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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꽃이 핀다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20.9.1

아이돌 연하남과의 간질간질 로맨스.

 
안녕
작성일 : 20-09-30 19:47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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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하기도 해라… 우리 재선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그 입에서 좋은 말이 나왔을 리 없는데. 대기실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 틈에서, 이수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올해 나이가 어떻게 돼요?”

  “재선이랑 동갑이잖아, 스물일곱.”

  “시커먼 사내 놈들 사이에서 고생 많이 했겠어요. 예뻐가지구….”

  “하하… 엉망인데, 지금….”

  어머님들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원해가 말썽 안 피웠어요? 걔가 좀 개구진 데가 있는데.”

  “어우, 아니요. 줄곧 열심이었어요, 부모님 실망 안 시켜 드리려고 무진 애 썼어요.”

  아래로 살짝 처진 눈매와 선한 인상이 누가 봐도 원해의 아버지인 남자를 보며 이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우리 민주는요…?”

  갈라진 목소리로 제게 묻는 여인 쪽으로 시선을 돌린 이수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손수건을 건넸다.

  “어머님, 여기요.”

  눈물 자국 선명한 얼굴이 피로해 보였다.

  “괜찮으세요? 애들 기다리는 거 힘드심 먼저 가셔도… 제가 민주한테 얘기 잘 전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음, 민주는… 그 아인….”

  한 번 더 돌아가시라 권하는 대신, 이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뒤늦은 답을 했다.

  “많이 미안해 했어요. 데뷔도 한 녀석이 나와 괜히 물 흐리는 거 아닌가, 데뷔도 한 녀석이… 다시 연습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가족들 마음 아프게만 하고 끝나면 어떡하나….”

  “흐읍….”

  어째 제가 더 그녈 울리는 것 같다.

  꼬옥—

  “그 아인 미안한 사람이 많아서, 열심히 안 할 도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너무 잘했는데, 잘해서 뽑힌 건데… 바보 같은 게, 또 미안해 하고 있더라고요. 이따 오면… 그냥 꼭 안아 주세요. 그래도 다 알아 들을 거예요.”

  여인을 다독인 뒤, 이수는 쭈그리고 앉았던 몸을 일으켜 벽시계를 쳐다봤다.

  왜 이렇게 안 와….

  저도 이렇게 피곤한데, 하루 종일 가슴 졸이셨을 부모님들은 오죽할까.

  깊은 숨을 후 내쉬며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서 피디 이루와, 여기 앉어.”

  “아니야, 내 옆으로 와. 응?”

  참한 처자가 마음에 쏙 든 어머님들 사이에서 귀여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 * *

 

 

  늘어진 순위 발표식에 건은 방송이 끝나고도 한참을 팬들과 동료들을 챙기다 새벽 세 시를 넘겨서야 겨우 대기실로 다시 내려올 수 있었다.

  “엄마…!”

  길다란 복도 한편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있는 어미의 모습에 한달음에 달려가 폭 안겼다.

  “잘했어, 우리 아들.”

  “일 있어서 못 온다고 했잖아.”

  엄마 냄새를 맡으니 마음이 금방 허물어졌다.

  긴장한 상태로 오래 서 있었던 게 무리였는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자다 쥐가 나 코끝에 침 바르는 불상사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아주 피골이 상접했네… 아이돌 할라믄 이렇게 말라야 한다대?”

  “당연하지, 당연하지.”

  머쓱한지 볼살이 쏙 빠진 얼굴을 만지작대던 건의 눈에, 저 멀리 재선의 아버님과 사진을 찍고 있는 이수가 보였다.

  “…뭔데.”

  찰칵 소리가 나면 딴 사람이 와 데려가고, 또 하나 찍을라 치면 팔목을 붙들어 데려가고. 흡사 서이수 쟁탈전을 보는 듯했다.

  “저 여자 피디 마음에 들어 다들 난리도 아니다, 아주.”

  “뭐? 엄만 가만히 있….”

  말을 다 잇지 못하는 아들을 보며 그녀는 눈을 껌벅였다.

  “아이다, 아이다.”

  방송 끝나기 전부터 저만 졸졸 따라다니던 개인 캠을 의식해, 건은 싱긋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엄마와의 감격스런 상봉을 마치고, 개인 캠을 보며 애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건이 되겠습니다. 아자…!”

  카메라 불이 꺼지는 순간.

  “아이, 야…! 죽을래, 윤재선?”

  샴페인을 터트린 재선이 이수가 입고 있던 흰 셔츠를 다 적시고 말았다. 이수에게 혼이 날까 키득키득 웃으며 도망을 친다.

  “피디 누나, 수고 많았어요!”

  불쑥 나타난 제이슨은 이수의 얼굴에 들고 있던 케이크의 생크림을 묻혔다.

  “너네 진짜….”

  마지막이라고 이런 앙큼한 이벤트를 하려는 모양인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며 이수는 참을 인을 가슴에 새겼다.

  어머어머, 하며 아이들의 장난에 놀아나 주고 있는 이수를 바라보던 어머님들.

  저벅저벅 걸어가 그들을 모두 지나치고는,

  스윽—

  건은 이수의 어깨 위로 제가 입고 있던 마이를 벗어 걸쳐주었다.

  제 여잘 눈여겨보고 있는 이들을 향한 엄연한 경고이자, 영역 표시였다.

  “윤재선 이리 와.”

  도경이 들고 있던 또 다른 샴페인 병을 홱 낚아채 마구 흔들어대며, 건은 자리로 돌아오던 재선을 향해 달려나갔다.

  “어우 야!”

  잠잠해지려던 차에 나타난 건로 인해,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시 난장판 만들기에 동참했다.

  이수는 건이 주고 간 마이 끝자락을 꼭 쥔 채, 소동에서 한 걸음 떨어져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봤다.

  담임 선생님의 축하한단 소리에 모두가 하얀 밀가루 범벅이 되던, 어느 옛날의 졸업식 같았다.

 

 

  * * *

 

 

  프로그램이 끝나고 맞는 주말,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한가로움.

  찌뿌드드한 몸을 일으켜, 이수는 오피스텔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먼지 쌓인 청소기를 꺼내 휘리릭 돌리고, 걸레를 빨아 시커먼 때를 닦아내고. 옷장 정리부터 시작해 세간 하나하날 점검하고 다녔다.

  막 커피 한 잔을 받아 마시려는데, 띵동— 하고 벨이 울렸다.

  “누구세요?”

  현관으로 가 문에 바짝 붙어 누군지 묻자, “문 열어요, 빨리!” 익숙한 사내의 목소리가 귓전에 닿았다.

  “이건? 얘가 왜….”

  잠금 장치를 풀고 문을 살짝 열어보니,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 있는 건이 있었다.

  “안녕.”

  “너…!”

  “잘 잤어요?”

  당황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이수를 보며 흡족한 미솔 지으며, 그는 오른손을 들어 문을 잡았다. 제가 통과하기엔 터무니 없는 공간이었다.

  타앗-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이수는 집 안으로 저를 들이지 않으려 문 앞을 단단히 막아 섰다.

  “왜 나 안 들여보내 줘요?”

  “집이… 집이 좀 더러워서.”

  “괜찮아, 저번에도 봤는데 뭘.”

  “아니…! 안 돼.”

  그녀의 단호한 어투에 한쪽 눈썹이 스윽 올라갔다.

  “잠깐만, 잠깐만 있어. 응?”

  그리고는 탁, 이수는 문을 닫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하. 예상 밖의 문전박대를 당한 건은 어이 없다는 듯 짧은 숨을 토해냈다.

  웬만한 첩보물 저리 가라 하게 조심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복도에 이렇게 세워 두다니.

  “…너무해.”

  문을 열고 그녀의 이웃 중 누군가가 나오진 않을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건의 발끝이 초조한 듯 땅을 여러 번 짚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열려라 참깨’ 보다 강력한 주문을 외우려는 찰나, 철컥— 문이 열렸다!

  길다란 틈 사이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수의 오른 뺨이, 귀여운 콧방울이, 앵두 같은 입술이 차례로 보였다.

  오늘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방금 전보다 더 반가운 미소가 그의 얼굴에 서서히 번졌다.

  “안녕, 서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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