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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꽃이 핀다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20.9.1

아이돌 연하남과의 간질간질 로맨스.

 
몰래카메라
작성일 : 20-09-28 18:06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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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진짜… 짜증나.”

  “야. 너 지금 형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휴식 시간이 막 끝나갈 무렵, 은조와 원해가 싸움이 붙었다.

  이수의 옆에 있던 철민은 그 장면을 놓칠세라 카메라 줌 버튼을 쭉 눌렀다.

  방송국놈들, 하여튼. 그 재빠른 행동을 보며 이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 역시 지켜보잔 원칙에 묶여 숨죽여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무대,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딨어. 민주는 겨우 4초다, 4초.”

  “둘 다 그만해.”

  민주가 나서서 두 사람을 어르고 달래고, 다른 멤버들은 수수방관.

  재진은 아예 한쪽 구석에서 너네는 떠들어라, 나는 잔다, 한다.

  “내 말이! 파트 분배에 문제가 있단 거잖아요, 그게…!”

  은조가 저럴 애가 아닌데. 갑자기 왜….

  이수는 혼란스러웠다. 그 생글생글 웃던 은조가 이제와 분량 문젤 걸고 넘어지다니, 리허설이 바로 내일인데.

  “그거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잠자코 있던 도경마저 앞머릴 거칠게 쓸어 넘기며 전선에 합류했다.

  “너까지 왜 그래, 어?”

  “…누군 센터 할 줄 모르냐고. 더러워서 진짜.”

  “뭐? 야.”

  도경은 성큼성큼 다가가 은조의 멱살을 잡았다. 민주 혼자 감당하기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분위기다.

  보다 못한 이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철민이 급히 팔을 붙잡으며 속삭였다.

  “가만히 있어.”

  “…놔, 이거.”

  그러나 싸늘한 이수의 눈빛에 더는 아무 말 못하고 그녈 놓아주었다.

  “너네 지금 뭐 하니? 카메라 잠깐 꺼요.”

  결국은 촬영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로 간 이수가 언성을 높였다.

  “실력자들끼리 뭉친 조라 여유 있다 이거야? 리허설이 코앞인데 웬 쌈박질, 미쳤어?”

  “피디님… 저 그게….”

  원해가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이수의 시선을 끌려 애썼지만 소용 없었다. 그녀가 도경과 은조를 보며 이제 막 일장연설을 시작한 참이었으니까.

  “이은조. 너 무슨 말을 그렇게 밉게 해?”

  은조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저 앞으로 모은 두 손을 꼭 잡고 있었을 뿐.

  “자고로 혀는 쉬지 않는 악이고, 죽이는 독이 가득한 거랬어. 네가 지금 형들을 그 무서운 입으로 문 거야. 것도 엄청 아프게. 그리고 너, 백도경.”

  그녀는 몸을 틀어 한쪽 손을 허리춤에 댔다. 이번 타겟은 도경이었다.

  “그 우악스런 멱살잡인 대체 어디서 배워 먹은 거야, 어?”

  “…죄송합니다.”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다 도경은 죄송하다 고개를 숙였다.

  “동생이 불만 있음, 살살 달래서 풀어 줘야지. 민주 혼자 애쓰는 거 안 보였니? 이러라고 얘 리더 자리 앉혀 뒀어? 리더가 무슨 너네 뒤치다꺼리 하라고 있는 건 줄 알아?”

  이수가 비호하고 들자 민주는 몸 둘 바를 몰랐다.

  이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원해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줄곧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제이슨도 함께였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눈으로 쫓던 이수는 문이 닫히자 후 한숨을 내쉬었다.

  “너네 김대성이 누군지 몰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꿈인 사람이라고, 그 작자가.”

  풉. 이수의 표현이 웃긴지 철민이 작게 실소를 터트렸다.

  “그 인간이 젤루 좋아하는 게 이런 거야. 별거 아닌 일도 별거 만드는 게 그 사람 재주고. 악마의 편집, 그거 한번 당해 볼래들? 어?”

  “…죄송합니다.”

  민주를 필두로 죄송하단 소리가 뒤이어 흘러 나온 그때.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아.”

  케이크를 든 원해와 촛불이 꺼질까 손으로 방어막을 세운 제이슨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사랑하는 한민주, 생일 축하합니다!”

  굳어 있던 얼굴을 풀며 모두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속았다. 것도 제대로.

  “아, 뭐야….”

  바닥에 주저앉는 민주를 보며 이수는 저도 그를 따라 확 무너져버릴까 생각했다.

  “아, 쪽팔려….”

  그러다 결국, 그저 제 얼굴만 가리면 만사 오케이다 하는 까투리가 되기로 했다.

  “뭐가 이렇게 진지해요, 피디님 때문에 다 망했네.”

  “아니야, 피디님이 나서서 더 리얼해졌어. 그치, 한민주. 몰카일 줄 꿈에도 몰랐지?”

  아이들의 말소리에 얼굴이 더 달아오르다 못해 터질 것 같았다.

  “것 봐, 내가 뭐랬어. 가만히 있으랬잖아.”

  이럴 땐 역시, 가까운 사람이 최고다.

  “너 알고 있었어? 알고도 나 안 말린 거야? 언질은 줬어야 할 거 아니야, 이 빌어먹을 자식아!”

  “몰랐어, 나도 몰랐다고! 아우 아퍼…!”

  퍽퍽퍽. 아무 죄 없는 철민을 쥐 잡듯이 잡으며 이수는 민망함을 풀었다.

  “김재진, 와서 케이크 먹어.”

  케이크를 자르며 도경이 재진을 불렀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쟤 몸 안 좋다더니, 많이 아픈가?”

  “…뭐?”

  이수의 손아귀에서 철민을 구한 건 몰카 내내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재진이었다.

  “재진이 아파? 어디가?”

  “감기 기운 있다고, 아까부터 비실비실 그랬어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은조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이수에게 보고했다.

  “나와 봐.”

  소파 앞에 몰려 있는 아이들을 비키게 하고서 이수는 재진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불덩이다.

  “이 몸으로 너….”

  “…저 괜찮아요, 진짜예요.”

  “괜찮은 애 다 죽었니? 페스트 마지막 생존자야? 몸이 이렇게 될 때까지 왜 말을 안 해. 버티면 장땡인 줄 알아?”

  속상한 마음에 인상을 잔뜩 쓰고선 이수는 핸드폰을 꺼내 119, 세 개의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여기….”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며 재진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저… 무대 서야 돼요. 꼭 서야 돼요, 피디님….”

  “…누가 너 무대 안 올린대?”

  그렇게 수초간 재진과 뜨거운 눈맞춤을 하던 이수의 입에서 간절한 부탁의 말이 흘러 나왔다.

  “여기 응급환자가 생겨서요. 빨리 좀… 와주세요.”

 

 

  * * *

 

 

  “다 내 탓이에요. 나 때문에….”

  “뭘 잘했다고 울어, 뚝 그쳐.”

  재진의 병명이 대상포진이란다.

  그 말을 듣는데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의 몸 속으로 들어간 그 사악한 기운이 잠복기를 거쳐, 면역력이 떨어진 때를 골라 튀어나온 것이다.

  “그러게, 몸 관리 잘하라고 내가 그랬지.”

  의사 말론 꼭 이수에게서 전염된 거라 단정지을 수 없다 했지만, 프로그램 책임자인 대성에겐 비난할 사람이 필요했다.

  “애 몸 상태 나빠져서 프로그램 하차해야 되면, 그 죄를 다 어떻게 갚을래 너? 어?”

  “…죄송합니다.”

  이 모든 게 몰카였으면 좋겠다. 짓궂은 놈들이 하는, 아주 아주 짓궂은 장난이었으면.

  “죄송합니다….”

  죄송하단 말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이수는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렸다.

 

 

  * * *

 

 

  하—. 복도로 나온 이수의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그 반대편 복도에 선 건이 무겁게 한 걸음, 한 걸음 떼는 이수의 걸음걸이를 그대로 따라갔다.

  물빛 어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아팠다.

  코너를 돌기 직전 이수가 스르르 주저 앉았다.

  “흑….”

  우는 이수의 곁에 다가간 건은 누가 볼까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하고, 그저 벽에 기대 서서 그녀의 가쁜 숨소릴 들었다.

  따지자면 10cm도 되지 않을 거리지만, 90°로 꺾인 두 사람의 자리가 너무도 멀게 느껴졌다.

  분명 손을 뻗으면 닿을 텐데….

  “흡… 하….”

  그럴 수가 없다.

 

 

  * * *

 

 

  “재진이 아파서 어떡하냐. 그 팀 애들 다 멘붕이던데.”

  “…그러게.”

  재진의 발병 때문일까, 오늘 밤은 각자의 집으로 가라는 명이 떨어졌다.

  재선과 나란히 밤길을 걸으며 건은 혼자 속상해 하고 있을 이수를 떠올렸다.

  “서 피디님… 걱정해?”

  눈치 백단인 재선이 그 마음을 헤아려 물었다.

  “형.”

  왠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건의 형 소리가 재선은 무서웠다.

  “그 사람한테… 힘든 일 생기면 안 돼.”

  “어?”

  “누굴 좋아하는 게, 미안한 일이 되면 안 되는 거잖아. 근데, 그 사람이 힘들면… 내가 미안해지거든.”

  그러니까 힘내, 서이수.

  이기적인 거 아는데, 난 당신을 계속 좋아하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조금만 아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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