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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첫사랑과 사내연애를 사수합니다
작가 : 밍지니
작품등록일 : 2020.9.25

“어? 너... 설마 김주안!!”

“어? 민세이?”

10대의 풋풋한 어린 시절, 바라보는 것만으로 설레며 남몰래 마음을 품은 남자가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그것도 자신의 옆자리로 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 그 상대가 자신을 기억하고  그 시절과 확연히 다르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설레지 않을 사람이 또 몇이나 될까?

그 모든 희박한 상황들이 내게 일어났다.

한 번의 우연도 아닌 여러 우연이 겹쳐야 이뤄질 법한 일이, 퍽퍽한 현실에 연애조차 사치라 여기며 살아온 자신에게 봄이 온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말도 안 되게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이 사람이 운명이라고

그때는 몰랐다 운명이라 생각한 일이 계획된 사건이란 건

 
11화
작성일 : 20-09-29 22:33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6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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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진짜도 아니잖아!”

 조용히 항변을 해보았으나 그는 되려 코웃음을 치며 자신의 핸드폰을 열어 무언가를 찾더니 내게 내밀었다.

 

 -나랑 밀회 좀 하자

 

 민세아라고 적힌 이름은 분명 내가 보냈다 는걸 알려주고 있었다. 내 핸드폰에는 없었는데! 놀라 내가 쳐다보니 주안은 내게서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메신저 창을 열은 화면을 보여주었다. 거기엔 내가 보냈음이 확실한 위치를 찍어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불행하게도 그 메시지는 내게도 있었다.

 

 ‘잘못 보낸 줄 알았는데’

 

 시간을 보니, 동일한 시간이었다.

 

 “이래놓고?”

 할 말은 많았지만,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는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멀쩡해 보였는데, 그것도 아닌가봐? 그 다음에 한 행동은 기억나? 아? 들었다고 했나? 그럼 알겠네?”

 웃고 있는 얼굴이 얄밉게만 느껴졌다. 기억나지 않는 자는 그저 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잘못했습니다”

 

 “풉, 푸하하하”

 나의 사과에 그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를 보는 표정이 부드럽게 펴지더니 눈을 사르르르 예쁘게 접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몸을 뒤로 젖히며 의자에 기대앉은 그는 여전히 웃음기 어린 표정이었다. 시선은,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 널 어쩌면 좋냐?”

 

 “내가 뭘!”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해?”

 그의 질문의 의도가 파악이 되지 않았다. 고민을 하고 있는 내게 얼굴을 가까이 하더니 눈웃음을 치며 나를 바라보며 응? 이라며 답을 재촉하고 있었다.

 

 “어떤 의도로 말하는 거야? 그리고 애초에 네가 할 말 있다면 데려 온 거잖아!”

 말을 하며 생각난 화제의 전화에 신이나 의기양양하게 주안에게 말하자 주안이 뒤로 물러나더니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아~ 지과장이 접근할 예정이라서 내게, 가짜든 진짜든 그래도 소수에게 지만 연인으로 알려졌으니, 애인님에게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애인님 의견도 들어보고?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충 뭔 짓 할지는 알 것 같네”

 

 애인님이라고 강조 하며 야살스럽게 웃는 모습이 요망하기 짝이 없으나,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 문제는 지과장이 주안에게 접근을 한다는 거였다.

 

 “뭔 짓?”

 

 “그 소개팅 장소에, 나랑 지과장이 나란히 나타날 것 같은데?”

 마치, 남 이야기 하듯 말하는 주안이었지만, 상황을 생각한 것뿐인데도 기분이 가라앉았다. 불쾌했다 아주 많이. 문득 주안도 아까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어 바라보았는데 주안의 얼굴은 여전히 웃음기만 가득했다. 재밌어 죽겠다는 얼굴이었다.

 

 “너는 거절 할 수 있자나”

 

 “그치, 그 상황에서 내가 안 나타 날 수는 있지, 그래서 내가 어쩌길 바라?”

 

 “지과장은 왜 너한테 그렇게 집착한데?”

 

 “내가 잘나서?”

 

 대답은 전부 하고 있는데도, 정작 핵심은 요리조리 피하며 숨기는 듯 했다.

 

 “그럼 나타나지마, 최대한 엮이지 마 지과장이랑”

 평소랑 같은 말투로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날카롭게 튀어나갔다. 심통 부리는 것 만 같았다. 이상했다. 진짜 애인도 아닌데, 내가 심술 낼 이유 따위는 없는데, 마음은 그게 당연한 듯 부리고 있었다.

 

 “나는, 널 엮고 싶지 않았어. 네가 논란도 피하고 싶고, 무엇보다 여기에 남아 있기를 희망하니깐. 그런데 왜 너는 자꾸 스스로 들어오는 거냐. 네가 애인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면, 나도 마찬가지로 너와 아무 사이도 아님을, 상관없음을 증명하라고 나올 거야”

 

 “너랑은 상관없는 거잖아”

 

 “애초에 날 테스트 하는 건데?”

 

 “그래서 온다고?”

 

 “일단은? 쌍방 바람피우자고, 네가 선혜씨를 돕고 싶은 거면. 이번엔 그래야 할 것 같은데?”

 

 “바람은 무슨! 진짜도 아니면서”

 

 “내가 원하는 게 있어. 그리고 그걸 쥐고 있는 건 지과장이고, 그래서 당분간은 그 비위 좀 맞춰 볼 생각이야. 애인님, 본인도 바람 피우시는 거니, 눈 좀 딱 감고 용서해줘”

 

 “그때, 그렇게 지과장 건들릴게 지금을 위해서야?”

 

 “점점, 내어줄려고 하고 있거든. 내게 안달하니깐”

 

 “와, 나쁜 놈 같애”

 

 “나쁜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나빠져야 되더라고, 그러니 애인님아 진짜 애인 해주실 거 아니면 행동에 장단 좀 맞춰줘요”

 웃는 얼굴이 사악하게만 보였다. 대체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지 알 수는 없었다. 다만 막연하게 어쩌면, 주안이 얻고 싶어하는 게 나와 같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스쳐지나갔을 뿐이었다.

 

 “어떻게?”

 

 “평소대로, 잘 연기해줘”

 

 *

 

 이상했다. 이미 알고 있었고 아무렇지 않을 자신도 있었다.

 적당히 난처하고 당황한 듯 굴면 되는데,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지과장이 주안의 어깨에 기대 웃으면서 하는 말에 세아는 표정을 관리할 수 없었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표정에 상대 쪽에서도 당황한 게 보였다

 

 “세아씨!!”

 호영이 눈앞에서 손을 흔들며 큰소리로 소리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호영을 바라보았다.

 

 “아! 네! 죄송해요”

 “저 남자랑 무슨 사이에요?”

 흥미가 가득 담긴 눈으로 호영이 주안 쪽을 쳐다보았다. 주안과 지과장은 자신의 뒤쪽에 테이블에 자리했기에 이쪽을 보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싶지만 그래서도 안되었다.

 

 “아뇨! 아무사이도”

 “그럼 짝사랑?”

 “네? 아니에요~~”

 

 손을 내저으며 어색하게 웃자 호영씨는 흐응~ 거리며 세아를 살폈다

 세아는 꼭 그게 자신은 다 알고 있지만 속아주겠다는 말로 들렸다.

 

 “뭐, 아무 사이가 아니면 저한테도 기회 있는 건가요?”

 “네?”

 

 이런 상황에서 절대로 들을 수 없을 거라 여긴 말이 나와 되물으니 호영은 가지고 있는 선하고 반듯한 모습처럼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처음, 사진 봤을 때, 그리고 선혜에게 세아씨 이야기 들었을 때부터 호감 갔거든요”

 “아, 저, 사실 소개팅 처음이에요”

 어떻게 반응을 해야 좋을지 몰라, 생각나는 아무 말이나 꺼냈는데도 호영은 의문도 없이 나의 말을 받아주었다.

 

 “네? 안 그럴 것 같은데?”

 “누가 제게 이렇게 관심 갖고 다가오는 일도 없..아니 드물었어요”

 없다고 말하려는데, 주안의 얼굴이 떠오르며 그가 내게 잘해줬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게 이성으로써 다가온 게 아닐지도 모르는데도, 자연스럽게 떠올라버렸다.

 

 “흐음~~ 안 믿기는데?”

 호영이 흘긋 뒤편에 주안의 테이블로 시선을 돌리자 화들짝 놀라 호영에 시선을 손으로 차단시키며 큰소리로 말했고 그러자 호영이 다시 제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나서야 안도하였다.

 “진짜에요!”

 “그럼 우리 친구해요. 맛있는 같이 먹고, 좋아하는 취미 있으면 같이하면서”

 맑고 순수한 눈망울이 자신을 바라보며 초롱초롱 빛나는데, 냉정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저 환한 웃음이 사라지고 저 눈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면 죄책감으로 잠 못 이룰 것 같아 결국 하려던 말을 바꿔야 했다.

 

 “친구면 돼요?”

 “흠~ 종잡을 수가 없네?”

 “네?”

 “여지는 주는데, 선을 그어서.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알면서 그러는지 어느 쪽?”

 “둘 다?”

 자신은 진실을 말한 것뿐인데 상대방은 내 대답에 눈이 커지더니 이를 드러낼 정도로 크게 웃었다.

 

 “푸하하핫! 진짜! 재밌네요~ 뭔가 이 상황도 흥미롭고”

 “흠, 특이하단 소리 많이 듣죠?”

 저 거짓말 한 점하지 않았을 것 같은 눈을 가진 사람이 이 막장 같아 보일 상황에서 도리어 즐기고 있는 모습에 속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눈을 흘기며 의심의 눈초를 보내는데도 되레 그는 뻔뻔했다.

 

 “많이 듣죠~ 생긴 거나 능력이 좋아서 용서가 될 뿐”

 “와, 나도 한 뻔뻔 하는데 못 당하겠네요”

 “풉~ 하하하”

 결국 우리는 서로 빵터져 웃었다. 그 이후 어색했던 공기는 사라지고 편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주안으로 인해 불편했던 마음도, 잠시 동안은 잊어버릴 수 있었다. 이성으로써는 모르지만 호영은 어떤 면에서는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친구라면 더 없이 좋을 사람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럼 다음에 뵙죠”

 “그래요”

 “오~ 순순히 긍정하네?”

 장난스러운 호영의 말에 나는 뻔뻔함으로 마주했다.

 “친구라면서요?”

 “아~ 아쉽네. 그래요 친구님 우리 또 다음에 재밌게 놀죠”

 “그래요 친구님”

 “쳇, 끝까지”

 결국 내 뻔뻔함에 백기를 든 건 호영이었고, 나는 그 모습을 즐기며 그를 배웅했다.

 

 “가기나 하시죠”

 

 가는 길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 손을 흔들던 호영에게 마주 흔들어 주며 발걸음을 돌렸다 즐거운, 편안한 자리였는데도 집으로 가는 길에 생각나는 건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먼저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을 생각하면 밀려드는 감정들이 점점 선명해져 갈수록 두려워 졌다. 바라던 것이 있는데 점점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그런데 그걸 위해 다가오는 이 마음을 버리고 싶지도 않았다. 납덩이가 내려앉은 것처럼 마음이 무거워졌다 쿵쿵대는 심장은 아리듯 조여 왔다.

 

 아팠다

 아무렇지 않게, 적당히 연기 할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그 안에서 나는 연기 따위는 전혀 하지도, 할 수도 없었다.

 

 *

 

 그날 이후 의기양양해져서 영업부를 제 집 드나들 듯 오는 지과장은 주안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유혹하는 행동들을 회사에서 차마 하지 못할 모습들이었다. 옷들은 전부 노출증 환자처럼 훤히 들어나 눈 둘곳 마저 찾기 어려워졌다. 지속되는 행동들이 지과장이 내가 기분이 나빠지기를 원하고 한 거라면, 아주 넘칠 만큼 충분했다

 

 '띠릭’

 한숨을 푹푹 쉬며 지과장에게 시선을 안주기 위해 노력하는데 손대리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지과장 요즘 거기 상주한다며?

 -지금도 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세아씨에 대한 관심은 쏙 들어갔네?

 -잘되었죠.

 -지선화과장이 요즘 콧대 세우느라 바쁘지?

 -오늘처럼 종종 찾아오셔서 콧대 자랑 중이세요.

 -주안씨와 친한척하면서?

 -꼴 보기 싫어 죽겠어요.

 -대단하네. 정말

 -누가 좀 제발 잡아갔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주안의 옆에 딱 붙어서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지과장은 사내연애금지인 회사에서, 타인의 연애들을 저격하고 다닌 거 치고는 너무도 뻔뻔했다.

 

 ‘하긴, 그 규칙에 논외이긴 하지’

 지과장은 사내의 그 어떤 규칙에서도 처벌받지 않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1년간 이 회사에 다니며 느낀 건 그 규칙들은 지과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는 거 였다. 그 규칙이 작용하는 건 지과장이 거슬려 할 때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미련도 없는 사람이고’

 설령 추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게 주안에게 접근해 저런 요살스러운 행동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아이참~! 그래서~"

 

 "으으응~!"

 

 "읏!"

 

 "힝~ 이힛!"

 

 일부러 손을 잡거나 딱 붙는 옷을 입고 앉아있는 주안에게 최대한 밀착했다

 일어나거나 굽힐 때도 일부러 안이 보이도록 행동하고 있었다. 노골적인 모습에 오히려 보는 사람이 수치스러워 질 지경이었다.

 

 노골적인 행동을 하는데도 주안은 그저 그랬습니다. 저랬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등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벌써 2시간 넘게 자리에 있자 정도가 지나치다 여겨져 말을 할까 고민했는데 한팀장이 벌떡 일어나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거리며 지과장 앞에 왔다

 

 "지선화과장! 회사가 놀이터야? 여기 구매부 아니고 영업부야! 다른 사람 일하는데 옆에서 노닥거리며 방해할 거야?“

 

 평소에는 지과장 찾으며 노래를 부르던 팀장이 오늘은 잔뜩 성을 내며 지과장에게 훈계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참~ 팀~장~님! 일이야기 중이 자나요! 그리고 저 지선화입니다“

 평소라면 지과장이 애교를 부리며 한팀장을 대하면 한팀장은 못이긴 척 하고 전부 그 뜻에 따라주던 사람이었다. 매번 같은 방식이었기에, 이번에도 넘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지선화건 나발이건! 일 안 할 거면 나가! 다들 방해하지 말고! 일이야기? 내가 2시간째 듣는데 지금 어제 커피마시고 어디 좋은데 가자거나 호텔 좋은데 있단 소리던데? 그게 일이야? 직장에서 성희롱 작작하고 나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한팀장은 진심으로 지과장을 쫓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지과장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알만한 분께서 왜 그러세요? 이러시면 안 되시는 거 아시면서“

 

 "이러면 안 될 건 지과장 당신이야! 윗선에 이일 보고 할 테니 그리 알고 나가!“

 결국 지과장은 한팀장에게 떠밀려 쫓기듯 사무실에서 나갔고 그 뒤를 따라 한팀장은 말만이 아니라 진짜로 비상계단 쪽으로 향한 뒤 위층 임원실로 향했다.

 

 "웬일이래? 저 고지식한 양반이"

 

 강경한 한팀장의 행동을 바라보며 중얼거린 말을 들은 건지 주안이 대답했다

 

 "제 목줄을 쥔게 누군지 아는 거지"

 

 “응?”

 이 회사에서 한팀장의 목줄을 쥔건 임원진이고, 임원진을 휘두르는 건 지과장이었다. 그렇기에 지과장도 당당한 거였다. 그런데 주안은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었다. 의아함도 잠시 지과장이 나가자 같은 사무실이여도 거의 끝 쪽이라 멀리 떨어진 선혜씨가 쪼르르 달려왔다.

 

 “지과장님 가셨어요?”

 

 “네~ 선혜씨는 계속 지켜 본거에요?”

 내말에 선혜씨는 나를 바라보며 비장한 눈빛으로 두 주먹을 꼭 쥐고 팔을 들고는 가볍게 흔들었다.

 

 “뭐에요~ 꼭 나 지켜주려고 했던 것처럼”

 내가 웃으며 말을 하니 선혜씨는 내 귀에 바싹 다가와 귓가에 소곤거렸다

 

 “우리, 친해져야하고! 저 이중스파이 자나요! 역할 충실해야죠!”

 

 “이렇게까지 안 해도 돼요”

 빈말이었는데, 선혜씨에게는 진심이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선혜씨는 주안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나를 보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선혜씨를 끌고 탕비실로 향했다

 

 “무슨 할 말이 있는 거에요?”

 

 “세아님! 부탁이 있습니다”

 갑자기 극존칭을 쓰더니, 두 손을 모아 기도하듯 내게 내밀며 부탁을 해왔다

 

 “뭔데요?”

 “저, 연막 더블데이트해요”

 

 “네?”

 

 “호영씨가 저희 회사에 근처에 오기로 했는데, 박대리님이랑 셋이 만나면 오해 생길까봐서요 무엇보다 지과장에게 호영씨 오는 거 걸렸어요”

 

 아무래도 지킨다는 건 구실이고, 진짜 목적은 이거인 듯싶었다.

 

 ‘그래서 주안의 눈치를 본거구나?’

 

 소개팅 이후 호영을 다시 만난 적은 없었다. 다만 연락은 계속 주고받았기에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걸 주안에게 말해야 하나?’

 진짜 애인도 아닌데,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게 우습기는 했지만, 어쨌든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흔쾌히 승낙을 하였다.

 

 “그래요 그럼”

 

 “감사합니다”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며 기뻐하는 선혜씨를 보며, 나는 그냥 밥 한 끼나 먹는다 셈치자고 편안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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