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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조선 여고생 고 은채!
작가 : 100SFAMILY
작품등록일 : 2020.8.1

"이게 말이 돼! 내가 조선시대 노비라니!"

교통사고 후 깨어나 보니 난데없이 조선시대 노비가 되어있었다.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나를 보호해주는 꽃 선비님들.
거기에다 하나같이 빼어난 외모들!

"우와, 첫사랑도 못해본 내게 이게 무슨 횡재야!"

 
위기일발 순간!
작성일 : 20-10-09 09:45     조회 : 334     추천 : 0     분량 : 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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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일진들은 실실 쪼개며 순덕이를 에워쌌다. 하지만 녀석들은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순덕이는 유도 유단자에 과거 청소년 검도 국가대표 상비군이었다는 사실을. 순덕이가 혈혈단신 이곳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이 많은 숫자를 물리치기엔 선제공격밖에 방법이 없어.’

 

 순덕이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머릿속으론 가상의 시뮬레이션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윽고 시뮬레이션을 끝마친 순덕은 빠르게 몸을 날렸다. 딱! 딱! 딱!

 

 “윽, 이 아줌마가!”

 “억!”

 “으윽!”

 

 몽둥이는 일진들의 급소를 정확히 타격했고, 방심했던 일진들은 순덕의 선제공격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윽, 이 아줌마, 허투루 보면 안 되겠어. 함께 덮쳐!”

 “이얍!”

 

 운동을 놓은 지 십수 년이 지났음에도 청소년 상비군 출신이어서 그런지, 순덕이의 공격은 매우 빠르면서도 부드러웠다. 게다가 위험에 빠진 자식을 구하려 하는 엄마 아닌가! 그녀의 몸놀림은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다.

 

 “와장창! 쨍그랑!”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개똥이를 덮치고 있던 동희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은채야 어디 있니? 은채야!”

 

 창밖에서 순덕이의 목소리까지 들려오자 동희는 행위를 멈췄다. 일어나더니 담배를 꼬나물고는 창밖을 내려다봤다.

 

 “뭐야, 미치겠네! 아줌마한테 줘 터지고 있는 거야?”

 

 동희가 창밖을 내다보는 틈을 타 개똥이는 힘겹게 앞섶을 여몄다. 조금씩 몸이 회복되고 있었다.

 

 ‘은채 엄마가 날 구하러 온 건가? 다행이다. 그런데……. 아직 몸이 완전히 말을 안 들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야 이, X신 같은 새끼들아! 아줌마 하나 해치우지 못하고 뭐 하는 짓거리들이야! 어이가 없네.”

 

 동희는 한심하다는 듯 혀를 끌끌 차며 소리쳤다.

 

 그 사이 개똥이는 안간힘을 다해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수면제 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일어나 앉았다 싶으면 몸이 다시 침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힘을 내야 돼. 힘을…….’

 

 풀썩!

 다시 한번 내동댕이쳐지자 동희가 눈치채고 고개를 돌렸다.

 

 “큭큭, 소용없을 걸, 제대로 움직이려면 최소 2~3시간은 더 필요할걸. 그나저나 너희 엄마 쌈 잘한다. 재미지네.”

 

 동희는 개똥이를 무시하고는 창틀에 걸터앉아 본격적으로 싸움 구경을 했다.

 

 “와~! 대박이다. 너의 엄마 정체가 뭐냐? 혼자 널 구하러 오는 배포에, 저 싸움 실력은 또 뭐냐?”

 

 개똥이는 지난날 자신의 엄마 모습이 떠올랐다. 연대감의 손아귀에서 어떻게든 보호하기 위해 몽둥이를 대신 맞던 모습. 그래서인지 울컥 화가 치밀어 올라 소리쳤다.

 

 “너 같은 놈이 뭘 알겠어. 엄마들은 다 그래. 자식을 위해서라면!”

 

 동희는 고개를 돌려 개똥이를 쳐다보더니,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풋! 개소리. 엄마라고 다 안 그래. 우리 엄마 년은……. 아니다. 그나저나 어쩌나? 네 엄마 슬슬 지쳐 가는데, 더 이상 못 버티겠는데? 어! 쓰러졌네.”

 

 ‘안 돼! 엄마……. 조금만 더 버터 줘. 아직 시간이 필요하단 말이야.’

 

 개똥이는 안간힘을 다해 손을 움직였다. 아까보다 조금 더 움직일 수 있었다.

 

 “아, 새끼들. 그나저나 은채야, 저 새끼들 생각보다 쓰레기들이라 네 엄마 가만 놔두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나? 후후, 오늘 모녀가 쌍으로 좋은 경험 하겠네.”

 “모리배 같은 놈들, 내 엄만 가만 놔둬. 너희들은 천벌 받을 거야.”

 

 창틀에 걸터앉아있던 동희는 싸움 구경이 끝났는지, 담배를 창밖으로 튕겨내고는 몸을 일으켜 침대로 다가왔다.

 

 “참, 이상해. 너란 아이, 사고 나기 전 새침했던 너도 끌렸는데, 조선 시대 여자 같은 지금 네 모습도 엄청 끌린단 말이야. 아주 묘한 매력이 있어.”

 

 흘낏!

 탁자 위에 놓인 유리 재떨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좋아, 나는 마음대로 해도 좋아, 하지만 우리 엄마는 놔줘. 제발.”

 

 동희는 뺀질뺀질한 웃음을 지으며 개똥이 옆에 앉더니, 손등으로 개똥이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글쎄, 난 그러고 싶은데, 저 새끼들이 하도 쓰레기라, 게다가 그냥 놔주면 신고하지 않을까? 하긴, 저기 봐봐, 저기 빨간 빛 보이지? 지금 녹화되고 있거든, 여차하면 인터넷에 풀어버린다고 하면 네 엄마도 신고 못 할 테지. 그러니 네가 하는 거 봐서 네 엄마는 뭐…….”

 “좋아, 그렇게 해. 나만 더럽혀. 내가 잘해줄게.”

 

 개똥이의 말에 동희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오~,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뭔가 막 감동적으로 불끈하네. 참 묘하단 말이야, 너란 아이. 그래서 더 끌려.”

 

 퀴퀴한 담배 냄새가 개똥이의 입술 위를 덮치기 시작했다. 개똥이는 주먹을 쥐어보았지만, 아직 부족했다.

 

 ‘엄마, 조금만 더 버터 줘. 조금만 더…….’

 

 *****

 

 “이얍!”

 

 발길질이 순덕이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바닥에 심하게 나뒹구는 순덕이. 어느새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건 일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으윽…….”

 

 힘겹게 일어나려 했지만 더 이상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완전히 소진되어버렸다.

 

 “제발, 부탁해. 우리 은채를 놔줘.”

 

 순덕이는 눈물로 애원했다.

 

 “X발, 우리를 이 꼴로 만들어 놓고? 그나저나 지금 딸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아줌마?”

 “그래, 너희들 마음대로 날 어떻게 해도 좋아. 그러니 내 딸 은채만은 제발 놔주렴. 이렇게 부탁할게”

 “시른데!”

 

 발길질이 넘어져 있는 순덕이의 복부를 강타했다.

 

 “으윽!”

 “야 이, 새끼들아, 이 아줌마 끌고 와! 내 오늘 한 마리 짐승이 되어 볼 테니.”

 

 일진들이 다가와 순덕이의 머리채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여자 일진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시시덕거렸다.

 

 “아줌마, 오늘 완전히 지옥을 맛보겠네.”

 “그러게, 설마 죽이는 건 아니겠지?”

 “닥치고, 핸드폰으로 찍기나 잘 찍어!”

 

 여자 일진들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사내아이 하나는 바지춤을 풀어헤치며 뒤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위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대장! 재미보고 있나? 나도 재미 좀 보려고! 이 아줌마 아주 끝장 내볼라고.”

 

 문밖에서 일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동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적당히 해라! 내가 사랑하는 여자의 엄마니! 으하하하!”

 

 ‘엄마가 위험해. 더 이상 머뭇거리면 안 돼.’

 

 개똥이는 손을 뻗어 유리 재떨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돌아서는 동희의 얼굴을 향해 있는 힘껏 재떨이를 날렸다. 하지만

 

 “어딜!”

 

 동희는 재떨이를 피하곤 뺏어 던져버렸다. 아직 회복하기엔 시간이 일렀나 보다. 절망감이 밀려왔다.

 

 “이렇게 반항하니 더 흥분되는걸.”

 

 동희의 얼굴에 연대감이 오버랩 됐다. 소름이 배가 됐다.

 

 “짐승만도 못한 것! 천벌을 받을 게다.”

 

 개똥이는 동희의 얼굴을 할퀴었다.

 

 “후후, 그 정도로는 약해. 아까 얘기했잖아. 내가 짐승 될 거라고!”

 

 동희가 손을 뻗어 개똥이의 목을 졸랐다.

 

 “으윽…….”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날을 기대했어. 이제 내 여자가 되는 시간이다.”

 

 동희의 뱀 같은 혀가 개똥이의 볼을 핥았다. 소름이 끼쳤다. 반항을 하려 했지만 그러기엔 힘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저 눈가로 슬픈 눈물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이곳의 세상도 똑같았어…….’

 

 절망만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다행스럽게도 계하차사가 개똥이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이승에 도착하고 있었다.

 

 “이런!”

 

 겁탈당하고 있는 개똥이를 보자 계하차사의 눈에 핏발이 서렸다.

 

 “이런 짐승만도 못한 놈~! 오마하라 옴쌀타 합체!”

 

 저승차사는 이승의 인간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없었기에 은채의 몸을 빌렸다. 은채는 이 세상에선 이미 죽은 존재였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팟!

 각성하듯 개똥이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리고 동희의 목을 움켜쥐고는 일어섰다.

 

 “으으윽!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동희는 대롱대롱 매달린 채로 발버둥 쳤다.

 

 “아아악~!”

 

 건넛방에서 순덕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동희를 벽에 던져버리고 빠르게 방을 나섰다.

 

 “으윽!”

 

 동희는 벽에 부딪히고 그대로 기절했다.

 

 순덕이에게로 온 개똥이와 계하차사는 거침없이 일진들을 응징해 나갔다. 일진들은 허공을 날았다. 도저히 인간들 힘으로 대적할 그런 상대가 아니었다. 몽둥이를 날려보았지만 꿈쩍도 안 했다.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다.

 

 순덕이 또한 낯선 딸의 모습이 두려웠다.

 아무튼, 여자 일진들은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는 애원했다.

 

 “살, 살려줘. 저희가 잘못했어.”

 “다신 안 그럴게요.”

 

 하지만 분노한 개똥이와 계하차사는 행동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에에엥~~!”

 

 멀리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이다! 경찰 아저씨 여기에요! 살려주세요!”

 

 여자일진들은 울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제야 눈에 광기가 서서히 사그라졌다. 그리고 계하차사는 은채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스르륵 허물어 내리는 은채의 육체였다.

 

 순덕이가 무릎발로 뛰어와 은채의 육체를 안았다.

 

 “은채야! 은채야! 정신 차려 은채야!”

 

 흔들어 깨우자 개똥이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엄마…….”

 “괜찮아?”

 “여기가……. 엄마는 괜찮으세요?”

 “엄마는 괜찮아. 엄마는……. 흑흑!”

 

 긴장이 풀리자 순덕이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나는 네가 또다시 잘못되는 줄 알고……. 미안해. 엄마가 이런 위험에 빠트리게 해서.”

 “아니에요. 엄마. 제가 미안해요. 제가…….”

 

 둘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계하차사의 마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했다. 자신으로 인해 모든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 괴롭기만 했다.

 

 *****

 

 집무를 보던 염라대왕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염라대왕 앞으로 지상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계하차사가 은채의 몸을 빌려 동희와 일진 아이들을 날려버리는 장면들이었다.

 

 “끙! 어쩌자고 신임 차사까지 이러는 건지…….”

 

 염라는 골머리가 아파져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때였다.

 문밖에서 시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라대왕님! 하우차사 이옵니다!”

 

 염라는 빠르게 주먹을 쥐어 지상의 상황을 사라지게 했다. 정좌하고는

 

 “그래, 들라하라.”

 

 드르륵!

 하우차사가 들어와 예를 취했다.

 

 “염라대왕님, 하우 문안드리옵니다.”

 “그래요. 어서 오시오. 그나저나 이곳까지 왕림하고 무슨 일이 있는 게요?”

 “다름이 아니오라 한 가지 여쭐 게 있사옵니다.”

 “그래, 무엇이오?”

 “대왕님께서 자리를 비우시더 요전 날 만세전에 결계를 치셨는가 해서요?”

 “결계야 언제나 쳐져 있지 않소.”

 “그게 아니라 흑 주술까지 쓰셨나 해서.”

 “흑 주술요?”

 

 염라대왕이 반문하자 하우차사는 확신했다.

 

 ‘역시, 박하차사 짓이군.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해.’

 

 하우차사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대로 두고 볼 순 없어.’

 

 하우차사는 잘못되어가고 있는 이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 염라대왕께 고했다.

 

 “송구하오나, 아무래도 박하차사가 대왕님이 없는 틈을 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하차사가요?”

 “네. 그렇습니다.”

 

 염라대왕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하하, 아니오. 이번에는 하우차사가 잘못 넘겨짚었소. 내 다시 생각해보니 흑 주술 결계는 내가 쳤소.”

 “…….”

 

 하우차사는 박하차사를 감싸기 위해 염라대왕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확신했다.

 

 ‘염라대왕님이 흑 주술을? 말도 안 돼.’

 

 

 
작가의 말
 

 행복하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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