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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서사모아
작가 : 갑주어
작품등록일 : 2020.9.22

1950년 7월 15일, 우리가 아는 대한민국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전쟁에서 패한 이들이 망명한 곳은 다름아닌 남태평양 환상의 섬, 서사모아 제도.
그곳에서 50년 전, 태평양 깊이 잠들어있던 대한민국의 한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7화 - 홍제동 인민납골당
작성일 : 20-09-30 23:17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13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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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던 하루가 지나간 뒤, 다행히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그날 밤에 선잠을 잔 터라 다음날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는 점만 빼면.

 “어의 나으리! 오늘은 어째 컨디션이 아니시네요? 어젯밤 여자라도 사셨나?”

 그리고 저 미친 경정도 빼고.

 

 그 후 중앙보안대로부터는 두 번 다시 연락하지 않았고, 주변에서 나를 감시한다던가 전화를 도청하는 등의 빌미는 보이지 않았다. 병원장 동무나 엄정훈 동무 역시 나에게 아무런 해코지나 협박 등 행동하지 않았다. 내 아내에게도 넌지시 별일 없냐 물어보니 아무 일 없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내 기억 속에서 그 무자비한 고문을 당한 서대문인민대학 학생으로 보이는 환자로 인한 충격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낮말은 보안국이 듣고 밤말은 보안대가 듣는다는 소문에 따라 나는 서대문인민대학은 물론 중앙보안대의 지읒도 꺼내지 않았다.

 병원장 동무가 두어 번 나보고 아내가 산부인과 구역 병동에서 출산을 앞두고 입실 중이니 성적으로 쌓인 게 많지 않냐는, 내가 본인의 어려운 부탁을 들어줬으니 본인도 만약 내가 원한다면 성적으로 쌓인 걸 풀어주겠다는 웃기지도 않는 질문을 실실 웃으며 한 게 거슬리긴 했다.

 

 병원장 동무가 희대의 또라이인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병원장 동무의 이름은 이의빈으로, 나와 동문인 서대문인민대학 치과 전공으로 이곳 서울인민병원에는 의사면허를 받자마자 배치된 운 좋은 양반이다. 그리고 승진에 승진을 통해 병원장이 된 후로는 개인 비서로 엄정훈 동무를, 병원 정치장교로 중앙보안대 출신 조유광 소좌를 임명해 셋이서 뭉쳐 다닌다. 참고로 이의빈 병원장 동무와 엄정훈 비서 동무는 그래도 지나가다 병원에서 마주치는데, 조유광 소좌 동무는 이름만 들었지 본 적이 없다. 뭐, 군병원도 아니고 민간 인민병원에 배치된 정치장교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전역시키기 전에 복무 수 채워주려는 것이겠지.

 아무튼, 병원장인 이의빈 동무는 아주 성욕에 뇌를 지배당한 미친놈인데, 직접 보거나 들은 적은 없지만, 얼굴 예쁘고 몸매가 늘씬한 환자가 있으면 눈여겨봤다가 수술이나 독방에서의 치료가 있을 때 마취제를 활용해 해당 환자 몰래 강간한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뒤에서의 별명이 마취전문의다.

 그뿐만이 아니다. 요새는 잘 모르는 신입 여성 간호사 동무 중에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늘씬한 동무가 당직을 서면 야식을 만들어 준다는 핑계로 꼬드겨 마취제를 사용해 이 역시 강간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곳을 책임지는 종로보안국이나 병원 담당 정치장교인 조유광 소좌에게 여러 번 민원과 신고를 했겠지만, 어째서인지 이의빈 병원장 동무가 체포되거나 언론에 폭로가 뜬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중앙보안대가 나한테 한 것처럼 온갖 뇌물과 약점을 잡아 입을 다물게 한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미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잘 아는 이야기다. 특히, 여성 간호사 동무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으로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이며, 그 때문에 신입 간호사 동무가 예쁘고 몸매가 늘씬하면 다들 안쓰러워하며 속으로 혀를 끌끌 찬다고 한다.

 그런 희대의 또라이 병원장 이의빈 동무가 나보고 혹시라도 원한다면 성욕을 해결해주겠다고 하는 거 보면, 어쩌면 병원장 동무는 병원장 권한으로 마취제를 빼돌려 여성 간호사와 환자들을 강간할 뿐만 아니라 접대용으로도 활용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이건 또라이가 아니라 정신 나간 변태 강간마다.

 아, 이런 나쁜 생각 하면 나까지 미친 사람이 될 것 같다. 이의빈 병원장 동무도 그렇고 늘 출근길 사거리에서 만나는 박재성 경정 역시 제발 하늘에 신이란 게 있다면 저놈을 데려갔으면 좋겠다. 아, 물론 공화국에서는 종교를 지양하므로 신이란 건 없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내 아내의 출산예정일이 됐다. 아내는 점심부터 시작된 산통으로 인해 해산실로 이동했다. 나는 가보고 싶었지만 로동규정에 따라 나는 정해진 로동을 계속해야 하고, 해산실은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의료진 동무들과 산모만이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므로 어차피 나는 문 앞에서 대기해야 할 뿐이니 우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후 일곱 시가 되었는데도 아내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나의 로동시간은 종료되어 퇴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 난 해산실에 있는 산모의 가족이 기다릴 수 있는 대기실에서 계속 기다릴 생각이었기에 퇴근하지 않았다.

 지하에 있는 인민식당에 가서 저녁 식사를 간단히 한 뒤, 산부인과 구역으로 이동해 대기실로 갔다. 대기실 안내판에는 아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대기실 안내판에 이름이 있다는 것은 아직도 해산실에 있다는 이야기다. 기다릴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이상하게 대기실 담당 간호사 동무가 없다는 게 이상했지만, 내가 산부인과 구역에 대해 완전히 아는 게 아니므로 이곳은 로동시간에만 간호사 동무가 지키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에 그냥 있었다.

 다행히 나 외에도 네 명의 남자가 기다리고 있어 외롭지 않았다. 네 명 중 나처럼 양복을 입은 한 남자 외에 세 남자는 로동복을 입은 평범한 인민인 듯하다. 나를 포함해 모두 로동을 마치고 병원으로 달려와 아내를 기다리고 있는 자들이며, 자식의 생일이 같은 일종의 동창과 같은 애아빠인 셈이다.

 인사한 후 말을 들어보니 네 명의 직업은 각기 달랐다. 한 명은 마포에서 화물 상하차를 하는 동무, 한 명은 굴삭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동무, 한 명은 택시 운전사 동무, 마지막으로 양복을 입은 남자는 외교관리국에서 출국심사를 담당하는 동무였다. 이 중 나와 출국심사관 동무만 손전화를 가지고 있기에 번호를 교환하고 나머지는 명함만 주고받았다. 다행히 다들 비교적 가까이에 거주하기에 나중에 모여 막걸리라도 한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남자들끼리 인사를 주고받고 대기실에서 아내를 기다리다 보니, 굴삭기 전문 동무의 아내를 시작으로 출국심사관 동무와 나만 남기고 모두 아기가 태어나 해산실에서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에 먼저 나갔다. 출국심사관 동무와 이것저것 로동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이 동무는 생각보다 본인 로동직에 대해 지쳐있으며, 나처럼 공화국에 대해 보완해야 할 점을 세세히 생각하고 있기에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어딘가 보안대의 녹음기가 있을지 몰라 강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여덟 시가 넘어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와 출국심사관 동무는 대기실 밖 접수처에 가서 당직 간호사 동무에게 물어보았다. 간호사 동무는 확인해보겠다며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간호사 동무가 사라지고 5분 정도 지났을 바로 그때-

 꽝!

 엄청난 굉음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우리 모두를 감쌌다. 나는 무언가 날아온 것에 맞아 몇 미터 날아간 후 복도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면서 온몸에 전해지는 엄청난 고통에 눈을 뜰 수 없었다.

 “끄으으...”

 온몸에 전해진 폭발 때문에 이를 악물고 간신히 눈을 떴다. 그러자 옆 벽에는 실신한 듯 이상한 자세로 쓰러져 있는 출국심사관 동무가 보였다. 나는 온몸의 통증을 무시한 채 손을 뻗어 동무를 흔들었으나, 그는 코피만 흘릴 뿐 눈을 뜨지 않았다.

 “꺄악! 화재 발생했습니다!”

 폭발음을 듣고 올라온 듯, 다른 구역의 당직 간호사가 이를 보고 소리쳤다. 그리고 이내 많은 당직 동무들이 올라와 현장을 보고 기겁했다.

 “동무들은 창문을 모두 깨 환기해! 동무는 먼저 이 동무들부터 안전한 곳으로! 간호사 동무들은 입원환자들부터 대피시켜! 동무는 응급실과 소방서에 연락해!”

 금일 당직 구역장인듯한 남자가 일일이 지시하며 소리치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충격파로 인해 축 처진 상태로 출국심사관 동무와 함께 어떤 남자의 등에 업혀 이동되었다. 나의 기억이 거기까지였다.

 

 내가 눈을 뜬 곳은 다름 아닌 서울인민병원 응급실이다.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너무 아파서 일어서지 못한다. 고개만 살짝 돌려 주위를 보니 출국심사관 동무가 옆자리에 있었다.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외과의 동무 의식 돌아오셨어요!”

 지나가던 응급실 간호사 동무가 내가 두리번거리는 걸 발견하고 알리러 갔다. 내가 나를 진찰해 보건대, 폭발 때문에 날아온 무언가에 맞고 갈비뼈가 몇 대 나간 듯하고, 떨어지면서 뇌진탕에 꼬리뼈에 금이 간 것 같다. 왼손에 깁스가 되어 있는 걸 보니 왼팔도 부러진 듯하다.

 “동무, 나예요. 의식이 돌아온 거예요?”

 곧 의사 동무 하나가 간호사 동무와 함께 나에게 다가와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히 보니 같은 외과구역 의사 동무다.

 “동무, 일단 푹 쉬어요. 몸이 안 좋은 데다가 할 이야기가 많으니.”

 나는 그대로 고개를 두 번 끄덕이고 눈을 감았다.

 

 나는 그대로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2주가 지난 뒤에야 그럭저럭 치료되어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그간 나는 궁금한 게 너무나도 많았다. 우선 해산실에 있었던 내 아내는 어떻게 된 건지, 그 폭발은 무엇이었는지, 그 후 어떻게 됐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하지만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을까. 의사 동무와 병원 관리자 동무로부터 사건의 전개와 진실을 알게 되자 나는 그대로 휘청거리며 병실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나는 한 달을 더 입원해 있었어야 했다.

 

 사건의 전개는 이렇다.

 당시 저녁까지 해산실에는 두 산모가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 한 명이었다. 그것은 같이 있었던 출국심사관 동무의 아내였다. 내 아내는 산통이 약해지고 아직 양수도 터지지 않아 당시 내일까지 기다려보고 안되면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다시 침실로 옮겨졌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나는 이 소식을 못 들은 것인가 하니, 본래 해산실에 산모가 있다면 대기실에도 간호사 한 명이 로동시간 이후라도 당직을 서서 상황을 알려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 간호사는 현장에 있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당시 병원 정치장교 조유광 소좌 동무가 로동시간이 끝난 때를 이용해 산부인과 구역 수술 장비 점검을 하고 있어서 그곳에 잠시 불려갔다고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장비 점검 중 낙후된 산소통 관을 건드리게 되었고, 그것이 큰 폭발을 일으키며 다른 약품과 장비까지 폭발하게 되어 연쇄폭발을 일으킨 것이었다.

 그 폭발에 조유광 소좌 동무가 현장에서 폭사하였고, 간호사 동무 역시 폭사했다. 나와 출국심사관 동무는 폭발에 휘말렸다. 그리고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고, 소독과 관련된 물품이 많은 터라 크고 작은 연쇄폭발을 계속해서 일으켰으며, 안쪽 공용침실에 있던 산모들은 질식해 사망하거나 화상이라는 큰 부상으로 유산했다는 것이다.

 화재는 진압되었지만, 조유광 소좌 동무를 포함해 병원 직원 13명이 사망하였고, 내 아내를 포함한 34명의 산모가 질식해 사망, 그리고 150여 명의 직원 및 산모와 위쪽 구역 입원환자가 부상 당했다.

 이 사건은 ‘서울인민병원 대화재’사건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조유광 소좌 동무를 중심으로 합동 장례식이 광화로 광장에서 국장으로 크게 치러졌다고 한다. 그리고 각자 유가족들에게 인계되었으며, 나 같은 경우는 부상으로 꼼짝 못하는 상황이라 병원 측에서 대신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서울인민납골당에 매장했다고 한다.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정말 가슴 찢어지는 이야기다. 낡은 산소통 관 때문에 하루아침에 아내와 아이를 잃어버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운명이 또 있을까?

 무엇보다도 평소에는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조유광 소좌 동무가 어째 그 시간에 수술 장비를 점검하느냐는 말이다. 평소에 좀 하지! 엿 같은 개새끼! 미제 자본주의의 돼지새끼! 그 자식이 뻘짓하지 않았으면 내 아내는 물론, 무고한 생명이 죽지 않았을 터! 지옥에나 떨어져라, 미친 자식! 물론 네놈은 종교를 안 믿으니 지옥이란게 없겠지만!

 

 하아...

 

 그런데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이게 100% 사실이 아니라는 거다.

 위에서 말한 진실은 언론을 통해서 발표된 부분으로, 전체에서 한 부분이 거짓이다. 어떻게 알게 된 거냐면, 내가 점차 치료되고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체력을 회복했다고 생각한 친한 외과 의사 동무가 나에게 비디오테이프 하나와 작은 영사기를 건네줌으로 진실을 알게 되었다.

 “동무, 빨리 봐. 시간 없으니까. 그리고 보고 기절하거나 분노해서 폭주하면 안돼. 동무는 진실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일부러 보여주는 거니까. 나도 영상 복사하느라 위험했으니, 그 점만 명심하고 정신 줄 잡고 봐.”

 나는 의사 동무에게 고맙다 하고, 병실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하고 나서 영사기에 테이프를 넣고 영상을 재생했다.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되었다.

 

 친한 의사 동무가 목숨 걸고 복사해 온 비디오 테이프는 다름 아닌 수술 장비창고의 감시카메라다. 비디오에 찍힌 시간을 보니 18시 30분, 총 영상은 약 2시간 짜리이니 정확히 사고 현장을 찍고 있었던 것이다.

 요약하자면, 병원의 정치장교인 조유광 소좌인지 개돼지좌인지는 장비 점검을 하러 간호사 동무를 데리고 간 게 아니다. 바로 강간하러 자신의 직책을 이용해 협박하여 데리고 가 약 두 시간을 강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어둡고 쾌쾌한 창고에서 강간을 한 번 하고 만 게 아니라 총 세 번을 사정한 것을 내가 두 눈을 부릅뜨고 똑똑히 봤다. 사정하고 나서 간호사 동무에게 애무를 부탁해 다시 성기를 발기시키고 또 관계를 맺고 사정한 뒤 애무를 부탁하는 걸 총 세 번을 했다는 소리다. 그러다 오후 8시 즈음에 나와 출국심사관 동무가 접수처의 간호사 동무에게 알아봐달라고 말할 때, 창고의 산소통 주둥이의 관이 낙후되어있다는 걸 모르고 자기 제복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인 순간 산소가 발화되어 산소통이 폭발한 것이다. 마침 창고에는 에탄올과 같은 화기성 약품도 있었다.

 즉, 병원 운영에는 관심도 없고 얼굴도 안 내비치던 새끼가 어린 여성 간호가 강간하다가 뻘짓해서 그런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그런데 국장으론 이 자식이 늦은 시각까지 정치장교로서 일하다가 순직한 것으로 처리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어처구니가. 강간마를 무슨 순직으로 처리하나. 미친 공화국.

 

 나는 영상을 보며 너무 울분에 차 어금니를 꽉 깨물고 끅끅거리며 남몰래 울었다. 영사기를 너무 손으로 강하게 쥔 탓에 영사기를 반쯤 망가뜨려 버렸다. 그래도 테이프는 무사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진실을 마주하게 된 나는, 이 사실을 병원장 이의빈 동무에게 말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지금은 회복되었다고는 하나, 폭발의 후유증으로 인해 몸이 말을 안 듣기에 누구보다 빨리 몸을 회복하고자 마구 먹어댔다. 면회 온 나의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은 모두 눈물바다가 되었다. 나는 진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저 하루라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이것저것 부탁하고 먹고 운동하고 치료받았다.

 

 어느덧 시간은 2주나 흘러 폭발과 화재로 엉망이 됐던 산부인과 구역도 제 모습을 되찾았다. 그리고 대화재 사건은 마지막 한파가 몰려옴에 따라 이에 모든 관심이 쏠려 금방 잊혀갔다. 하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으니 상관없다.

 예전의 체력을 완전히 회복한 나는 그대로 퇴원 수속절차를 밟았다. 분명 나는 이 병원의 로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치료한 시술이 힘든 시술이었던 데다가 내가 1인실을 고집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괜찮다. 리황혼 대위 동무에게 받은 돈으로 지불했으니까.

 “먼저 갈게 동무. 또 올게.”

 퇴원을 마친 나는 출국심사관 동무에게 인사했다. 그는 8인실에 머물고 있었는데, 부상이 나보다 더 심했던 터라 더 오래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퇴원을 마친 나는 곧바로 일전에 받은 테이프를 복사했다. 그리고 복사본을 들고 병원장실을 찾았다. 이걸 건네준 친한 의사 동무는 말렸지만, 나는 뿌리쳤다. 이것은 분명 밝혀야 할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동무가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병원장만큼은 분명, 이 진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병원장 동무부터 경각심을 가지고 이 사건의 진실을 위해 헌신해야 이제 또 있을 여성 간호사 성 학대와 환자 강간이 없어질-

 “혹시 대화재 사건의 조유광 소좌 동무에 대해서는 아니겠지?”

 병원장 이의빈 동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는 순간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유광 소좌에 대한 분노로 인해 병원장 이의빈 동무의 본질을 깜박하고 있었다. 이 새끼도 마취약을 사용해 여성 간호사와 환자를 강간하는 또라이였지!

 “여기서 이러지 말고 들어오게. 할 말이 많을 텐데.”

 병원장 동무는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병원장실 안에는 리황혼 대위 동무부터 시작해 엄정훈 비서 동무, 그리고 그의 부하들로 보이는 불량배 네 명이 보였다.

 “1인 병실에는 모두 내가 감시카메라를 붙여놨다는 사실을 몰랐나 보군. 1인 병실에서 행여라도 공화국에 위해를 가하는 일이 없으면 안 되니까 말야. 그 덕분에 동무가 여기 올 줄 알았어.”

 병원장 동무가 사악하게 웃으며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불량배들이 나를 억지로 병원장실로 끌고 들어갔고, 문은 굳게 잠겨버렸다. 도대체 병원장으로써 병원을 위해 헌신하지는 않고 본인 성욕을 위해 개조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이봐, 친애하는 의사 동무. 오래간만이야.”

 리황혼 대위 동무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나는 그저 말없이 서 있었다.

 “혹시라도 입을 나불댈까 해서 와 봤어. 보안유지 잘 하고 있겠지?”

 “이제는 내 쪽 일도 보안유지를 좀 해줘야겠는데?”

 리황혼 대위 동무의 말이 끝나자 병원장 동무가 이어가며 빈정댔다. 그리고 엄정훈 비서 동무가 고개를 까딱하자 불량배 넷은 주머니에서 칼과 망치 등을 꺼냈다.

 “보다시피 중앙보안대 애들에 비해 더 잔인하고 정도란 걸 모르는 애들이야.”

 병원장 동무가 껄렁대며 말하자 불량배들이 키득거렸다.

 “여기서 아무것도 못 본 것으로 하고 살아갈래, 아니면 너는 물론이고 너에게 그 테이프를 준 친구 포함, 네 부모와 장인, 장모까지 그때 심문실에서 본 애처럼 만들어볼래?”

 병원장 동무가 시가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며 중얼거렸다. 이에 나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터져 나오는 눈물과 함께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나야 이제 죽으나 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에게 진실을 알려 준 친한 의사 동무와 우리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은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렇게 난 테이프 복사본을 빼앗기고 그에 관련된 모든 진실을 기억 속에 담은 채, 입을 꾹 다물고 살아가겠다고 맹세문까지 썼다.

 그리고 덤으로 사직서도 써서 제출했다.

 역겹고 두렵고 치가 떨려서 더는 여기서 일을 할 수가 없다. 역겨운 강간의 왕국인 서울인민병원은 이제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이쪽을 향해서는 방귀도 뀌지 않고 오줌도 누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서울인민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바로 직후, 나는 로동관리국을 찾아가 먼 도시의 인민병원이나 작은 산골 마을의 인민보건소에 보내달라고 신청했다.

 

 집에 돌아오니 그간 청소를 하지 않아 온통 먼지투성이였다. 나는 먼지 그대로 휘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이대로 그냥 죽어버릴까 생각도 들었다. 사랑하는 아내는 변태 강간범의 뻘짓으로 인해 사망하고, 우리 아기 역시 마찬가지고, 진실을 알게 되긴 했는데 이걸 누설하고 알렸다간 분명 엄청난 보복이 돌아올 것이다. 이대로 아가리를 닫고 살아가면 살아가겠지만, 그게 인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과 함께 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방에서 나는 그렇게 아내 대신 이불을 껴안고 통곡하며 울어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화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전 의사 나으리~ 이제 벽돌이라도 나르시렵니까? 아니면 아예 여길 떠나십니까?”

 흰 눈이 내리는 날, 아직 로동관리국에서 새 로동현장 배치 명령이 안 내려온 터라 한가하여 아내와 아기가 잠들어있는 홍제동 인민납골당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납골당 조문 규정으로 15분만 있을 수 있어 그저 꽃 한 송이 놓고 바라보는 게 다였지만 참으로 아련하고 따스했는데, 이 엿 같은 박재성 경정 덕에 기분이 아주 나빠졌다.

 “로동현장 배치 명령 하달 후 사흘 안에 현장에 등록하지 않으면 범칙금 내는 거 아시죠? 기다리겠습니다~! 후후후!”

 나는 범칙금으로 인민 삥이나 뜯는 역겨운 박재성 경정에게 한소리 하고 싶었지만, 꾹 눌러 참았다. 그저 횡단 신호가 빨리 바뀌길 소원했다.

 “참, 병원에 있다는 출국심사관 동무, 오늘내일 한다고 들었는데요. 가보셨어요? 입원해 계실 때 꽤 친하게 지내셨다는 거 같은데?”

 박재성 경정이 내 옆에 와 귓속말로 비아냥거렸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혀 한 마디 입을 열었다.

 “경정 동무, 뒷조사는 불법 아닙니까?”

 “불법 아닙니다. 제가 의사 동무랑 친하니까 친구로서 알아본 것뿐인데요.”

 박재성 경정이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어떻게든 트집 잡아 범칙금 물으려 하는 역겨운 비리 경찰의 뒷조사를 저런 식으로 포장한다는 게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그런데 문득 출국심사관 동무에 관한 말이 귀에 박혀 잠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시간도 남고 한가하니 기왕이면 잠시 얼굴이라도 보고 올까 싶어 나는 길을 돌려 그 역겨운 강간의 왕국 서울인민병원으로 향했다.

 

 “잘 왔네, 동무. 마침 부르려고 했어.”

 출국심사관 동무의 병실에 들어서니 그가 힘들지만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의 몰골은 이상하게도 더 야위고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출국심사관 동무 침상 옆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서울인민병원을 떠나 먼 곳으로 로동배치를 신청했다는 것부터 이제 죽을 때까지 서울을 떠나겠다는 말, 이제 지쳤다는 등 여러 감정을 나누었다. 사건의 진실만 빼고.

 이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2남 중 차남인데, 형은 어업을 하던 로동자였으나 7년 전에 불온단체와의 접촉을 빌미로 붙잡혀 지금 교화소에 가 있다고 한다. 부모님 중 어머니는 충격으로 돌아가시고 강원도 시골에서 아버지 홀로 간단한 청소 로동을 하며 먹고 살고 있다고 한다. 아내는 내 아내와 함께 사망했고, 이로 인해 장인과 장모는 연락이 끊어졌다고 하여 사실상 혼자가 됐다. 어쩐지 더 야위고 마음고생 한 것 같았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내 배가 관통당했다는군. 유리 파편으로.”

 그리고 단순히 마음고생으로 회복이 늦은 게 아니란 걸 알게 된 건 그가 환자복을 올려 배의 상처를 보여주면서였다. 당시 나도 폭발의 충격으로 정신을 제대로 못 차렸었는데, 당시 폭발로 날아온 날카로운 유리 파편이 그의 복부를 관통했다는 것이다. 그 부상으로 인한 피해가 회복이 어려워 장기 몇 개를 절제하는 수술을 추가로 감행했다는 것이다.

 “이제 나는 살기 어렵네, 동무.”

 그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 나는 말 없이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래서 말인데. 동무에게 부탁할 게 있어. 아무래도 난 틀렸으니까, 동무가 쓰면 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주고 싶어. 부디 받아주었으면 해, 동무.”

 출국심사관 동무는 힘겹게 침상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를 부축해주며 그가 기댈 수 있도록 식탁을 펼쳐 앞에 올려놓았다. 식탁에 팔을 걸친 그가 나에게 수첩과 연필을 달라고 하자 나는 주머니에서 내 수첩과 몽당연필을 꺼내 건넸다. 그걸 받아 든 그가 힘겹게 나에게 속삭였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인민납골당에 우리 어머니 자리가 있어. 그 안에 내가 비상시에 쓰려고 모아둔 게 있는데, 동무에게 줄게. 우리 어머니 자리는 여기에 적어 줄 테니 꼭 가봐.”

 그는 힘겹게 떨리는 손으로 본인 어머니가 봉안된 납골당 호수를 적었다. 그리고 수첩을 덮고 나에게 몽당연필과 같이 돌려줬다.

 “그뿐이야, 동무. 난 이제 곧 죽어. 부디 나 대신 그것을 유용하게 쓰기 바라. 어서 가게.”

 말을 마친 뒤 출국심사관 동무는 힘겹게 침상에 누웠다. 그리곤 피곤한지 눈을 감고 잠을 청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대로 조용히 인사하고 병실에서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며 수첩을 만지작거렸다. 아무래도 무언가 중요한 것을 남겨주려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비상금을 많이 모아두었으니 내가 쓰라고 하는 건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오늘 나는 이미 내 아내와 아기를 보고 오느라 15분 할당을 사용했으니 내일 가 봐야 한다.

 

 “특별한 건 없는 거 같은데...”

 다음 날 아침, 나는 일찍 홍제동 인민납골당을 찾아 출국심사관 동무가 적어 준 호수로 가서 그의 어머니를 조문하고 그 둘레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아무리 봐도 돈뭉치나 귀금속 보석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어?”

 그런데 자세히 보니 유골함 아래 깔아 둔 방석이 다른 호수의 유골함 방석보다 두껍다는 것을 알아챘다. 난 방석에 무언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레 함을 열었다. 그러자 비밀이 밝혀졌다. 바로 유리창의 아래쪽 이름표로 인해 가려져 있던 부분, 그러니까 유골함 방석 아래에 두툼한 서류봉투가 있었다. 나는 출국심사관 동무가 말한 게 이게 아닐까 싶어 조심스레 꺼내 들었다. 함은 다시 원래대로 닫았다.

 두툼한 서류봉투 안에는 뭔가 잡다한 게 많이 들어있었다. 우리 공화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돈으로 보이는 지폐 몇 장과 영어로 적힌 문서가 여러 장 들어있었다. 일단 여기서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데다가 15분 제약이 걸려 있으니 집에 가서 확인하자는 생각에 나는 조심스레 챙겨 태연하게 납골당에서 나왔다.

 “전 의사 나으리~ 로동 안 하고 한가하게 쏘다니니 좋지요? 예?”

 미친놈. 박재성 경정은 이 추운 날에 지치지도 않는다. 그래 좋다 개새끼야.

 

 “헉, 이게 뭐야?”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아 출국심사관 동무가 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하며 모든 서류를 꺼내 보니 정말 놀랄 노 자였다.

 우선 빳빳한 지폐는 우리 공화국의 돈이 아니라 미제 동맹국 필리핀의 지폐였다. 이 돈이 얼마나 값어치가 나가는지는 모르겠다만 지폐에 있는 수를 다 합치면 20만이 되니 적은 돈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이걸 공화국 원으로 쳐도 본래 내 2달 봉급에 속하는 돈이므로.

 그리고 영어로 막 적혀 있고 여러 사진이 붙어있는 문서 다발이 있었는데, 이를 차근차근 정독해보니 공화국을 탈출해 다른 나라로 이민 가는 방법이 적힌 문서였다.

 요약하자면, 한주에 한번 인천항에 와서 물건을 나르는 미씨야라는 필리핀 상선이 있는데, 그 상선이 정박해있을 때 문서 다발에 적힌 사람을 찾아가 뇌물을 주면 바로 밀항할 수 있도록 태워준다고 한다. 그 배를 타고 필리핀으로 밀항에 성공하면 문서에 적힌 주소를 찾아가 뇌물을 주면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도록 해주는데, 그렇게 보라카이에 도착하여 또 문서에 적힌 주소의 사무실로 찾아가면 완료라는 것이다.

 그리고 뒤쪽에는 사모아 독립국, 서사모아라는 처음 들어보는 국가의 특징과 언어, 지켜야 할 점 등등이 적혀 있었다. 출국심사관 동무는 혹시 공화국을 탈출하고자 계획을 세웠던 걸까?

 아니, 그보다도 이게 사실이라는 증거가 있나 모르겠다. 이 문서가 진짜라면 나는 문서의 지침에 따라 이 강간의 왕국 협박의 천국인 공화국을 떠나고 싶다. 의사의 메스와 인민식당 아줌마의 부엌칼이 같은 값어치가 되는 미친 세상, 이런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는 문서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출국심사관 동무를 다시 찾아갔다.

 
작가의 말
 

 조선공화국에서의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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