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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파혼하고 공작님을 갖겠습니다
작가 : 까몽드
작품등록일 : 2020.8.7

“전 절대 팔려가지 않아요. 아버지.”

죽기보다 싫은 인성 쓰레기와의 정략결혼을 피하고자
도움을 주는 남자를 찾은 백작가의 아가씨, 델리아.
그런데 그 남자가 지나치게 수상하다.

잘생긴 외모, 다정한 성격, 끝장나는 검술 실력까지.
델리아는 불가항력으로 완벽한 그에게 빠져들어 버리는데,

“아가씨의 약점이 되고 싶지 않아.”

평민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거부하는 남자.
……아무렴 어때, 내가 좋다는데!
델리아는 그날부터 지독한 외사랑을 시작한다.

“다신 사라지지 마. 친구로서 부탁이야.”
“……살아계실 줄 알았습니다.”

아니, 당신 평민이라면서요?
그를 알고 있는 제국의 최고 기사단장에다가
존댓말을 하며 고개를 숙이는 귀족들까지.

“귀족이 싫다며, 그럼 이젠 내가 싫어?”

……당신 정체가, 뭐라고요?
이 남자. 사랑해도 되는 걸까?

 
그녀는 파혼을 하고 싶다(3)
작성일 : 20-09-30 10:54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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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델리아의 말에 불과 몇 분 전 깨질 뻔한 운명을 빗겨나간 유리잔이 다시 커슨 백작의 손에 의해 들려졌다.

 

 한동안 부들부들하던 잔은 이내 잠자코 탁자에 내려놓았다.

 

 커슨 백작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순간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델리아는 느꼈다.

 

 델리아는 밟고 지나온 유리조각을 가리키며 외쳤다.

 

 “이런 모습도 제 앞에서만 보이시는 거고요.”

 

 커슨 백작가에서 델리아를 제외한 세 명의 자식들은 다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들이었다.

 즉, 이복남매이지만 델리아 자신만 어미가 다른 남매.

 

 델리아의 친모는 커슨 백작 부인으로 선대 때부터 이미 내정되어있던 여자였다.

 평민들과 섞여 지내는 변방의 남작가의 여식.

 자연스럽게 결혼과 함께 커슨 백작가에서 델리아를 잉태했고 앞으로의 모든 것이 행복할 줄로만 알았다.

 

 제 남편의 연인을 알게 되기 전까지.

 

 결혼 이후의 정부도 아닌 커슨 백작의 연인은 저보다 아름답지도 않았고 가문이 뛰어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신보다도 먼저 아이를 가진 여자였고 말하지 않아도 커슨 백작의 감정의 크기가 크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다시 돌아간 제 가문에서 지내기를 십년.

 급격하게 몸이 좋지 않아진 그녀는 델리아의 행복을 위해 커슨 백작가로 함께 돌아왔다.

 적어도 자식이라면, 사랑해주겠지……, 라는 마음으로.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었을까.

 

 델리아는 커슨 백작가로 온 날부터 자라나면서 조금씩 다른 애정을 느껴왔다.

 주위 사람들은 전부 자식 사랑이 뛰어난 아버지라며 커슨 백작을 칭송하였기에 홀로 다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누구라도 알 정도의 차별이 아닌 혼자서 느끼는 감정적 차별이었으므로 어차피 말해봤자 믿는 이 하나 없을 테니까.

 

 물론, 오늘 만난 에녹은 델리아를 믿어주었지만.

 

 “내가 너에게 다르게 준 것이 있더냐? 저택에서 네가 갈 수 없는 곳이라도 있어?”

 

 커슨 백작이 불같이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편히 먹고 살게 해줬는데 날 위해 결혼하는 것이 그렇게도 탐탁잖아? 내가 너를 잘못 봤구나! 잘못 봤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자신에게 바라는 것도 원하는 것도 없다고 여기면서 제대로 된 무관심이 시작되었는데 난데없는 결혼 소식으로 어안이 벙벙한 것은 오히려 델리아였다.

 

 물질적인 것은 다른 남매들과 비교했을 때 누가 봐도 차이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델리아가 무언가를 더 원했던 적도 없었다.

 

 “웬 언니는 바라던 사람과의 결혼을 승낙하셨잖아요!”

 “네게 온 구혼서는 루드 남작뿐이다. 말도 안 되는 거로 비교라도 할 셈이냐?”

 

 씨알도 먹히지 않자 델리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재차 말했다.

 

 “루드 남작에 대한 성내의 소문은 듣지 못하셨어요?”

 “…성내 소문은 전부 거짓이다.”

 “거짓이라고요? 하, 도대체 무엇 때문이에요? 뭣 때문에 그런 질 나쁜 자에게 정략결혼을…!”

 “그만!”

 

 커슨 백작은 격양된 델리아의 말을 단숨에 끊어내었다.

 

 “그만하거라. 듣고 싶지 않다!”

 

 커슨 백작은 손을 번쩍 들어 허공에 내저었다.

 델리아가 우두커니 서서 움직이지 않자, 커슨 백작이 말을 덧붙였다.

 

 “더는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 나가거라. 제 발로 나가지 않겠다면 끌고 나갈 것이니.”

 

 제대로 발언을 하기도 전에 튀어나온 커슨 백작의 축객령.

 지나치게 뻔뻔하고 막무가내였다.

 델리아는 순간적으로 몇 분 전 일이 불현듯 생각이 나며 기가 차 헛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아버지도 굉장히 누군가와 닮은 행동을 취한다.

 

 막무가내로 구는 정략결혼의 상대자.

 그런 놈에게 하루빨리 보내버리려고 하는 아버지.

 

 델리아는 짐승처럼 구는 이보다 모르는 채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리는 아버지가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감정이 계속해서 맴돌자 알 수 없는 응어리가 마음속에서 울컥하며 서서히 퍼져나갔다.

 

 “……아버지.”

 

 델리아의 가냘픈 부름에 커슨 백작은 언짢은 듯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른 꾸중은 하지 않은 채 일부러 다른 곳을 바라보며 원망 섞인 그녀의 시선을 외면했다.

 

 현재 상황을 피하고 싶은 모양새였지만, 그 모습은 더욱 델리아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찜찜한 만을 안겨줄 뿐.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

 성내의 소문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도 커슨 백작이 잘 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

 

 굳은 표정과 함께 차가운 문고리를 쥐는 순간까지도 델리아는 커슨 백작을 힐긋 바라보았다.

 

 입을 꾹 닫고 외면하는 커슨 백작을 보며 에녹 사무소에서 아버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얘기한 것을 후회했다.

 

 아버지를 의심하고 싶지 않았기에 내린 발언이었지만, 생각해보면 마음속에서 있는 의심을 지워버리기 위해 자신이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자신에 대한 애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바랬던 것과 달리 그날의 기억 속에 커슨 백작은 안심하는 표정이었으니까.

 

 

 **

 

 

 “지금…제정신이세요?”

 

 테오는 관직으로 향하는 발걸음 마냥 성큼성큼 나아가는 에녹을 뒤따라가며 말했다.

 

 “그래. 제정신이다.”

 “아, 아니…! 잠깐만요.”

 

 어찌나 황급히 가는지 테오는 키가 큰 에녹보다 짧은 다리로 걸어가기엔 모자라서 거의 달리는 듯이 따라가야 얼추 맞는 보폭이었다.

 

 매번 저렇게 말없이 독단적인 행동을 취하는 테오는 잘난 그의 머리에 꿀밤을 한 대 내려주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알려 달라 재촉했다.

 

 “여기.”

 

 에녹은 소매 속에 숨기고 있던 종이를 테오의 가슴팍에 던져주었다.

 

 “이게 뭐예요?”

 “주의력이 부족하다니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점심 먹기 전에 뜯어온 벽보.”

 

 구겨진 자국이 난무하여 매끄럽지 않은 종이를 서서히 펼치자 적힌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대로 된 글이 아니었지만, 평민들이 알아보기엔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검을 쓸 수 있는 자들을 구하는 내용이며 기사의 꿈이 있는 자나 배우고 싶은 자 모두 오라는 말도 적혀있었다.

 추가로 지원서를 넣는 장소까지 상세하게.

 

 테오는 적혀있는 글들을 전부 읽어 내려가며 동동 구르는 발로 빠르게 따라갔다.

 적혀있지는 않지만, 분명 루드 남작의 일당이 틀림없었다.

 

 “호위병을 구한다는 말도 아니고 검을 쓰고 싶은 자 모두라면…….”

 “맞아, 그러니까 거기 적혀있는 곳으로 가자는 거지.”

 

 테오의 표정이 일순 굳어져 버렸다.

 

 “안됩니다. 안돼요. 안 돼.”

 

 안 된다는 말만 세 번을 외치는 테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들어가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간다는 건지, 세상에.

 

 점점 소리를 키워가며 안된다고 말했지만, 에녹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곤 뜻을 고치지 않았다.

 

 “아 정말!”

 

 저 고집은 아무도 못 말린다니까.

 

 테오가 조용해지자 이젠 멈췄다고 생각한 에녹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가려던 길을 더욱 서둘러 걸어갔다.

 걷기만 한지 몇 분 뒤에, 어느 가문을 뜻하는 문양도 특징도 없이 그저 좁아 보이는 집이 보였다.

 

 남작가에서 담당하고 있는 집이라기엔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볼품없는 곳이었다.

 바깥을 막아주는 문조차도 발로 걷어차면 뜯어질 것 같은 느낌.

 

 테오는 불안감을 눈빛으로 보냈지만, 에녹의 대꾸는 없었다.

 

 끼익-

 

 덜컥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나른한 오후의 식사 후, 낮잠을 자려 했는지 뒤로 젖히는 의자에 몸을 드러누운 두 명이 소리가 나는 곳을 동시에 쳐다보았다.

 

 한 명은 큰 덩치를 가지고 있으며 머리의 흉터와 함께 머리카락이 있지 않았다.

 또 다른 한 명은 왜소했으며 작은 눈으로 힐긋 쳐다보았지만, 귀찮은 듯 다시 눈을 감았다.

 

 “뭐야? 네 녀석들.”

 

 황금 같은 시간을 방해했으니 다가오는 말은 곱지 않았다.

 

 어디를 굴러도 괜찮을법한 복장은 전부 검술 연습을 하는 복장에 딱 알맞은 것이었다.

 왼쪽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들 또한 그자들이 검을 쓴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멍하니 서 있는 테오 대신 에녹이 먼저 인사를 하러 고개를 살짝 굽혔지만, 그들은 순간을 참지 않은 채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을 흘겼다.

 

 “지원하러 온 애송이들이군?”

 “이봐, 너무 무례한…!”

 

 상대방을 무시하는 호칭에 기분이 상한 테오는 나서서 소리치려 했지만, 에녹은 곧바로 테오의 옆구리를 가볍게 꼬집었다.

 

 아프진 않지만, 괜스레 머쓱함이 올라왔다.

 저런 녀석에게 무슨 예의를 갖추어 대화하겠다는 건지.

 

 “맞습니다. 전 에녹이고 이 친구의 이름은 테오입니다.”

 

 에녹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저와 테오를 소개했다.

 동시에 덩치가 큰 남자는 에녹과 테오의 몸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쭉 훑어보았다.

 

 “검 한 자루나 제대로 쥘 수 있겠어? 꼴을 보아하니 영-.”

 

 말의 끝에는 그들을 무시하는 태도가 한껏 실려있었다.

 테오는 당장에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에녹의 몸은 그곳에 고정되어버린 것처럼 미동조차 없었다.

 

 “물론 경보다 한참 뒤처진 실력이겠지만…….”

 

 에녹은 두 눈을 찡긋 웃어가며 말했다.

 

 “배워가며 노력하겠습니다.”

 

 에녹의 말투에 테오는 입을 떡하니 벌렸다.

 누가 봐도 힘만 쓰는 몰상식한 자인데 그런 사람에게 ‘경’이라니. ‘경!’

 

 기사들에게 하는 경의의 표현이 아닌가.

 기사 작위는커녕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에게 경이라니.

 

 테오의 반응과는 다르게 남자들의 반응은 꽤 괜찮았다.

 

 자연스럽게 호칭을 불러주는 것이 좋고 만족스러웠는지, 아니면 처음 겪는 말투에 당황한 것인지, 입꼬리를 잔뜩 올리고서 종이를 건네주었다.

 

 “말이 통하긴 하는군.”

 

 남자는 수없이 쌓인 종이 중 한 장을 건네며 말했다.

 

 “쓰여 있는 대로 적고 나를 따라오도록 해.”

 

 둘 중 더 묵직해 보이는 검을 들고 있는 자가 에녹의 머리를 툭툭 치는 듯이 쓰다듬었다.

 

 “너는 왠지 될 것 같군. 꽤 반반하게 생기긴 했지만, 그것보다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건 눈치거든 눈치.”

 

 아주 대단한 것을 알려준다는 것처럼 남자는 거들먹거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 거로 보면 넌 아주 잘할 것 같아. 뭐, 나보단 아니겠지만! 하하하!”

 

 계속해서 들려오는 반말에 기분 나쁠 법도 하지만 에녹은 연실 웃는 표정으로 응대하며 글을 적어나갔다.

 

 그런 그를 테오가 곁눈질로 슬쩍슬쩍 보자 남자가 테오에게 쓸데없는 짓 말고 서두르라며 재촉했다.

 

 부탁이 아닌 반강제적인 말투였지만.

 

 테오는 애써 부들거리는 입매를 끌어올리며 빈칸을 채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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