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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 그리고 그녀의 비밀
작가 : 로투스틸
작품등록일 : 2020.9.29

그의 비밀, 마지막 숨을 다 하는 순간까지, 지키고 싶었다. 덮어두었던 누군가의 마음이, 그의 비밀을 들춰낼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 이 비밀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을 해야할 때가 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너는, 괜찮니~~~~

그녀의 비밀, 약속을 했다. 죽을 때까지 지키겠노라고. 새로운 빛을 만나고, 새롭게 시작된 생에 충실하겠다고.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 비밀이 탄로날 위기가 찾아 왔다. 이제, 이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할 지, 어떻게 비밀과 스스로 마주해야할지 고민해야할 때가 왔음을 느낀다. 새빛아~

그리고, 새빛~
우주가 흔들리고 있어. 이 비밀 때문에......

 
[제 11 화] 비밀을 지키기 위해
작성일 : 20-09-30 04:10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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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스로 심정을 다스리는 중이다. 박실장은. 크게 숨을 한 번 고르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여느 때처럼 편안한 눈으로 미스터 강을 바라본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간다. 울컥 울컥 목구멍 안쪽에서 올라오는 것은, 꾹꾹 눌러 집어 넣는다.

 ‘내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다짐한다.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박실장은 미스터 강을 바로 쳐다본다. 오히려 울컥한 것은 미스터 강이었다. 가까스로 진정한 박실장이 다가와 평상시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갑자기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굵은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미스터 강의 눈물에 박실장 역시,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을 떨군다. 잠시, 30년 지기 두 남자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뜨거운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입술을 한 번 깨물고, 눈을 한 번 꿈뻑 한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 두 남자 사이에 흐른다. 깊은 한숨과 함께.

 “이제, 준비 다~ 하셨습니까?”

 박실장이 어렵게 입을 뗀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 미스터 강이 선물이라고 건넨 청담동 상가 하나가 생각이 난다. 유명 커피숍이 임대해 있는 상가였는데, 3층짜리 작은 건물이지만, 통째로 유명 커피숍이 임대하고 있어, 수익이 꽤 탄탄한 곳이었다. 위치도, 차량보다는 걷는 사람들이 많은 자리라 매출이 높은 곳이었다. 알기로는, 월세 수익을 좀 저렴하게 해주고, 수익의 얼마를 나누는 구조로 계약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얼마 전, 그 커피숍을 선물이라고 내밀었다.

 -- 이걸 왜, 갑자기~.

 -- 언제까지 내 뒤치닥꺼리만 할 거야. 이제 좀 쉬어야지.

 -- 하지만······.

 -- 내가 은퇴하면, 자네도 같이 은퇴해야지.

 -- 은퇴하시게요?

 -- 당장은 아니고······.

 -- 그럼 저도~.

 -- 알지~ 알어~, 근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 갑자기 그런 말씀을······.

 -- 자네나 나나, 이제 늙었잖아. 슬슬 준비를 해야지~

 그냥 그렇게만 생각했다. 젊은 시절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이, 노력의 결과를 앞에 둔, 지긋한 나이쯤, 그럴 때 한 번 쯤 찾아오는 회한이거나 정리 정도로 생각했다. 아니, 그런식으로라도 조금 쉬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이런 것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에 딱딱한 갑옷 하나를 챙겨입는다. 머리가 시키는대로 해야한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게, 미스터 강이 바라는 것일테니까. 평상시와 같이 평온한 어투로 말은 건다.

 “준비, 더 하실 것이 있으십니까?”

 미스터 강은, 박실장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다. 저리 평온하게 다시 말을 걸어 주다니······. 지난 30여년을 함께 보낸, 지기였다. 누구보다도 미스터 강의 마음을 잘 알았고, 미스터 강이 생각하기도 전에, 생각했고,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는 단호하게 결정도 내려주었다. 그 아이를, 그렇게 준비시켜 떠나 보낸 것도, 박실장 덕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보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박실장이 틈틈이 소식을 전해주고, 다독여주고, 막아주었기에 가능했다. 안나가, 사업상 미스터 강에게 최고의 파트너라면, 박실장은, 인간 미스터 강이 최고의 패션엔터테이먼트 사업의 수장이 될 수 있도록 만든 인간적 조력자였다.

 “미, 안, 허이~.”

 미스터 강의 저 한마디에, 박실장은 다시 한 번 무너져 내린다. 자기도 모르게, 굵은 눈물 한 방울에, 울컥 소리까지 터져 나온다. 미스터 강이 지그시 바라본다. 박실장이 금세, 표정을 가다듬는다.

 “미안, 하네~”

 미스터 강이 한 번 더,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다.

 “압니다.”

 박실장의 대답에 미스터 강이 쿡~ 하고 웃는다. 박실장도 함께 쿡~ 하고 웃는다.

 “울다 웃으면 어찌 되는지~, 어렸을 때부터 들었을텐데~”

 “회장님도 마찬가지십니다.”

 “허허~~ 그렇네~~”

 잠시, 함께 바라보고, 말로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나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30년이, 가능하게 하는 찰나다.

 “정말로 미안하네~”

 “오랫동안, 삐쳐있을 겁니다.”

 “그래~, 그래도 괜찮아~”

 박실장의 말에 미스터 강이 허허, 웃어준다.

 “이제, 준비 다 하셨습니까?”

 “글쎄~ 한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네.”

 “저한테는, 영영 말씀 안 하실 작정이셨습니까?”

 “아니, 아니지~ 기회를 놓쳤을 뿐이야~”

 “······.”

 “진짜라니까~”

 “믿어 보겠습니다~”

 마지못해 박실장이 대답한다.

 “거 참, 진짜 말하려고 했다니까~”

 “믿어 보겠다니까요..”

 “거 참~”

 미스터 강이 조금 계면쩍어하며 말을 멈추자, 박실장이, 농을 멈춘다.

 “누구보다 자네한테 먼저 말하고, 엉엉 울고 싶었지. 내가 또 누가 있나. 자네 말고~”

 미스터 강의 말이, 진심인 것을 박실장은 안다. 사실이 그랬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과 누나가 있는 것으로 안다. 누나는, 미스터 강이 자라는 동안 간간히 돌보기도 했지만, 결혼을 하고는 돌볼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형은, 자라는 내내, 본인의 불평불만을 미스터 강에게 풀었던 것으로 안다. 폭력으로. 한참 나이가 어린 미스터 강은, 형이 행사하는 폭력에 무기력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말리는 누나를 뒤로 하고 집을 나왔다. 길거리 불량배로 살던 미스터 강을, 우연히 한 중년의 남자가 거두었다고, 박실장은 들었다. 그렇다고 엄청 좋은 여건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작은 신발 가게를 했던 그 중년의 남자는, 커다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관심과 믿음을 주었다고, 미스터 강이 말했다.

 -- 그 관심과 사랑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나는, 여전히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는 불량배로 늙었겠지.

 어느 날이던가, 박실장에게 털어 놓은 미스터 강의 젊은 시절 이야기였다. 어떻게 알았는지, 형과 누나의 자식들, 미스터 강의 조카들은 미스터 강이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할 즈음부터 찾아오기 시작했다. 박실장은 그들이 못마땅했지만, 미스터 강은 한 번도 그들을 모른 척 하지 않았다.

 -- 우리 누나가 나 밥 잘 챙겨줬거든.

 -- 우리 형이 말야, 좋은 환경이었으면, 참 화끈한 사람이었을 거야.

 내치지 못하고, 그들에게 두툼한 봉투를 쥐어서 보내는 미스터 강을 보며, 박실장이 탓하면, 늘 그렇게 둘러댔다.

 지난 1년, 이런 저런 것들을 정리하면서, 조카들을 위한 재산 분배를 빼지 않고 챙겼다. 그 때도, 박실장을 미스터 강을 만류했지만, 미스터 강은,

 -- 이렇게 안 하면, 더 많이, 힘들게 할 거야.

 그렇게, 그들을 위한 준비도 했다.

 “그래서, 그렇게 빈틈없이 준비를······.”

 “안 그러면, 시끄러울 것 같아서 말이지~”

 미스터 강이 한숨을 크게 쉰다.

 “이제~ 다, 하셨습니까?”

 “응~ 거의 다 했는데······.”

 미스터 강이 깊은 한숨을 쉰다. 박실장이 느낀다. 무얼 고민하고, 걱정하는지······. 그제서야, 박실장의 뇌리에 빠르게 스쳐가는 것들이 정리가 된다. 조카들을 위해 넉넉하게 재산을 분배한 이유도 설명이 됐다.

 “그래서, 지난 1년, 그렇게~”

 미스터 강이 천천히,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박실장이 탄식을 뱉는다.

 “내가, 너무 유명해서 말이지~”

 “하아~”

 “내가 죽고 나면, 너무 시끄러울 것 같아. 박실장이 막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고. 혹시나 조카들이 유산을 가지고 문제를 삼기라도 하면······.”

 안 봐도 뻔한 비디오다. 조카들이, 유산의 우선 상속권을 주장할 것이고, 안나는 이에 절대로 가만히 있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저런 개인사들이 언론들을 통해서 자꾸 나올 것이고, 폭로전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조카들에게~”

 “그렇지, 그래서 각서도 받고, 공증도 받았던 거지. 아마 시끄럽게 굴진 않을 거야. 각서에, 시끄럽게 굴면, ‘사회 환원’, 이라는, 그 녀석들에게는 어마무시 하게 무서운 문구를 넣어서 공증 받았으니······.”

 미스터 강이 피식 웃으며 말한다. 저 문구가 왜 유언장과 각서에 있었는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이제, 무얼 하실 예정이십니까?”

 조카들 입까지 막아두었으면, 준비는 완벽해 보였다.

 “그 아이~”

 박실장은, 그제서야 유언장 내용이 퍼뜩 떠올랐다. ‘개인 저작권과 현재 살고 있는 집은 강한철의 개인적 관계인 상속자에게 별도의 절차로 상속한다’

 “그 아이라 하시면~.”

 “그래, 그 아이~”

 “······.”

 “그 아이가 말이야, 지금처럼, 아주 평범하게 살기를 바래서, 이렇게까지 준비를 했는데······.”

 미스터 강이 말끝을 흐린다. 그 다음 말이 무엇일지, 박실장은 이미 짐작할 수 있다. 박실장이 먼저 입을 연다.

 “정실장~”

 미스터 강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실장이, 저렇게까지 그 아이를 찾아다닐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

 최근 안나의 행보를 훈에게 전해 듣고, 미스터 강에게 보고한 것은 박실장이었다. 안나의 행보가 조금 우려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지난 10년, 미스터 강이,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숨겨둔 아이였다. 그저, 그렇게, 그 아이가 바라는대로,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서······. 혹여라도, 미스터 강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알려질까 봐, 전전긍긍하며, 그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박실장이 보고, 훈이 보고, 전해주는 이야기들, 그것들로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랬다. 그랬는데, 그 모든 것들을 안나가 흔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사실 박실장은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안나가 섭섭하지 않을 만큼, 미스터 강은 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안나에게 남겼다. 공식적으로 후계자라 불리었고, 언론에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회사의 지분과 주식들도 아낌없이 넘겼다. 언론에서는 전문 CEO에게 회사를 넘긴,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사례라고 대서 특필할 정도였다. 그런데 공개 되지 않은, 극히 일부만 알고 있는 두 번째 유언장에 적힌 ‘개인 저작권과 현재 살고 있는 집은 강한철의 개인적 관계인 상속자에게 별도의 절차로 상속한다’, 이 문장이 안나를 자극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미스터 강도, 박실장도.

 “박실장아~, 어떻게 해야, 정실장을 막을 수 있을까?”

 “솔직히 말씀을 해주시는 건, 생각 안 해 보셨습니까?”

 “해 봤지, 그런데, 오히려 기름을 붓지 않을까, 싶어서~”

 “어째써, 그런 생각을······?”

 “나도, 짐작이 가는 게 있어서 말이야~.”

 박실장은, 미스터 강에게 말하지 못한 무언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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