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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서사모아
작가 : 갑주어
작품등록일 : 2020.9.22

1950년 7월 15일, 우리가 아는 대한민국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전쟁에서 패한 이들이 망명한 곳은 다름아닌 남태평양 환상의 섬, 서사모아 제도.
그곳에서 50년 전, 태평양 깊이 잠들어있던 대한민국의 한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13화 - 남조선 섬멸전
작성일 : 20-09-30 23:22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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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드립니다, 총참모장 남일 대장 동무.”

 “사단장 동무들도 수고했어.”

 조선인민군의 자랑스러운 총참모장이시며 부산에 입성해 대한민국의 최후를 눈앞에서 본 남자, 총참모장 남일 동무는 남조선 부통령의 항복문서에 서명한 후, 옆에서 참관으로 서 있던 나의 손을 굳게 잡아주었다. 총참모장 동무와 나는 소비에트 연방의 명문 대학인 톰스크 국립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알게 된 사이로, 소비에트 민정청에도 같이 배속되어 지금까지 함께하는 사이다. 나는 당시 유창한 통역관이자 뛰어난 교육 전문가인 총참모장 동무를 늘 존경했기에, 동무를 모시면서 통일 전쟁을 마무리했음에 정말 심장이 터져 나올 정도로 감격하고 있다.

 부산에 입성한 우리 혁명 동무들은 부산시청에 우리 자랑스러운 깃발을 꽂았고, 남조선 부통령부터 같이 앉아 있던 간나들까지 모조리 체포해 평양으로 올려보냈다. 남조선 주민들은 우리 앞에 땅에 엎드려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전쟁은 우리 혁명의 승리로 끝났고, 미제 놈들과 연합군 놈들이 물러갔으니 평양에 개선하는 것만 남았다. 한 달간의 전쟁속에서 전장에 있었던 모든 혁명 동무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동무는 엿새 뒤인 7월 21일에 평양 개선식을 할 수 있도록 준비명령을 내렸다. 이에 부산에 입성하여 점령하고 있던 조선인민군 제1사단, 2사단, 3사단 장병 동무 모두가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집에 간다!”

 내 병사 동무 중 한 동무가 소리치자 모두가 해운대 앞바다가 떠나가도록 소리쳤다. 그들을 내려다보며 나도 껄껄 웃었다.

 

 하지만 우리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두가 희열에 가득 찬 그때, 총참모장 동무와 나를 포함한 사단장 동무들은 부산시청 옥상에 천막을 치고 노획한 미제 술을 마시며 승리를 맛보고 있었던 그때, 정보국 요원이 총참모장 동무에게 긴급한 보고를 올렸다. 바로 남조선군 잔당 중 1개 대대 규모가 우리가 입성하기 직전, 혼란을 틈타 한반도 남쪽의 큰 화산섬인 제주도로 도망쳤다는 것이다.

 몇몇 사단장 동무들은 이에 모두가 말없이 심각해졌다. 왜냐하면, 엿새 뒤인 20일에 평양 개선식을 치르며 공식적인 통일 선포 진행을 밟아야 할 것인데, 그들이 제주도로 가서 주민들을 선동하여 무장봉기를 일으키면 통일 전쟁에서 승리한 공화국 얼굴에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이며 이는 곧, 여기 부산에서 탈출을 저지하지 못한 우리의 실책이고 실책은 곧 숙청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 된 병사 동무들을 이끌고 간다는 게 쉽지 않았다. 또한, 우리 인민군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해군이 전무 하다시피 한 점이다. 지상전에서는 우리를 이길 자가 없겠지만, 해군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내 사단의 동무들만 해도 바다 경험이 없거나 적은 이들이라 제주도에 상륙하여 전투를 벌인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모두가 고민하던 그때, 총참모장 남일 동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제주도로 도피한 남조선 잔당들을 토벌할 때까지 절대 평양 개선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총참모장 동무가 본인이 그 선두에 설 것이니 지금 부산에 들어와 있는 3개 사단 중 한 사단은 부산에서 모든 선박을 끌어모아 당장 제주도로 향하여 상륙작전을 시도해 최소 닷새 안에 섬멸전을 종결짓자는 제안을 했다. 이 중 한 사단은 제주도로 곧바로 쳐들어가고, 한 사단은 만일에 대비해 목포로 재진격하며, 나머지 한 사단은 부산에 주둔하며 치안유지와 보급지원에 만전을 기하자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곧바로 ‘남조선 섬멸전’이라는 이름으로 기안되었으며, 의논을 통해 내가 지휘하는 2사단이 총참모장 동무와 함께 제주도로 향하기로 했다. 1사단은 목포로 향하고, 3사단이 부산에 남는 것으로 작전이 세워졌다. 이에 나를 포함한 각 사단장들은 곧바로 연대 및 대대 지휘자들을 모두 불러모아 작전에 대한 심각성을 알렸다. 다행히 모든 장병 동무가 상황을 이해해주고 곧장 제주도로 진격할 준비를 시작했다.

 

 남조선 섬멸전은 밤이 되서야 최고사령관 동무의 허가를 받았다. 이에 총참모장 동무는 주먹을 불끈 쥐며 나의 어깨를 잡았다.

 “7월 20일까지 반드시 섬멸전을 완료해야만 한다. 그리고 자네랑 내가 평양에 가장 먼저 개선하는 거다.”

 나는 총참모장 동무에게 힘 있는 경례로 답했다. 옆에 같이 서 있었던 1사단장 동무는 총참모장 동무에게 경례한 후 곧바로 장병 동무들과 함께 목포로 향했다.

 

 우선 제주도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는 우리는 예전에 제주에서 무장봉기를 일으킬 때의 보고서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기 시작했다. 상륙하기 좋은 해변의 위치와 적이 이용하기 좋은 관공서나 학교, 회관 같은 건물들의 위치까지 모두 파악했다.

 승리의 밤이 될 수 있었던 7월 15일 밤은 그렇게 지나가고 16일 아침이 밝았다. 총참모장 동무는 아침부터 시작된 나와 사단 작전참모들과의 제주도 상륙작전 회의에 직접 참여해 조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는 제주도의 정보를 확실하게 알고자 연락이 가능한 남로당 간부들을 통해 정보를 듣고, 입수한 제주도 지도를 보며 상륙작전 경험이 없는 우리 동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장 짧은 시간에 섬멸전을 종결할 작전을 설계했다. 사단 내 지휘관들은 사용 가능한 모든 총기와 탄약, 폭탄류,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차량과 선박을 3사단 동무들과 함께 긁어모았다.

 

 그렇게 준비작업은 꼬박 한나절이 걸렸다. 다행히 조선인민군 해군 동함대사령부에서 지원을 받아 부족한 해상전력을 보완했다. 그리하여 우리 2사단 장병 동무 모두가 타고 갈 선박은 준비가 끝났고, 연료도 넉넉했다. 나는 장병 동무들에게 빨리 모든 물자를 선박에 적재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 총참모장 동무의 제안으로 목포에 주둔하고 있던 중대에 연락하여 미리 제주에 상륙해 놈들을 파악해보라는 명령도 내렸다. 가장 좋은 미래는 선발대로 간 중대가 그들을 제압하고 그 후 우리가 상륙하여 제주도를 완전점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17일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식사를 한 뒤, 미비된 점을 보완하며 적재한 물자를 확인하고 군장 검사까지 마친 뒤 모든 사열준비가 끝나자 나와 2사단 장병 전체는 총참모장 동무에게 보고했다. 이때는 이미 석양이 부산항에 드리워질 즈음의 초저녁이었다.

 “조선인민군 제2사단 작전 개시 준비 끝!”

 총참모장 동무는 파이프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며 마이크에 대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무들, 우리의 길었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한반도 해방 통일 전쟁은 1달 만에 끝났다. 동무들의 거침없는 패기와 근성이 불러온 역사적인 순간임은 그 누구보다 동무들이 잘 알 것이다.”

 총참모장 동무의 말을 들은 모든 장병 동무들은 미소를 지었다. 얼굴에 난 상처도, 팔과 어깨와 다리에 난 상처도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되겠지만, 지금 그 상처들은 흉터가 아닌 훈장이나 다름없는 든든한 표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자긍심에 계속해서 재를 터는 이들이 있다. 누군가?!”

 반전된 총참모장 동무의 물음에 모든 장병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러자 총참모장 동무가 소리쳤다.

 “바로 제주도로 도망친 악마들이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장병 동무들은 총참모장 동무의 말에 화답하듯 분노의 함성을 내질렀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무들, 이제 진정한 끝맺음의 시간이 왔다. 우리 중에는 회령에서 온 동무도 있는 것으로 안다. 공화국의 승리를 위해, 나아가 한반도의 해방과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총칼을 잡고 회령부터 부산까지 달려온 동무의 여정은 자랑스런 공화국의 통일 전쟁 승리로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동무의 노력은 알아주지 않는지, 그 동무를 우리 민족의 최남단 섬까지 가게 만들었다. 그게 누구 때문인가!”

 “제주도로 도망친 간나새끼들 때문입니다!”

 총참모장 동무의 연설에 고무된 장병 동무들이 분노에 휩싸여 소리쳤다. 확실히, 회령에서 온 동무들이 몇이나 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우리 부대는 평안북도 출신들이 많아 부산까지 한반도를 횡단한 동무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총참모장 동무의 연설을 통해 가슴속 불을 지피게 됐다.

 “이제 우리는 공화국이 치를 마지막 전투의 선봉에 서게 된다. 이 작전을 마지막으로 한반도에는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것이며, 동무들은 총칼 대신 책을 잡을 것이고 인민군복 대신 인민복을 입고 딱딱한 건빵 대신 개운한 고깃국을 먹게 될 것이다!”

 총참모장 동무가 뜨거운 연설을 마치가 모두가 전투 함성으로 들끓었다. 가슴을 울리는 연설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사열을 마친 우리 조선인민군 2사단은 최후의 전장, 제주도로 출발했다.

 

 “정탐은 실패했습니다. 중대장 동무가 기습에 당해 붙잡혔으며, 적은 무장한 보병 1개 대대 이상의 규모라고 합니다.”

 부산항을 떠나 밤하늘을 바라보며 남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던 중, 무전을 통해 선발대로 보댔던 목포 주둔 중대의 작전 실패 소식을 들었다.

 “아무래도 적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단단할지도 모르겠다. 정신 바짝 차리고 본격적으로 작전을 개시한다.”

 총참모장 동무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써 1950년 7월 19일 00시, 남조선 섬멸전이 시작되었다.

 

 남조선 섬멸전이 개시되고 4시간 후인 1950년 7월 19일 오전 4시, 우리는 작은 불빛이 간간히 보이는 항구에 도착했다. 지도상으로 확인해보니 이곳이 바로 제주항 바로 앞바다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린 모든 군함의 시동을 끄고 상륙작전을 대기하였다.

 “포격 개시.”

 총참모장 동무의 명령이 떨어지자 동함대사령부에서 파견 나온 군함에서 일제히 포격을 시작했다. 고요했던 밤바다를 찢어발기는 듯한 함포는 무시무시한 불덩이를 쏘아 올렸고, 그 불덩이들은 저만치 힐끔힐끔 보이던 제주항을 불바다로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아무렇게나 포격하는 게 아니라 미리 사전에 예상해둔 지점을 타격했다. 이는 남조선 잔당들이 매복했을거라 예상되는 지점들이었다.

 “포격 중지. 상륙작전 개시.”

 3분이 넘은 함포사격으로 제주항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린 후, 총참모장 동무가 상륙작전을 지시했다. 이에 각 상륙함에 명령이 떨어졌고, 장병 동무들은 해 본 적 없는 상륙작전이지만, 두려움 없이 용감히 해변으로 돌격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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