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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구남친이 돌아왔다
작가 : 한그루
작품등록일 : 2020.9.23

그날,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던 단 하루는 두 여자의 운명을 바꿔 버린다.
한 여자는 도망쳤고, 다른 여자는 죽었다.
그리고 그녀들과 얽힌 두 남자.
그로부터 6년 후.. 그들이 나를 찾아왔다.
살아남은 여자와 두 남자의 피 튀기는 로맨스릴러!

 
열여섯 번째 이야기, 보디가드
작성일 : 20-09-28 23:28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4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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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아아아악!!!”

  “야, 너 괜찮아? 아이씨, 왜 전화를 안 받아, 걱정 되게!”

  “허억, 허억, 니가 왜..”

 

 

  그녀의 팔을 잡은 이의 정체는 은정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졸아붙은 폐와 심장에 공기를 채워넣었다. 진심으로 놀랐는지 도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외근 나갔던 드레스 샵이 바로 이 근처였는데, 설에게 연락을 받고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은정이 먼저 그녀의 집 앞에 와 있었던 것이다. 천천히나 잡든지.. 볼멘소리를 하던 도희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조금 전 도착한 설은 건물의 주변과 골목 너머의 동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분명 파란색 스포츠카가 그녀를 쫓아왔는데, 이곳 어디에서도 눈에 띄는 밝은색의 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우연이었나, 그녀를 쫓은 것이 아니었나. 설은 경계를 풀지 못한 채 건물 근처를 서성였다.

 

 

  “설이 씨, 올라와요!”

  “네, 잠시만요.”

 

 

  그렇게 한참을 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특별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설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골목 끝에서 상향등을 켠 파란색 스포츠카가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백도희, 너 여기 숨어있었구나?”

 

 

  가소롭다는 듯 용민이 굳은 입꼬리 한쪽을 강제로 끌어올렸다. 계단을 올라가는 설의 옆모습이 창문으로 잠깐 스쳤다.

 

 

  “감히, 네 까짓 것들은 나한테 상대가 안 돼.”

 

 

  그가 차의 라이트를 완전히 꺼버리자 골목엔 다시 어둠과 고요가 찾아왔다. 어둠 속에 완벽히 정체를 숨긴 그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서 도희의 집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3층 어느 집에서 커튼 안쪽이 살짝 밝아지며 도희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모습까지 모두 보고난 후에야 조용히 자리를 떴다.

 

 

  “무슨 조합인데, 둘은?”

  “......”

  “......”

  “왜 말이 없어. 여긴 왜 왔고, 뭐가 그렇게 걱정이어서 이 난리를 피웠냐구.”

 

 

  도희의 물음에 은정과 설은 입을 다물었다. 쉽게 단정할 수 없었다. 또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 애매한 설명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느니 둘은 차라리 입을 굳게 닫는 쪽을 선택했다.

 

 

  “진짜 둘 다 말 안 해?”

 

 

  도희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방문에 그녀는 많이 놀랐고,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누구라도 그랬을 터였다. 특히나 그녀의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는 은정은 그런 그녀에게 오늘의 일을 상세하게 말하는 것이 꺼려졌다.

 

 

  이제 겨우 사람처럼 살아보겠다고 용을 쓰고 있는 그녀인데 또 어떤 남자가 위협이 될지 모른다고. 그런 말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은정의 벌어진 입술 틈에서 자꾸만 한숨이 비집고 나왔다.

 

 

  “팀장님, 저 팀장님 보디가드 하고 싶습니다.”

  “뭐요? 뭘 해요?”

  “보디가드요.”

  “갑자기?”

 

 

  설의 뜬금없는 고백에 도희는 벙 쪘다. 그녀가 걱정 돼 쫓아온 은정도 다소 황당하게 받아들여졌는데 그녀는 어땠으랴.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당황스러움보다도 이렇게 황당무계하게 나서주는 그에게 자신의 친구를 맡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좋네.”

  “좋다고?”

  “야, 이렇게 잘생기고 든든한 보디가드 있으면 얼마나 좋냐? 그러라 그래.”

  “...그럼 니가 해. 넌 좋고, 그쪽은 보디가드 하고 싶으면 둘이 하면 되겠네. 왜 나한테 이래.”

 

 

  도희는 확고한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특히나 보디가드를 하겠다며 자처한 이가 설인 것은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그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만나 가는 곳곳 동행하고 싶은 생각이 정말 손톱만큼도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은 연예인이나 거물급 정치인도 아닌데 대체 무슨 보디가드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나 5년 넘게 킥복싱 했어요. 내 몸 내가 지키는 수준은 된다구요.”

  “킥복싱 20년 간 했습니다.”

  “아니, 이러는 거 상당히 주제 넘는 거예요. 난 필요 없다잖아요.”

  “태권도, 합기도, 검도. 기본적인 운동은 다 해봤습니다.”

  “난 운동 했냐고 안 물었는데?”

  “위로 누나만 넷 있고요.”

  “......”

  “누나들 학교 갈 때, 알바 끝나고 집 올 때,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고 많이 했습니다. 어릴 땐 몰랐는데 나이 먹을수록 누나들이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알겠더라구요.”

 

 

  도희와 은정이 입을 다물고 가만히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에 진심이 뚝뚝 묻어나왔다. 도희는 뭔가 자신이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고 생각했다. 뭐지, 이 분위기는. 거부하는 내가 이상해지는 이 분위기..

 

 

  “그렇게 해, 도희야. 싫어도 그렇게 해. 며칠만이라도 내 말대로 해.. 부탁이야.”

  “......”

  “팀장님”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끝내 거절하고 만다면 나쁜 사람은 그녀가 혼자 다 뒤집어쓰는 것이었다.

 

 

  물론 마음이 움직이려는 이유가 겨우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왜 저렇게 진심으로 내 보디가드를 하고 싶다고 고백하는지, 트라우마가 있는 자신을 다 알면서 은정은 또 왜 그와 그런 사이가 되라는 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내 주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아이, 괜찮은데 정말...”

 

 

  난감한 얼굴로 그녀가 말끝을 흐리자 설이 옅게 웃었다. 갈 길을 잃은 그녀의 답이 수락의 의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은정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왜 안심하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질문을 속으로 삼켰다. 어차피 그들에게 나오지 않을 대답을 기다리는 것 보다 포기하는 것이 차라리 더 빨랐다.

 

 

  간단하게 식사라도 대접하겠다는데 굳이 거절한 그들이 돌아가고 홀로 남은 빈집에서 도희는 어지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었다. 설은 집에 들어간 이후에는 절대로 혼자 밖을 나가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같은 다짐을 받아낸 후에야 문밖을 나섰다. 또, 외출을 해야 할 일이 있을 땐 자신을 부르라고 했다. 부하 직원을 그렇게 써도 되나..

 

 

  생각할수록 혼란만 가중됐다. 아니, 설이 씨가 내 보디가드야. 갑자기? 내가 대통령도 아닌데 보디가드가 왜 필요해? 그러니까.. 이상해, 진짜 이상해... 무슨 제일 이상한 것들이 보디가드를 하겠대!

 

 

  혼잣말을 중얼중얼 거리며 도희는 미처 누르지 못한 화를 표출하고 있었다.

 

 

  *

 

 

  늦게까지 뒤척이다 통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다가 몇 번이나 깨 시간을 확인했는데 거의 두 시간에 한 번 꼴로 잠에서 깨고 있었다. 피로가 누적된 어깨는 스트레칭으로도 풀리지 않았다.

 

 

  씻고 준비하는 잠깐 동안에 턱을 찢을 듯이 벌리고 탈출하는 하품의 횟수는 이제 두 손으로도 다 세지 못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가볍게 양 볼을 두드렸다. 파이팅. 벽에 붙은 거울을 보며 응원했다.

 

 

  늘 신는 낮은 구두를 신은 후 신발장 위에 가지런히 올려진 장갑에 한쪽씩 차례로 손을 넣었다. 문을 나서기 전 외시경을 통해 바깥을 살피고.. 응? 문쪽으로 향하던 도희의 손이 순간 공중에서 순식간에 얼어버린 것처럼 뚝 하니 멈추었다.

 

 

  “진짜 왔네.”

 

 

  언제 온 건지 설은 벽에 기대어 손목시계 한 번, 그녀의 집 현관문 한 번, 주위에 의미 없는 시선을 던졌다가 또 다시 시계를 보고 있었다.

 

 

  나가기 전부터 이렇게 숨이 막히는데 어떻게 계속 붙어 다녀야 하나 걱정됐다. 괜히 목 언저리가 갑갑해지는 느낌이었다. 방안에서 두른 목도리를 걷어 가방에 욱여넣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오늘은 절대로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맨 위의 걸쇠부터 순서대로 잠금 장치를 풀었다. 그 소리에 몸을 기대고 편하게 있던 그가 벽에서 몸을 뗐다.

 

 

  “진짜.. 왔어요?”

  “좋은 아침입니다, 팀장님.”

  “네, 뭐...”

  “잠 잘 못 주무셨나봐요.”

 

 

  평소보다 더 살갑게 이것저것 물어대는 통에 생각했던 것만큼 어색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느끼는 그녀였다. 또 문을 열어주고 잡아주는 세심한 배려는 분명 혼자 출근하던 날들보다 편한 점이었다.

 

 

  그치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었다. 내가 문을 못 열어서 보디가드가 필요하냐고오!

 

 

  “근데 정말로 어제 왜 왔어요?”

  “......”

  “나 진짜 보디가드 이런 거 안 필요해요. 내가 무슨 대단한 나랏일을 해서 항시 지키고 있어야 하는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나랏일 하는 사람 목숨만 중요한가요.”

  “왜. 당장 내 목숨이 어떻게 된대요?”

 

 

  또 꾸욱. 결정적인 질문에는 입을 다무는 그가 얄미웠다. 기왕 같이 하기로 따라줬으면 나한테도 이유를 알려주면 좀 좋나. 내심 서운하면서 짜증이 솟구쳤다.

 

 

  “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안녕하세요!”

  “설이 씨랑 같이 오시네요?”

  “...어쩌다 보니.”

 

 

  탐탁지 않은 그녀의 표정에 은정은 하마터면 박장대소를 할 뻔 했다. 어떤 사람의 표정도 지금의 그녀보다 우습지 않을 것 같았다.

 

 

  설의 말만 믿고 함께 도희를 설득하긴 했지만 은정 역시 긴가민가하고 있었다. 그가 오해했기를 바랐고, 오해일 거라 생각했다. 모두들 용민이 도희의 곁에 돌아왔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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