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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페르소나의 노래
작가 : 월매화
작품등록일 : 2020.9.29

30년 전 갑자기 나타난 이능력자들의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가면을 쓰고, 세상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가현과 가현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

 
4話
작성일 : 20-09-30 02:19     조회 : 138     추천 : 0     분량 : 4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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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현은 이번 무대에도 가면을 쓰고선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아가며, 그녀는 안무와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신난 듯이 기분 좋게 노래를 부르는 가현을 지켜보는 7명의 그림자는 조용히 노래를 감상했었다.

 그리고 또 다른 그림자도 사람들 사이에서...

 “히히히....오늘도 아름다운 목소리....그래...저 목소리도 가져가자....히히히히....”

 그녀를 이상하게 보는 또 다른 그림자.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한 채 조용히 어둠 속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범인으로 추측되는 인물이 가로등 밑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저 멀리서 가만히 서 있는 채로 핸드폰을 보는 여성을 발견한 범인은 좋은 사냥감을 놓칠 리가 없었다.

 다가가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의 시간. 저에게 전부 줄 수 없습니까?”

 “.........”

 범인은 여성에게 다가가서 아무렇지 않게 이능력을 썼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놀란 범인은 당황했다.

 “어째서? 어째서야! 왜 돈이 안 나오는 거야!”

 가로등의 빛 속에서 천천히 범인 앞으로 나타난 여성은 다름 아닌 바로 미나였다.

 그녀는 핑거 스냅을 한 뒤 범인에게 말했다.

 「그야, 우리들의 시간은 이미 멈췄으니까. 즉 우리들은 죽은 사람이라는 거지.」

 “뭐...뭣!?”

 도망가려는 범인의 발목을 잡은 다른 4명.

 범인은 똑같이 이능력을 썼지만 그 4명에게도 안 통했다.

 자신이 미끼에 걸린 물고기나 다름없다는 걸 눈치 채는 데에는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았으며, 마찬가지로 그의 이능력에 대해서 어느 정도 눈치 챈 이그니스였다.

 「그런가...네 놈의 이능력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이능력. 그래서 타인의 목숨을 뺏어가면서까지 그렇게 돈이 탐났나?」

 “그야 당연하지! 누구든 탐나지! 그리고 이 동네 사람들은 전부!!! 날 무시했어! 무시한 것들은 날 위한 희생양이 되어도 좋다고! 그 보다 네 녀석들의 시간은 어째서 돈이 안 나오는 거야! 왜! 왜!!”

 이그니스는 한숨을 내뱉으면서 그의 머리를 움켜잡고서는 이능력을 썼다.

 강한 전류에 휩싸인 범인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아까도 말했잖아. 우리들의 시간은 이미 멈춰있다고 말이야.」

 일이 무사히 아무렇지 않게 빠르게 끝날 때 쯤 다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가현의 노래 소리가 안 들렸다.

 그때 이그니스의 핸드폰에서 “캬톡!”소리가 조용하고, 어두운 골목에서 울려 퍼졌다.

 이그니스는 급하게 핸드폰을 확인하자마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나!! 얼른 가현에게 가자!!」

 「어...어어?? 알았어.」

 무슨 일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

 미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른 4명의 손을 한꺼번에 가까스로 겨우 잡고선 핑거 스냅을 두 번 소리 내어 손동작을 가볍게 하자 5명은 이내 공연장 안쪽으로 이동되었다.

 이동되자마자 이그니스는 급하게 가현이 있는 대기실로 달려 가버렸다.

 모두의 당황 속에서 다른 이들도 이그니스를 따라서 달려갔다.

 이윽고 가현의 대기실로 들어가자 울고 있는 가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런 가현을 달래주고 있는 팀장.

 한 눈에 보아도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모두 모인 걸 확인한 팀장이 상황 설명부터 했다.

 “가현의 목소리가 갑자기 안 나오기 시작했다.”

 「네? 대체 귀염둥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조사해본 바론 이전에도 공연 도중에 가수들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안 나온 탓에 공연을 어쩔 수 없이 중단하는 사태가 20건이나 있었다고 하더군.”

 말문이 막혔다.

 가현은 울먹이다 이내 이그니스에게 안겼다.

 그는 그런 그녀를 토닥여주면서 달래주었다.

 「범인은...」

 “범인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없지만 아무래도 이능력자의 짓이겠지...”

 「대체 누구야! 우리 귀염둥이 목소리를 가져간 놈은!!」

 「음...이건 이것대로 큰일이로군...」

 어쩔 수 없이 그들은 팀장의 집으로 가기로 했다.

 공연은 당연히 취소.

 관객들에겐 대대적으로 사과했으며, 다음 공연 일정이 잡히는 대로 그 공연의 티켓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설명해준 후에 관객들을 내보냈다고 한다.

 다행히 시간의 이능력 범인을 잡았지만....

 또 다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팀장의 집.

 넓은 마당에 방 두 개에 넓은 거실과 주방.

 그 뿐인 집에 도착했을 무렵.

 폐인이 된 듯한 가현은 거실에 있는 쇼파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려는지 입을 버금 거렸다.

 「귀염둥이...」

 “가현아...이만 자도록 하는 편이 좋겠구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가현.

 그저 멍하니 거실의 큰 창을 통해서 마당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걱정되던 팀장은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가현이 먹을만한 것을 찾으려고 하는 듯 보였다.

 이내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답답한 심정 때문일까?

 가현이 투정부리면서 난리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윤진이 그녀를 안아주었다.

 텔레파시로 통해서 말하는 가현의 말에 미나는 눈물을 훌쩍였다.

 냉장고 안에서 푸딩을 꺼냈던 팀장도 조용히 냉장고 문을 닫을 뿐이었다.

 「노래 부르고 싶어! 노래!! 노래 부르고 싶어어어!! 으아아아앙!!!」

 점점 더 투정부리는 것이 심해지고 있다.

 그러자 윤진은 그녀를 더 강하게 끌어 안아주었다.

 「괜찮아. 괜찮아....가현아....」

 「노래 부를래! 노래!!」

 「그럼 입 밖으로 못 내도 되니까. 텔레파시로 노래라도 부를래? 그러면 그나마 기분이 괜찮아질 거야.」

 「텔레파시로 노래....?」

 「응, 우리들만이라도 네 노래를 들어줄게. 그걸로 잠깐 동안 참으면 금방 입 밖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거야.」

 그 말에 어느 정도 진정되었는지 가현은 투정부리는 것이 멈췄다.

 진정 된 가현은 훌쩍이면서도 조용히 노래를 불렀다.

 비록 입 밖으로 내지 못 한 노래였지만 여전히 듣기 좋은 노래였다.

 그러다가 천천히 노래 소리가 조용해지더니, 완전히 안 들렸다.

 윤진이 그녀를 자세히 보자 울다 지쳐 잠든 상태였다.

 푸딩을 다시 냉장고에 넣은 팀장이 다가갔다.

 “방에서 재우도록 하세.”

 「네...」

 「전 잠시 나갔다오겠습니다. 미나, 나와의 텔라파시를 잠시 끊어줄 수 있겠어?」

 이그니스의 말에 다들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엥? 어디 가게?」

 「잠시 볼 일이 생각나서 나갔다 오는 것뿐이야.」

 팀장은 눈치 챈 듯이 미나에게 말했다.

 “미나, 그렇게 하게.”

 「네...그럼 조심히 갔다 와?」

 「조심히 갔다 오도록 할게.」

 이그니스와 텔레파시를 끊은 미나.

 그와 동시에 이그니스는 집 밖으로 나갔다.

 집 밖으로 나가자 대기하고 있던 7명이 그를 따라 나섰다.

 「범인은?」

 “찾았어. 이제 벌 줄 시간이야.”

 “아가씨의 목소리를 가져간 놈 가만 안 두겠어!”

 “네...그러네요오...아가씨의 목소리를 가져가다니....요...용서 할 수 없어요오오...”

 “맞슈! 얼른 찾아서 혼내주자슈!”

 「그럼 가자. 범인에게.」

 그들은 움직였다.

 화가 난 듯한 얼굴로.

 한편 범인으로 추정되는 20대 후반의 남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구슬 안을 살펴보았다.

 아마도 그 안엔 가현을 포함한 다른 가수들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가 살펴 본 구슬은 아름다운 청록색이었다.

 “페르소나의 구슬 색이 이렇게나 아름다울 줄이야...히히히히...”

 “드디어 찾았군.”

 “!?”

 범인은 놀라서 어둠 속을 바라보자마자 기겁했다.

 자신이 본 사람들의 눈이 붉게 보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자신을 노려보는 이들.

 그들은 하나 같이 분노하고 있었다.

 “뭐...뭐야!? 당신들은!!”

 “우리들은 이능력 특수 호위부대들 중 하나, 0의 호위부대. 네 놈이 가져간 아가씨의 목소리를 되찾으러 왔다.”

 그들의 목적이 자신이 수집한 가수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선 구슬들을 숨겼다.

 “안 돼! 이건 내꺼야! 내꺼 라고!!”

 도망치려는 범인의 앞에 나무의 가지가 갑자기 움직이더니, 그를 꽁꽁 묶어서 잡았다.

 묶이는 도중에 구슬 주머니가 떨어지자 이그니스가 조심히 집어 들었다.

 “드디어 찾았슈?”

 “안 돼!! 내거란 말이야!!”

 그러자 그의 옆으로 검이 빛을 발하면서 나타나자 비명 질렀다.

 “네 놈, 두 번 다시 움직이지 못 하도록 두 다리를 잘라줄까?”

 “히이익!! 거....겁 안 먹는다고! 그런 코스프레 검 따위...!”

 검정 색에 긴 머리의 여성이 범인의 목에 살짝 검을 가져다 대자 핏 방울이 맺히다가 이내 목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범인은 더 비명을 질렀다.

 “이게 말이지. 주인을 잘 만나면 그냥 코스프레 검이라고 해도 진짜 검이 될 수 있지.”

 “히익....! 다...당신 이능력자!? 그럼 다른 사람들도!?”

 이그니스는 조용히 머리를 붙잡고선 이능력을 썼다.

 역시나 다른 이들처럼 강한 전류를 받은 범인은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이걸로 해결 된 건가요오....”

 “그래도 주인에겐 목소리를 돌려줘야지. 마침 우리 쪽 병원에 전원 입원되어 있다고 하니, 돌려주러 가자.”

 “내친김에 우리 아가씨에게도 돌려줘야슈!”

 “옳소! 범인 끌고 갑시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이그니스는 어두운 방 안으로 문 열고 들어왔다.

 4명은 이불을 깔은 채로 잠이 든 상태였고, 방 안에 덩그러니 있던 침대 위엔 가현이 잠들어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청록색의 구슬을 목에 가져다 놓았다.

 그러자 마치 자기 주인을 찾은 듯이 구슬은 목 안으로 스며들었다.

 인기척에 잠이 깼는지 가현이 눈을 뜨자 이그니스는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그니스....오빠....? 어래? 내 목소리....?”

 「좀 더 자. 이제 다 괜찮으니까.」

 “응...이그니스 오빠가 내 목소리를 찾아 준거야?”

 「맞아. 그러니까 이제 더 노래 부를 수 있어.」

 싱긋 웃으며, 가현은 이그니스의 손을 잡았다.

 “헤헷....이그니스 오빠는 동화 속에 나오는 공주를 지키는 왕자님 같아.”

 「그래?」

 “응! 내가 매번 위험한 일을 겪거나, 아플 때마다 항상 옆에서 지켜주고, 돌봐주었으니까.”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야.」

 고개를 흔들면서 가현은 부정했다.

 “아니라고 생각해. 난...그래서 인지....이그니스 오빠가 제일 좋아.....”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깊이 잠들었다.

 손을 놓지 않은 채로 잠들었기에 이그니스는 눈높이에 맞춰서 바라봤다.

 ‘걱정 마. 언제나 곁에서 네 노래도, 너도 지켜 줄 테니까.’

 이그니스는 생각했다.

 옛날 일을...

 「있지. 우리 딸은 강한 이능력을 가진 대가를 치러서 성인이 된 후에도 어린 아이처럼 지내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까 사람들이 못 이해하는 상황이 있더라도 너희들만큼은 그 아이를 이해해줘.」

 그 생각을 하며, 그도 깊이 잠들었다.

 바깥.

 그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도 안심해 하면서 조용히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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