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첫사랑과 사내연애를 사수합니다
작가 : 밍지니
작품등록일 : 2020.9.25

“어? 너... 설마 김주안!!”

“어? 민세이?”

10대의 풋풋한 어린 시절, 바라보는 것만으로 설레며 남몰래 마음을 품은 남자가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그것도 자신의 옆자리로 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 그 상대가 자신을 기억하고  그 시절과 확연히 다르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설레지 않을 사람이 또 몇이나 될까?

그 모든 희박한 상황들이 내게 일어났다.

한 번의 우연도 아닌 여러 우연이 겹쳐야 이뤄질 법한 일이, 퍽퍽한 현실에 연애조차 사치라 여기며 살아온 자신에게 봄이 온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말도 안 되게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이 사람이 운명이라고

그때는 몰랐다 운명이라 생각한 일이 계획된 사건이란 건

 
14화
작성일 : 20-09-30 22:40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730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택시 안에서 나는 신회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 연락한지 얼마 되었다고? 무슨 일 있니?”

 

 전화 연결음이 울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신회장님이 바로 받았다. 몇 번 전화를 안걸어봐서 몰랐는데, 신회장님은 바쁜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도 항상 연락을 하면 바로 받았다.

 

 “아드님 아프세요. 누군가가 딸기를 넣은 음료를 주었다고 하더라고요”

 

 “...”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방 쪽에서 아무 말도 없었다. 혹시 전화가 끊긴 건가 싶어 바라보면 통화중인 상태였다.

 

 “회장님?”

 

 “어떤 개자식이, 사고가 아니지?”

 으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네”

 

 그대로 전화는 끊겼다. 회장님은 누군지도 묻지 않았다.

 

 *

 

 당장이라도 무슨 일을 낼 것 같던 회장님은 그 이후 잠잠했다. 주안은 그 다음날까지 병가를 내고 쉰 뒤에야 겨우 복귀를 하였다. 그리고 일주일 뒤, 나는 신회장님이 무엇을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대박~~ 빅뉴스!!!”

 

 영업부가 상주하고 있는 7층사무실입구에서 층 전체가 쩌렁쩌렁하도록 소리치며 영업1팀 혜민대리가 들어왔다 잔뜩 흥분된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호기심 담고 혜민대리에게로 향했다

 

 “무슨 일인데요?”

 

 문 앞에 있던 영업3부 직원이 혜민대리에게 물었다

 

 “회사 소송 걸렸데, 사내연애를 명목으로 부당해고 당한 직원들이 연합해서”

 

 ‘보내신다는 게 이거였어?’

 이건 마치 선전포고로 들려왔다. 생각지도 못한 회장님의 대응에 놀랄 틈도 없이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처럼 놀라며 술렁거렸다.

 

 “그들이 서로를 어떻게 알고요?”

 

 “모르지! 더 대박인건 지주회사인 블래너 에서도 이 사태에 대해서 마지막까지 철저히 주시하기로 했다는 거지”

 

 “아니, 언제부터 블래너에서 우리 케이앤에 관심을 가졌다고, 갑자기 나서는 거래요?”

 

 “블래너 에서도 이 사건으로 난리도 아니라던데?”

 

 “네? 블래너에서요?”

 

 “기사 떴나봐, 다른 언론사에서도 기사 내려는 거, 사건에 대처하는 저희의 모습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하며 언론을 잠재웠데”

 

 “기사요?”

 

 “지주회사의 이중성! 직원 친화적 회사를 지향하는 그룹사 지주회사, 그러나 그 계열사는 직원들의 사생활을 감시하는 뒤떨어진 악덕기업인데 라고”

 

 “오~ 그 기자 참 기자네요”

 

 “우리 회사도 좀 변하려나?”

 

 흥분이 고조된 상황 속에서 나의 중얼거림은 사람들 틈에서 묻혀야 했다 그런데, 앞의 대리가 그 말을 들었는지 이 과열되는 상황들 속에서 편입해 더욱 큰 목소리를 냈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이 소식을 전달한 혜민대리조차 움찔하며 더 말하려던 입을 다물었다

 

 “퍽이나! 바뀔 거였으면 진작 바뀌었겠지”

 

 “까르르르르르”

 

 “맞아요! 블래너에서 아애 케이앤을 없앨 생각이 아니고서야 가능할 리가 있겠어요?”

 

 “하다못해 임원진 물갈이 정도는 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요”

 

 “맞아! 맞아! 그래도 이 썩은 임원진들이 고생할거 생각하면 기분은 좋네요”

 

 “어우~ 이참에 블래너에서 호되게 혼쭐 좀 냈으면 좋겠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사내연애를 한다고 직원을 짤라?”

 

 “그러니깐요!”

 

 ‘사내연애를 공론화시키라더니’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하려고 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려는 계획이셨던 거였다. 이러면 자신이 주안과 함께 다닌다고 케이앤에서는 함부로 할 수 없게 되는 거였다.

 

 ‘우리 손으로 끝내라는 건가?’

 

 *

 

 소송사건은 경우 케이앤에 뜨거운 감자였다. 그리고 그 소송을 기회를 삼아 퇴직예정이었던 직원분이 육아휴직을 신청하였고, 그게 승인이 났다. 그리고 그 업무를 받기로 한 이는 진라희 주임이었다.

 - 아!! 이 회사 변하나 했더니 돈 쓰기 싫다고 있는 직원 굴리려고 한다.

 - 그래서 주임님이 낙점 되셨어요? 퇴사하신다면서요?

 - 그러니깐! 퇴사 계획 2개월 연장 될 판이다.

 - 착하시네요. 그래도 그 직원 위해주시고

 - 그래도 편하게 갔다 와야 되지 않겠냐?

 - 잘하셨어요.

 - 으아! 싫다~

 

 표면적이긴 하지만 조금씩 케이앤이라는 회사가 변해가는 듯 했었다. 그런데 며칠 후 진라희주임이 업무를 받지 않기로 하고, 자신이 퇴사를 한다고 하여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그리고 오늘, 주안에게 이야기를 하자고 옥상으로 부른 뒤 먼저 올라가는 길에 옥상문 앞에서 눈물이 그렁거리는 눈으로 들어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한 채 서있는 진라희주임을 보았다.

 

 문 쪽에서 가까우나 벽에 막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 명의 여직원들이 라희주임의 일로 쑥덕대고 있었다. 문을 열고 그 쪽으로 가보니 그 직원들은 지과장과 친한 이들이었다.

 

 "앞에서 못하는 말 뒤에서도 하는 거 아닙니다“

 예전부터 이들의 모습은 보기 싫었었다. 그러나 비겁하게도 내 자리가 위태로워 나서지 못했다.

 그래서 최대한 어울리지 않는 길을 택했었다.

 

 "어머 민세아씨? 아니 우리가 무슨 못할 말 한 것도 아니고 사실을 말한 건데, 세아씨도 이런 이야기하잖아“

 

 그들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도리어 이 말을 하는 나를 이상한 사람 만들었다. 무리라는 걸 참으로 나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었다.

 

 "사실이요? 누구기준의 사실이요? 아, 그리고 저는 앞에서도 할 말은 해요. 제가 못할 것 같으세요?"

 

 "뭐?"

 

 "저는 당당히 말할 거고, 그리고 제가 잘못 안거면 깨끗이 사과해요. 각자의 입장 사정이 있는데, 여러분들은 대체 뭘 보고 그 사람을 그렇게 평가하세요?“

 

 화가 났다. 너무 쉽게 다른 사람들을 매도하며 상처 주는 것에, 그걸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용정도로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게 역겨웠다.

 

 "그러는 너는 그 사람 알아?“

 큰소리로 한사람이 소리치면 다른 사람들이 동조하며 낄낄대면서 상대를 비웃었다.

 

 "네! 알아요. 아는 사람이라 이래요! 당신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 아니라서, 그런 말 들을 정도로 이상하고 나쁜 사람 아니라서 그래요 왜요? 그래서 전 그냥 들을래요. 제가 이 이야기 그 사람에게 해도 되죠?"

 

 막상 당사자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발을 빼버린다.

 

 "아니, 이상하잖아!! 지가 뭐라고 퇴사를 하네 마네 제가 책임을 지네마네야 개그해? 지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웃기잖아"

 

 "아 하긴 한다고 해놓고 잘할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당당하게 해놓고 나중에 이거 아닌데 하면서 울면서 못하겠어요. 하는 거? 창피한줄 알아야지"

 

 "맞아 그래놓고 퇴사해서 책임진데 코미디야?“

 

 "아~ 속아서 업무 받겠다고 했고, 그래서 내가 도와줄게요. 하며 의욕 넘치게 덤볐는데, 막상 팀장은 다른 말 하고 책임도 안지겠다고 하는 걸로도 모자라, 똑바로 못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자기 업무가 있는데 자기 업무 때문에 못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압박 주는 거요? 그래서 이거 아니지 않냐고 물었더니 딴 말하면서 너 그따위 마음으로 할 거냐고 하면서, 한심한 사람 취급하면서 업무는 그런 게 아니라고 하면서 딴소리 하는 거요? 그러면서 네 탓이다 몰아가는 거요? 나는 책임 못 진다고 선 긋는 거요?"

 

 사실을 조목조목 그들앞에 쏟아내자 기세등등하던 이들이 자신들의 기세가 줄자, 나를 노려보며 쏘아대었다.

 

 "아니! 뭐 그런 말 할 수 있잖아!"

 

 "앞에서 자기들끼리 대놓고 쟤는 왜 저랬네 심지어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쩌냐 육아휴직 가지 말라 애 낳지 말라 하는 게? 쟤는 안 되냐 쟤는 싫다며? 이러면서 앞에서 킥킥대고 비웃는 거요? 확인도 안하고 개그 하냐, 지가 이상한지 팀장이 이상한지라고 부서 직원들과 쑥덕대는 거요? 그거 앉아서 듣고 있던 사람은 무슨 생각일까요? 그거, 폭력이고 괴롭힘 인건 아세요?"

 

 "그런다고 지가 책임지네 어쩌네 하면서 퇴사한다고 하는 거 웃기잖아“

 

 폭력이라고 하는데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 그런 일은 드라마나 소설에서나 나온다. 현실은 이게 잘못이라고 여기는 이는 없었다.

 

 "그분, 6개월 전부터 퇴사계획 세우고 좋아하신 분이에요! 저한테 자기 계획 이만큼 실행되었다고 좋아하던 사람이라고요. 이거 휴직 때문에 자기 퇴사 계획 미뤄지는 거 아니냐고 풀죽어 하던 인간이라고요!"

 

 "그걸 믿니? 그냥 괜히 있어 보이는 척"

 

 "6개월 전부터요? 일 터지기도 전에요?"

 

 "아니, 듣는 것도 아닌데 좀 하면 어때? 없는 데서는 나라님도 욕한다는데"

 

 "그니깐요, 나라님은 못보고 없다는 게 확실하니 하는 거라지만, 왜 생각을 못하세요? 여기 같이 있는 공간이란 거 들을 수도 있다고. 지금도요"

 

 "뭐?"

 

 "자기 입장이 중요하면 남에 입장도 중요한거에요. 그리고 그 이사, 퇴사한다는 말에 뭐라고 한 줄 아세요? 부사장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하면 안 받아 들이지만 일단 해보고 아니라고 하면 긍정한다고, 제가 여러분식대로 소설 한편 써볼까요? 이사가 일부러 부사장이 사람 뽑게 하려고 이랬다는 건요? 지명당했다고 하면서 압박 줘서 그렇게 흘러가게 했다고 하면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더 소설일까요? 네? 그리고 그 이사는 저한테 지나가는 말로 그러더라고요 부사장 설득하기 참 귀찮다고, 그리고 퇴사 이야기 하는데 그랬다던데요? 무엇보다 이미 공고 올렸다고 그러던데 그럼 그 앞에서 그런 소리는 왜 한걸 까요? 그게 괴롭히는 게 아니면 뭔가요?"

 

 "아니! 우리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니깐요 모르면 입도 놀리지 말았어야죠. 남에게 상처 주는 건 그렇게 쉬우면서, 그래놓고 여러분들 설령 진짜 퇴사할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본인이 몰아갔다고 생각 못하세요? 거기서 주변에서 자기 비난하고 킥킥대고 비웃는 거를 온전히 들어야 하는 사람 몫은요? 당신들은 한순간이지만 그 사람은 평생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 지금도 니들은 가십이고, 그 사람은 상처지."

 

 "꼴에 정의로운 척은"

 

 "그렇게 계속 듣다보면, 이제 사람들이 쑥덕이는 소리만 들어도 움찔움찔 거려. 내 이야기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고 숨게 된다고 알아? 네 흥미 재미 한번을 위해서 한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넌 아냐고!!"

 

 "다 그렇게 살아! 왜 우리를 나쁜 사람 만들어!!"

 

 "니들, 언젠가 꼭 그 배로 돌려받아라. 니들이 당사자가 될 때도 그런 말이 나오는지“

 

 분명 사고를 치면 자신을 퇴사시키겠다고 했으니, 또 이일로 자신을 부르거나 징계를 준다고 압박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개운했다. 케이앤에 온 이래 가장 홀가분한 날이었다.

 

 

 "고마워 세아씨"

 

 울먹거리는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무도 도와주지도 않고 편들어주지도, 이해해주지도 괜찮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소리를 듣고서도 나서서 아니라고 말도 못했을것다.

 

 ‘한번쯤 있어도 괜찮잖아? 내편’

 

 "멋지네 민세아“

 

 언제 온 건지 계단 밑에서 주안이 서있었다. 주안을 보니 자신이 화려하게 일을 벌여도 그들이 쉽게 자신을 어쩌지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럼, 너 내편해”

 어쩌면 이게 신회장님이 바라는 일이고, 내게 보낸 선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지”

 

 ‘소원대로 나가줄게 단! 모든 일이 끝난 후에’

 

 연신 자신에게 고맙다며 눈물을 터트린 진주임과 이야기를 끝내고 주안을 마주 했다.

 어쩌다 보니 주안이 옥상에 사람이 못 오게 한 덕분에 둘만 남았다.

 

 “무슨 일로 불렀어?”

 유달리 눈이 반짝거린다고 느껴지는 눈에 하려던 말이 쏙 들어갔다. 내가 말은 안한 채 주안의 얼굴만 보니 주안이 갸웃거리더니 다시 예쁘게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흠, 아까 네편 하라고 했지? 그 이야기 하려는거야? 답 주려고?”

 주안이 내 마음을 읽은 듯 생각했던 말을 하자 말을 이어가기 쉬웠다. 고개를 한번 끄덕하니 그가 더욱 진한게 웃었다.

 

 ‘뭐야, 뭐가 이렇게 빛나?’

 주안을 부른 이유도 망각한 채 저 얼굴만 볼 것 같았다. 자신이 얼굴을 밝힌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정정해야 할 것 같았다.

 

 “계속 얼굴만 보네? 그래서 답은?”

 그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도리어 질문을 해왔다.

 

 “좋아! 내가 네 계획에 함께할게”

 겨우 말을 꺼냈는데, 그의 표정이 오묘했다. 좋은 것 같은데 상처를 받은 것 같기도 했다. 알 수 없는 눈으로 나를 계속 바라보던 그는 예쁘게 웃던 얼굴이 거두고는 대답했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그 말 뿐이었다. 그대로 돌아서서 옥상을 빠져나간 그의 등 뒤를 그대로 멈추고 바라보기만 했다.

 “뭐야, 뭐 때문에?”

 중얼거려도 답은 알 수 없었다.

 

 *

 

 세아와 약속한 시간이 되었기에 급한 업무를 정리하고 올라갔다. 문 앞에는 이미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진 진라희주임이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고 했는데,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세아?’

 

 누군가와 언성을 높이고 있었고 자세히 들어보니 누군가가 진주임을 가지고 험담을 늘어놓은 듯싶었다.

 

 ‘여전하다니깐’

 

 그래서 반했었다. 조그마한 몸으로 제 몸보다 2~3배나 큰 사람들에게 당당히 맞서서 남들을 지켜주는 모습에, 집안사정이 안 좋아서 놀림을 당하던 아이를 보다 못해 괴롭히는 애들에게 화를 내며 지켜주던, 그리고 그런 자그마한 아이가 싸우는걸 보고 다른 이들조차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게 되었던 그 일이 떠올랐다.

 

 “주안씨?”

 

 누군가가 옥상으로 올라오려다 자신을 보고 말을 걸자 싱긋 웃어주며 그들을 돌려보냈다

 

 “아? 죄송하지만, 조금 있다가 와주실 수 있을까요? 옥상에 공사한다고 업자들이 와서 보고 있다고 해서요. 곧 페인트칠도 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있지도 않은 일을 태연하게 말하자 앞에 진주임은 벙져 있었다.

 

 “어? 그런데 주안씨는 왜?”

 

 “아 어쩌다 보니, 잡혀서 다른 분들 못 올라오시게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뻔뻔한 내말에 그런 일정이 잡혔나? 하며 서로 갸웃거리더니 돌아갔다.

 당당히 돌아온 세아가 눈에 부시게 빛났다.

 

 “그럼 너 내편해”

 이 말이 자신의 고백 중 일부의 대답임을 알았다.

 

 ‘기꺼이’

 

 “언제든지”

 가장 바라는 일이기도 했다. 자신이 그녀에 곁에 있고, 그의 힘이 되기를 바랐었다.

 

 곧바로 세아의 뒤로 세 명의 여자들이 나타났고 우리 셋의 사이를 비집고 내려가고 있었다.

 

 “아! 거기 내려가시는 세 명의 여성분?”

 

 “우리 말하는 거야?”

 

 “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소혜진, 이은영, 주현진”

 원하는걸 얻은 대가로 나는 눈꼬리를 휘며 기분 좋은 웃음을 보여주었다

 

 “감사합니다”

 

 “어머!”

 셋이 서로 마주보며 꺅꺅 거리며 즐거워하며 내려갔다. 이게, 어떤 상황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고.

 

 ‘돌려 받으셔야죠. 자신이 저지른 일에 결과는’

 

 진라희 주임을 달래주는 세아를 보며 망설이던 마음에 결심이 선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 자신은 바라는 길로 갈 수 있게 도와주면 되는 거였다.

 

 그래서 기대했다. 세아의 입에서 나올 말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이보다 더 기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들을 깨고 나온 말은 바라는 말인데도, 원하는 말은 아니었다. 생각했던 말에 세아의 말은 없었다.

 

 “좋아! 내가 네 계획에 함께할게”

 

 세아에게는 제 고백보다, 자신의 목적이 더 와 닿은 것 같았다. 자신을 홀린 듯 바라보아도 세아가 좋아하는 표정을 지어도, 그래서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그건 오직 자신의 느낌일 뿐 이란 게 실감되었다.

 

 ‘상처, 받은 건가?’

 씁쓸하고 자조적인 마음이 올라왔다. 애써 숨긴 채 웃었다. 부디 세아에게도 그렇게 보이기를 바랐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세아에게 했던 말은 자신을 이용하라고, 내가 세아의 빽이 되어 주겠다 라는거 였다. 좀 전에 자신은 세아의 힘이 되어주기로 했고, 가고 싶은 길로 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래, 내 마음은 그 다음이지’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5 14화 2020 / 9 / 30 227 0 7306   
14 13화 2020 / 9 / 30 232 0 7872   
13 12화 2020 / 9 / 30 234 0 6556   
12 11화 2020 / 9 / 29 242 0 6747   
11 10화 2020 / 9 / 29 227 0 6733   
10 9화 2020 / 9 / 29 222 0 6598   
9 8화 2020 / 9 / 28 237 0 6550   
8 7화 2020 / 9 / 28 235 0 6717   
7 6화 2020 / 9 / 28 232 0 6252   
6 5화 2020 / 9 / 27 229 0 6766   
5 4화 2020 / 9 / 27 222 0 6731   
4 3화 2020 / 9 / 27 221 0 6535   
3 2화 2020 / 9 / 26 234 0 6346   
2 1화 2020 / 9 / 26 213 0 6504   
1 프롤로그 2020 / 9 / 25 401 0 642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