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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서사모아
작가 : 갑주어
작품등록일 : 2020.9.22

1950년 7월 15일, 우리가 아는 대한민국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전쟁에서 패한 이들이 망명한 곳은 다름아닌 남태평양 환상의 섬, 서사모아 제도.
그곳에서 50년 전, 태평양 깊이 잠들어있던 대한민국의 한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12화 - 최후의 연대
작성일 : 20-09-30 23:21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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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이 패망했습니다.”

 제주도에 그 사실이 알려진 것은 실제 대한민국의 최후가 있었던 1950년 7월 15일부터 하루가 지난 17일 새벽이 되어서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김성은 중령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어째서...”

 주저앉은 김성은 중령이 중얼거렸다. 나는 그를 부축해 옆의 의자에 앉혔다. 손수건으로 마른 이마를 두어 번 닦아낸 김성은 중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말이 사실입니까?”

 “하루 전 새벽, 이시영 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들은 부산시청에서 항복문서에 서명했으며, 그 날 정오에 곧바로 국방군은 모두 무장해제를 당했습니다.”

 김성은 중령에게 대한민국의 패망 사실을 알린 이가 대답했다. 그는 진수보 소령으로, 본래 대한민국 해방병단 소속으로 손원일 제독 아래 우리 함선을 관리하던 장교다.

 항복문서에 서명하여 대한민국 패망한 아침, 그 날 정오에 전국의 모든 국방군은 무장해제를 당했고, 모든 총기, 탄약, 폭탄류, 차량, 장갑차에 함선까지 물자란 물자는 조선인민군에 강제 인계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순순히 따라주기 싫었던 손원일 제독은 마지막 명령으로 최후에 남은 LSI 보병상륙정 4척, LST 전차상륙함 2척, YO-1 연료운반정 5척에 남은 국방군 1개 대대 인원과 물자를 쓸어 담아 비밀리에 진수보 소령으로 하여 부산을 탈출시켜 제주도로 보낸 것이다. 아쉽게도 백두산함과 같은 전투함은 인민군이 초기에 탈취하여 가져오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게 가져온것도 하늘이 도운 결과입니다. 많은 우리 국민이 부산 앞바다에서 각종 배를 타고 일본으로 도망치려는 것을 조선인민군이 들이닥쳐 모조리 체포하거나 저항하면 살해했죠. 해운대가 시뻘겋게 물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그 틈을 타 우린 가까스로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진수보 소령이 중얼거렸다. 이 말을 들은 김성은 중령은 이마를 두 손으로 싸매며 땅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사실 제주도에는 당시 막 입대하여 훈련과정을 거치던 훈련병과 전쟁통에 자원입대한 신병들이 훈련과정 중에 있었다. 또한, 국방군의 히든카드로 활용할 ‘대한민국 해병대’가 훈련을 마치고 상륙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곳도 바로 제주도다. 본래 우리는 목포기지에 있었는데, 조선인민군이 전라남도를 점령하며 남하함에 따라 비밀리에 도망친 것이다.

 제주도에 비밀리에 정착한 우린 김성은 중령은 상부의 허가를 받아 대한민국 국방군 신병교육대 제주기지를 운영함과 동시에 제1기 대한민국 해병대를 비밀리에 만들어 준비했다. 우리의 비공식 명칭은 제주대대였다. 참고로 내 임무는 작전 장교로, 조선인민군이 들이닥치지 않는 이곳에서 해안과 오름을 이용해 병사들을 훈련하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국방군이 반격에 성공하거나 연합군과의 작전이 성사되면 훈련을 마친 이등병들을 데리고 목포에 기습 상륙하여 목포기지뿐만 아니라 목포, 나아가는 전라남도를 탈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애초에 조선인민군의 해군과 공군은 전무에 가까웠기에 우릴 방해하는 이는 없었다.

 

 제주도에 있던 경찰들은 모두 군인으로 전환하여 김성은 중령을 돕는 지휘부 행정병으로 흡수되었으며, 제주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보급이 쉬웠고, 때때로 손원일 제독이 이끄는 해방병단이 비밀리에 보급품을 지원해주어 준비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7월 10일 즈음부터는 확실히 국방군의 상황이 안 좋은지, 해방병단의 보급과 연락이 두절 되었으며 때때로 박헌영의 남로당과 이현상의 끄나풀로 보이는 빨치산들이 목포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넘어와 투항할 것을 권하곤 했다. 물론 김성은 중령은 그때마다 제주도에 있었던 훈련병들을 데리고 나가 전원 사살하여 옷을 벗기고 토막 내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 때문에 전라도에 있던 남로당과 빨치산들은 자신들이 보낸 이들이 바다 경험이 없어 빠져 죽은 건지 아니면 제주도에 가서 투항 설득을 잘 하는 건지 몰랐을 것이다. 물론 본토에서의 부산진격이 더 중요한 일이었기에 아무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그렇게 조선인민군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패망 소식 또한 하루나 늦게 접하게 된다. 그것도 조선인민군이 아닌 부산에서 도망쳐 온 대한민국 잔당 세력에게 들으니 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겠는가.

 “우선 혹시 모르니 서귀포로 옮깁시다.”

 한참을 신음하며 머리를 쥐어짜던 김성은 중령이 이내 물 한 바가지를 마신 후 정신을 되찾으며 진수보 소령에게 말했다. 부산 앞바다에서의 혼란을 틈타 도망쳤다고는 하나, 저 큰 선박들이 눈에 아예 안 보였으리라 생각하긴 힘들다. 분명 이곳으로 향하는 부대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김성은 중령은 고민은 잠시, 특유의 냉정함을 되찾으며 여기까지 오느라 지친 병사들은 물론, 진수보 소령이 가져온 모든 배와 함께 서귀포로 옮겨놓고 쉬게 했다.

 의도치 않은 비상사태에 우리도 그들을 돕고자 부대대장을 포함한 기존 해병대원들만 제주시에 남겨 지키도록 하고, 모든 훈련병을 데리고 서귀포로 이동했다. 그리고 진수보 소령과 함께 온 최후의 전우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나는 인사 장교와 함께 그들의 명부를 인계하느라 하루를 꼬박 날렸다.

 

 “보고드립니다! 1개 중대 규모의 조선인민군이 제주시에 상륙했습니다!”

 대한민국이 패망한 지 이틀째 되는 날, 7월 17일 해가 뜨자마자 서귀포 지휘소에 급한 무전이 날아왔다. 아무래도 놈들이 진수보 소령 일행을 따라올 것을 예측은 했는데, 이렇게나 빨리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제주시에 남았던 부대대장으로부터 자세한 상황을 들었다. 새벽 5시 즈음 제주항 앞바다에 상륙정 한 척이 나타나 정박하여 다짜고짜 조선인민군 보병 1개 중대가 상륙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애초에 제주시에 주둔한 우리 해병대원들은 1개 대대 규모기에 상륙을 저지하여 장교 한 명을 생포함과 동시에 나머지 인민군은 퇴각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소총만으로 무장한 탓에 퇴각하는 상륙정을 아깝게도 침몰시키지는 못했다.

 보고를 받은 김성은 중령과 우린 완전무장하여 제주시로 향했다.

 

 생포된 인민군 장교는 자신을 리유찬 대위라고 설명했다. 리유찬 대위는 조선인민군으로 목포에 주둔 중인 치안유지대 소속으로 조선인민군 육군 총참모장 남일의 명령을 받고 직접 온 선발대 장교였다. 그는 ‘남조선군 무장해제’명령을 전하며 아직 무장한 상태인 김성은 중령을 포함, 우리 모두를 규탄했다. 또한, 살아 돌아간 상륙정 덕에 곧 남일이 직접 인민군 병력을 지휘하여 이곳에 토벌 작전을 개시할 것을 예고하며 진수보 소령과 함께 제주도에 피난한 대한민국 잔당도 즉각 무장을 해제하고 모든 무기를 내일 정오까지 제주항에 자진 반납한 뒤 투항할 것을 강요했다.

 그의 말을 듣던 김성은 중령은 생포한 리유찬 대위를 감금한 뒤, 제주시 민오름에 있는 기지로 가 대책회의를 열었다.

 

 대책회의에는 김성은 중령과 진수보 소령, 그리고 해병대 중대장들과 훈련대장, 그리고 진수보 소령과 함께 온 국방군 중 장교와 부사관들이 모였다. 안건은 하나, 리유찬 대위의 말을 따라 투항하거나 아니면 대항하는 것이었다.

 물론 투항하자는 의견은 전혀 없었다. 다만 항쟁한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병력과 물자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병력은 김성은 중령과 약 340명의 해병대, 약 280명의 훈련병, 진수보 소령과 함께 온 약 420명의 국방군이 전부이며, 대전차무기나 박격포, 유탄은 전무하고 M1 개런드 소총이 주를 이루고 해병대원 중 몇 명만 M1C 저격소총으로 무장했을 뿐이었다. 기관총은 일본제 92식 기관총 세 정이 전부였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편제도 다시 해야 하고 특기와 능력에 따라 임무를 부여해야 한다.

 두 시간에 걸쳐 회의한 결과, 우리는 전면전이 아닌 게릴라전, 제주도 전역의 오름을 활용해 유격전으로 항쟁하고 도민들을 설득하여 다 같이 남일의 토벌 작전을 막아내어 대만처럼 망명정부가 세워질 수 있도록 UN측에 연락을 보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과에 도달했다.

 

 대책회의를 마친 김성은 중령은 제주시 초소를 지키는 해병대원들만 두고 모든 병사들을 모아 훈련병과 진수보 소령의 국방군이 있는 서귀포로 넘어갔다. 그리고 김성은 중령은 모든 장병을 서귀포항 앞에 모았다. 그리곤 지프 위로 올라가 크게 소리쳤다.

 “제군들, 이제부터 우리는 조선인민군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격받은 적 없는 이 제주도에 저 빨갱이군단의 총칼이 들어온다는 소리다.”

 몇몇 장병은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하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그대들에게 묻겠다.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맹세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여 최후의 대한민국을 적들에게 보여주겠는가? 아니면 시대에 편승하여 군복을 갈아입을 것인가?!”

 김성은 중령이 소리치자 장병들은 우물쭈물했다. 하지만 이내 몇 명이 용기 내어 ‘적들에게 대한민국을 보여주자!’라고 소리치자 이내 모든 장병이 단합하여 적을 쳐부수자는 의견으로 단합되었다.

 김성은 중령은 그 모습을 뿌듯하게 보고, 훈련병들은 전부 이등병으로 임명하는 계급장 수여식을 가졌다. 보급상 실제 계급장을 주진 못했기에 우린 분필로 그들의 방탄모에 계급장을 그려주었다. 패기에 비해 못 미치는 상황이어서 떨떠름했지만, 옆에서 보던 해병대원들과 진수보 소령을 따라온 국방군들이 크게 박수치고 환호하며 진심으로 그들을 축하했다. 김성은 중령은 지프에서 내려와 이등병으로 진급한 이들을 하나하나 악수하며 축하했다. 이에 나도 그를 따라 한 명씩 한 명씩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간 지겹도록 반복하던 훈련일정은 내가 짠 거라고 농담하면서.

 

 계급장 수여식을 마친 뒤, 김성은 중령은 자신이 관리해 온 해병대와 이제 막 수료한 이등병들과 진수보 소령을 따라온 국방군을 하나로 합쳐 ‘최후의 연대’ 창설식을 가졌다. 최후의 연대는 김성은 중령을 연대장으로, 진수보 소령을 부연대장으로 하여 본래의 해병대가 1대대, 진수보 소령을 따라온 국방군이 2대대, 훈련을 막 수료하고 정식 병사가 된 이등병 무리가 진수보 소령을 따라온 국방군 중 장교와 부사관들을 중심으로 따로 편제되어 보급대대 겸 3대대로 편성되었다.

 창설식은 서귀포 주민들도 꽤 많이 와서 구경했는데, 읍장을 지냈던 한 어르신이 가지고 있던 막걸리를 모두 풀어 우리에게 주었다. 사실 한 명당 한 잔밖에 안 나오는 양이었지만, 김성은 중령은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드린 후, 병사들 몰래 물을 섞어 세 배로 불렸다.

 덕분에 모든 병사가 세잔 정도를 마실 수 있었지만, 취하는 병사는 아무도 없었다.

 

 우린 창설식을 마치고 사용 가능한 모든 차량을 긁어모았다. 서귀포와 주변 민가에서도 차량을 지원받아 긁어모은 결과, 다행히 최후의 연대가 게릴라 작전을 펼 수 있는 차량은 충분히 확보했다. 확보된 차량에는 사용 가능한 모든 물자를 챙겼다.

 “국방군 만세!”

 모든 준비를 마치자 이미 해가 진 저녁이 되었다. 우리가 남일의 조선인민군과 맞서기 위해 제주시로 향하려는 찰나, 서귀포의 주민들이 길로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그들을 환호했다. 몇몇은 주먹밥을 만들고 물병에 물을 채워 전투 전에 허기를 달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청년들과 남자 학도들이 모여 120명 정도 되었는데, 이들은 김성은 중령 앞에 서서 함께 싸우겠으니 꼭 데려가 달라고 간청하였다. 김성은 중령은 이들을 3대대에 배속시키고 지게를 지게 한 뒤에 보급병으로 편성했다. 여자 학도들도 길에 나와 자신의 교복을 잘라 만든 붕대를 나누어 주고 꽃을 뿌리며 이들의 출전을 축복했다.

 최후의 연대 모든 장병은 이러한 응원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며 그저 어금니를 깨물고 묵묵히 한라산 정상을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가 한라산을 지나 제주시에 들어선 시각은 4시간이 지난 깊은 밤이었다. 제주시에 들어서자마자 김성은 중령의 명령대로 각 대대, 중대별로 정해진 오름과 지역을 점령했다. 그리고 김성은 중령은 직접 리유찬 대위의 목을 칼로 그어 죽이고 그 시체를 바다에 던져 버렸다.

 

 그렇게 우리 최후의 연대와 남일이 지휘하는 조선인민군 간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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