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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워킹홀리데이
작가 : 리에토라비타
작품등록일 : 2016.8.23

최근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의 한 이야기 입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허구로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연행
작성일 : 16-10-26 13:21     조회 : 487     추천 : 0     분량 : 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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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 숙소 (주연)

 

 주연 : 흐음...

 

 

 따뜻한 햇살에 조금 정신이 들었지만, 이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그러다 갑자기 여러명의 경찰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손에 총을 들고 서서히 다가오던 경찰들은 방안에 주연이 혼자 있음을 확인하고 주연을 조준하며 방 안까지 들어왔다. 총을 겨눈 경찰들을 뒤로하고, 두명의 경찰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양 팔을 뒤로 포개 수갑을 채웠다. 정신을 차릴 새도없이 양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뭐지?'

 

 상황파악이 전혀 되지 않았다. 양 팔이 경찰들에 의해 잡혀져 억지로 자리에서 일으켜졌다.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어대는 플래시 소리가 가득찼고, 폴리스 라인이 적힌 노란띠가 군데군데 보였다. 백인부터 흑인까지 경찰의 인종은 다양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어벙벙하다가 곧 정신이 번쩍 났다.

 

 '경찰이다!'

 

 차라리 반가웠다. 이제 살아서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 많은 인력의 경찰들에 놀래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아 불안했다. 또한 며칠새 일어난 이 엄청난 일들을 어떻게 영어로 설명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앞섰다.

 

 '강철....이는... 어디있는거지?'

 

 눈앞에 닥친 낯선 상황에 밀려 강철이의 생각이 뒤늦게 났다. 강철이만 없는 것이 아니라 어젯밤 어떻게 집에 돌아와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게 더 불안했다. 경찰은 동양인인 주연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확히 본인이 하주연이라는 사실과 강철과 민석 그리고 혜리와 이틀전 이곳으로 함께 여행 온 사실을 확인하고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리고 갑자기 들이닥친 저 경찰들은 뭐지... 누가 신고를 한 거지?' 궁금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빨리 말하고 싶었다. 이틀동안 주연에게 벌어졌던 놀라운 사실들을.

 

 '지금... 몇시쯤이나 된거야?'

 

 양 손이 뒤로 묶여있어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 할 수가 없었다. 한 경찰에게 시간을 물었지만 대답대신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주연쪽으로 짧게 들이밀어 보여 주었다. 1시 17분.

 

 '1시....17분.....? 시간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내가 몰랐다구? 여태까지 내가 잤다고?'

 

 하루도 쉬지 않고 3개월을 넘게 세차장에서 종일 근무를 했던 주연의 바이오 리듬은 늘 오전 8시 30분에 맞춰져 있었다. 아무리 아프고 힘든 날이어도 제 시간에 일어나 어김없이 출근을 했다. 주연 자신 외에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 이를 악물고 버텨왔다. 사채업자들이 드글거리는 한국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가 없기에 부지런히 돈을 모아 호주에 정착을 해야만 했다.

 

 '몸이 많이 아파서... 그랬나?'

 

 이상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이제 곧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려 온 시간. 하지만 그보다 화장실이 더 급했다. 이리저리 현장 사진을 찍어대고나서, 주연의 양 팔을 큰 덩치로 단단히 잡은 경찰 두명이 위로 끌어 올렸다. 계속되는 사진 촬영에 더욱 정신이 없었다.

 

 

 주연 : 음...음.... 토일렛...토일렛...

 

 

 이대로 그냥 배를 탈 수가 없었다. 양 팔을 잡고 있는 경찰 중 덩치가 조금 더 큰 흑인 한 명이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누군가를 불렀다. 부름에 달려 온 백인 여자 경찰.

 

 화장실에 볼 일을 보면서 누군가와 같이 들어 온 경우는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뒤에 묶여있던 수갑은 앞쪽으로 바꿔 채워졌고,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몸을 숙여가며 바지를 내릴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무언가 툭 바닥에 떨어졌다. 소변이 워낙 급했기에 재빠르게 변기에 앉아 일을 봤다. 옆에 서 있던 백인 여자가 갑자기 바깥에 경찰들에게 큰 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 뭐야 또,.. 무섭게..'

 

 화장실 안이라 그런지 유난히 더 크고 울려서 무섭게 들렸다. 휴지로 뒷처리를 하지도 못하고 급하게 팬티와 바지를 같이 잡아 쑥 올리자 마자, 여자경찰의 신호에 거칠게 문이 활짝 열렸다. 너무 놀라 주춤하던 주연을 여자 경찰이 잡았다. 뒤이어 한 명의 경찰이 달려와 주연이 움직일 수 없게 다른 팔을 잡아 챘고, 사진기를 들고 있던 경찰이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이 또한 무슨 경우인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여자경찰은 표정이 더욱 굳은 채 주연을 바라보며 말을 했지만, 당황한 주연의 귀에는 아무런 추측도 할 수 없는 미지의 언어로만 느껴졌다. 결국 한 마디도 못 한채 주연은 숙소 밖으로 끌려가 배에 올라탔다.

 

 '드디어... 나간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미 그렁그렁하게 차오른 눈물로 멀어져가는 섬을 계속해서 바라만 보았다.

 

 '경찰이 좀 더 일찍 왔었더라면... 누군가 우리를 애타게 찾아주기만 했더라면... 혜리가 그렇게 죽지는 않았을 텐데....'

 

 섬에서 떨어진 곳에서 보는 그 곳은 쓸쓸하고 적막했다. 지난 밤 혜리가 너무도 쉽게 촛불처럼 꺼졌던 암흑이, 태양 뒤에 숨어 애써 감추려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제는 모든것이 하나의 작은 점 처럼 보였다. 그토록 바라던 육지. 그리고 모든 진실을 밝히고 강철의 모습을 드러낼 생각에 다시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팔과 다리에 소름이 끼쳐 닭살이 돋았다.

 

 '유강철 이 개새끼. 다 끝났어.'

 

 육지 선착장에 다오도록 경찰은 더 이상 주연에게 한 마디 말도 걸지 않았다. 배에서 내려 육지의 기쁨을 누릴새도 없이 준비되어 있는 경찰차에, 거칠게 밀려 올라탔다. 배에서의 고요와는 달리 경찰차 안에서는 끊임없는 무전기의 수신교류로 시끄러웠다.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 그리고 굳이 알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들. 이미 주연의 머릿속에는 온통 지난 밤 어둠속에서 보았던, 혜리의 눈감긴 하얀 얼굴 뿐이었다.

 

 

 # 경찰서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한 경찰은, 주연이 들어 오자 바로 유치장에 가두어 놓았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눌리는 것 같은 기분. 각 모서리 구석에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어서, 중간 어귀 빈 공간에 쭈그리고 앉아 허공을 바라 보는 척하며, 다른 사람들을 힐끗힐끗 쳐다 보았다. 마약에 취한 듯 눈이 풀리고 얼굴 곳곳에 이상한 반점이 있는 사람, 타투를 얼굴 전체에 해서 옛날 구석기 시대 원주민 처럼 보이는 사람, 얼굴에 여기저기 흉터가 그득한 사람등 각양각색의 범죄자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수사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하나도 잊어버리지 말자. 다 기억하자. 내가 본 거, 내가 들은 거, 내가 겪은 것. 하나도 잊어 버리지 말고 전부 다!

 그런데 정말... 강철이는 어디있는거지? 경찰은 어떻게 알고 섬까지 찾아 들어 온 걸까? 강철이 신고한건가? 말도 안돼. 그럴리 없잖아.... 뭐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여기도... 무서워... 빨리 나가고 싶다.'

 

 잠시 후, 한 무리의 동양인들이 우르르 경찰서로 몰려 들어 왔다. 그리고 주연이 유치장에서 꺼내져 조사실로 옮겨졌다. 노트북이 올려져 있는 책상에 앉아 있는 섬에서 주연을 연행했던 그 여자경찰. 주연은 그 앞에 앉혀졌고, 뒤이어 따라 들어온 한 명의 동양인 남자가 주연과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 상황을 보아하니 통역사 인 듯 했다.

 

 '시작이구나..'

 

 예상했던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고, 통역사의 도움을 빌려 어렵지 않게 초기 질문 하나하나에 답을 할 수 있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묻는 질문이 끝나고 비로소 주연이 그토록 하고 싶어 했던, 기다려왔던 섬에 관한 질문들이 시작 되었다. 성의껏 하나하나 답변을 해나가는 과정에 귀를 의심하게 하는 질문. 마약. 언제부터 마약을 시작했는지, 어디에서 구입을 하는지에 대한 생소한 질문들이었다.

 

 

 주연 : 저는 마약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마약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예상했다는 듯 책상 위로 얇은 투명 비닐에 싸인 주사기를 꺼내 손으로 작은 비닐백을 흔들어 되 물었다.

 

 

 경찰 : 이 주사기는 주연씨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려고 바지를 내렸을때, 주연씨 바지에서 떨어진 것입니다.

 

 

 '뭐라고? 저게 ... 저게 내 거라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생각을 해보니 무언가 화장실 타일 바닥에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났던 것도 같았다. 다급해진 주연이 말했다.

 

 

 주연 : 저는 마약을 하지 않습니다. 검사를 해보면 마약 성분이 나오지 않을까요? 절대로 저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습니다. 세차장에서 일하면서,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워킹 신분인데 제가 마약 살 돈이 어디 있겠어요. 세차장에 연락해서 물어보세요. 저는 아니예요. 아니라고 제대로 설명 좀 해주세요. 네? 통역사님, 저는 아니예요. 노우, 노우, 노우!!

 

 

 여자경찰에게 이야기를 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통역사를 바라보며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주연은 감정이 격해졌는지 통역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제스처로 손을 잡으려다 곧바로,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모르는 다른 경찰에 의해 저지 당해 다시 자리에 앉혀졌다. 그리고 바로 경찰과 통역사에 안전을 위해 발에도 수갑이 채워졌다.

 

 

 경찰 : 흥분하실 필요 없습니다.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세요. 이 주사기가 당신의 것이 맞습니까?

 

 

 이제야 모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지난 밤 강철은 주연에게 마약이 담긴 주사기를 놓았고, 경찰에게 먼저 신고해 마약 중독자인 주연이 한 짓이라고 덮어 씌울 생각이었던 것이었다.

 

 '개쓰레기 새끼....'

 

 여태껏 당한 수모도 억울하고 한이 맺혔다. 평생 살아도 가슴과 기억에 짊어지고 갈 트라우마였다. 그런데 거기다 마약중독이라니... 그래서 결국 자신이 한 짓이라고 덮어 씌우기까지 하다니.... 온 몸에 닭살이 돋았다. 그리고 미친듯이 떨려왔다.

 

 

 경찰 : 괜찮아요? 더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주연의 이성은 이미 나가 있었다.

 

 

 주연 : 강철... 강철이 이 새끼 어디있어!!!

 

 

 주연의 고성에 다시 유치장으로 강제 감금되었다. 분이 풀리지 않아 소리를 지르고 또 지르며 강철이는 어디 있냐고 물었다. 아까 힐끗힐끗 쳐다보았던 얼굴의 타투남자도, 마약중독 사람도 아무도 무섭거나 두렵지 않았다.

 수갑으로 묶여 있는 발로 힘겹게 철망을 부여잡고 일어나, 철망에 얼굴을 들이 밀며 흔들었다.

 

 

 주연 : 아니야!! 아니라고! 도와주세요! 거기 누구 한국사람 있으면 좀 도와 주세요!!

 

 

 

 

 

 한 여름 날씨에도 오싹한 기분이 들 만큼의 냉기였다. 천장 가까이 붙어 있는 작은 쇠찰상은 창문인 듯 보였다.

 그리고 그 밑에 칸막이 하나 없이 재래식 좌변기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가로로, 세로로 누워도 딱 주연의 머리와 발이 닿는 곳. 누구의 어떤 소리도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암흑 그 자체. 벽에 기대어 천천히 내려 앉으며 방안을 둘러 보았다. 한줄기 햇빛이 들어 왔지만 소름끼치는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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