에서의 우승은 내가 해도 되지?"

 "그건 이제부터 다시 정해봐야지. 어떤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제대로 된 토의를 통해, 서로의 기력이 얽힌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시은이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고리온 드는 조금 땀을 삐질 흘렸지만, 애써 무시했다.

 "그래, 네가 우승하는 걸로 하더라도, 계약서는 작성하자. 우린 서로 오리진에서 온 사람. 서로의 말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쯤은 너도 알잖아."

  고리온 드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합당했다.

  시은이는 조금 찝찝한 표정을 지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느낌을 찐하게 풍기며 말했다.

 "..작성해."

  고리온 드의 얼굴이 다시 환하게 펴졌다.

  그는 곧바로 오리진에서 볼법한 A4용지를 어디선가 꺼내며 탁자위의 디저트를 양옆으로 부드럽게 밀어내곤, 그 위에 올렸다.

 "자자, 우선 첫 조항부터 시작하자고.."

  어느샌가 나타난 펜으로 줄줄이 적어나가기 시작하는 고리온 드.

  시은이는 그 모습을 보며 얕은 미소를 흘렸다.

 '내 생각대로 잘 흘러갔네.'

  고민 끝에 내린 결론.

  두 세계의 생존.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는 없었다.

  그의 말대로, 생명은 저울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은씨가 바라는 것과는 조금 달랐을까나.'

  오리진 세계의 진실을 바꿔달라고 이야기했던 시은씨.

  그녀의 바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진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자신과 비슷한 불행을 겪었음에도 말이다.

 '사과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원래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시은씨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여기서 갑자기 발을 빼서 시간을 보류하게 된다면, 고리온 드도 다시 의심하기 시작할 터.

  왕 또한 그러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지금은 딱히 별 말을 하지 않은 채, 고리온 드가 열심히 적어내려가는 계약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 년의 대회가 끝나고, 모든 것이 잘 정리되면, 그 때 찾아봐야겠어.'

  그녀를 찾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보류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었다.

  이제는 거의 끝이 보였다.

 

 

 "..좋아! 이 정도면 내가 바라는 것과 네가 바라는 것 전부 들어갔지?"

  열심히 적어내려간 계약서를 자신에게 보여주는 고리온 드.

  시은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빠르게 읽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네."

  짧게 말하곤 바로 계약서를 내려놓았다.

 "자, 그럼 이 계약서에 각자 손을 붙이고...기력을 넣으면 돼."

  텁.

  가볍게 양쪽의 손이 계약서에 닿았다.

  고리온 드의 기력이 흘러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에 기력만 흘리면 이제 모든 게 끝.'

  이곳에 온지 얼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2달은 지났을까.

  무척이나 짧은 시간동안, 오리진에서는 이뤄낼 수 없었던 인연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인연들은 지금까지도 자신에게 이어지고 있었고, 이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각별한 사이가 되어있었다.

  그들이 보내는 무한정의 신뢰.

  시은이 또한 그들을 향해 그럴만한 신뢰로 보답할 수 있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동안 몇 번이나 죽을 뻔했고, 그 때마다 좋은 인연들을 만났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애초에, 그 때 펠리온과 맞섰을 때, 고리온 드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미 거기서 죽었겠지.'

  물론 지금은, 고리온 드가 일부러 타이밍을 맞춰서 나타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최대한 자신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것이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자신들을 살렸다는 것은 진실이었으니.

  고마운 건 고마운 것이었다.

 '..한낱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이렇게까지 오게 될 줄이야..'

  전혀 생각치도 못한 일의 연속.

  오리진에선 절대 가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지금은 김시은이라고 하는 자신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여기서 끝내자.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마음을 애써 다시 다잡으며, 시은이가 자신의 기력에 집중했다.

  왕이 복잡한 시선으로 그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은이의 몸에서 피어오른 하얀 기력.

  그것이 천천히 계약서로 이동하려는 그 때.

  크그그극.

  공간이 일그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시은이와 고리온 드 모두 계약서에 동시에 손을 떼었다.

 "..이걸 간섭할 수 있는 이가 있다고?"

  고리온 드의 얼굴에 창백함이 어렸다.

  그가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이 공간을 파훼할 수 있는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조차 처음보는 하얀 기력의 다음 단계로 파생된 공간이,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열린다?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인 것이다.

  명백한 경계 어린 시선으로, 일그러져가는 공간의 끝을 바라보았다.

  시은이와 왕도 창백한 시선을 감출 수 없었다.

  시은이는 곧바로, 이곳에 둘러앉아 있는 단보루와 시야카, 그리고 젠과 시즌을 양옆으로 부드럽게 밀어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

  왕도 가볍게 기력을 운용하여, 주변의 모든 것을 깔끔하게 다른 공간으로 전이시켰다.

  새하얗게 바뀐 왕의 침실.

  전에 시즌이 동굴에서 새로운 공간을 따로 만들어냈던것과 같은, 왕의 개인 공간이 이곳을 덮어씌웠다.

  물론 시은이가 허락했기에 가능한 일.

  그러는 동안에도 일그러짐은 더욱더 커져갔고.

  이윽고 사람 하나가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걸어들어오는 한 사람.

  터벅. 터벅.

  무척이나 안정적인 발걸음.

  흥분하거나 떠는 것 없이, 제 집을 드나들듯, 자연스러운 소리가 천천히 울렸다.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잡고 있는 시은이와 왕 그리고 고리온 드.

  터벅. 터벅.

  이 안으로 들어오는 이의 완전한 모습이 드러나자.

  그들 모두 일순간 얼음이 될 수밖에 없었다.

  터벅. 터벅. 탁.

  그들의 앞에 여유롭게 멈춰서는 이.

  은색의 머리칼을 휘날리며 산뜻한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를 따라 흘러내려오는 진녹색의 셔츠, 그리고 진갈색의 H라인의 여유롭게 달라붙는 스커트.

 "오랜만이야. 이튼. 고리온 드. 그리고 우리 단골손님, 시은씨."

  진짜의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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