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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꽃이 핀다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20.9.1

아이돌 연하남과의 간질간질 로맨스.

 
금은방 해프닝
작성일 : 20-09-30 18:51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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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끝나고 소속사로 가는 길에, 진열된 장신구들이 너무 예뻐 들어간 가게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나왔다.

  이것이, 제작진이 언론에 내놓은 공식 입장이었다.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닌 이야기.

  ‘지금까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고작 이런 일로, 그 아이 잘못되면 안 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기자들보다 먼저 금은방 주인을 만난 이수가 간절히 부탁해 덮은 이야기.

  ‘걱정 말아요. 늙은이 기억력, 믿을 게 못 되니까.’

  덜덜 떨던 제 손을 꼭 잡아주는 손길에 어린아이 같은 울음이 터져 나온 것까지, 모두 비밀.

  —건아, 뭐가 갖고 싶었던 거니. 누나 텅장 될 준비 다 됐는데ㅋㅋㅋ

  귀여운 해프닝으로 끝나, 우려했던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팬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에, 그가 보던 반지가 명확히 찍히지 않은 게 주효했다.

  이수와 미리 입을 맞춘 주인장은 가게를 찾아온 기자들에게 이건이 봤던 게 전부 남자 액세서리라 말했다.

  거짓말이 서툴러 마음이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남자가 하면 남자 게 되는 거지,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리허설 날 아침. 공연장에 들어서는 아이들을 찍기 위해 기자들이 구름 떼처럼 몰렸다.

  장비 몇을 손수 챙겨 가며, 이수는 씁쓸한 얼굴로 기자단을 살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사람들.

  국민의 알 권리 뒤에 숨어, 공인의 자유를 유린하기도 하는 무서운 사람들.

  “…어?”

  상념에 빠져, 터덜터덜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 이수를 발견한 이건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밴에서 가방을 챙겨 서둘러 밖으로 나갔는데, 찰칵찰칵찰칵,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어젯밤 일로 취재진들은 그의 모습을 한 컷이라도 더 담으려 분주했다.

  그 마음을 몰라 주며, 이건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무겁겠다…. 다른 사람들은 뭐 하고 저걸 혼자 들어.

  양손 가득 들린 짐을 보며, 그는 이맛살을 모았다.

  저도 모르게 앞으로 뻗어진 손이, 찰칵, 소리에 힘없이 거두어진다. 제길.

 

 

  * * *

 

 

  스윽—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가벼워진 오른손. 이수는 의아한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들어주고 싶은 거 참느라 혼났다.”

  이건이었다.

  “내 뒤에 계속… 있었어?”

  “모르더라, 어떤 눈치 없는 여자가.”

  핏 웃다가도 인기척에 금방 긴장을 하고 만다.

  그런 그녈 지켜보며 이건은 마음이 한편이 아릿했다. 미안했다.

  “어…!”

  이건은 이수의 팔목을 그러잡은 뒤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갔다.

  트레이닝 센터완 비교가 안 되게 높은 천장과 비상구 표시등만이 빛을 내고 있는 공간. 그 안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숨소리가 크게 울렸다.

  “…화났어요?”

  조심스레 이수의 눈치를 살피는 이건이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알아, 김 선배한테 다 들었어.”

  “어?”

  “새벽에 불려갔다며, 가서 취조 받고 나왔다며.”

  “그걸… 믿어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오는 게 꼭 귀여운 버니 같았다.

  대답 대신 제 목에 팔을 두르는 이수가 낯설어 건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거 너무 의왼데, 저리 가라고 밀어낼 줄 알았는데?”

  “나두 작고 반짝이는 거 무지 좋아하거든. 너무 비싸서 못 샀다, 그것도 그냥 둘러댄 거지?”

  하, 기가 차 헛웃음이 다 나왔다. 그러면서도 슬쩍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안았다.

  “아니어도 상관없어. 이제 금은방 새로 하나 차려도 좋을 만큼 선물 들어올 건데, 뭐.”

  순간 이 뻔뻔한 표정을 밝은 데서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의도가 뭐야.

  “네 덕에 그 아저씨 돈방석에 앉겠다. 팬들이 문지방 닳도록 찾아와, 우리 건이가 비싸서 못 샀단 게 대체 뭐예요? 그럴 거 아니야.”

  “…이상해, 딴 사람 같아.”

  “잘 안 알아보고 무턱대고 좋아한 네 잘못이야. 그러니 내가 뭐랬어, 건방지게 나 아는 척 말랬지?”

  “속물 서이수, 정 떨어져야 할 부분인데… 나 얘가 왜 이렇게 귀엽냐.”

  “얘애?”

  이수가 눈썹을 확 구기자, 그 모습이 우스운지 건이 실소를 터트렸다.

  쪽. 방심하던 사이에 뽀뽀 일격을 당한 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술 마셨어요?”

  “조금?”

  “이봐 이봐, 내가 이상하다 그랬잖아. 어제 나 때문에 마신 거예요? 아직 덜 깬 거야?”

  “먼저 해 줘도 뭐래… 아, 몰라. 나 갈 거야.”

  토라져 목에 두른 팔을 내린 이수가 문 쪽으로 손을 뻗자 건이 놀라 손에 힘을 팍 줬다.

  “아니라고? 근데 왜 이래요, 사람 무섭게?”

  “너 힘내라고 그랬다, 왜! 사고 치고 또 풀 죽어 있을까 봐.”

  걱정해준 이수의 마음에 감동해 경계심 가득하던 건의 눈빛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이거 약효 얼마나 가요?”

  “뭐?”

  “나 내일 힘 많이 내야 되는데, 내일도 해주나?”

  이수는 흘기듯 쳐다보며 그의 가슴팍을 툭 건드렸다.

  장난스런 웃음을 지으며 건을 그녀를 안았다.

  “하… 엄청 마음 졸였네. 서이수 화나 있을 줄 알고.”

  “화가 왜 나, 어제 내가 웃음 새는 거 참느라 얼마나 혼이 났다고. 다들 심각해 죽는데, 물정 모르고 나 줄 반지 구경하다 가격에 식겁했을 너, 자꾸 상상되잖아.”

  “아, 진짜….”

  민망함에 건이 고개를 푹 숙여 이수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왜, 얼마였는데. 얼마나 비싼 걸 고른 건데, 어?”

  “묻지 마요, 자존심 상해.”

  그렇게 한동안 두 사람은 서늘한 공기 가득한 공간에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다.

 

 

  * * *

 

 

  “이건이랑 한민주, 둘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라면?”

  “그래, 한번 골라 봐.”

  “음… 나는 민주 형.”

  잠시 쉬어가는 시간, 철민은 무대에 걸터앉아 있는 민주와 가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파이널 무대 비하인드 영상에 실을 거였다.

  가람에게 간택 받은 민주가 좋다고 그를 안아 주었다.

  때마침 건이 그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여어, 이건!”

  자랑을 하고 싶었는지 민주가 그를 불렀다. 그러나 건은 요상한 춤을 추며 갈지자로 무대를 뛰어다녔다.

  “워후…!”

  서이수 뽀뽀 처방, 부작용인 듯하다.

 

 

  * * *

 

 

  “그룹명 공모, 슬슬 마무리해야지.”

  대성의 말에 이수가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가 보았다. 마우스를 바삐 움직이며 애청자들이 정성껏 올려준 이름들을 쭉 훑었다.

  “<칸> 어때?”

  “그렇게 다 정해 놓고 물어보기 있어요?”

  “어떠냐고, 지금 네 의견 묻는 거잖아.”

  “몰라요, 선배가 결정해.”

  성의 없는 대답에 대성이 인상을 찡그렸다.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정치적 격변기에 중립을 지킨 자를 위해 예비되어 있다.”

  “단테 선생, 사우나가 얼마나 혈액순환에 좋은지 모르셨던 거지.”

  “야.”

  “정치적 격변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난 예외로 해줘요.”

  “저게 진짜….”

  “…것만도 죽겠는데, 내가 그런 것까지 골라야 해요?”

  “뭐라고?”

  이수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 대성이 되물었다.

  “염화미소. 선배 마음이 곧 내 마음입니다, 그러니 알아서 결정하십시오.”

  그녀는 일부러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골치 아픈 문제에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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