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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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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15 화
작성일 : 16-07-13 15:18     조회 : 385     추천 : 0     분량 : 4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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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빗자루로 모처럼 먼지를 쓸어 내던 건중자는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짜증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에이, 썩을. 칙칙하게 뭔 놈의 비야?”

 그는 대뜸 험한 말을 내뱉으며 거칠게 빗자루를 휘둘렀다. 대충 휘두른 빗자루질에 모여 있던 먼지가 남김없이 문밖으로 흩어졌다. 연신 툴툴거리는 건중자의 모습은 예전 같았으면 생각도 못할 모습이었다.

 과거의 무당일청이었다면 한없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한 줄의 시구라도 읊었을 터였지만, 지금의 그에게 시구를 떠올릴 만한 심적 여유는 전혀 없었다.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속세 생활 몇 개월 만에 이뤄진 변화였다.

 건중자는 들고 있던 빗자루를 구석진 곳에 던져 버리고는 소맷자락을 탁탁 털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안 왔네? 그 까칠한 얼음녀.”

 어쩐 일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소검후 정영을 아무렇게나 부르며 젖어 가는 문밖을 기웃거렸다.

 그때였다. 찰박 찰박거리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왔다. 건중자는 장막처럼 드리워진 빗줄기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잔뜩 몸을 움츠린 인영이 이쪽을 향해 급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뭐야?”

 누군지 확인한 건중자는 기묘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지금 이때에 나타나서는 안 되는 이였기 때문이었다. 그가 미처 무슨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인영은 급히 낡은 포목점으로 뛰어들었다. 건중자는 저도 모르게 버럭 성을 냈다.

 “야, 이 썩을! 누가 그 꼴로 들어오래!”

 모처럼 쓸어 낸 포목점의 바닥에 시커먼 구정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인영은 거지 소흥이었다. 그는 뛰어들자마자 건중자가 화를 내건 말건 머리 위로 뒤집어쓰고 있던 젖은 거적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던져 버렸다.

 “야, 야!”

 건중자의 두 눈에 불똥이 튀려는 순간, 소흥은 입을 열었다.

 “말코, 천인살 그가 나타났어.”

 “…….”

 건중자는 입을 벌린 채 잠시 말을 잃었다. 그는 곧 입을 꾹 다물었다. 왈칵 성을 내던 모습은 간데없었다. 잠시 눈동자를 굴리던 그는 조심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천인살(千人殺), 그 괴물 말이야?”

 건중자의 낮은 목소리에 소흥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바깥에서 울리는 빗소리는 한층 시끄러웠다.

 쏴아아아.

 건중자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천인살 모중옥(慕重屋).

 그 이름은 결코 쉬이 입에 올릴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중원의 누구보다 많은 살업을 쌓았고, 누구보다 무자비한 살육을 저지른 인물이었다.

 아울러 그는 중원에서 가장 두려운 곳에 소속되어 있었다.

 천년마교. 그리고 그는 천년마교의 소삼단(少三團) 중 하나인 혈천단(血川團)의 단주직을 맡고 있었다. 혈천단은 모중옥의 수족과 같은 혈귀들의 집단이었다.

 혈천단의 존재에 생각이 미친 건중자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대뜸 한쪽 팔을 뻗었다.

 “이런 젠장! 그렇다고 무작정 여기로 와 버리면 어쩌냐, 이 망할 거지 놈아!”

 어설프게 쌓여 있던 옷감이 흩어지며 한 자루 장검이 건중자의 뻗은 손을 향해 날아들었다. 무당의 송문검이었다. 그의 검이 검집에서 벗어나는 순간, 날카로운 소음이 작은 포목점을 뒤흔들었다.

 채채채챙!

 수십의 불꽃이 번쩍였다.

 

 “에, 에에…….”

 “어, 어어…….”

 어두운 옥사에서 기괴한 소리가 울렸다. 두 인영이 벽에 찰싹 달라붙은 채, 이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운초와 용유정이었다. 그들은 벽 높은 곳에 있는 작은 창 사이로 튀어 들어오는 빗물을 받아 내고자 벽에 찰싹 달라붙은 채 혀를 길게 내빼고 있었다.

 그들의 일그러진 얼굴은, 그들의 애쓰는 모습은 참으로 처절했다.

 주림과 배설 정도야 고된 수행과 지고한 공력으로 얼마든지 참고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갈증, 이것만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며칠째 물 한 모금 머금지 못한 그들이었다.

 게다가 그들 두 사람은 무리하게 공력을 운용하다가 몇 차례씩이나 각혈하지 않았던가. 그 때문에 한참 갈증에 시달리던 터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거센 빗소리에 그들은 동시에 두 눈을 치떴고, 튀어 들어오는 빗방울에 그들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저렇게 벽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 벌써 반 시진이었다.

 애쓰는 그들의 뒤에 정영은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들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그저 멍하니 입만 벌린 채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저들이 정녕 소림 삼신룡과 마교 삼소교주의 모습이란 말인가.

 “하아.”

 정영은 이내 한숨을 토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제 들어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그녀였기에 두 사람의 처지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지만 망가지는 데에도 정도란 것이 있지 않은가.

 정영은 문득 자신도 저들처럼 될까 두려운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심각하게 굳은 얼굴로 눈동자를 굴렸다. 저들 사이에서 벽에 달라붙은 자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흐윽!”

 정영은 진저리를 치며 크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 지경에 닿기 전, 어떻게든 이곳에서 탈출하리라.

 정영은 마음을 굳혔다. 비록 두 손이 결박당하고 옥사에 갇혀 있다지만, 내력은 충만했다. 더구나 지금 이곳에 그녀 홀로 갇혀 있는 것도 아니니.

 순식간에 생각을 정리한 정영은 스스로 다짐하듯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벽에 달라붙어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한쪽 어깨가 축 떨어졌다.

 ‘차라리 혼자인 게 더 나을지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하아! 이봐요들, 계속 그러고 있을 겁니까?”

 보다 못한 정영은 그늘진 얼굴로 두 사람을 불렀다. 체면이고, 체통이고 열심히 빗물에 집중하던 두 사람은 그녀의 목소리에 흠칫 어깨를 떨었다. 정영의 존재를 잠시 잊었던 모양이었다.

 ‘아, 아미타불…….’

 ‘이런, 젠장!’

 불호를 외는 운초와 대뜸 욕지거리를 떠올리는 용유정이었다. 그들의 얼굴은 똑같이 파삭 일그러졌다. 그 순간이었다.

 “커허허험!”

 역시 제일 동작이 빠른 것은 용유정이었다.

 그는 지붕이 떠나가라 큰 헛기침을 터뜨리며 슬며시 주저앉았다. 기대어 앉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온몸을 감싼 이불이 이제는 불편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반면 서투른 운초는 머뭇거리다가 그대로 굳어 버리고 말았다. 당황함과 부끄러움이 온몸으로 나타난 운초였다. 머리 꼭대기까지 붉게 물들어 버렸으니.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는 용유정을 원망스레 바라보았다. 용유정은 태연스런 얼굴로 엄한 벽의 얼룩이나 살피고 있었다.

 ‘치, 치사한……. 같이 할짝거릴 때는 언제고…….’

 용유정의 배신이 못내 원망스러웠다. 같이 추한 몰골을 보였으면 끝까지 같이 가야지, 치사하게 혼자 체면 차리는 모습이라니.

 그 시선을 읽었는지 용유정은 크흠 재차 낮은 헛기침을 은근히 흘리며 운초의 시선을 피했다.

 정영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은근슬쩍 피하는 용유정이나 그런 용유정을 원망스레 노려보는 운초나 오십보백보 아니겠는가. 그녀는 맥 빠진 나머지 양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바탕의 촌극이 지나고, 운초고 용유정이고 정영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생각해도 참 추한 몰골이었다.

 “우선은 이곳에서 벗어날 방도를 궁리해 보지요.”

 어색해하는 두 사람에게 정영은 말했다. 그녀의 모습은 참으로 진지했다.

 “벗어날 방도라? 무슨 방도?”

 삐딱하게 벽에 기대어 있던 용유정은 정영의 말에 싸늘하게 대꾸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그의 두 눈이 날카로웠다. 그는 차가운 조소를 머금고 정영을 바라보았다.

 비록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원래 한 얼굴 하는 용유정이었다. 하얀 얼굴에 짙은 검미, 입가에 맺힌 조소는 여인의 가슴을 흔들 만큼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정영은 어둔 눈으로 용유정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잘생긴 것은 인정하겠지만, 목 아래로는 이불에 둘둘 말려 있고, 촌각 전에 온갖 추한 꼴을 다 본 마당에 무슨 멋이며 무슨 매력이겠는가. 보다 못한 정영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용 소교주, 추합니다. 눈빛 좀 거두시지요.”

 “커흑!”

 “…….”

 숨넘어가는 소리는 엉뚱한 곳에서 들렸다. 용유정과 정영이 고개를 돌리니, 재차 벌게진 얼굴의 운초가 있었다. 입가가 기묘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용유정은 입술을 꾹 다물고서 운초를 노려보았다. 머쓱한 운초는 조심히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여하튼 용 소교주께서는 방도가 없단 말씀이십니까?”

 정영의 재촉하는 말에 용유정은 마지막으로 운초를 힘주어 노려보고는 그녀를 돌아보았다.

 “이곳에서 탈출하는 거야 어렵지 않겠지. 좀 두껍긴 하지만 토담에 불과하니. 그러나 다음은, 다음은 어쩌겠는가?”

 “다음?”

 정영은 용유정의 반문에 고운 아미를 찌푸렸다. 그러자 용유정은 격앙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 빌어먹을 이불, 저 썩을 포승줄 말일세! 우리가 생각이 없어 지금까지 이 옥사에 가만히 앉아만 있었겠는가!”

 말하면서 화가 났는지, 마지막에 가서는 아예 성질 내듯 버럭 고함쳤다. 용유정은 이를 악문 채 정영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그의 박력에 내색은 안 했지만 정영은 흠칫 위축되는 자신을 느꼈다. 하지만 납득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용유정의 말에 반박하려 했다.

 그 순간, 압박하던 기세가 돌연 흩어지듯 사라졌다.

 의문을 가질 새 없이 용유정은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딴 꼴로 밖에 나가 봐…… 무슨 개망신이냔 말이야.”

 “아미타불, 아미타불…….”

 지금 이 순간 용유정의 참담함을 가장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는 이는 우습게도 운초였다. 그 역시 괴로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불호를 외웠다.

 정영은 그들의 모습에 말은커녕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뭐야, 이건?’

 정과 마를 초월한 유대감 앞에서 정영은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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