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어떤, 세상의 끝에서
작가 : 어쩡
작품등록일 : 2020.9.23

점점 커져가는 세계의 부패.
그것이 빛을 집어삼키기 위해 올라오고 있었다.
한 세상에서부터 부패를 피해 다른 세계로, 또 다른 세계로.
그렇게 살고 싶어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세계의 끝자락을 찾았고…
그것이 이 땅이었다.

 
정화
작성일 : 20-10-04 21:28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382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환희는 앞에서 정신없이 달리는 혜원의 뒤를 쫓고 있었다.

 녹아내리듯이 주저앉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가슴 한켠에 남아 어지러이 돌고 있었다.

 “이제 오른쪽!”

 보영이 앞으로 달리는 트르나를 향해 소리쳤다.

 트르나가 그 소리에 맞춰 오른쪽으로 돌아 달리자 이내 빛이 비추어 내리는 맨홀 뚜껑이 콘크리트 천장에 나타났다.

 “바로 여기. 내 신호에 맞춰.”

 보영이 말하자 모두가 맨홀 뚜껑의 빛이 내리는 아래 멈추어섰다.

 “오메가 팀, 해당 위치에 대기중.”

 -바로 시작하도록.

 “알겠습니다. 트르나, 해.”

 보영이 무전을 마치고 트르나를 보고 말했다.

 트르나는 양손의 장갑을 벗어 위를 향해 쭉 들어올렸다.

 혜원이 숨을 고르며 빛이 내리쬐는 선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바로 쏘면 돼.”

 보영의 목소리가 하수구의 벽을 타고 울렸다.

 *

 

 

 

 콰아아앙!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유리창 너머로 보였다.

 “시원하게 저지르고 있구만.”

 안경을 쓴 늙은이가 말했다.

 “저 정도는 해야 잡을 수 있는건가…”

 유리창 가까이에 선 붉은 머리칼의 여자가 말했다.

 -진압 완료되었습니다.

 지윤의 목소리가 벽에 걸린 스피커를 통해 나왔다.

 스크린에 지윤의 얼굴이 비춰지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크게 벌일 이유가 있었나?”

 01의 자리에 앉은 남자가 말헀다.

 “이 이상 오메가가 안좋은 시선을 사게 되면 어쩔거냐.”

 머리를 뒤로 넘긴 남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오메가가 필요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안좋은 시선을 사게된다 한들, 그들의 필요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윤이 스피커 너머로 말했다.

 얼굴빛은 아까전보다 훨씬 당당한 빛을 띄고 있었다.

 “썩을 고양이새끼가…”

 머리를 뒤로 넘긴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잘했어. 이제 그만 아이들을 들여보내.”

 “아이들? 그건 오메가의 전투원들이라고 부르는거다.”

 붉은 머리의 여자의 말에 머리를 뒤로 넘긴 남자가 말했다.

 “다에드, 아이들은 아이들이야…”

 붉은 머리의 여자가 머리를 뒤로 넘긴 남자를 보며 말했다.

 “전투원이라고 해서 그게 바뀌지는 않아.”

 붉은 머리의 여자가 힘주어 말했다.

 “전투원이면 전투원으로 살아야 하는거야. 애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는 죽어.”

 머리를 뒤로 넘긴 다에드가 회의실을 나가며 말했다.

 “…두려운가? 저 아이들이…”

 휠체어의 남자가 조용히 다에드의 뒤에 말을 흘렸다.

 다에드가 문을 열던 팔을 멈추었다.

 “…넌 항상 그 입이 문제였지.”

 깡마른 휠체어의 남자를 다에드가 노려보았다.

 “갈 곳이 있던게 아닌가?”

 01의 자리에 앉은 남자가 말했다.

 다에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회의실 안의 사람들을 번갈아 바라보다 그만 걸음을 옮겼다.

 -아이들의 문제는 제가 확실히 책임지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침묵을 깨고 지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이 필요하다면 나를 부르거라, 아이야.”

 붉은 머리의 여자가 말했다.

 -예, 선생님.

 지윤이 붉은 머리의 여자에게 대답했다.

 “자, 우리는 그만 빠지도록 하죠.”

 붉은 머리의 여자가 휠체어의 손잡이를 잡으며 말했다.

 “…조금 어지럽군…”

 깡마른 남자가 붉은 머리의 여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데려다 드릴게.”

 붉은 머리의 여자가 말하며 회의실을 나섰다.

 누런 햇빛이 검푸른 빛의 하늘에 쓸려나가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온 아이는…”

 -아직 자기 능력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험해봤을 때 오메가의 어떤 아이보다 빠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안경을 쓴 늙은이의 말에 지윤이 말했다.

 “어쨌거나 능력이 있는 아이라면 됐네. 한번 만나보고싶군.”

 안경을 쓴 늙은이의 눈이 빛났다.

 “이번엔 가만히 있게, 셀록.”

 01의 자리에 앉은 남자가 말했다.

 “성가신 일은 만들지 마.”

 서류뭉치를 챙기며 일어선 01의 남자가 말했다.

 “내가 바퀴달린 의자에 앉은 놈과 같은 일을 저지른 적이라도 있나?”

 셀록이 안경을 벗어 닦으며 말했다.

 01의 남자는 말없이 회의실을 나섰다.

 *

 

 

 

 “썩은 것들은 불에 태우는게 제일이야.”

 흰 옷의 진압대가 까만 덩어리를 발로 밀어 확인하며 말했다.

 “화력 좋구만…”

 곳곳에서 불에 그슬린 지독한 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새까만 덩어리들이 자그마한 언덕을 이루며 쌓여있었다.

 “이 커다란 놈은 어떻게 된 거야?”

 “본래가 그런 놈이겠지. 저기 저놈처럼.”

 흰옷의 남자가 엄청난 키 덕분에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이 돋보이는 사슴뿔의 거구 캅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도 부패하면 이런게 되려나?”

 “모르지. 아니면 원래 흉폭한 놈일지도 모르고.”

 “16번, 17번, 그 시체는 훼손하지 말고 가져오세요.”

 보영이 잡담을 하고 있던 두 진압대에게 말했다.

 “알았어…꼬맹아.”

 진압대의 남자가 조용히 투덜거리며 시체의 발목을 잡았다.

 “저기 있는건 우리 저택에 있는 지하실로 들어갈거야. 지윤 선생님이 뜯어보고 분석할거거든.”

 혜원의 옆에 선 환희가 말했다.

 “또 내가 나설 일은 없었잖아…”

 쭈그려앉은 엘이 가까이로 온 보영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러면, 아주 안 나올거야?”

 “그게 더 낫잖아…”

 엘이 보영에게서 눈을 돌렸다.

 “여긴 내가 있어봐야 의미가 없다고.”

 보영은 그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무어라 말하고 싶지만 자신이 말을 하더라도 먹히지 않을게 뻔해 보였다.

 “…너.”

 보영은 혜원에게로 눈을 돌려 말했다.

 쿵 쿵 떨리며 전율을 가하는 심장을 달래고 있던 혜원이 보영을 쳐다보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을 하게 될거야. 빨리 익숙해져.”

 보영이 차갑게 말하고는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하게 혜원의 옆으로 붙어있던 환희가 있었다.

 “너는…왜 그래? 아까부터 얘 옆에 붙어서.”

 “…처음이잖아? 무섭기도 할테고…”

 “너는 처음에 누가 붙어주기라도 했어? 얘도 알아서 할거야. 이상한 호의는 그만 둬.”

 환희의 변명을 자르며 보영이 툭툭 뱉었다.

 “…저기.”

 옆으로 지나가려던 보영을 혜원이 불러세웠다.

 “뭐야?”

 “넌, 왜 미움받고 싶어하는거야?”

 혜원이 말했다.

 침묵이 쓴 냄새가 가득한 공기를 채웠다.

 “…오호호호호호…”

 뒤를 돌아보던 엘이 작은 감탄을 자아냈다.

 “…미안. 그냥 가던 길 가.”

 혜원이 말했다.

 “…어, 미안하대, 그러니까…응. 싸우지말자?”

 혜원을 뚫을듯이 쳐다보던 보영이 환희의 말에 고개를 돌려 캅에게로 향했다.

 “허리 펴! 너 고릴라같아.”

 “알았다…”

 보영의 알 수 없는 호통에 놀란 캅이 허리를 미어캣처럼 세웠다.

 “…보영이가 이걸 다 도맡아서 하고 있구나. 힘들겠네.”

 혜원이 보영의 먼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어…그렇지. 그래서 엘이 도와주고 있긴 한데…”

 환희가 말하며 엘에게 고개를 돌렸다.

 “야, 너는 앉을 필요 없지 않냐?”

 앉은 키가 선 키와 비슷해보이는, 옆에 앉은 트르나에게 엘이 말했다.

 트르나는 후욱후욱 숨소리와 함께 팔로 가위표를 만들어 보였다.

 “…믿을만하지는 못 한것 같아.”

 환희의 말에 혜원이 엘을 같이 쳐다보았다.

 “…그래서, 우리가 막아야하는게 저런 인간들이라고.”

 바싹 타버려 본래의 형체를 잃어버린 검은 덩어리들을 보고 혜원이 말했다.

 “응. 인간이 아니라 부패한거…라고 할까? 그런 어떤…”

 “인간이었던 거잖아.”

 혜원이 환희의 말을 자르고 대답했다.

 “세상이 썩어들어가고 있다는 게, 눈앞에서 본건 처음인데…이것보다 불 쏘는게 훨씬 대단했어.”

 “어? 아, 트르나. 그렇지 뭐…그런데 이렇게 지상으로 나와서 불을 쏴 본건 처음인데. 트르나는 익숙한걸까?”

 환희가 말했다.

 “뭐야, 너도 모르는거야?”

 “아니…이번처럼 검은 개체들이 많이 나온건 처음인데다가 땅 위도 처음이고…”

 “다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어어…”

 트르나뿐 아니라 오메가의 모든 아이들에게 있어 지상전은 처음이었다.

 본래는 검은 개체들이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지하의 빛나는 구체가 막아주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정상이었다.

 “아직 궁금한게 많긴 하지만…”

 멀리서 검은 리무진이 오메가의 아이들에게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이모한테 물어봐야겠네.”

 혜원이 말을 마치자마자 검은 리무진의 뒷좌석 문이 열리고 지윤의 얼굴이 나타났다.

 “가자 얘들아. 오늘은 해야 할 이야기가 많겠다.”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8 정화 2020 / 10 / 4 213 0 3821   
7 부패(2) 2020 / 10 / 1 216 0 4153   
6 부패 2020 / 9 / 30 216 0 4219   
5 마음의 성 2020 / 9 / 28 203 0 2466   
4 마녀의 피 2020 / 9 / 27 213 0 3998   
3 성곽 안으로 2020 / 9 / 25 201 0 3751   
2 시작은 그렇게 2020 / 9 / 24 210 0 3613   
1 어떤 미래에서 2020 / 9 / 23 348 0 374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