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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조선 여고생 고 은채!
작가 : 100SFAMILY
작품등록일 : 2020.8.1

"이게 말이 돼! 내가 조선시대 노비라니!"

교통사고 후 깨어나 보니 난데없이 조선시대 노비가 되어있었다.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나를 보호해주는 꽃 선비님들.
거기에다 하나같이 빼어난 외모들!

"우와, 첫사랑도 못해본 내게 이게 무슨 횡재야!"

 
일진들의 보복이 시작되다.
작성일 : 20-10-05 08:17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5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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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개똥이는 당황하지 않았다. 빙그르르 바닥을 굴러 몸을 피했다. 이윽고 붕~! 공중제비를 돌며 뛰어오르더니 일진들을 제압해 나갔다. 일진들은 순식간에 배를 움켜쥐며 바닥을 뒹굴었다.

 

 “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으으…….”

 

 그런 그들을 내려다보며 개똥이는 소리쳤다.

 

 “무릇 벗이라 함은 허물이 있을 때 깨우쳐 주고! 기쁜 일이 있을 땐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땐 함께 슬퍼하는 사이다! 괴롭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결코 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친구들을 헐뜯고 겁박하는 나쁜 아이들이다!”

 “개소리 집어치워!”

 

 등 뒤로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체중이 족히 90킬로는 나가 보이는 등치 큰아이가 무리를 이끌고 다가왔다.

 

 “애 하나 버릇 좀 고쳐주라고 보냈더니, 이 뭔 꼴이야! 우리 레인보우 파의 수치다! 야, 네가 그랬냐? 그래도 3학년을 때리는 것은 아니지.”

 

 어이없다는 듯 콧방귀를 끼며 개똥이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움켜쥐어 고통을 주려 했지만 눈빛 하나 변하지 않는 개똥이었다.

 

 “어라?”

 

 더 세게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오히려 미소를 짓는 개똥이.

 

 “이, 이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릇 선배가 됐으면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는 법!”

 

 개똥이는 어깨를 잡은 손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으, 으…….”

 

 고통이 전해져 오는지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지 못한 너희들을 내 오늘 광명으로 이끌겠다. 지금까지 당한 벗들의 고통을 느껴보고 다시는 벗들을 괴롭히지 마라.”

 “이, 이게!”

 

 일진이 개똥이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능숙하게 주먹을 피하며 날린 손목을 잡더니 위를 향해 꺾었다.

 

 “으으…….”

 

 아픔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이 수치스러웠는지 무리를 향해 소리쳤다.

 

 “뭐해! 어서 덮치란 말이야!”

 

 일진들이 다시 한꺼번에 개똥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여전히 개똥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개똥이는 슬리퍼를 벗어들더니, 달려드는 일진들의 뺨을 향해 슬리퍼 싸대기를 날렸다. 짝! 짝! 찰진 소리가 옥상에 울려 퍼졌다. 굴욕적인 장면들이 연출됐다. 달려들고 또 달려들었지만 돌아오는 건 슬리퍼 싸대기! 심지어 보지도 않고 한눈팔며 싸대기를 날렸다.

 

 “정은아! 우리 매점에 가서 뭐 먹을까?”

 

 옥상 문 뒤에서 겁먹은 채 숨어 지켜보고 있던 친구들이 쭈뼛쭈뼛 고개를 내밀며 미소를 보냈다.

 

 “아, 아무거나…….”

 

 그 모습에 굴욕감을 느꼈는지, 덩치 큰 일진이 한쪽에 놓여있던 망가진 의자들 들어 개똥이를 향해 돌진했다.

 

 “으, 으악! 은채야! 조심해!”

 

 아이들은 개똥이를 향해 소리쳤다. 순간 개똥이의 눈이 빛났다.

 

 “타핫!”

 

 공중제비를 돌아 의자를 피하더니, 일진의 어깨 위로 올라앉았다. 그리고 일진의 얼굴 정면을 향해 두 짝 슬리퍼를 날렸다. 퍽!

 

 “으윽!”

 

 스르륵! 무너져 내렸다. 사뿐히 내려앉은 개똥이는 바닥에 쓰러진 일진들을 향해 소리쳤다.

 

 “양반 노비도 없는 이 세상, 얼마나 좋은 가? 서로 사랑하고 살기에도 부족하지 않는가? 더 이상 이 모리배 같은 짓은 그만두고 우리 서로 사랑하며 살자! 날이 좋아, 노비가 없는 이 세상이 얼마나 좋은가? 안 그런가? 언니들?”

 “으, 미친년, 제정신이 아니네. 이 굴욕, 동희 오빠 불러서 갑절로 돌려주거니 각오해야 할 거야. 다들 가자!”

 

 일진들은 하나둘 힘겹게 일어나 옥상을 내려갔다. 그제야 몰래 지켜보던 친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개똥이에게 달려왔다.

 

 “대박! 은채야, 너 싸움 어디서 배웠니?”

 “와~! 어디 봐, 등에 날개 달렸나. 와~! 난 독수리 보는 줄 알았다. 막 날아다녀. 짱이다!”

 

 개똥이는 친구들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그렇게 좋아할 일 아니야. 폭력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어. 그나저나 동희 오빠라는 녀석은 누구야?

 “동희? 진짜 몰라? 서울 고등학교 일진 연합 짱이야! 독사처럼 생겨서 악랄하고 상대를 잔인하게 제압해. 아버지가 검찰 고위직이래. 정말 무서운 오빠야.”

 “그놈이 우두머리라는 거지?”

 

 개똥이는 한 번쯤 손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은채야 당분간 엄마랑 다녀. 동희 그 나쁜 놈이 처음부터 너 찍었다는 소문도 있었어. 걔가 찍으면 성 상납 해야 해.”

 “성 상납? 그게 뭔데?”

 “뭐긴, 같이 잠자리를 해야…….”

 

 개똥이의 눈가에 분노가 어렸다.

 

 “뭐? 그게 말이 돼?”

 “응, 소문이 그래. 당한 게 한두 명이 아닌가 봐. 마음먹은 건 꼭 실행에 옮기는 악마 같은 놈이야.”

 “이런 나쁜 놈……. 연대감 같은 이라고. 알겠어. 걱정 마. 내가 알아서 잘할게. 수업 시작하겠다. 어서들 내려가자.”

 

 일진들의 보복이 두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심해서는 나쁠 건 없다. 해야 할 공부도 많았기에 그들을 상대할 여력도 없었다. 무시가 상책이었다.

 

 그날 이후, 남자들을 대동한 일진 무리들이 하교 시간 교문 앞을 지켰지만 늘 개똥이 옆에 붙어있는 순덕이 때문에 어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에게 기회가 찾아오고 있었다.

 

 “오늘이 D-day야. 은채 년 조지는 거야! 알았지?”

 

 그날은 학교에서 방송국 현장 체험 학습을 하는 날이었다.

 

 일진들은 이날을 D-day로 정하고 방송국 앞에 진을 쳤다. 고급 스포츠카가 방송국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동희라는 녀석이 그 스포츠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소문대로 두 번 보기 싫은 뱀 상이었다.

 

 “우와~ 오빠! 차 또 뽑았어? 멋지다!”

 

 한편, 그 시간 개똥이는 음악 방송 방청 체험을 하고 있었다. 무대로 아이돌이 등장하자 응원 봉을 흔들며 소리치는 소녀들!

 

 “꺄악~! 오빠~!”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함성에 개똥이는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려한 무대에 점점 빠져들었다. 새로운 문화에 녹아들고 있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렇게 한참 신나하던 그때였다.

 일진 무리들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개똥이를 찾기 시작했다.

 

 “1부 녹화가 끝났습니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질 테니 화장실 다녀오실 분들은 다녀오세요.”

 

 사회자의 안내 멘트에 정은이가 일어섰다.

 

 “은채야 화장실 가지 않을래?”

 “아니, 난 괜찮아 다녀와.”

 “응, 알았어. 음료수도 사 올게.”

 

 정은이는 미소 짓고는 밖으로 나갔다. 개똥이는 화려한 무대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참 좋은 세상에 다들 멋지게 사는구나. 나도 언젠가 저런 무대에 서보고 싶다.”

 

 무엇을 하고 살까 고민했는데 꿈이 생긴 것 같아 마음이 흡족했다.

 

 한편, 개똥이 일행을 발견한 일진들은 정은이 빠져나오자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정은이가 화장실에 들어서자 그녀의 어깨를 잡고 화장실 칸 안으로 밀어 넣으며 겁박했다.

 

 “왜 이러세요?”

 

 겁먹은 정은이를 노려보며 음료수를 내밀었다.

 

 “넌 그냥 이 음료수를 은채에게 주기만 하면 돼. 알았어?”

 “이, 이게 뭔데요?”

 “이게 콱! 아주 죽고 싶지? 밖에 오빠 한 명 불러들인다. 너 맛 좀 보라고 할까?”

 “아, 아니에요…….”

 

 일진들은 음료수를 정은이 주머니에 강제로 밀어 넣었다.

 

 “티 내기만 해봐. 아주 죽여줄 테니까. 신고하려면 해. 어차피 막장 인생들이야. 알았어?”

 “예, 예…….”

 

 정은이는 겁에 질려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걱정이 밀려왔다.

 

 “야, 너무 겁주지 마라. 얘, 죽상이다. 뭐 있겠냐? 까짓것 제대로 못 하면 몸 팔이나 시키지 뭐.”

 “살, 살려주세요.”

 “걱정 마. 네 하기 나름이야.”

 

 일진들은 잔뜩 겁에 질린 정은이의 볼을 두어 번 토닥이고는 재촉했다.

 

 “뭐해, 어서 안 가고!”

 

 겁에 질린 정은이는 회장실 보는 것도 잊은 채 밖으로 뛰어나갔다. 자리로 돌아온 정은이는 겁먹은 표정으로 개똥이에게 음료수를 내밀었다.

 

 “마, 마실래?”

 “그거 내가 마실게! 아 목말라!”

 

 개똥이 옆에 앉아있던 서윤이가 음료수를 가로채려 했다. 정은이는 정색하며 손을 쳤다.

 

 “아니야 , 안 돼. 이거 은채거야.”

 “한 모금 마시고 준다니까!”

 “안 된다니까!”

 

 과도하게 버럭 하는 모습에 모두가 당황해했다.

 

 “정은아, 왜 그래? 서윤이 먼저 먹으라고 해. 난 괜찮아.”

 “그, 그게…….”

 

 정은이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 일진들이 눈여겨보고 있다고 손가락으로 자신들의 눈과 정은이를 번갈아 가리키며 위협했다.

 

 “……. 안…… 돼. 이건 은채 거야.”

 “피, 치사해서 안 먹는다. 흥!”

 

 불편해진 개똥이는 서윤이를 달래며

 

 “얼른 한 모금 마시고 너 줄게.”

 “됐어. 안 먹어. 정은이가 너 겁나 좋아하나 보지. 뭐 둘이 사귀던지.”

 

 그때였다.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고 남자 아이돌들이 군무를 추며 등장했다.

 

 “끼야악!”

 

 다시 실내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서윤은 방방 뛰며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은이는 고개를 숙인 채 안절부절 못했다.

 

 자기 때문에 어색해졌다고 생각한 개똥이는 정은에게 미소를 보였다. 정은이는 떨리는 손으로 음료수를 따 개똥이에게 내밀었다. 개똥이는 의심 없이 반쯤 들이켰다. 그리고 남은 음료수를 서윤이에게 내밀었다.

 

 “서윤아 마실래?”

 

 서윤이가 받아들려는 그 순간이었다. 휙! 정은이가 음료수를 낚아챘다.

 

 “내, 내가 마실게.”

 “더러워서 안 먹는다. 난 오빠들이면 갈증 OK이거든! 꺄아악!”

 “정은아, 왜 그래? 너답지 않아.”

 “미, 미안해. 나 오늘 그날이라 민감한가 봐. 나 또 화장실 가봐야겠어.”

 “같이 갈까?”

 “아, 아니야. 괜찮아.”

 

 정은이는 음료수병을 든 채 빠르게 퇴장했다. 그런 정은이의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개똥이는 이내 공연에 몰두했다. 빠져나가는 정은이의 어깨를 토닥이는 일진들, 정은이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약 기운이 점점 효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 내가 왜 이러지?”

 

 점점 시야가 일그러졌다. 눈을 뜨려 해도 자꾸만 감겼다.

 

 “서윤아, 내가…….”

 

 도움을 요청하려 했는데, 때마침 무대를 내려온 아이돌에 서윤이는 앞으로 튀어 나가며 열광했다.

 

 “오빠아~~!”

 

 아이돌 멤버의 손을 잡기 위해 몸부림쳤다. 결국, 시야가 닫히고, 개똥이의 몸은 서서히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 어느새 다가왔는지 일진들이 개똥이의 몸을 낚아챘다.

 

 “너, 너희들은……?”

 

 그렇게 일진들의 모습을 눈동자에 담은 채 개똥이는 정신을 잃었다. 일진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개똥이를 부축해 나갔다. 멀리서 숨어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은이는 마음이 괴로웠다.

 

 “어? 은채 어디 갔지?”

 

 아이돌이 다시 무대로 오르자 자리로 돌아온 서윤이는 개똥이의 자리가 비어있자 의아해했다.

 

 “화장실 갔나? 피, 정은이랑 잘 있겠지.”

 

 일진들의 행동은 일사불란 했다. 자기들이 계획한 대로 척척 움직였다.

 

 “무슨 일이죠?”

 

 방송국 관계자가 업힌 개똥이를 보고는 막아서며 물었다.

 

 “아, 예. 제 친구인데 공연보다 너무 흥분해 정신을 잃었나 봐요. 요기 앞 한국병원 원장이 제 아빠에요.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방송국 관계자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라 귀찮기도 하고 병원장 아들이라니 알아서 잘하겠지 하는 마음에 한발 물러섰다.

 

 “그, 그래. 뭔 일 있으면 방송국으로 연락주고.”

 “예”

 

 일진들은 빠르게 방송국을 빠져나갔다.

 

 “은채야~!”

 

 정은이가 은채를 부르며 공연장을 나왔지만, 홀에는 아무도 없었다. 정은이는 두려운 마음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일진들을 찾았다.

 

 “은채야……. 어떻게 해……. 흑흑!”

 

 그러다 주차장에서 개똥이를 차에 싣고 있는 일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은채야! 거기 서!”

 

 정은이 소리치며 달려가 보았지만, 개똥이를 실은 스포츠카는 굉음을 내며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 뒤로 오토바이 서너 대가 뒤따랐다.

 

 “은채야~~~~!”

 

 정은이의 얼굴은 두려움으로 눈물범벅이 되었다.

 

 “어떡해, 어떡해. 내가 뭔 짓을 한 거야. 흑흑!”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은채의 엄마 순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온전치 못한 은채를 부탁한다며 핸드폰 번호를 알려줬었다.

 

 “여, 여보세요. 아줌마, 큰일 났어요. 은채가 납치당했어요.”

 

 
작가의 말
 

 황금 같은 연휴가 지나갔네요. 추석 명절 잘 보내셨어요? 그렇다면 없는 힘 끌어보아 활기찬 한주 시작해 보아요. 그래도 한글날이 기다리고 있으니 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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