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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페르소나의 노래
작가 : 월매화
작품등록일 : 2020.9.29

30년 전 갑자기 나타난 이능력자들의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가면을 쓰고, 세상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가현과 가현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

 
5話
작성일 : 20-09-30 02:37     조회 : 125     추천 : 0     분량 : 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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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 날 아침.

 미나는 어리벙벙한 채로 가현을 바라봤다.

 「언제 목소리가 돌아온 거야? 아니, 이그니스는 언제 집에 돌아온 거고!?」

 「흥분 좀 갈아 앉혀.」

 미나는 흥분 상태로 더 물어보려다 이내 가현이 같이 씻자는 말에 좋아 하면서 같이 화장실로 가버렸다.

 「미나 누님은 참 변함이 없네....」

 「가현의 말에 바로 따르니깐 변함없을 수밖에...」

 「뭐, 어찌되든 잘 된 것 같네~이걸로 안심, 안심~」

 「음...가현이 좋아하는 오므라이스를 만들어야겠군.」

 「쉴드 형님! 전 뭐 도와들릴깝쇼?」

 쉴드가 주방에 가려하자 젊은 남성이 말을 걸어오기에 그는 남성을 보면서 말했다.

 「음...스나이퍼는 그냥 그대로 앉아서 대기하도록 자네가 도와주면 치울 일만 많으니...」

 「아...넵...」

 시무룩해진 채로 구석에 앉아서 멍하니 정원만 보는 스나이퍼.

 때마침 텔레파시가 끊긴 걸 알았다.

 아무래도 여자끼리 무언가 이야기를 할 예정인 것 같아보였다.

 화장실 안.

 미나가 따듯한 물을 채워가면서 온도를 체크하고 있었다.

 “아직 뜨거워?”

 「잠깐만...조금 있다 들어가면 될 것 같아.」

 “응!”

 가현은 목소리를 되찾아서 인지 많이 신난 듯 보였다.

 미나는 머뭇거리다가 이내 물 온도를 체크하면서 가현에게 물어보았다.

 「있지, 우리 귀염둥이. 이 언니가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미나 언니가 궁금한 게 있어?”

 「너무 궁금해서 못 참을 정도로?」

 “뭔데?”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다.

 미나는 그 눈빛에 압도당해서 말문이 하마터면 막힐 뻔했다.

 때마침 온도가 적당해지자 그녀는 가현과 함께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욕조 안에 가득 찬 따듯한 물.

 그 위로 둥둥 뜬 귀여운 노란 색 오리 인형.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흥얼거리는 가현.

 미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 귀염둥이가 나중에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결혼해야 하잖아. 그치?」

 “응! 아빠가 그랬어. 내가 언제 결혼하고 싶은지 몇 년 후든, 몇 달 후든 아무 날짜나 결정 되면 나중에 아빠한테 말하래!”

 「그래?」

 ‘아무래도 팀장님....그 날이 오면 신랑 후보들한테 뭔가 무서운 짓을 하려고 그...그런 것 같으신데.....’

 생각 할수록 뭔가 소름끼치는 미나였다.

 「잠시만 이 언니가 더 물어보기 전에 우리 귀염둥이 머리 감겨 줄 테니까. 눈을 잠깐 감아줄래?」

 “응. 미나 언니가 눈 뜨라고 할 때까지 감을게!”

 가현이 눈을 감자 미나는 흐뭇하게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적셔준 후, 샴푸로 머리를 감겨주기 시작했다.

 다 감겨준 다음에 다시 머리에 물을 부어가면서 샴푸들을 닦아주었다.

 「됐다~우리 귀염둥이 이제 눈 떠도 돼요?」

 “미나 언니랑 같이 목욕하는 거 정말 좋아.”

 「이 언니도 좋아!」

 그 말에 기쁜 듯이 미나는 강하게 가현을 끌어 안아주었고, 가현도 기쁘다는 듯이 크게 웃어댔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화장실 밖까지 들리자 팀장은 흐뭇하게 듣고 있었다.

 “목소리가 돌아와서 기쁜 모양이로군. 다행이야.”

 4명의 남자들은 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했다.

 다시 화장실 안.

 미나는 질문을 이어갔다.

 「그래서 말인데....우리 귀염둥이한테 신랑 후보가 3명 있잖아.」

 “응, 이그니스 오빠랑, 스나이퍼 오빠랑, 진 오빠. 왜에? 미나 언니는 오빠들이 싫어?”

 「아니? 의외로 똑 부러진 녀석들이라 괜찮은데....귀염둥이는 3명 중에 어느 오빠랑 결혼 할 거야?」

 그 말에 깊게 생각하더니, 이내 가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건....그....건....”

 「뭐야? 귀염둥이가 이렇게나 얼굴이 빨개지다니? 결정한 오빠가 있어? 그런 거지?」

 머뭇거리던 가현은 미나에게 답했다.

 “그게...미나 언니...”

 「왜? 아직 못 골랐어?」

 “아니, 엄마 말대로라면 오빠들 중에서 한 명은 고르기 어려울 것 같아. 아빠도 엄마의 유언대로 할 것 같고...”

 「엥? 엄마의 유언이라니?」

 “엄마가 그랬어. 날 좋아하는 남자가 나타나면 어디에도 도망치지 못 하게 몇 명이든 상관없이 다 잡아 놓으라고...그러니까...음...나한테 반한 남자들을 전부 내 것으로 만들래.”

 미나의 미간이 찌푸려지는 순간이었다.

 가현의 엄마가 뭐하는 사람인지는 알겠지만, 왜 그런 말을 남겼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도 생각이 깊어지고 말았다.

 「그...그럼 팀장님은....? 뭐라 하시니?」

 “아빠? 아빠는 엄마말대로 몇 명이든 상관없이 신랑 후보들이랑 나랑 결혼 시키실 예정 인 걸?”

 심각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무리지 않은가!!

 미나의 속이 뒤집히는 줄 알았다.

 ‘으아아....팀장님마저....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야!!’

 「하하하.....그래? 그래도 귀염둥이는 3명의 오빠들 중에 딱 한 명이랑 결혼한다고 하면 누가 좋아?」

 “움....잘 모르겠어...이그니스 오빠는 동화 속 왕자님처럼 멋지게 날 지켜주기도 하고, 스나이퍼 오빠는 재미난 이야기로 날 웃게 해주고, 진 오빠는 내 노래 가사를 봐주기도 해서....”

 ‘아....이 세 사람....어떻게든 귀염둥이에게 점수 따려고 아주 그냥 헌신적이네!!!’

 한숨을 다 내쉬면서 생각하는 걸 그만 둔 미나.

 가현에게 마저 씻자고 하고선 목욕을 슬슬 마무리 했다.

 물기를 닦고 옷 갈아입는 두 여성.

 미나는 장난도 쳐주면서 가현이랑 즐겁게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질문이 있어서 미나는 재차 물어봤다.

 「그러고 보니, 우리 귀염둥이는 이그니스를 언제부터 알았어?」

 “음...난 10살 때부터 알았긴 했는데....엄마랑 아빠의 말론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그니스 오빠가 지켜주고 돌봐주었다고 했어. 다른 언니, 오빠들이랑 같이.”

 「정말!? 우와, 아기 때부터 라니...귀염둥이가 아기였다면 이그니스는 그때 당시엔....6살 정도였으려나? 귀염둥이랑 이그니스랑 4살 차이나니깐...그런데 잠깐? 다른 언니, 오빠들이라니?」

 의아해 하는 그녀에게 가현은 아무렇지 않게 답해주었다.

 “음...그 언니, 오빠들도 이그니스 오빠랑 같은 나이라는데...우리 엄마를 보조해주고, 지켜주었데.”

 「그래?」

 ‘그럼 혹시 이능력 특수 호위부대 사람들인가? 전원 이그니스랑 같은 나이라고 얼핏 들었긴 했는데...’

 드라이기를 가져다가 가현의 머리를 말려주는 미나.

 가현은 가만히 머리가 말리기를 기다렸다.

 “언니들이 주로 나 기저귀 갈아주고, 목욕 시켜주었데. 오빠들은 나 울면 달래주고, 우유 먹여주기도 했었다고...”

 「헤에....그런데 왜 이그니스랑 10살 때 만난 거야? 보통 같이 자랐다고 하면 같이 있던 기억이 있을 거 아니야?」

 “음...내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기억력이 좋다는 걸 알았을 때에 언니, 오빠들이 숨은 채로 나 지키고 싶어서 숨어버렸데.”

 ‘크으....열정 아들이네...’

 가현의 머리를 다 말리자 이번엔 자신의 머리를 말리는 미나였다.

 가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다가 엄마의 장례식 날. 내가 우는 걸 차마 못 보던 이그니스 오빠가 결국 숨지 않기로 스스로 결정하고, 곁에 있는 걸 택했다고 이그니스 오빠가 직접 이야기했어.”

 「그렇구먼. 하여간에 멋들어진 일은 전부 다 자기가 다 한다니깐?」

 ‘어라? 귀염둥이의 말에 의하면...이그니스 녀석 사실 특수 호위부대 사람이라는 건데? 흠....이것에 대한 질문은 장본인에게 물어 보는 게 낫겠지...’

 어느새 다 말린 머리카락.

 두 사람은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맛있는 냄새가 주방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맛있는 냄새의 정체를 확인하는 가현.

 오므라이스라는 걸 알고선 신나했다.

 “와! 오므라이스다!!”

 “얼른 오거렴. 식사 준비 다 되었단다.”

 식탁 안으로 들어간 의자 하나를 꺼내어 앉는 가현.

 미나도 다른 이들과 합류해서 같이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천천히 먹도록 하거렴.”

 “응!”

 숟가락으로 한 입, 두 입.

 오므라이스를 먹기 시작하는 그녀.

 그런 그녀를 흐뭇하게 보면서 미나는 잠시 텔레파시를 이그니스와 연결 했다.

 이그니스는 쉴드가 준비한 커피를 마시려다 조금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미나? 왜 그래? 갑자기 나만 연결하고...」

 「에헴! 궁금한 게 있어서 그렇지! 우리 귀염둥이랑 이것저것 이야기하다 알았는데...」

 그는 뭔가 알아차린 듯한 눈빛이었다.

 「아....아기 때부터 돌봐줬다는 이야기?」

 「그래, 너 사실 특수 호위부대 출신이야?」

 부정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이그니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맞아. 특수 호위부대들 중 하나. 0의 호위부대에 속해 있었고, 난 그들의 리더였어.」

 ‘으헉! 설마 했지만...역시 이그니스네....그것도 호위부대들 중에서 제일 높은 자리인 0의 호위부대의 리더라니...뭐...가현의 엄마가 그만한 인물이니, 이그니스 녀석...그 정도는 기본으로 지킨 것이려나....’

 「그럼 어제 일도 그들이랑 해결 한 거야?」

 「그렇지. 그들의 입장에서는 가현이 자신들의 친 동생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강한 편이거든.」

 「뭐, 확실히 그러겠네. 아기 때부터 돌봐줬다고 했었으니까.」

 이야기하다가 미나는 옆을 보고선 흐뭇해하면서 가현의 입가에 묻은 밥풀을 떼어주었다.

 그러자 가현은 그녀를 보면서 싱긋 웃고선 오므라이스를 마저 먹어 치웠다.

 「이걸로 궁금한 건 다 풀렸네. 그럼 그들은? 리더인 네가 여기 있으면...」

 「난 지금이나 옛날이나 변함없이 호위부대 사람이야.」

 이그니스의 말에 미나는 어쩔 수 없이 이해하는 표정으로 커피를 한 모금 마셔두었다.

 그때.

 팀장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연락을 받고선 표정이 심각했다.

 미나가 전체적으로 텔레파시를 돌려놓자.

 이그니스가 팀장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큰일이로군. 폭주자가 나타났다.”

 「!?」

 폭주자란 말에 다들 깜짝 놀랐다.

 폭주자...

 이능력자가 자신의 힘의 한계를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까지 힘을 쓰거나, 처음 이능력에 각성 할 때 힘 조절에 실패해서 폭주 상태인 채로 진정되지 못 하면 그대로 폭주자라는 괴물이 되고 만다.

 그 상태로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 할 경우.

 같은 이능력자를 잡아먹지만 심각할 경우 이능력이 없는 일반인도 아무렇지 않게 잡아먹는다.

 먹고 난 뒤에 돌아 온 이도 있었지만 결국 그때 먹었던 느낌을 못 잊어버려서 다시 폭주자가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늦은 자로 확인 되면 처리할 수밖에 없다.

 어느새 오므라이스를 다 먹은 가현도 그 말을 들었다.

 “아빠, 그럼 폭주자를 사냥해야 되는 거야?”

 “그렇겠지. 하나라면 다른 놈들 보내겠지만 몇 마리인가, 너무 늦어버린 폭주자들이 발견되었다고 하더군.”

 「그럼 모든 멤버들이...」

 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서둘렀다.

 “그래, 폭주자 사냥을 시작해야겠지.”

 ‘폭주자를 잡으려면 같은 폭주자가 잡아야 한다...매번 멤버들에게 그런 씩으로 폭주자 사냥을 부탁했지만 너무 위태로워서 마음이 아프단 말이지...’

 같은 시각.

 겁먹은 누군가가 팀장과 다른 이능력자들이 일하는 곳.

 특수 부대 시설이 있는 곳으로 급하게 달려가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이능력 범죄자라고 해도,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아! 자백을 하든, 말든 간에 목숨부터 구걸해야...!”

 “찾았다~!”

 “힉!!”

 어둠 속에서 나타난 큰 얼굴.

 이형에 가까운 모습인 그 얼굴은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겁먹은 사람을 보면서 웃어댔다.

 “왜 도망가는 거야?”

 “사...살려 줘....”

 “네 피와 살을 달라고 한 것뿐인데....”

 “제....발...”

 “있지. 나 배고픈데. 당신....먹어도 될까?”

 그 말을 끝으로 얼굴은 커다란 입의 형체로 크게 찢어지더니, 그대로 앞에 있던 이를 통째로 삼켜버렸다.

 이윽고 비명 소리와 함께 무언가 씹히는 소리가 들리다가 이내 조용해졌다.

 “다른 녀석들에게 뺏기기 전에 먹어둬서 다행이야. 그나저나 저 앞...더 맛있는 냄새가 가득한 것 같은데...”

 이형의 얼굴은 무서움을 간직한 채로 어둠 속으로 다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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