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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마귀 사냥꾼
작가 : 아미엘
작품등록일 : 2020.9.22

 
당신은 위대한 사람입니다. 3
작성일 : 20-10-02 15:37     조회 : 319     추천 : 0     분량 : 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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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은 명석을 만나고 그에게서 처음 만났다는 것을 알았을 때 놀랐다. 그것도 그가 눈동자의 색이 변하는 사람들의 눈동자를 팔았던 때였다. 물론 당시에는 몰랐다. 그 후에 명석을 보고 나서 잠깐은 몰랐다. 워낙 달라진데다가 처음 만났을 때는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다시 만날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그가 고백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은 지금도 충격적이었다. 모르고 가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것은 마치 구슬 같았다. 명석은 구슬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단지 색이 변한다는 차이가 있었지만. 정체를 몰랐다면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었을 것이다. 명석은 그것은 어린 마귀의 눈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람의 눈 같았다. 사실 그가 초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초대장을 받았는지 남자가 건넸다. 물론 소녀를 통해서. 소녀는 한번 가보라고 했다.

  도착해서 역시나 자신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도했다. 게다가 그만이 초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손님까지 다 합쳐서 한 서른 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서로에 대해 모르는 듯 했다. 뭐 이런 알 수 없는 곳에 자신의 신상을 제대로 썼을 리가 없다. 그랬다면 자신이 이렇게 들어올 리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이상하기는 했다. 도대체 뭐 그리 대단한 곳이기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고, 남자가 초대장을 보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들어가게 한 것은 아무래도 초대장 덕분인 듯했다. 가져오길 잘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후회했다. 오지 말아야 했다고. 몰래 빠져나올 생각이었으나 어쩌다 보니 식사까지 했다. 밥을 다 먹은 후 신기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주인은 그것을 마귀의 눈이라고 했다. 분명히 누군가의 눈이었다. 그것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적어도 수개의 눈들이 장식장에 있었다. 집주인은 특별히 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N은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는 않았다. 마치 꿈같아서 그랬는지 모른다.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놀랄 게 아닌 게 인간은 ‘굳이’ 악어의 가죽을 벗기고, 상아를 자르잖아. ‘돈이 된다면’ 사람도 죽일 수 있는 게 인간인데 놀라면 안 되지. 우린 인간보다 더 악한 마귀니까.”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긋 웃었다. 그 말이 더 기분 나빴다.

  누군가가 이것들을 어떻게 얻었느냐고 묻자 집주인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다. 말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다만

  “걱정하지 마세요. 확실한 방법으로 구했으니까요. 나중에라도 문제가 될 일은 없어요.”

 라고 말했다. 명석은 “사람의 눈동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구슬이라고 생각하면 이보다 귀한 구슬은 없을 겁니다. 누가 이렇게 예쁜 구슬을 가질 수 있겠어요.”

 라고 자랑했다.

  “누군가는 잔인하다고 하지만, 어차피 살아있는 사람의 눈도 아니고 죽은 사람, 아니 마귀의 눈이잖아요. 예전에는 사람도 사고 팔았죠. 그건 잔인한 일입니다만, 없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강아지도 사고파는 세상에 마귀의 눈을 사고 파는 게 죄인가요?

 라고 말하고는 사람이 아니라 마귀의 눈이라고 강조했다. N은 그걸 누가 정하느냐고 하고 싶었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마귀의 눈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꽤나 비싼 가격에 팔렸다. 거기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 이상은 산 모양이지만 N은 사지 않았다. 그러고 며칠 후 M과 갔을 때는 흔적 없이 사라진 후였다. M은 왜 여기까지 왔느냐고 물었다. 당황해서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 만날 리도 없었지만. 남자도 알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남자가 알면서도 감췄을 수 있다. 어차피 남자가 명석에 대해 말한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가 아닌가. N에게도 적지 않은 일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눈동자에 관한 것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렇게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했다.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다른 일이었다. 명석은 최근 자신이 돈 번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어렵다는 이웃들에게 거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은 사람들을 사이에서 살아갑니다. 저는 사람들을 돕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보면 애초에 제 돈은 제 것이 아니죠. 절 부자로 만든 사람들에게 도와준 것에 대해 은혜를 갚는 겁니다.“

 라고 말했던 것도 생각났다. 물론 그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사람이 마귀를 만날 필요가 있을 리 없었다. 더구나 찾아간 목적지도 잡지에서 본 곳과는 달랐다.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나 싶을 정도로 찾아가기 힘든 곳이었다. 힘들어서 왜 여기까지 왔는지 후회했다. 도착해서 놀랐다. 꽤 커 보이는 집. 여기저기서 보이느니 보안시스템들. 현관문을 지나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어떻게 들어갔나 싶을 정도로 어렵게 들어간 곳에서 본 명석을 보고 놀랐다. 그는 인터뷰에서 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왜 마귀인 자신을 만나자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망설이는 듯 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협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누가 그런 일을 하겠어요?“

 라고 말했다. 힘들게 왔는데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게 신경질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꾹 참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걸 눈치챘는지, 한 뭉치의 종이들을 보여줬다. 대부분이 죽이겠다는 말이었다. 거기에 적힌 내용을 읽다가 혹시 전에 눈동자 색이 변하는 사람들의 눈을 팔았느냐고 물었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돌아가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게 맞으리라. 그렇지 않다면 굳이 마귀를 부를 이유가 없다. 누구인지 예상은 가냐고 물었다. 하지만 명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른다는 것이겠지. 알았다면 경찰이건 마귀 사냥꾼이건 알렸을지도 모른다. 아니다, 알았다 해도 그건 어려울 것이다. 경찰이라면 피곤하겠구나 싶었다. 자칫 그 살인마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면 감옥에 갈 수도 있다. 그게 차라리 안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그래도 죽는 경우가 있는 걸 보면 그런 게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범인을 모른다. 당연히 그의 과거가 밝혀질 것이다. 마귀 사냥꾼이라면 뭐 무시됐을 것이다. M이라면 분명

  “사람의 일은 제 담당이 아닌데요.”

 라고 말했다. 그는 억울하다고 했다. 어차피 드러난 김에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는 모야이었다.

  “어차피 제가 팔지 않아도 ‘구슬’들은 팔렸을 겁니다. 그런 것들은 비싸게 팔 수 있거든요. 그냥 저도 그들처럼 팔았을 뿐이에요. 제가 죽인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정말 살인 한 사람은 살아있는데 왜 제가 죽어야 한다는 거죠?”

 라고 물었다.

  “전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도왔는지 아십니까? 그런데 왜 제가 죽어야 하느냐구요.”

 라고 따지기도 했다. 과거의 그라면 그런 그에게 뭐라고 했을까. 소녀가 살아있다면 그녀를 의심했을 것이다. 물론 의심만 할 뿐 그 이상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가 사라진 지금 범인일 수 없다.

  “범인을 모르잖아요. 전 탐정이 아닙니다. 범인을 잡아야 할 필요가 없어요.”

 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런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라고 했다. 그러자 누가 들어주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연쇄살인범을 죽이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 정도의 정의감이 있다면 자신을 도와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소녀가 있었다면 비웃었을 것이다. 친구가 죽어가는데도 모르는 척 할만큼 비겁한데 사람을 도와줄 거라고 기대하냐고.

  며칠 전 골목길에서 심하게 싸우는 걸 보게 됐다. 구경꾼이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없는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둘 다 술에 취한 모양인지 발음은 좋지 않았다. 술 취한 사람들은 잘못 건드리면 위험할 수 있다. N은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려는데 누군가가

  “넌 역시 비겁해.”

 라는 귀에 익은 목소리에 순간 멈칫했다. 이 목소리는 분명히 소녀의 것이었고, 그녀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한 발을 내딛으려는데 아마도 소녀가 살아있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면서 가서 말려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N은

  “이제 전 사람이 아니라 마귄데요, 뭐!”

 라고 말하며 남자를 봤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역시나 안 통하는 군. 하고는 N의 눈을 손으로 가렸다. 당황한 N이 뒷걸음치기 전에 남자가 손을 뗐다. 어느새 장소는 N의 원룸이었다.

  “이제 정말 마귀가 됐나 봐!”

 라고 남자가 말했다. 처음 명석을 보러 갔다 와서 화를 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살아서 돌아다닐 수 있는 거냐구요.”

 라고 말하면서. 남자는 왜 명석을 죽이지 않았냐고 물었다. 명석은 어차피 나쁜 놈이 아니냐고 했다. 그가 죽는다고 해도 슬퍼할 사람이 없을 거라고 했다. 오히려 그런 사람을 죽이고 눈동자들을 땅에 묻는 것도 좋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 내지는 경고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네가 죽이면 되는 거잖아.”

 라고 말했다. 소녀가

  “얜 못해요. 비겁하니까요.”

 라고 말하기는 했다. 왜 대답하지 못했을까. 그때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그랬다. 그게 전부였다.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해도 사람이니까 함부로 죽이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배웠다. 살인은 나쁜 것이라고. 그러자 소녀는

  “그래. 너한테 누군가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구나. 그렇게 인류애가 넘치는데도 왜 친구가 죽어가는 건 모르는 체했을까. 아 맞다. 너한테는 친구라고 해도 사람이 아니라면 죽어도 된다는 말이구나. 미안해. 난 죽고 싶지 않아.”

 라고 비꼬았다.

  “죽인다고 해결되느니 건 아니잖아. 그리고 법이 있는데 마음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말했지만, 소녀는 그런 N을 쏘아봤을 뿐이다.

  “그럼 죽이라고 나보고 가라고 한 거였어?”

 라고 묻자, 소녀는 피식 웃고는

  “그럴 리가요. 그쪽은 마귀가 아니라 사람인데 말이죠. 사람이 함부로 살인을 해서는 안 되죠.”

 라고 말했다.

  “제가 협박 편지를 보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라고 물었다. 그 질문에 당황했는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럴 리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연쇄살인범을 죽였지만, 그전에도 그 이후로도 사람을 죽였다는 걸 본 적은 없어요.”

 라고 말했다. 사실 연쇄살인범도 내가 죽인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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