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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진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작가 : 화산호
작품등록일 : 2020.9.11

“나랑 사귀자!”
진심 1도 없는 고백이란 걸 알지만
커플이 되어 살아남아 우승해야만 끝이 나는 유튜브 인기 방송,
<리얼 청춘 낭만 서바이벌 쇼: 하이틴 스캔들>에 출연하게 된 12명의 고등학생들.
서로의 정체를 살피며 아슬아슬한 연애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한다.

뭔가 유치한 프로그램에 쭈뼛쭈뼛 참가하게 된 권재하!
최대한 존재감 없이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첫 번째 탈락자가 되는 것이 원래 목표였다.
그런데!
왜 나보고 웃어 자꾸!
왜 삼겹살 그거 내 밥에 올려주고 난리야!
분명히 날 좋아하는 게 아니란 걸 아는데
이러면 탈락하기 싫어지잖아.
점점 살아남고 싶어진다고!
다음 라운드에서도 너를 계속 보려면
다른 애한테 고백해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진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 애에게 그러면 나는 완전 양아치잖아.

 
18. 알 수 없는 인연의 끈을 찾아라!
작성일 : 20-09-30 21:59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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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중국 당나라 때 위고라는 남자가 살았다. 그는 어려서 고아가 되어 일찍 아내를 맞이하고 싶었으나, 몇 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어긋났다.

 그러던 어느 날, 위고는 어느 절 앞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비스듬한 달빛 아래에서 천 주머니에 기대어 앉아 글을 살펴보고 있었다.

 궁금증을 느낀 위고가 노인에게 무슨 글인지 물었다.

 “남녀 사이 혼인을 기록한 책이라네.”

 노인의 말을 들은 위고는 그럼 주머니에 든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것은 부부의 발을 묶는 데 쓰는 붉은 새끼줄인데, 그들이 태어나게 되면 몰래 서로 묶소이다. 그러면 비록 원수의 집안이거나, 신분 차이가 나거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 새끼줄을 묶기만 하면 평생 벗어날 수 없소. 그대의 다리도 이미 상대방의 다리와 묶여 있소.”

 노인은 위고에게 직접 아내 될 아이를 보여주었다.

 “당신의 부인은 이제 막 세 살이라오. 그녀는 17세에 당신의 가문으로 들어갈 것이오.”

 위고는 아이가 너무 어리고 가난해 보여서 하인에게 죽이라고 시켰다.

 하인이 아이를 죽이고 와서 말했다.

 “심장을 찌를 작정이었으나 빗나가서 미간을 찔렀습니다.”

 그 후 14년이 지나 위고는 관리가 되어 군수의 딸을 아내로 맞게 되었다.

 그녀는 나이가 열일곱 살로 용모가 아름다웠기에 위고는 아주 마음이 흡족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간에 꽃무늬 장식을 늘 붙이고 있었는데, 목욕을 하거나 혼자 있을 때에도 잠시도 떼어 놓는 법이 없었다. 몇 해가 지나 위고가 아내에게 그 까닭을 묻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세 살 때에 유모에게 안겨 시장에 갔다가 미치광이 도적의 칼에 찔렸는데, 칼자국이 아직 남아 있어서 꽃 장식으로 가리고 있습니다.”

 위고는 아내의 말을 듣고 기이하게 여기며 말했다.

 “당신을 찌르게 한 사람이 바로 나요.”

 위고는 부인에게 지난 일을 사실대로 털어놓고 깊이 사죄했다. 이후, 이 인연이 하늘의 뜻임을 알게 된 위고 부부는 그 정이 더욱 두터워졌다.

 

 “월하노인과 붉은 실 이야기입니다. 들어본 적 있나요?”

 송PD의 물음에 시청각실에 모인 아이들은 고개를 저었다.

 “월하노인은 옛날 중국 전설에서 혼인을 관장하는 신이라고 합니다. 월하노인은 아이가 태어나면 붉은 실을 묶어서 인연을 맺어준다고 해요. 로맨틱 하지 않나요?”

 재하는 송PD의 말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로맨틱? 무서운 이야기 아니야?

 기껏 아내가 될 사람을 알려줬는데 남자는 그 여자를 청부 살인했다. 그리고 편안하게 살다가 결혼을 했는데 아내는 바로 자신이 죽이려 했던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범죄 스릴러 영화 같은데?

 아내 입장에서도 한 평생 트라우마를 남긴 사람이 알고 보니 남편이라면 섬뜩했을 것 같았다.

 재하가 보기에 월하노인 이야기는 무서운 경고 같았다.

 “월하노인 이야기의 주제가 뭘까요?”

 꿈을 꾸는 것 같은 표정으로 송PD가 물었다. 아이들이 별 반응이 없자 송PD는 맨 앞에 앉은 재하를 보며 물었다.

 “재하 학생 생각엔 뭐 같아요?”

 재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정해진 운명은 절대 바꿀 수 없다. 그러니까 얌전히 따라라, 괜히 반항하면 칼빵 난다?”

 아이들이 웃었다.

 송PD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재하 학생 말도 재밌지만 월하노인 이야기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재하를 제외한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번 미션은 여러분의 인연, 즉 운명의 상대를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송PD 앞에는 11개의 손바닥만한 작은 종이 상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상자 안에는 카드 한 장과 붉은 팔찌가 하나씩 들어 있어요. 그 카드에는 자신의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쓰여 있습니다.”

 재하는 송PD 앞에 있는 똑같이 생긴 상자들을 훑어보았다.

 “2라운드 미션은 여러분의 인연을 찾아내어 붉은 팔찌를 끼워주는 것 입니다.”

 듣기에는 너무 쉽고 간단한 것 같았다.

 그 때 강나연이 손을 들었다.

 “지금 여학생 6명, 남학생 5명이라서 짝이 안 맞는데요?”

 강나연의 말에 여자애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술렁였다.

 그러자 송PD는 슬슬 본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인연을 찾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겠죠?”

 아이들은 송PD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번 미션에서 마녀는 붉은 팔찌가 없습니다. 마녀와 운명인 상대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팔찌는 여학생과 남학생 각각 5개 씩 주어졌어요. 그럼 숫자도 맞고, 마녀에 대한 힌트도 주어졌죠?”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아이들을 살펴보며 송PD가 말을 이었다.

 “인연을 알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게 되면 조금 힘들어 질 거예요. 만약 자신과 인연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팔찌를 끼워주게 되면 미션에 실패하게 됩니다.”

 재하는 2라운드 미션이 별로 어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가서 그냥 팔찌만 끼워주면 되는 것인데 뭐가 어려울까 싶었다.

 송PD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 다들 앞으로 나와서 자기 이름이 적힌 상자를 가지고 갈까요?”

 재하는 가장 먼저 앞으로 나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상자를 집어 들었다.

 “상자는 혼자 있을 때 열어보고 다른 사람에게 카드에 적힌 내용을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 룰을 어기면 탈락인거 알죠? 미션 마감은 이번 주 토요일 오전11시입니다.”

 미션 설명을 마무리한 송PD는 유치한 말로 2라운드 오프닝을 마쳤다.

 “인연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어진다는 말을 한 번 실현시켜보세요!”

 

 재하는 장미 정원 벤치에 앉아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 안에는 빨간색 실로 만든 매듭팔찌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빨간색 하트 하나가 그려진 트럼프 카드가 한 장 있었다.

 재하는 카드 뒷면을 보았다.

 뭐야?

 화요일 오후5시 47분. 후관 5층 뮤지컬 동아리방 앞 복도.

 목요일 오후6시 3분. 본관 2층 제1음악실 앞 복도.

 한 번이 아니야?

 시간은 왜 이래?

 47분? 3분?

 ‘인연을 알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뭐지?

 재하는 미션이 간단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취소해야 할 것 같았다.

 “권재하!”

 재하는 갑자기 김산이 다가오자 상자에 카드를 얼른 넣고 닫았다.

 “혹시나 해서 와 봤는데 여기 있었네?”

 김산은 재하가 상자를 가방에 넣는 것을 보고 옆자리에 앉았다.

 “시청각실에서 제일 먼저 사라졌던데?”

 “그랬어?”

 재하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먼 산을 봤다.

 사실 재하는 일부러 차해인과 이승호를 끌고 가서 시청각실 맨 앞자리에 자리 잡았었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고 제일 먼저 빠져나왔다.

 재하 나름 계획한 작전이었다. 김산과 우서진을 마주하는 것이 껄끄러워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설마 피하는 거야?”

 김산이 정곡을 찌르자 재하는 눈을 깜빡이며 안경을 쓸어 올렸다.

 “맞네!”

 김산이 피식 웃었다.

 “아니야!”

 재하는 난감해서 소리치듯 말했다.

 “그럼? 맨 앞자리에 앉아서 앞만 보고 있다가 마치자마자 사라진 이유가 뭐야?”

 그렇게 티가 났나?

 그냥 모르는 척 좀 해주지!

 재하의 이마가 언짢은 모양을 하자 김산은 웃음이 나왔지만 참고 대답을 재촉했다.

 “피한 게 아니고 숨은 거야.”

 재하가 어쩔 수 없이 대답을 했다.

 “그날 1라운드가 마지막 일 줄 알고 그렇게 말했는데. 다시 보기가 정말.”

 “정말 뭐?”

 재하는 미간에 주름을 잡더니 빠르게 속삭였다.

 “정말 쪽 팔려!”

 “내가 보기 싫은 건 아니고?”

 김산의 말에 재하가 팍 째려보았다.

 김산은 움찔했지만 재하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냥 쪽 팔려서 숨은 거야! 딴 이유 없어!”

 협박하듯이 또박또박 말하는 재하를 보며 김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빨리 월요일 됐으면 했어.”

 김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널.”

 “그만 말해!”

 재하가 서둘러 김산의 말을 막았다.

 “너는 그냥 상냥하게, 그냥 친절하게 별 뜻 없이 하는 말인데! 듣는 사람은 힘들어!”

 재하는 서둘러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가방을 들고 벌떡 일어났다.

 탁!

 “놔! 나 레슨 가야돼!”

 재하는 김산이 가방 끈 한쪽을 잡고 놓지 앉자 조용히 말했다.

 “잠깐만 있어봐. 가방 끈이 벤치에 걸렸어.”

 김산의 말에 재하는 얼른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벤치에 걸린 가방 끈을 김산이 잡은 걸로 착각했단 사실에 재하의 얼굴이 벌게지기 시작했다.

 “아!”

 쪽 팔려! 완전 쪽팔려!

 재하는 얼른 다시 앉아 가방끈을 잡아 당겼다. 하지만 벤치 틈에 단단히 끼어서 빠지질 않았다.

 “이리 줘봐.”

 김산이 재하의 손에서 가방을 받아서 천천히 끈을 빼냈다.

 “고마워.”

 재하가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하지만 김산은 재하에게 가방을 돌려주지 않았다.

 “나는 그냥 상냥하게, 그냥 친절하게 별 뜻 없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야!”

 김산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차가웠다.

 “난 월요일을 기다렸어. 널 보고 싶었어.”

 재하는 김산의 말에 온 몸이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니가 듣기 힘들다고 해도 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이기적이고 나쁜 인간이야. 좋은 사람이 아니야.”

 김산이 재하에게 가방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난 내일 오후5시에 여기 장미정원에 있을 거야.”

 “뭐?”

 김산은 재하의 당황한 얼굴을 보며 다시 미소 지었다.

 “인연이라는 거, 운명의 붉은 실이라는 거 믿니?”

 재하는 김산의 눈동자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불안함에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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