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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원나잇 바디샷
작가 : 아스테리아
작품등록일 : 2020.9.1

그의 입술이 내려왔다. 쇄골을 깊게 핥은 그가 하랑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테킬라 잔을 들어 삼킨다. 목울대가 아래위로 움직인다. '하, 이런 섹시한 대나무숲을 봤나.' 에덴의 동산에는 대나무숲이 있다. 그가 자꾸 꼬리를 흔든다. 이리와 여기 이 탐스러운 선악과를 한번 먹어보라고... "당신이 먹는 열매가 당신을 천국으로 보내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과감하게 한번 먹어봐요." 섹시한 대나무숲의 유혹이 시작된다.

 
19. 부드럽고, 뜨겁고, 강렬한 두 번째 밤
작성일 : 20-09-30 23:25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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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든은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을 모두 표출하려는 듯 강하게 하랑의 입속으로 파고들었다. 허리를 세게 끌어안는 바람에 하랑의 몸이 뒤로 젖혀졌다. 그의 긴 손가락이 하랑의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든다.

 

 하랑도 두 팔을 올려 이든의 목을 끌어안았다. 깊게 파고드는 그의 말랑한 살결에, 잠시 떨어질 때마다 내쉬는 뜨거운 숨결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가 하랑을 강하게 빨아들일 때는 저도 모르게 ‘흐응’ 하며 목을 간질이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런 하랑의 반응에 만족한 듯 이든은 고개를 반대로 틀며 조금 더 깊게 그녀를 탐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진한 키스가 끝나고 아쉬운 듯 얼굴을 맞댄 두 사람의 가쁜 호흡이 이어졌다. 당장에라도 다시 입술을 맞댈 수 있을 만한 거리.

 

 엄지손가락으로 하랑의 입술에 남아있는 타액을 쓸었다. 부드럽게 미소 지은 이든이 가볍게 ‘쪽’ 하며 입을 맞추더니 뺨에, 코끝에, 이마에도 차례로 입술을 부딪쳤다.

 

 “하… 오늘 일 다 했네요.”

 

 자신을 꽉 끌어안는 이든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이렇게 좋은데… 진작 이 사람의 손을 잡을 걸 그랬다.

 

 이미 야근은 물 건너간 상황. 이든은 하랑의 손을 잡고 회사를 나섰다.

 

 그녀의 집으로 가는 차 안. 한 손은 하랑을 꼭 잡은 채 부드럽게 핸들을 돌리는 이든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조각같이 뻗어져 내려오는 콧대와 보드랍고 촉촉한 입술.

 

 또, 하고 싶다.

 

 “그렇게 쳐다보면 운전 집중 안 되는데요.”

 

 이든은 잡고 있던 하랑의 손을 당겨가 손등에 입을 맞췄다.

 

 “조금만 기다려요. 사고 나면 안되니까.”

 “사고 나면 안되죠.”

 “응. 이제부터 시작인데. 앞으로 하랑씨랑 오래오래 행복하려면 안전운전해야죠.”

 

 말도 참 예쁘게 해. 박이든, 못하는 게 뭐니?

 

 두 사람을 태운 차가 비눗방울을 타고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다.

 

 

 * * *

 

 

 집 앞에 도착한 차 안에서 이든이 하랑을 향해 돌아앉는다. 하랑도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배 안 고파요?”

 “고파요.”

 “근처에서 뭐 좀 먹고 올까요?”

 “집에 라면 없어요?”

 

 라면이라는 말에 하랑이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거 너무 식상한데요.”

 “무슨 생각 한 거예요? 난 진짜 라면이 먹고 싶어서…….”

 

 이 능구렁이를 어찌할까.

 

 하랑이 조수석 문을 열면서 이든에게 고개짓을 했다.

 

 “올라가요.”

 

 손을 꼭 잡고 계단을 밟아 올라가는 발걸음이 어쩐지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기분이다. 3층까지의 계단이 이렇게 짧았던가. 금세 문 앞에 다다랐다.

 

 문을 열기 전에 뒤돌아서 이든을 바라보았다.

 

 “여기 들어가면 오늘 못 나올지도 모르는데.”

 “바라던 바예요.”

 

 ― 철컥.

 

 문이 닫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끌어안았다. 입술이 닿고 서로를 강하게 갈망한다. 하랑은 현관문을 등지고 다시 한 번 그에게 매달렸다. 이든이 하랑의 등을 천천히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거칠고 뜨거운 숨결과 함께 입술이 떨어지고

 

 “……라면 부터?”

 “아니, 하랑씨 부터.”

 

 하랑의 도톰한 입술을 다시 머금는다. 깊게 빨아들이며 걸음을 옮겼다. 뒷걸음질 치는 하랑이 넘어지지 않도록 허리를 끌어안으며.

 

 현관에서 침실까지 가는 길에 한 꺼풀씩 떨어져 나간 옷가지가 줄을 만들었다.

 

 털썩, 침대 위로 쓰러진 하랑의 위로 이든이 올라왔다.

 

 “고마워요.”

 “뭐가요?”

 “넘어와 줘서.”

 

 그 말 뒤로 다시 입술이 겹쳐졌다. 가벼운 입맞춤과 함께 떨어진 그의 입술이 아래로 향한다. 부드러운 손길로 하랑의 가느다란 선을 어루만지고, 뜨거운 숨결로 입 맞춘다.

 

 하랑이 흠칫 놀라면 조금 더 집요하게, 파르르 떨면 조금 더 부드럽게.

 

 그러던 이든이 ‘아…….’ 하며 하랑의 배 위로 머리를 떨어뜨렸다.

 

 “응?”

 “나… 없어요. 이럴 줄 몰라서 준비 못 했어요.”

 

 이든이 울상이 된 표정으로 하랑을 내려다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하랑은 그의 뺨을 두 손으로 감쌌다.

 

 “어떡해. 나도 없는데.”

 “근처에 편의점 있죠? 금방 갔다 올게요.”

 “네.”

 

 이든의 뺨을 잡은 손을 당겨 가볍게 입을 맞추자 이든이 다시 깊게 자신을 밀어 넣었다. 진한 키스 후에는 어김없이 하랑의 얼굴 곳곳에 ‘쪽쪽’ 입을 맞춘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든이 길을 만들어둔 옷을 집어 입었다. 그리고 이불을 끌어와 덮고 앉아있는 하랑의 이마에 다시 한 번.

 

 “갔다 올게요.”

 “갔다 와요.”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는 그의 손길에 자신도 모르게 눈이 가늘게 휘었다. 그의 큰 손에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하랑은 긴 원피스형 티셔츠로 갈아입고 부엌으로 갔다.

 

 “음… 진짜 라면밖에 없네. 이걸로 좀 그런가?”

 

 냄비에 물을 담아 올렸다. 스프를 넣은 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르기 시작할 때.

 

 ― 딩동.

 

 이든이 돌아왔다.

 

 “좋은 냄새.”

 “라면 끓이려고요. 다른 걸 해줄까 했는데 아무것도 없네요.”

 

 문을 열어주고 냄비 앞에 선 하랑의 뒤로 이든이 다가왔다. 뒤에서 허리를 안은 이든이 어깨 위로 턱을 올려둔다.

 

 “아쉽다… 하랑씨가 먼저였는데.”

 

 이든의 입술이 하랑의 목을 간지럽힌다. 입을 맞추고 살짝 깨물어도 본다.

 

 “자국은 안돼요.”

 “알았어요. 이따가 등에다가는 남겨도 돼요?”

 

 처음 만났던 그 날. 하랑의 등에 자극적인 자국을 남겨 두었던 이든이었다.

 

 이든이 작게 쿡쿡거리며 웃었고, 하랑이 고개를 살짝 돌리며 그를 흘기다 같이 웃어버렸다.

 

 식탁 위에 올려진 냄비에서 뽀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탱글하게 익은 구불거리는 면발을 들고 후후 불어 입안으로 쏙 집어넣는다.

 

 “아- 예쁘다.”

 “응?”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하랑이 눈을 들어 올렸다.

 

 “어쩜 먹는 것도 이렇게 예쁜지.”

 

 겨우 이런 걸 보면서도 배시시 웃는 걸 보면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나 보다. 하랑은 호로록 면발을 빨아들여 꼭꼭 씹는다.

 

 “나 원래 예뻐요.”

 “알아요. 근데 직접 말로 해줘야 한데요.”

 “누가 그래요?”

 “티브이에서 봤어요. 식물한테도 예쁘다, 사랑한다. 좋은 말 많이 해주면 더 예쁘게 쑥쑥 자란다고.”

 

 이든이 팔을 쭉 뻗어 하랑의 머리를 쓰담 쓰담 한다.

 

 “우리 하랑이 예쁘다.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해줄 테니까 무럭무럭 자라라-.”

 “그러면서 은근슬쩍 말 놓는 거 아니죠?”

 “아, 들켰다.”

 

 호로록 면발을 빨아들이는 소리, 도란도란 부드러운 이든의 목소리, 가랑가랑 굴러가는 하랑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진 저녁이었다.

 

 나란히 서서 이를 닦고, 침실로 들어선 하랑을 등 뒤에서 끌어안은 이든이 하랑의 목으로 고개를 내린다.

 

 “우리 이제 후식 먹을까요?”

 “좋아요.”

 

 아까 말한 것을 지키기라도 하려는지 그의 입술이 하랑의 등을 떠날 줄 모른다.

 

 「등… 민감해요?」

 「…… 네.」

 

 아마도 그날 자신이 느꼈던 것과 하랑의 말을 기억하는 것이겠지.

 

 뜨거운 이든의 숨결이 닿을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듯 몸을 움찔거리던 하랑을 돌려 눕혔다. 한참 등을 간지럽히던 이든이 이제 하랑의 입술을 찾는다.

 

 그의 입술과 숨결, 손이 하랑의 몸 하나하나를 자극하다가, 이내 깊게 겹쳐왔다.

 

 “기억나요?”

 “뭐요?”

 “우리 둘의 취향.”

 “…응.”

 “부드럽게 그리고 뜨겁게, 강렬하게.”

 

 오늘도 그는 하랑을 끊임없이 만족시킨다. 이든의 움직임에 휘어지는 허리. 두 팔로 그의 목을 끌어안으면 뜨거운 숨결이 귓가에 와서 닿는다.

 

 달콤하게 속삭여오는 그의 목소리에 입꼬리가 올라가면 그 위로 이든의 입술이 다가왔다.

 

 한없이 부드럽고, 뜨겁고, 강렬하던 이든이 하랑의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거친 숨을 내뱉는 그의 무게감이 기분 좋게 하랑을 눌러온다.

 

 “아… 나 너무 푹 빠진 거 같아요.”

 

 한쪽 팔로 몸을 받치고 하랑을 내려다보는 이든. 땀에 젖은 앞머리가 매혹적으로 빛난다. 부드럽게 미소 짓는 그의 뺨을 쓰다듬고, 젖은 앞머리를 어루만졌다.

 

 “박이든씨.”

 “네?”

 “다른 여자 앞에서 이렇게 웃지 마요.”

 “안 그래요.”

 “그랬어.”

 

 이렇게 예쁘게 웃는 니가, 손이 닿으면 내게 왔다가 손을 놓으면 멀어졌어.

 

 하랑이 팔을 뻗어 휴대폰을 손에 쥐었다.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찾는 그녀의 뒤로 이든이 다가와 앉았다. 두 팔로 허리를 감아 안고, 뺨을 맞대어 함께 액정 화면을 보았다.

 

 “이거 봐, 이거 봐.”

 

 하랑이 민지의 인별에 올라가 있는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어?”

 “사귀는 거 아니라며. 근데 왜 이렇게 예쁘게 웃는 거야?”

 

 하랑이 손가락을 움직여 화면을 확대해 미소 띤 이든의 얼굴을 크게 만들었다.

 

 “내가 이걸 이렇게, 이렇게 해서 보다가 잘못해서 좋아요 까지 눌렀다고.”

 

 툴툴거리는 하랑의 말에 이든이 어깨에 이마를 묻고 들썩이며 웃다가 이내 ‘하하’ 소리까지 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계속 화면을 확대시키는 하랑의 몸을 돌려 자신의 위에 앉혔다.

 

 이든의 다리 위로 올라타 앉은 하랑을 꽉 끌어안았다.

 

 “이렇게 귀여우면 나보고 어쩌라고…….”

 “나 지금 귀여우라고 그러는 거 아니거든?”

 “근데 말 놓기로 한 거예요?”

 “…나만. 내가 놓고 싶을 때만.”

 “마음대로 해요. 난 뭐든 좋아.”

 

 하랑의 허리를 끌어안은 이든의 손이 다시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잠깐… 방금 했어.”

 “앞으로 안 물어 본다고 했는데.”

 “그래도 이건…….”

 “진하랑씨가 너무 귀여워서.”

 

 하랑이 올라타 있는 이든은 이미 준비가 끝났다.

 

 “체력도 좋아.”

 “그래서 싫어요?”

 “아니… 좋아.”

 “나 이렇게 된 거 다 당신 때문이야. 그러니까 책임져줘요.”

 

 하랑이 이든의 목에 팔을 감으며 먼저 입을 맞췄다.

 

 “내가 책임질게. 박이든.”

 

 둘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서로를 강하게 끌어안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함께했다. 하랑이 힘들지 않도록 가느다란 허리를 감아 잡은 뜨거운 손길에 함께 달아올랐다.

 

 

 

 이든의 팔을 베고 눈을 뜨는 아침이라니.

 얼굴 앞에 펼쳐진 그의 근육 진 넓은 가슴팍이 눈 안에 가득 들어왔다. 손끝을 살며시 가져다 대보았다.

 

 매끈한 근육 위를 감싼 부드러운 살결. 그 만의 체향이 느껴진다.

 

 “일어났어요?”

 

 하랑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일어나 있었던 건지, 머리 위쪽에서 그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울렸다.

 

 “잘 잤어?”

 “응. 너무.”

 

 이든이 두 팔로 하랑을 감싸 안으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당신한테서 좋은 냄새 나.”

 “너한테 서도 좋은 냄새 나.”

 “흐음.”

 “일어나자. 출근해야지.”

 

 하랑이 품 안에서 몸을 움직이자 더 강하게 힘을 줘 가둬버리는 두 팔.

 

 “출근하기 싫다… 휴가 쓸까요?”

 “에이, 안 돼.”

 “나 대푠데?”

 “그러니까 더 안되지.”

 “아… 안 갈래. 더 안고 있을래.”

 

 투정부리는 이든의 목소리. 강한 두 팔. 하랑도 이렇게 더 안고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일단 시간 좀 보고. 이러다 지각하면 어떡해.”

 

 몸을 일으켜 침대 헤드에 놓인 시계를 확인했다. 여섯 시 반.

 

 “몇 시에요?”

 “여섯 시 반.”

 “그럼 이리 와요.”

 “꺅!”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이든은 하랑을 당겨 눕힌다.

 

 “한국인은…….”

 “뭐, 삼세 번이라고?”

 “잘 아네.”

 

 그날도 그랬지. 그리고 그 세번이 모두 완벽했다.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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