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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파혼하고 공작님을 갖겠습니다
작가 : 까몽드
작품등록일 : 2020.8.7

“전 절대 팔려가지 않아요. 아버지.”

죽기보다 싫은 인성 쓰레기와의 정략결혼을 피하고자
도움을 주는 남자를 찾은 백작가의 아가씨, 델리아.
그런데 그 남자가 지나치게 수상하다.

잘생긴 외모, 다정한 성격, 끝장나는 검술 실력까지.
델리아는 불가항력으로 완벽한 그에게 빠져들어 버리는데,

“아가씨의 약점이 되고 싶지 않아.”

평민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거부하는 남자.
……아무렴 어때, 내가 좋다는데!
델리아는 그날부터 지독한 외사랑을 시작한다.

“다신 사라지지 마. 친구로서 부탁이야.”
“……살아계실 줄 알았습니다.”

아니, 당신 평민이라면서요?
그를 알고 있는 제국의 최고 기사단장에다가
존댓말을 하며 고개를 숙이는 귀족들까지.

“귀족이 싫다며, 그럼 이젠 내가 싫어?”

……당신 정체가, 뭐라고요?
이 남자. 사랑해도 되는 걸까?

 
감정과 혼란 사이(2)
작성일 : 20-09-30 18:03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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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델리아는 세실을 따라가면서 주위를 살폈다.

 이런 길은 어떻게 알아낸건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한편으론 수확이 없는 자신에 대해 한탄했다.

 

 “좀 서둘러. 몰려오기 전에 갔다 와야 하니까.”

 “재촉하지 마. 가고 있어.”

 

 델리아는 약점을 잡고 흔드는 사람은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에 부합하는 사람은 세실. 그래서인지 말이 퉁명스럽게 나갔다.

 

 “더 노력 좀 해봐.”

 “노력과 별개야. 이건.”

 

 세실은 그런 태도를 신경도 쓰지 않는 듯, 델리아보다 큰 키를 이용하여 성큼성큼 걸어 나아갔다.

 이리저리 높게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이 나부꼈다.

 한 마리 명마의 꼬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재수없다.’

 

 델리아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조용한 샛길을 통해 당도한 곳은 남작가의 후문이었다.

 후문이라기엔, 좀……, 부실한 후문. 개구멍같았다.

 이 시간대엔 아무도 서 있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알아둔 세실은 성큼성큼 문가를 향했다.

 

 “뭐해?”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델리아는 누군가라도 마주칠까 두려워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왜그러니, 정말.”

 

 세실은 한껏 짜증이 담긴 말투로 늦장을 부리는 델리아를 채근했다.

 

 “간다. 가.”

 

 끼이익-거리는 기괴한 소리와 함께 문이 슬쩍 열렸다.

 그 사이를 통해 세실은 가볍게 빠져나갔다.

 가만히 서 있는 델리아에게 날카로운 눈총이 닿자 델리아도 서둘러 빠져나갔다.

 

 얼마 만에 남작가에서 나와 본 건지…….

 델리아는 잠시 해방감을 느꼈다.

 

 “에녹과 친해보이던데.”

 “…….”

 “무슨 사이야?”

 

 남작가 안보다 공기라도 다른 것 같아 크게 심호흡하던 델리아는 세실의 말에 쉴 새 없이 기침을 늘어놓았다.

 무엇인가 들킨 사람처럼 사레가 걸린 모양이었다.

 

 “콜록! 콜록!”

 “…….”

 “켁! ……콜록!”

 

 허리까지 숙이며 마른기침을 내뱉는 델리아.

 세실은 묘한 표정을 내비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둘은 아는 사이였지.”

 “그, 그래서 뭐? 콜록!”

 “그렇잖아? 지켜줬던 걸 보면 에녹도 네가 여자라는 걸 아는 건데.”

 

 놀라서 딸꾹질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델리아는 대답도 못하고 입가를 가리며 기침했다.

 

 “실력도 숨기고 있던데, 그걸 무릅쓰고 구해줄 정도면 보통 사이는 아니지 않나?”

 

 그렇지? 네가 봐도 그렇지?

 

 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어느 여자들이 하는것처럼 손이라도 마주 잡고서 뛸뻔 했다.

 힘겹게 마음을 꾹꾹 눌러 참았다.

 

 “그래보여?”

 “응.”

 “……하긴.”

 

 세실은 누구보다도 정확하고 냉정한 사람이고 델리아의 생각이 바로 세실의 생각과 같았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그렇게 할 수 있나?

 그런데, 뭐? 좋은 사람이 아니야? 네 약점이 되기 싫어?

 

 의외로 말이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입가를 히죽였다.

 

 “그래서 무슨 사인데?”

 “나도 말할 수 없는데?”

 

 미안하지만 받은 건 그대로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서.

 

 “뭐야, 유치하긴.”

 “쓰러진 날 공격한 너도 썩 성숙하진 않은데.”

 “사과했으면 된 거 아닌가? 뭘 이런 거로 그래?”

 “미안. 유치해서 그래.”

 

 델리아는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정말 아무 사이 아니야?”

 

 세실은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델리아를 내려 보듯 말했다.

 

 “말할 수 없다니까?”

 

 세실도 마음속의 표정으로 씩- 웃어 보였다.

 파악한 델리아의 성격에선 둘이 무슨 사이라면 자랑을 백번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아니면 은연중에 그를 생각하며 얼굴이라도 붉히거나.

 자랑이 아닌 아까의 말에 복수하는 척 숨기려고도 했다.

 

 세실은 델리아의 설핏 당황한 모습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적어도 무슨 사이는 아닐 것이다. 그게 세실의 결론이었다.

 다행이군. 크게 될 남자에게 이런 여자가 붙어있으면 안 되지.

 

 ‘실력도 숨기고 있던데, 그걸 무릅쓰고 구해줄 정도면……’

 

 그 말에 델리아는 반박하지도 않았다.

 분명, 에녹이 실력자라는 걸 그녀도 알고있다는 뜻.

 세실은 짧게 혀를 차며 발을 옮겼다.

 

 ***

 

 문을 빠져나와 인적이 드문 숲길로 향해 걷는데, 이내 마차 한 대를 발견했다.

 검은색 바탕에 붉은 기가 드리워진 마차였다.

 문가에 자주 쓰이지 않는 금빛 자수의 모습이 선명했다.

 귀족의 마차라는 사실을 누가 봐도 알 수가 있을 정도였다.

 그것도 높은, 아니면 돈이 많은.

 

 ‘……누구지?’

 

 델리아는 ‘돈’을 생각하자 큰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커슨 백작가였다.

 하지만 커슨 가문에는 저런 마차가 있지 않았다.

 

 “뭐해?”

 “…….”

 “이제와서 도망이라도 가려고?”

 

 머뭇거리는 델리아를 발견한 세실이 거들먹거렸다.

 

 “가봐. 금방 잡아줄테니.”

 

 어깨까지 들썩이며 세실이 골탕을 먹이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거든.”

 

 델리아가 손을 내저으며 가깝게 다가섰다.

 

 꿀꺽.

 정말 루드 남작일수도 있는 걸까.

 

 하지만, 남작가에 떨어져서 마차로 부르는 이유가 뭐지?

 델리아는 굳은 표정으로 세실을 슬쩍 쳐다보았다.

 힌트라도 얻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네가 테오 펠터이길 빌게.”

 

 세실은 짐작이 가는 말이 아닌 아리송한 말만을 건넸다.

 델리아가 미간을 설핏 찌푸리자, 무시한 채 마차 창가를 두드렸다.

 

 “데려왔습니다.”

 

 세실은 높은 분을 섬기는 말투를 내비쳤다.

 안에 있는 자는 그녀를 볼 수 없는데도 세실은 오른팔을 안으로 굽히고 허리를 숙이며 대답을 기다리는 듯, 가만히 있었다.

 절제되고 예의가 묻어나오는 행동이었다.

 

 ‘정말 귀족이구나.’

 

 다시 한번, 델리아에게 확신을 주었다.

 이 안의 자는 귀족이라는 것을.

 

 “가까이 오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세실은 델리아를 바라보며 마차 쪽으로 목을 까닥였다.

 

 “…….”

 

 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확신이 서지 않기에 델리아는 쉽게 걸음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세실의 고갯짓이 계속되자 두 손을 꼭 잡은 채 걸어갔다.

 마주잡은 손끝이 가볍게 떨려왔다.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군.”

 “네. 알겠습니다.”

 

 다행히도 들려오는 목소리는 파렴치했던 루드 남작이 아니었다.

 오히려 간사하지 않은, 굳건한 남성적인 목소리라고 해야 하나.

 

 “휴…….”

 

 그제야 떨려오던 델리아의 몸이 안정을 취하듯 천천히 이완되었다.

 아직은 놀란 가슴이기에 벌렁대는 심장은 여전했지만.

 

 세실은 명령을 듣자마자 걸어왔던 그 길을 향해 몸을 돌렸다.

 낯선 이와 둘이 있는 것이 불안했지만 델리아는 딱히 붙잡지 않았다.

 어차피 같이 들어가면 의심받을 테니 따로 들어가는 것이 낫겠지.

 

 저벅, 저벅.

 세실의 발소리가 조금씩 멀어지는 걸 들으며 멀뚱히 서 있을 때,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테오 펠터.”

 

 그는 ‘델리아 커슨’이 아닌 ‘테오 펠터’를 언급했다.

 자신이 아니라 테오를 알고 있는 귀족이라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델리아는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아니라고 대답하지도 못했다.

 

 ‘테오, 어떻게 해요?’

 

 이 상황에서 테오를 아는 자가 나타날 줄은 몰랐다.

 델리아는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머릿속으로만 계속하여 떠올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지?”

 “…….”

 “이런 곳엔 뭐 하러 들어간 거야. 돈이 떨어졌나?”

 “…….”

 “왜 나를 찾아오지 않은 거지?”

 

 적어도 세 가지는 알 수 있었다.

 이 귀족 남자와 테오는 오랜 시간 만나지 않았고, 자신과 똑같이 남작가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으며 왜 찾아오지 않았냐는 원망을 할 정도로 기다렸다는 것.

 

 “입이 없어지기라도 했나? 필요 없으니 버리기라도 했어?”

 

 델리아는 다급한 그의 말을 전부 듣고 있으면서도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말하지 못해?! 테오 펠터!”

 “…….”

 “테오!”

 “대답을 할 수 없기에 그럽니다.”

 

 적잖이 화가 치밀어 오르는 그의 목소리.

 소리치듯 언급하는 ‘테오’에 애써 담담하게, 또는 천천히, 대답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너…….”

 

 원래의 테오와 다른 목소리에 안의 남자는 잠시 말문을 멈추었다.

 

 숨소리마저 방해가 될 것 같은 순간 속에 지저귀는 새소리가 시간의 흐름을 알렸다.

 

 “…….”

 “…….”

 

 정적은 꽤 길었다.

 누군가가 먼저 말을 하지 않는다면 이 침묵은 영원할 것만 같았다.

 델리아는 이 고요함 속에서 그를 믿고 진실을 고해야 하는지, 아니면 잡아떼야 하는지 고민했다.

 

 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떴다.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다. 그냥 돌아갔으면 좋겠어.’

 

 하지만 바람과는 달리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덜커덩-! 하고 열린 마차 문에서 재빠르지만 거친 손이 튀어나왔다.

 그 손은 델리아의 가벼운 몸을 번쩍 들어 마차 안으로 내동댕이쳤다.

 거의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하는 것도 맞는 표현일 것이다.

 

 “윽!”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델리아는 짧은 비명을 질렀다.

 이윽고 느껴진 충격으로 인해 낮은 신음을 내뱉으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읏…….”

 

 격의에 찬 표정으로 씩씩거리는 그의 표정.

 그는 열린 문을 세차게 닫았다.

 

 “넌 누구지?”

 “……저, 저는.”

 “감히, 테오의 이름을 써?!”

 

 델리아의 눈동자에 가득 찬 그의 얼굴.

 에녹보다 어두운 피부에 짧고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시원하게 길어 보이는 눈매는 그녀를 향해 노려보듯 날카로웠다.

 

 “그를 죽이고 이름을 빼앗았나?”

 “네? 무슨……!”

 “왜 테오의 이름을 쓰고 있는 거지?”

 

 델리아는 아래에서 바라본 그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거칠게 움직이는 게 보였다.

 머지않아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느껴졌다.

 

 “넌 누구야!”

 

 델리아는 그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적잖은 충격으로 늦은 나이인 열일곱에 사교계에 데뷔했지만, 이 얼굴은 지워지지 않고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칸버트 경?”

 

 가히 최고라 불리는 왕실 기사단의 기사단장.

 성내 치안을 담당하는 덴 칸버트. 그였다.

 

 그의 정체를 알게 된 눈과 정체를 물어보려는 검은 눈동자가 허공에서 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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