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7월 21일, 부산에서 출발해 서사모아로 향했던 '뉴 코리아 플랜'의 배가 서사모아의 아피아에 상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일주일 늦은 1950년 7월 28일 오후 11시, 최후의 연대가 타고 온 여덟 척은 해안가 불빛을 따라 간신히 서사모아 사바이섬 북쪽에 위치한 사퓬에 긴급 상륙한다. 서귀포에서 출발했던 열 척의 선박 중 두 척은 중간에 풍랑을 맞아 무전이 끊기며 실종되고 여덟 척만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사히 도착한 보급수송중대원들은 진수보 소령의 지시에 따라 신속하게 사퓬 인근의 낡은 교회에 모든 남은 물자를 옮겼다. 그리고 굶주리고 오랜 여정에 지친 대원들을 쉬게 하였다.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서사모아 주민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전쟁피난민의 행색을 한 그들을 본 주민들은 즉각 당시 서사모아를 통치하던 뉴질랜드 신탁정부에 신고한다.

　조사결과 뉴질랜드 신탁정부는 그들이 대한민국 국군 잔당임을 알게 되었고, 배를 타고 넘어 온 병사들과 이들이 가지고 온 물자들은 임시로 정부가 뉴 코리아 플랜에 끼워 추가로 관리하는 것으로 하고 아무런 문제 없이 그들을 받아들였다.

　진수보 소령과 최후의 연대 2, 3연대와 보급대 대원들은 남조선 섬멸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토벌에 참여했던 조선인민군 제2사단을 선두로 평양 개선식도 성황리에 마쳤다는 뉴스를 전해 듣고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이미 조선공화국에 의해 민간인도 학살한 잔인무도한 반란군이자 테러범들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공화국의 발표와는 달리 서귀포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위한 항쟁을 한 것이며, 3일간 치러진 항쟁의 이름은 서귀포항쟁이라 이름 붙이기로 하였다.

　“울지 마라. 우린 죄인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살아남아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

　진수보 소령이 억울함과 동료들을 희생시켜 얻은 목숨이라는 죄책감에 흐느끼는 대원들을 위로하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본인 역시 흘러나오는 눈물 때문에 애꿎은 하늘만 계속해서 노려보았다.

　최후의 연대 중 살아남은 2연대와 3연대, 그리고 보급대의 모든 대원은 자신들이 살아남은 이유와 목적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들의 이제 남은 임무는, 전투력을 보충하고 서사모아 정부의 관리를 받는 우리 물자들을 다시 꺼내어 다시 한반도로 넘어가 우리의 땅을 되찾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의 존재 이유이다. 그러려면 일단 여기 서사모아에서 살아남고, 동쪽 우폴루섬에 정착했다는 뉴 코리아 플랜의 대한민국 국민대표들과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진수보 소령은 눈물을 흘리며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렸다.

　"대한민국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