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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우주 끝 그리고 시작
작가 : 퍼플오션
작품등록일 : 2020.9.12

아이돌. 누군가에게는 우상이자 누군가에게는 그 시대의 꽃을 보여준 상징적인 의미. 작은 일에도 관련 기사는 수도 없이 나오고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이미지가 결정되며 또 인기를 얻기도 한다. 어떤 사소한 일에도 노출되어 사는 그들에게는 사생활의 경계를 잃은 지는 오래. 빠짐없이 보도되는 현재의 세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꿈을 이루기 위해 청춘이라고 말하는 10대, 20대를 모두 붓고 나면 그다음은 어떤 끝이 있을까? 사고로 그룹의 형을 모두 잃게 된 아이돌 그룹 막내의 이야기. 그런 막내가 할 수 있었던 선택지는 과연 어떤 선택지며 그 앞을 막은 한예화 사장님의 목적과 이유는? 우주의 또 다른 스토리가 시작된다.

 
013.
작성일 : 20-09-28 23:57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4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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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오늘 진짜 몇 년 만에 있을까 말까인데 진짜 오늘은 일찍 헤어지는 것 같다?"

 

 "형, 진짜 오늘은 술은 다음에요. 알잖아요. 내일부터 바쁜 거. 다음에 활동 잘 끝나면 한잔해요."

 

 "알아. 그냥 아쉬워서 그러지. 형도 알고 있다? 다음에 기대하고 있을게."

 

 "네! 형, 조심해서 가세요. 연락 주세요."

 

 평소에 비하면 이른 시간. 원래라면 가볍게 술을 마시고 헤어지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조금은 아쉬워하는 매니저 형을 두고 손을 흔들어 차를 보냈다. 앞으로 활동을 앞두기도 했고 내일부터는 스케줄이 이전과는 달리 조금 힘들기에 술은 마시지 않고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 짓고 형과 헤어졌다.

 

 [딩동]

 

 기숙사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더라? 생각하기도 전에 몰려오는 피곤함. 이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면 피곤함에 생각할 겨를도 없지만 몸은 정직하게 반응했다. 피부를 위해 필요한 세안.

 

 "일단 세수나 하고..."

 

 기숙사에 도착한 우주는 바로 세수를 했고 꼼꼼하게 세안을 했다. 그리고 팩을 꺼내 얼굴에 붙이고는 의자에 앉았다. 노트북으로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메일에 정리했고 그 메일은 팀장님에게 전송되었다.

 

 팩을 떼고 무엇을 할까 고민한 우주. 오늘 있었던 일들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답답함에 바람을 쐬고 싶어 밖을 나가고자 마음먹었다. 밖으로 나갈까 아니면 다른 장소가 있나 싶어서 엘리베이터를 유심히 보다가 발견한 옥상 공원.

 

 "별이 보이는 옥상 공원?"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장소이다. 공원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갈 기회가 없었다. 이번 기회에 가볼까 싶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 버튼을 눌렀다. 딩동 경쾌한 소리와 함께 옥상 입구에는 간단하게 설치된 입구가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다. 안내문에는 안전 관리라고 표시가 있었고 일정 시간만 개방하며 혹시나 옥상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을까 하는 방지 차원이라고 한다. 입구에 계신 아저씨에게 인사를 드리고 방명록을 작성했고 생각보다 아주 넓은 공간에 마음이 탁 트였다.

 

 자판기에서 무엇을 마시면 좋을까 보다가 발견한 코코아. 예전에 돈이 없던 연습생 시절에는 이 코코아가 정말 꿀이었다. 날씨가 너무 춥고 추울 때 몸을 데울 달달한 마법 같은 존재. 별거 아닌 자판기 하나지만 이거 하나면 그 멀었던 지하철 왕복도 견딜 수 있었다. 지갑에 있던 동전을 넣고 자판기에 버튼을 누르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순간.

 

 "어, 우주 씨?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옆을 바라보니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은 텀블러를 들고 계셨다.

 

 "아직 학교에 계셨어요?"

 

 "네, 요즘 학교 방향 때문에 회의가 많거든요. 아이디어 고갈이기도 해서 답답해서 올라왔어요. 우주 씨는요?"

 

 

 "저는... 생각이 많아서 올라왔어요. 답답하기도 하고."

 

 "무슨 일 있었어요?"

 

 방금 나온 따뜻한 코코아 한 잔과 함께 벤치로 갔다. 선생님과 함께 하늘이 잘 보이는 구석 벤치에 앉았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하늘이 맑아 너무 기분 좋았다. 별이 보이는 옥상 공원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그런 곳이었다. 달콤한 코코아 향이 퍼진다. 선생님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능에 대한 공포감이 있다. 정도. 그리고 모든 것을 잘해야 하는 나의 부담감을 슬쩍 비추었다.

 

 "우주 씨가 다른 멤버에 비해 예능이 없던 이유가 그런 이유였군요."

 

 "네, 형들이 커버한 것도 있었어요. 그리고 다른 쪽의 방향도 있었고..."

 

 "예능이 방송 프로그램의 전부가 아닌데 인지도 때문이겠죠."

 

 "사실 저도 예능 많이 안 봐요. 유명하면 가끔 보는 정도?"

 

 "그런 유명한 예능이라고 하더라도 예능이라는 것 자체가 잘 웃기고 말을 잘해야 하니까요. 혹시 우주 씨는 하고 싶은 프로그램 있어요?"

 

 "음... 저는 글쎄요. 아니면 라디오 DJ? 그런 거 생각하고 있어요"

 

 "라디오 DJ는 빈자리가 나기 쉽지 않은 거라서 어렵겠네요. 그쪽은."

 

 "예능 잘하고 싶은데..."

 

 "우주 씨, 그런 마음은 좋은 마음인데요. 우주 씨는 본업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예능이 본업은 아니잖아요. 자신을 알리기 위해 예능이 좋은 수단일 수 있지만, 자신을 갉아 먹는 활동은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회사도 어떤 판단이 있었기에 다른 콘텐츠를 준비했던 것 같고요."

 

 "그래도 이제 데뷔 때에서 시간도 흘렀고 이제 형들이 없고 회사가 바라는 것도 있으니까 고민이에요."

 

 "제가 요즘 준비하는 것들이 있는데요. 우주 씨. 한번 들어볼래요?"

 

 "네. 뭔데요?"

 

 "시대의 변화는 빠르지만, 세상이 빠르게 바뀌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우리 교육 시스템이 바뀌기 힘든 것처럼. 아는 후배가 최근에 학교에 교육을 나갔었는데 본인 중학생 때랑 크게 다른 것을 못 느끼겠다고 하더라고요. 세상은 시계를 몇 바퀴를 돌아 몇 시간을 지났는데 말이죠."

 

 "아, 진짜요?"

 

 "하지만 누군가는 변하는 시대를 읽고 움직이면 분명 시대는 그 방향 중에 하나로 갈 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 방향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새롭게 나오는 기술에 맞춰 매력을 보일 방법이라던가. 사람들에게 다르게 다가갈 방법이라던가."

 

 "네…."

 

 

 "그러니까 우주 씨 만의 답을 찾아요. 라떼는 말이야~ 그거랑 좋은 말씀이랑은 한 끗 차이 알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해요.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은 다가오고 있어요.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세 아주 좋아요.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기를 바래요. 우주 씨가 잘하는 것을 이용해서."

 

 "회사 눈치를 보지 말라는 건가요?"

 

 "회사 중요하죠. 계약서 썼을 텐데..."

 

 "맞아요. 계약서 적었으니까 눈치가 더 보인다고 해야 할까."

 

 "회사가 바보는 아니죠. 예능 못하는 친구를 진짜 출연시킬까요? 그리고 한 번쯤은 늘 생각해 봐요. 회사가 제시하는 방향이 전부 옳지는 않아요.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주 씨 본인을 위해서 그게 더 중요하잖아요. 그렇죠?"

 

 선생님은 식어가는 차를 호로록 마시며 하늘을 보셨다.

 

 "그런데 선생님. 그럼 준비하고 있는 것들은 뭔데요?"

 

 "아, 그거요? 아까 말했는데. 아이돌을 탄생시키고 지속적으로 함께 이루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뭐게요?"

 

 "음악? 사람들? 방송국?"

 

 "전부 맞지만 조금은 틀렸어요. 우주 씨 주위에 항상 있는 사람들인데."

 

 "아... 회사 직원들인가요?"

 

 "맞아요. 그 구성을 이루는 중요한 사람들은 바로 직원들. 스텝들이죠. 흔히 말하는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헤메 이런 분들도 계시고 작곡가, 작사가, 편곡자 등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이루고 있어요. 그분들과 다양한 조합을 준비하려고요. 서로 팀을 꾸리고 독립할 수 있게. 요즘 세상에 꼭 기획사만이 정답은 아니니까요."

 

 "와, 규모가 커지는 것 같은데..."

 

 "미래의 아이돌은 지금과 다르지 않을까요? 대선배님들과 현재의 우주 씨가 다르게 활동하는 것처럼."

 

 "아..."

 

 "시야를 넓게 미래를 살아가세요, 우주 씨. 현재만 보면 나중에 다칠 수 있어요."

 

 "어렵다, 어려워. 저는 사실 학교라고 해서 데뷔 목적인 줄 알았는데 학교가 많이 다르네요."

 

 "아, 이건 제 생각이기 때문에 학교 방향은 조금 다를 수 있어요. 대표님 생각도 있을 거라."

 

 "선생님 덕분에 요즘 생각이 넓어지는 기분이에요. 많이 배우고 싶어요."

 

 "우주 씨는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요, 뭘. 컴백 준비 열심히 하고 다음 주 수업에서 봬요. 과제 메일로 드릴게요."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가신 뒤 우주는 비어있는 잔을 보다가 자판기로 가서 코코아 대신 율무차를 뽑았다. 허공에는 까만 하늘 밤하늘이었고 생각은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나의 데뷔는 어땠더라. 생각해보면 20살은 그렇게 훅 지나갔다. 성인이다! 기쁨을 느끼는 것도 잠시 데뷔는 했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았고 욕심도 컸다. 젊은 날의 패기를 사용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잘하고 싶은 욕심에 여유가 없었다. 피곤했지만 그래도 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고 서로가 서로를 챙겨 달려온 시간이었다.

 

 

 앞으로 계속 예능을 피한다면? 라이브 방송이 많아지는 요즘 미래의 아이돌은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방송국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그리고 나는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제일 중요한 것은... 앞으로 형들이 없는 이 빈자리들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아, 올해 지나면 이제 어떻게 하지..."

 

 얼마 남지 않은 올해까지 생각하며 한참을 우주는 생각을 이어나갔다. 꼬리에 꼬리가 물고 걱정과 생각이 많아진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결국 율무차를 호로록 마시고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추워."

 

 역시 추워지는 날씨라 그런지 추위를 많이 타는 우주에게는 오래 있을 장소는 아니었다. 아쉬워 더 버티려고 했지만 찬 공기가 싸늘하기도 하고 더 이상 무엇을 마시기에도 애매해서 우주는 그만 가기로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쓰레기통에 종이컵을 버렸다. 달과 별이 유난히도 밝은 밤이었다.

 

 "어차피... 고민은 또 계속할 것 같은데 들어가야지."

 

 우주의 운동화는 방향을 돌려 기숙사로 향했다. 쌀쌀함에 선생님이 주셨던 차 냄새가 그리워졌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 편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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