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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파혼하고 공작님을 갖겠습니다
작가 : 까몽드
작품등록일 : 2020.8.7

“전 절대 팔려가지 않아요. 아버지.”

죽기보다 싫은 인성 쓰레기와의 정략결혼을 피하고자
도움을 주는 남자를 찾은 백작가의 아가씨, 델리아.
그런데 그 남자가 지나치게 수상하다.

잘생긴 외모, 다정한 성격, 끝장나는 검술 실력까지.
델리아는 불가항력으로 완벽한 그에게 빠져들어 버리는데,

“아가씨의 약점이 되고 싶지 않아.”

평민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거부하는 남자.
……아무렴 어때, 내가 좋다는데!
델리아는 그날부터 지독한 외사랑을 시작한다.

“다신 사라지지 마. 친구로서 부탁이야.”
“……살아계실 줄 알았습니다.”

아니, 당신 평민이라면서요?
그를 알고 있는 제국의 최고 기사단장에다가
존댓말을 하며 고개를 숙이는 귀족들까지.

“귀족이 싫다며, 그럼 이젠 내가 싫어?”

……당신 정체가, 뭐라고요?
이 남자. 사랑해도 되는 걸까?

 
안개가 걷힌 밤(2)
작성일 : 20-09-30 22:28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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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테오.”

 

 델리아는 테오의 이름을 딱딱하게 불렀다.

 신기하게도 그 어조는 짐짓 다정했다.

 

 “네?”

 “물어볼게 있는데요.”

 

 에녹은 해결을 못다 한 일로 자리를 비웠고 호위기사 델리아의 부탁에 사무소의 문밖에 있었다.

 고로 사무실 안은 테오와 델리아 둘 뿐이었다.

 이것은 델리아에겐 크나큰 기회였다. 진실을 알아낼 기회.

 

 “뭐, 뭐예요? 아가씨?”

 

 조심스레 찻잔을 내려놓은 테오가 델리아의 부름에 대답했다.

 델리아는 사무실 문이 잘 닫힌 것을 힐끗 쳐다보며 확인하고는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칸버트 경과는 어떻게 아시는 사이시죠?”

 

 무엇인가 알아내려는 듯이 사근사근 달래는 투였다.

 테오는 칸버트라는 단어에 꿀꺽거리는 소리가 무색할 만큼 연실 기침을 해대었다.

 

 “콜록! 콜록! 켁……!”

 

 얼굴까지 빨개지며 기침이 너무나 격심한 탓에 델리아는 차가운 물이라도 챙기려 벌떡 일어섰다.

 테오는 손을 붕붕- 젓고 눈앞에 놓인 차를 들이켜는 것으로 대신하며 발걸음을 막았다.

 

 “아는 사이는 맞군요.”

 “…….”

 

 다시 자리에 앉았을 땐, 델리아는 확신했다.

 모르는 사이라고 잡아뗄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아가씨가 그걸 어떻게…….”

 

 그는 긍정의 의미를 내비치며 말끝을 흐렸다.

 델리아는 테오의 반응을 살펴보며 얼굴을 꼼꼼히 훑다가도 에녹이 들어올까 싶어 문 쪽을 힐끔거렸다.

 

 아직 아무도 찾아온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델리아는 콧잔등을 살짝 주름지게 하며 테오를 쳐다보았다.

 

 “당신을 만나게 해주지 않으면 절 죽인다고 하더군요.”

 “그분을 만나셨어요?!”

 

 테오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썹을 있는 힘껏 들어 올렸다.

 

 “만나다마다요. 멱살도 잡혔죠.”

 “아…….”

 “던져졌다고도 해야 할까? 아니면 내동댕이?”

 

 델리아는 테오의 반응을 일별한 후, 우아하게 눈꺼풀을 내리감았다.

 

 복장은 귀족의 영애라고 감히 짐작도 못 할 정도였지만, 사소한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특징은 테오로 둔갑한 델리아도 아직은 ‘커슨’의 델리아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세상에.”

 

 그 모습을 바라보던 테오는 느릿하게 고개를 떨어트리면서 거의 낙담하는 듯이 어깨를 늘어트렸다.

 

 남작의 협잡질이 왕국의 수도를 담당하는 칸버트의 귀에 들어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확실히 붙잡기 위해 자신의 수하인 세실을 남작가에 보내었고 우연히 보게 된 신입의 이름 중 ‘테오 펠터’라는 이름에서 찾아온 것이었다.

 

 “테오의 이름을 보자마자 찾아올 정도라면, 친한 사이인가봐요?”

 “그게…….”

 “큰 돈이라도 빌리신게 아니라면요.”

 

 칸버트가 직접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 한 테오는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 준 것에 대한 감동 반절과 걱정 반이 속마음을 돌아다녔다.

 아직은 만나기엔 에녹의 말대로 이른 감이 느껴지는 때였으니까.

 

 ‘이런 식으로 알리고 싶진 않았는데.’

 

 테오는 착잡함에 눈동자가 흐려졌다.

 

 “……죄송해요. 아가씨.”

 

 누가 봐도 무서웠을 칸버트에게 멱살이라니.

 

 테오는 저 때문에 수모를 당했을 델리아를 생각하자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꼈다.

 

 에녹처럼 가명이라도 쓸걸.

 테오는 뒤늦은 후회를 마음속으로 반복했다.

 

 “괜찮아요.”

 

 델리아는 울상 짓는 테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도…….”

 “멋대로 이름을 가져간 것은 저인걸요.”

 

 연실 아니라며 델리아보다 더한 내저음으로 고개를 돌리던 테오는 불현듯 무엇인가 떠올라 델리아를 향해 물었다.

 

 “혹시, 사장님한테도 말씀하셨어요?”

 “아뇨. 아직은.”

 

 사실 ‘아직은’ 보단 세실 때문이지만.

 안그래도 머리아플 테오에게 세실 얘기까지 꺼낼 순 없었다.

 델리아는 세실에 관한 것은 천천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입을 닫았다.

 

 “다행이네요.”

 “…….”

 “당분간 말씀하지 말아주시겠어요?”

 

 테오는 간곡히 부탁을 건넸다.

 

 “그래요.”

 

 거절의 이유가 없기에 델리아는 수긍했다.

 

 “제가 전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너스레 떨던 테오는 어디 가고 사뭇 진지한 태도의 테오가 말했다.

 

 “칸버트 단장님은 예전부터 알던 사이에요.”

 “그렇군요…….”

 “전 단장님과 약속을 했었어요. 꼭 지키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못했고요.”

 “약속이요?”

 

 테오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답을 찾아가는 약속이었는데, 답을 찾지 못했거든요.”

 

 테오의 목소리가 공기 중에 무겁게 끌렸다.

 단장님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칸버트의 직위가 어디에 위치하여 있는지 알고 있다는 얘긴데, 그렇기에 델리아는 언제부터 아는 사이인 건지 짐작하지 못했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지?’

 

 ‘왜 나를 찾아오지 않은 거지?’

 

 칸버트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귓가에 울려 퍼졌다.

 

 “아마도 화가 많이 나셨을 거예요.”

 

 그 말 그대로, 델리아가 마주했던 칸버트는 ‘테오’에게 많은 화를 내고 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저절로 몸에 긴장감이 주어질 정도였으니까.

 주제넘는 발언일수도 있지만, 델리아는 제 본론부터 꺼냈다.

 

 “아직도 만나지 않을 생각인가요?”

 “그게…….”

 “미안하지만, 2주 뒤에는 만나줬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델리아의 목이 잘릴 판이었다.

 이미 말을 해두었으니, 지킬 수 밖에 없는 사항이었다.

 

 “저도 약속을 해놓는 바람에.”

 “……네. 그럴게요.”

 

 안된다며 떼를 쓰면 어찌나 했지만 의외로 테오는 순순히 수긍했다.

 

 “…….”

 “…….”

 

 그 말을 끝으로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흘렀다.

 

 델리아는 더 말하고 싶어 하지 않은 모습의 테오를 이해하며 애꿎은 찻잔의 굴곡만을 바라보았다.

 매끄럽지만 거친 면이 독특한 찻잔.

 

 테오 또한 쓸어 모아놓은 쿠키의 부스러기 개수만을 세고 있었다.

 

 애써 나온 오늘이 무색할 만큼 시간이 가볍게 지나갔다.

 문득 이 순간의 아까움을 느끼던 테오가 서둘러 말할 거리를 생각했다.

 

 “아!”

 

 그러자 불현듯 무엇이 떠올라 무릎을 때리듯 짚으며 잇새를 열었다.

 

 “백작가에선 벌써 결혼 날짜가 잡혔던데요!”

 

 그저 대화가 지금의 공간을 조금씩 차지하길 바랐는데 우스꽝스럽게도, 나온 말은 결혼 날짜 얘기였다.

 그것도 그 결혼을 파기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델리아의 앞에서.

 

 “네?”

 “커슨 백작가에서 아가씨의……, 아. 아니에요.”

 

 테오는 사장님께만 말씀드려야지, 했던 내용이 떠오르자마자 생각의 필터가 사용되지 않고 입 밖으로 튀어나왔버렸다.

 정말이지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상해진 지금 순간에 테오는 제 입을 손바닥으로 때리듯 쥐어박았다.

 

 “……풉.”

 

 멍하니 찻잔에 일렁이는 차만을 보고 있던 델리아는 미소를 보였다.

 테오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행동이 귀여워서인지 저도 모르는 행동이었다.

 

 “그래서 언제요?”

 “예?”

 

 애써 찾아가며 듣고 싶진 않은 말이긴 했지만, 분명 자신을 놀리기 위해 말한 말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오히려 어색한 상황을 위해 말했겠지.

 지금까지 봐온 테오라면 그럴 테니까.

 

 “언제래요? 제 결혼식.”

 

 델리아는 벌어지는 입매의 끝으로 나오는 웃음을 애써 막고서 말했다.

 

 “한 달 정도……뒤요.”

 “별로 그렇게 빠른 건 아니네요.”

 

 델리아의 말엔 모순이 가득했다.

 몇 번 만나지도, 그렇다고 약혼을 한 지가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한 달 만에 결혼은 누가 봐도 빨랐다.

 

 “테오.”

 

 델리아가 시선을 내려 탁자를 바라보다, 이내 반짝이는 눈과 함께 고개를 들었다.

 장난 섞인 얼굴이 직선으로 테오를 향했다.

 

 “만약에 파혼하지 못하게 되면 책임져주나요?”

 “책임이요?”

 “대신 같이 도망을 쳐준다든지, 그런 거요.”

 “아니, 저 그게…….”

 

 테오는 성급히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아무런 배상이 없다면, 백작가를 향한 사기가 아니고 뭐겠어요.”

 

 턱을 괴며 새치름한 눈매를 보이는 델리아는 머뭇거리는 테오를 향해 협박을 이용한 겁을 주었다.

 

 “네?! 사기요?”

 

 테오와 에녹에게 배상을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이렇게 놀리는 것은 그녀에게 나름 재미를 안겨주었다.

 저보다 나이가 많지만 왜 이렇게 하는 짓이 귀여운 바보 같은지.

 

 “아니에요. 그건 아니죠!”

 “흐음.”

 “어떻게든 아가씨를 벗어나게, 아니 결혼하지 못하게……!”

 

 테오는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려대며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정확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때 배상을 해주는 것은 맞는 이치지만 그 배상의 기준을 홀로 정할 순 없었다.

 명백히 이 사무소는 에녹의 것이니까.

 

 “그러니까…….”

 

 생각의 굴레를 아무리 굴려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당황함으로 인해 테오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갔다.

 

 물론 고민하는 그 모습은 전부 델리아의 눈에 띄었다.

 

 “결혼식장을 엉망으로 만들기? 뭐, 그런거라도.”

 “아, 그건 가능하죠! 그런데 백작님에게 저희 목이 잘리진 않겠죠?”

 “음…… 그건 모르죠?”

 

 무서운 농담 덕인지 테오에게 서늘한 감이 돌았다.

 

 “장난이에요. 장난.”

 

 델리아는 테오를 보며 해사하게 웃어 보였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실패되더라도 결혼은 어떻게든 하지 않을 것이다.

 저를 묶어서 남작가에 던져놓는다면 어떻게든 남작가가 죄를 받도록 깽판을 치고 이혼을 당하려 노력할 것이다.

 

 “아가씨 장난은 진심같아요.”

 “그래요? 정말 장난인데.”

 

 델리아의 장난이라는 말에 테오는 시선을 내려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대신 부탁을 좀 들어줬으면 해요.”

 

 다시금 들려오는 부탁의 목소리에 의문이 어린 얼굴로 델리아를 쳐다보았다.

 

 “에녹하고 잘되게 도와줘요.”

 “허?”

 

 테오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뱉었다.

 

 “사실 그렇게 거창하게 도와달라는 건 아니지만 반대만 하지 않으면 좋겠네요.”

 “……네?”

 “당신하고 제일 친한 것 같고, 또 함께 아는 사이니까.”

 “아니, 그러니까, 지금……누구요?”

 

 테오는 말을 더듬으며 재차 물었다.

 

 “에녹이요. 여기 사무소 주인. 당신 사장님이요.”

 

 델리아는 아까보다도 단호한 표정으로 말의 마디마디마다 힘을 주며 말했다.

 

 “네?!”

 

 그런 델리아를 보고 테오는 못 들을 것을 들은 마냥 입을 떡 벌렸다.

 

 “또 장난치시는 거예요?”

 “설마요.”

 “에이…….”

 “정말인데.”

 

 또 놀리는 것이라 믿고 싶은데, 델리아의 얼굴은 빈정거리거나 반응을 재어보려는 얼굴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아도 한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제가 에녹 좋아하거든요.”

 

 눈앞에 앉아있는 아가씨가 사장님을 좋아한다는 결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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