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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로봇
작가 : 유라
작품등록일 : 2020.8.2

술 취한 박사는 로봇에게 '잘못된 명령코드'를 주입한다. 이로 인해 로봇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전쟁 중 탈영을 하고만다.

탈영한 로봇은 여러 행성을 떠돌다 '습지행성'에 불시착한다. 그곳에서 만난 수도승 '발룬다'는 로봇에게 인간의 고통과 감정을 가르치고, 명상을 통해 대상을 미루어 이해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로봇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궁극적 여정을 시작한다.

한편, 지구 정보국은 탈영한 로봇을 체포하기 위해 요원 '마혜인'을 파견하여 추적하는데…

 
[2부 태양의 권세] 12장 사령관(2)
작성일 : 20-10-07 21:23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3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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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똑-”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찰나,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것은 그녀의 오랜 숙적이자 친구, RT-101, 존이었다.

 

 “들어오시게.”

 

 그녀는 재빨리 눈물을 훔치고 말했다. 문이 열리고, 2년 전과 변함없는 존이 빙그르 웃으며 들어왔다. 그 미소 또한 2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나의 친구, 마 사령관. 당신이 부르셔서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그래, 존. 무려 한 달 만이구나! 그 동안 이곳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오늘은 증폭기를 파괴했지. 게다가 일주일 전부터 봉기에 대한 소문을 노예들 사이에 퍼트렸다. 그리고 여왕군의 전력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냈어. 그들의 무기는 노획한 구식모형뿐이었어. 우리 저항군과 수준 차이가 크지 않아. 다만, 머릿수의 문제이지. 노예들이 우리와 함께 싸워 주어야 할텐데…. 여하튼 더 미룰 순 없다. 어차피 더 이상 전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사기는 최고조에 올랐고, 우리는 전면전을 치를 준비가 되었다.”

 

 그녀는 벌게진 눈을 보이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눈을 깔며 말했다.

 

 “그렇군요, 사령관님. 그간 많은 희생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은 훌륭한 전사들이었습니다.”

 

 “그래, 그들은 무척 훌륭했지… 그보다, 너는 어땠지? 차도가 있었나? 여왕에게 심적 변화가 있었는가?”

 

 마혜인의 질문에 존은 고개를 저었다.

 

 “우이독경(牛耳讀經)입니다. 그녀의 사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릇되었지만 강직하고 흔들림 없는 신념과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와 저는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사상의 공방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한 번도 저에게 지지 않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조금도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감정의 동요조차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존의 답변에 마혜인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결국 전쟁뿐이란 말인가…” 하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존, 여왕과 대적할 수 있겠는가? 비록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지구는 너를 최강의 무기로 개조했다. 여왕과 싸워 이길 수 있는가?”

 

 “사령관이시여, 저의 관절은 녹이 슬었고 연산은 느려졌습니다. 한편, 젊은 여왕은 범처럼 날쌔고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물론, 그녀와의 싸워 본 적이 없으니 데이터가 없어 가능성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날아가는 우주선도 떨어트릴 수 있는 초유의 에스퍼입니다. 그녀를 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이 노예들과 이 행성을 탈출할 수 있도록 그녀를 잡아 놓는 것뿐입니다.”

 

 존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의 눈에는 어떠한 두려움이나 번뇌가 느껴지지 않았다. 마혜인은 그가 로봇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개와 용기가 놀랍고 부러웠다.

 

 ‘아깝다. 아까운 운명이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그녀는 그가 여왕과 싸워 죽을 것이 심히 안타까웠다. 아니, 그는 애당초 죽어 있는 기계인데 죽는다니. 이상한 생각이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기에 아깝지 않은 목숨이 어디있단 말인가.’

 

 이 행성에서 구더기처럼 죽어 가는 노예들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과 병사들을 생각하면, 전쟁로봇이 희생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일이었다. 그는 결코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그는 스스로의 목적이 ‘인간을 돕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도 영 찝찝한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아깝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녀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고 다시 말을 이었다.

 

 “알겠다. 반드시 우주선을 띄우고 지구군을 이곳에 오게 하겠다. 잘 채비해다오.”

 

 “그럼요, 나의 친구, 혜인. 저는 우리가 이 일을 잘 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존은 뒤돌아 저벅저벅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방에서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는 찰나, 마혜인이 그를 다시 세웠다.

 

 “잠깐, 존. 궁금한 것이 있다.”

 

 존이 재깍 뒤돌아봤다.

 

 “사령관님, 무엇이든 말씀하세요.”

 

 마혜인은 침을 꼴깍 삼키고 다음처럼 물었다.

 

 “여러 행성의 원주민들도 그렇고, 종전에 군사들이며 여왕도 그렇고. 너에게서 후광이 비친다고 했었지. 그러나 내 눈에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어찌한 것이냐? 그것이 정말 네 신비로운 스승에게 배운 능력이냐 아니면 단지 로봇인 너의 장난인가? 늘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자 존은 씨익 웃었다. 그리고 마혜인의 눈을 응시하며 친절히 대답하기 시작했다.

 

 “오- 나의 친구, 혜인. 저는 저의 후광을 본 적이 없으니 제게 후광이 비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목소리에 비범함이 있는지도 알 수 없지요. 나의 스승에게서 그런 후광이 비췄단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와 제가 같을 리가요. 그는 고결한 사문이자 위대한 인간이었고 저는 로봇일 뿐입니다. 저는 스승처럼 주체적이지 아니하니, 그처럼 될 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아마, 그것은 당신의 병사들이 당신에게서 보는 것과 같은 것이겠지요.”

 

 그 말을 들은 마혜인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게 무슨 말이냐? 병사들이 나에게서 본다니?”

 

 존은 말을 이어 갔다.

 

 “나의 스승께서 말씀하시길, 신성은 찬양과 경배로 말미암는 것이 아닙니다. 고결함은 말과 행동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바로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지요. 당신은 그들을 이끌고 그들을 감화시켰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서 희망을 엿보고 싸울 용기를 얻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존경하고 당신에게서 후광을 봅니다.

 나의 친구, 당신의 선택은 고귀한 것입니다. 당신은 변화했습니다. 그러니 아마 이 전쟁이 끝나도 당신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이들과 함께하는 순간부터, 이들을 돕겠다고 했던 2년 전부터, 당신의 사명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부디 그 사명을 완성하십시오. 당신이 이 행성에서 절망과 싸우고 불우한 이들에게 정성을 다하면, 그 모든 이들이 당신에게서 후광이 비친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푸하하-”

 

 마혜인이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미친 로봇에게 또 한 방 먹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말이 현자의 말처럼 진실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후자의 감정을 숨기고 다시 말했다.

 

 “내가 졌다. 너는 똑똑한 로봇이었지.”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마혜인은 “너에게는 많은 것을 빚졌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말 속에는 이별이 염두되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존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빙그르 미소를 짓고는 방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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