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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불순한 교수
작가 : 퀸카대행진
작품등록일 : 2020.7.31

담임선생님과 풋풋한 첫사랑을 했던 여학생들은 다들 행복했을까?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들은 완벽한 비밀 연애를 해야만 한다. 사회적 통념, 친구들의 시선, 부모님들의 반대는 어떻고? 여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선생님과 여제자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또 그들이 헤어지고 난 후의 이야기가 있다. 카카오톡ID: lov2lovely

 
17. 그녀의 그림자
작성일 : 20-09-28 16:25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8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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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화>

 

 

 

 

 "고마워. 진짜 너한테 잘할게. 이번에는 절대 널 놓지 않을게."

 

 

 떨리는 그녀의 어깨를 건우가 아주 강하게 끌어안았다. 이제는 둘 사이의 조그만한 틈도 허락할 수 없다는 듯 거의 매달리다 싶이 그가 그녀를 안았다.

 

 

 "모든 건 처음으로 돌아갈거에요. 나는 시작부터 천천히 하고 싶어요. 학생때 선생님 만나면서 못했던 거 이번에 다 해보고 싶어."

 

 

 예화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래. 네가 원하는 거 못해본거 다 하자."

 

 

 두려움과 기쁜 감정이 공존하고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더 이상의 말이 불필요했다. 몇 년을 돌고 돌아 이제 와서 오해를 풀게 된 연인은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체온을 나눴다.

 

 

 "오늘은 늦었으니 어서 들어가."

 

 "네, 알겠어요."

 

 "뭐하다 이렇게 늦은 거야?"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궁금한 듯 물었다.

 

 

 "뭣 좀 열정적으로 연습 했어요. 축제때 와요 오면 알 수 있어."

 

 "밤 늦게 돌아다니면 위험하니까 조심해. 항상 주변 살피면서 다니고."

 

 "선생님도 우리 아버지랑 똑같은 말 한다. 방금 토씨 하나도 안 틀렸어요."

 

 "괜한 걱정이 아니야 세상이 험하니까 그러지."

 

 "나도 알아요."

 

 "괜찮다면 우리 내일 데이트 할까?"

 

 "흐음 네 좋아요."

 

 

 잠시 망설이던 그녀가 긍정의 답을 했다.

 

 

 

 근처에 세운 차를 타고 멀어져가는 그를 배웅하고 예화가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에 들어서자 선호가 거실 소파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은채로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가 천천히 그가 있는 소파 쪽으로 다가서자 그가 감고 있었던 눈을 서서히 떴다.

 

 

 "늦었구나."

 

 "아직 안 주무셨어요?"

 

 "할 일도 있었고. 너도 걱정되고."

 

 

 그가 쓰고 있던 안경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피곤 할 테니 어서 씻고 들어가서 자거라"

 

 

 왠지 모르게 피곤함이 가득해 보이는 그의 표정에 예화가 인상을 썼다. 웬만하면 괴롭거나 슬플 때도 자신에게 웃어주던 아버지가 이렇게나 힘이 빠져있는 모습이라니.

 

 

 "혹시..."

 

 

 대문 앞에 그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본걸까? 그녀가 그럴 리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래 설래 저었다. 부디 그게 아니기만을 바랐다. 아직은 아버지에게 사실을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예화는 온몸을 타고 흐르는 불안감에 홍교수가 들어간 방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며 서 있었다.

 

 

 

 

 

 

 다음날 학교 교정. 예화는 뭉쳐있는 제 팔과 다리를 두드리며 가은과 나란히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 어제 몸을 격하게 움직인 후유증으로 온몸이 안 아픈데가 없었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아 온몸 전체가 알 배긴것 같다니까."

 

 "안 쓰던 근육 많이 써서 그래."

 

 "아 거짓말 아니고 진짜 아파."

 

 "그게 너가 연습을 제대로 했다는 증거지. 아 나 너한테 보여줄 거 있어 이거 봐라."

 

 

 평소와는 다르게 가은의 가방이 컸다. 늘 큰 가방을 옆으로 아니면 뒤로 매고 다니는 예화와는 다르게 패션을 위해 웬만하면 책가방을 매지 않는 그녀의 가방에서 엄청나게 크고 긴 검은색 실크천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너랑 헤어지고 무대에 필요한 소품을 내가 어제 사왔지."

 

 

 그녀는 구지 가방에서 꺼낸걸 넓게 펼쳐보였다. 난데없이 허공에 나타난 실크천의 모습에 지나가던 학생들까지 쳐다 볼 정도였다.

 

 

 "너 나한테 부담주려고 이러는 거지?"

 

 

 예화가 심히 의심된다는 듯 가은을 흘겨보았다.

 

 

 "아니야 친구야. 아 그리고 내가 패션디자인과 친구한테 의상 한 벌 빌려달려고 예기해 놨어. 개가 라인 들어간 옷은 기가 막히게 잘 만들거든. 다행히 우리노래 컨셉에 맞는 옷들이 있데"

 

 "너 이 대회에서 나 1등 못하면 날 가만두지 않을 거지."

 

 "아니라니까. 편하게 생각해 편하게."

 

 

 그녀가 전혀 편하게 생각할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하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수상한데."

 

 "우리 예화 나머지는 언니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너는 연습실에서 데뷔 할 날만 기다리면 되 알겠지?"

 

 "내가 아이돌이야?"

 

 "아이돌이지! 일주일 후에 데뷔를 앞뒀잖아."

 

 "미치겠다. 정말 춤 그거 어제 몇 시간을 연습해봐도 엄청 어렵던데."

 

 "그래도 백댄서가 최대한 다 하는걸로 고른 거야. 물론 너의 역할이 엄청 중요하긴해 박력도 있어야 되고."

 

 "넌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어."

 

 "그 선생님 정말 능력 있는 선생님이야 잘해주실거야"

 

 "어휴 알겠어."

 

 "우리 예화 화이팅!"

 

 가은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예화가 두 손 두 발을 다들었다. 아무리 어리광을 부려도 가은의 목표는 아주 견고하게 굳어져 있었다.

 

 

 

 

 

 예화는 곧장 수업을 끝내고 알바장소인 힐스카페로 향했다. 알바하고 있으면 그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오기로 한터였다. 마치 갖 시작한 연인처럼 그가 온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다.

 

 

 "언니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그런 마음이 가까운 사람에게는 티가 나는 듯 보였다. 단박에 소정이 눈치를 챘다.

 

 

 "응 있어 좋은 일."

 

 "무슨 일 있어요? 언니 혹시 연애라도 해요?"

 

 "정답."

 

 "누구요 누군데요?"

 

 "아 그게 말하기는 좀 그런데."

 

 

 예화는 그와 소정과의 첫 만남이 좀 많이 그랬다는 것을 떠올리고 입을 꾹 다물었다. 건우가 수상한 사람인줄 알고 외부인의 도움까지 청했던 그녀다.

 

 

 "나중에 예기해줄게."

 

 "궁금한데 나중에 꼭 예기해 주기에요."

 

 "응."

 

 "그러면 우리 오빠들하고 약속은 어떡하지 그쪽은 제가 알아서 취소할게요. 그 오빠들 아무래도 언니한테 마음 있어서 자꾸 만나자고 한것 같으니까."

 

 "미안해. 생각 못했어."

 

 "아니에요. 안 될 인연인데 뭐 어쩌겠어요. 근데 언니 남자친구 진짜 궁금하네. 언니 행동반경이 거의 카페 아님 집 학교인데 언제 남자친구를 만드셨데요?"

 

 

 예화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수줍게 웃었다. 그날따라 햇볕이 유독 많이 내리쬐는 날이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이 물 밀듯 밀려들었다. 오늘의 손님 중에는 윤하와 진희도 끼어있었다. 웬일로 둘이 함께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윤하가 그녀의 것까지 대신 주문했다. 예화는 그의 옆에 수줍게 서있는 진희가 매우 싫었으나 카운터 업무의 9할은 고객을 응대하는 밝은 미소라는 규칙을 떠올리며 상큼한 미소로 그들을 응대했다. 그가 시킨 건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뿐이었으나, 예화는 마카롱 두개까지 같이 커피와 함께 내어 놓았다.

 

 

 "어제 데려다 주셔서 고마워서요."

 

 "그래, 잘 먹을게."

 

 

 윤하가 웃음으로 응답했다. 의도친 않았으나, 그의 옆에 서서 위풍당당하던 진희의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아마 데려다 줬다는 그의 말에 빈정이 상한 듯 했다. 진희가 담담한 표정의 예화를 끝까지 노려보며 그들은 창가쪽 자리에 같이 자리했다.

 

 

 "저 눈 날카로운 언니는 누구래요. 아씨, 강윤하 교수님은 만인의 연인인데."

 

 

 소정이 예화의 옆에서 윤하가 앉아있는 테이블을 바라보며 질투했다. 둘이 같이온 목적은 아무래도 자기 일을 도와주는 진희가 고마워 커피한잔 사는 모양새였다.

 

 

 "알려줄게 저 둘 아직 연인은 아니야."

 

 "후우 다행이다."

 

 

 소정이 안심하며 다시 음료를 만드는 작업에 집중했다. 밀려드는 주문을 받으며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보니 3시가 좀 넘어가고 있었다. 약속시간인 3시 30분에 맞춰 예화가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했다. 평소에는 진하게 하지 않던 화장도 했다. 설레고 기뻤다. 학생때 공개적인 데이트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멀리까지 나가서 공원을 걷고 오거나, 그의 차 안에서 한 데이트가 다였다.

 

 

 시간에 맞춰 그의 검은색 세단이 카페 앞에 섰다.

 

 

 "소정아. 수고해."

 

 "교수님. 저 가요."

 

 

 예화가 소정과 윤하에게 인사를 남기고 카페를 나섰다. 건우는 직접 차에서 내려 차 문까지 열어주었다. 그녀는 그의 에스코트를 군말 없이 받으며 차에 올랐다. 예화는 건우의 얼굴만 바라보느라 카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는지 알지 못했다.

 

 

 소정은 놀란 토끼 같은 눈으로... 진희는 안도와 질투가 같이 담긴 혼란스런 표정으로... 윤하는 끝내 감정을 담지 못한 무표정한 눈으로 둘을 보고 있었다.

 

 

 "휴."

 

 

 예화가 차에 타자마자 한숨인 까닭에 건우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일부러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걱정이 되어서. 하지만 어차피 그와의 만남을 알게 될 거라면 빨리 아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

 

 

 "선생님은 내가 어떤걸 감수하고 이 차에 공개적으로 올랐는지 모를거에요."

 

 "아아."

 

 "선생님이 이 카페에 처음 온 날 기억나요? 소정이가 나 구한다고 남자 손님까지 불러왔잖아요. 선생님 수상한 사람인줄 알고."

 

 "아 맞다. 그때 그랬었지."

 

 

 건우가 생각 났다는 듯 대답했다.

 

 

 "내가 그 남자랑 다시 만나고 있네요. 그렇게 안 만난다고 밀어내고 경고하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는데"

 

 

 쀼루퉁한 표정의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귀여워 건우가 예화의 머리를 한쪽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옆에 가까이 있는 것 자체로도 믿기지가 않았다. 마치 그녀가 환상처럼 느껴졌다. 매일 꿈꿔오고 바라던 것이 드디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었으니까.

 

 

 "알아 네가 뭘 감수하고 있는지. 그래서 미안하고 고마워."

 

 

 자신과 헤어지고 평범한 삶을 되찾았던 그녀가 다서 저를 만나면서 벌어질 수 있는 힘든 상황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는 이 행복이 내심 두려워졌다.

 

 

 "이제 미안하단 말 그만해도 되요. 너무 많이 했잖아."

 

 

 그의 그런 불안한 마음을 느꼈는듯 예화가 머리위에 올려진 그의 손을 따뜻하게 잡았다.

 

 

 둘은 평범한 연인처럼 영화관 데이트도 하고 사람이 붐비는 거리인 번화가에 가서 손잡고 나란히 걸었다. 그와 해보는 모든 것이 너무 생소로워서 그와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즐거운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지막 코스는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근사한 저녁이었다.

 

 

 "여기를 꼭 와보고 싶었어?"

 

 "네, 드라마 보면 막 연인끼리 와서 스테이크 썰고 와인 먹고 이러잖아요.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알맞게 구워진 스테이크를 앞에 두고 신나하는 예화였다.

 

 

 "그리고 저 이제 미성년자 아니니까."

 

 

 그녀가 와인을 잔에 따라 건우에게 건넸다. 얼떨결에 잔을 든 건우와 자신의 잔을 부딪쳤다.

 

 

 "이런 것도 같이 먹을 수 있고요."

 

 

 와인 잔을 들고 수줍게 웃는 그녀가 귀여워 건우가 그녀의 머리를 다시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아 빨리 먹어야 겠다. 나 연습실 가야 되거든요."

 

 "천천히 먹어 연습실 까지 데려다 줄게"

 

 

 식사를 다 마친 후 그는 그녀가 연습해야할 곳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주었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기 전 건우가 다급하게 예화의 손목을 붙잡았다.

 

 

 "너 학교 졸업하면 바로 결혼하자."

 

 

 그의 말에 놀란 듯 당황한 그녀의 입술이 약간 벌어졌다.

 

 

 "고마워요. 근데 나는 지금 만남이 첫 데이트 같고 그래요. 선생님하고 헤어져 있는 그동안 너무 잊으려고 노력해서 그런지 아직 내 감정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

 

 

 그녀가 둘 주변의 공기까지 가득채운 어색한 기운에 힘겹게 느릿느릿 말을 이어갔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내가 성급했어."

 

 "미안해요."

 

 "더 많이 시간을 갖자. 우리 그러자."

 

 "네."

 

 

 그를 배웅하고 예화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솔직하게 감정을 내뱉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그것이 사실이었고 그도 알아야 했다. 지금 그를 만나며 느끼는 마음의 크기가 예전만큼은 못하다는 것을.

 

 

 두 번째 춤연습은 첫 번째보다 더 순조로웠다. 맡은 만큼 잘 해내야 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한으로만 남았었던 건우와의 사이도 풀어지고 있는 중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풀리지 않은 실타래를 계속 지고 가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그것에서 서서히 해방될 수 있는 출구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리 그런 기분이라고 해도, 학교 수업과, 카페알바, 데이트까지, 안 그래도 스케줄이 빡빡했던 하루인데 춤 연습을 무려 4시간이나 하는건 정말로 곤욕이었다.

 

 

 "선생님 수업 시간 지났는데요."

 

 

 땀을 뻘뻘 흘리며 연습실 바닥에 주저앉은 예화가 시계를 바라 보며 말했다.

 

 

 "축제가 바로 코앞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면 그 무대 내가 가르쳐줬다고 할 거 아니야. 이번 기회에 선생님도 수강생 좀 끌어보자."

 

 "좀 있으면 12시인데요?"

 

 "안 돼 안 돼 너 이 상태로는 조금 더해야 축제날 더 완벽하게 할 수 있어."

 

 

 가은은 충분하게 수강료 본전을 뽑고 있는 중이었다.

 

 

 "아 이가은 진짜!"

 

 

 하지만 예화는 친구가 원망스러웠다. 오늘도 집에 일찍 가기는 글른듯 싶었다.

 

 

 

 

 

 

 

 

 

 

 

 깔끔한 느낌의 모노톤의 색깔로 꾸며진 영현그룹의 팀장실 김 비서의 보고를 듣고 있는 서진은 고급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노트북에 시선을 둔체 앉아있었다

 

 

 "영현 가구와 리빙쪽에서는 이번에 신혼부부를 주 고객층으로 하여 새롭게 내놓을 신상 컨셉들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결혼하는 부부들이 많은 달이고 가구와 리빙을 세트상품으로 내놓으면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김 비서의 보고가 지루한 듯 심드렁한 표정의 서진은 늘 쓰던 팬을 손에 들고 느릿하게 돌리기 시작했다.

 

 

 "이번년도 컨셉이야 이미 보고받았고 내가 빠삭하게 알고 있어서. 뭐 일정에 맞춰서 잘 진행되고 있는 거고 내가 신경 쓸 문제는 없는 거지?"

 

 "네, 그렇긴 합니다."

 

 "뭐 더 이슈 사항있는거 아니면 그만 나가봐."

 

 "아가씨. 이건 업무 외 보고 입니다만."

 

 "응 말해."

 

 "정건우씨와 홍예화 관계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그의 말에 여유롭게 팬을 돌리던 서진의 손짓이 단박에 멈췄다.

 

 

 "그 둘이 어떤데?"

 

 "아무리도 다시 사귀는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정건우씨가 예화씨의 학교나 카페로 찾아가고 그 후에 데이트를 하고 귀가를 하는 추세입니다."

 

 

 화를 참으려는 듯 의자를 뒤로 밀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창가 쪽으로 가서 섰다.

 

 

 "언제부터야."

 

 "아가씨가 정건우씨와 병원 다녀오던 그날부터. 딱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두세 번은 꼭 만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어이 그 애한테로 갔구나."

 

 "아가씨."

 

 "예상했던 일이야. 마음이 자꾸 향하고 있는데 어쩌겠어. 내가 말려봐야 소용 없을 거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겠지?"

 

 "에이블씨엔씨 기자 불러와."

 

 "기자요? 기자는 왜?"

 

 "걱정 마. 약간의 겁만 줄 거야."

 

 "네, 알겠습니다."

 

 

 

 윤하는 의도치 않게 퇴근길에 예화가 건우의 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보았다. 일주일전 카페에서 부터 둘이 만나는 모습을 보았지만 아닐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녀가 마음을 연게 틀림없었다. 그 둘이 다시 만나는게 신경 쓰이고 걱정되었다. 상처 받은 마음에 또 생체기가 생길까봐.

 

 

 "만나지 말라니까..."

 

 

 

 

 "누굴 그렇게 봐?"

 

 

 멍하니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고 있는 윤하의 뒤로 연이 기척없이 다가왔다.

 

 

 "그냥 좀."

 

 "남자가 그렇게 어깨도 안 피고 그럼 쓰나."

 

 

 연이 윤하의 어깨를 손을 펴 탁탁 쳤다. 무용학과 교수님 답지 않게 터프한 타입의 연이였다. 그래서 윤하가 좋아했다. 여자답지 않은 그녀의 매력이 동성친구 못지않은 편한 관계로 느껴지게 한 달까.

 

 

 "왜 뭐 신경쓰이는일 있어?"

 

 "신경 쓰이게 하는 학생이 있어."

 

 "역시 우리 강 교수 학생들을 몹시 사랑한단 말이지. 강 교수 오늘 일정 있어? 또 도서관으로 공부하러 갈 거야?"

 

 "별다른 일 없으면 그럴 계획인데."

 

 "내가 그 별다른 일 만들어줄게. 교수님들끼리 식사하는데 같이가자아."

 

 "술 먹는 자리잖아."

 

 "내가 최대한 술 안 먹게 해줄게. 거기 힘 있는 교수님들도 많이 오셔 눈도장 찍으면 좋잖아. 언제 강 교수 데려 오냐고 전 모임부터 난리라니까"

 

 "가기 싫은데."

 

 "친구 때로는 사회생활의 모임도 같이 해야 하는 법이야. 계속 불참해서 늙은이들 눈 밖에 나지 말고 오늘은 참여해."

 

 "에효 그래. 가서 인사나 드리지 뭐."

 

 

 그녀가 안내 한곳은 룸으로 되어있는 한정식 집이었다. 대학교에서 오래 일했다는 터줏대감 교수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윤하와 연도 빈자리에 자리했다.

 

 술도 안 먹으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은 곤욕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집에 가고 싶은 욕구만 점점 커졌다. 오가는 술잔에 이미 취가기 오를 때로 오른 한 교수님은 이미 한 이야기를 반복해서 10번은 하고 있었다. 계속 이대로 있다가는 10번이 아니라 100번이라도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할 듯 했다.

 

 잠시 피곤하고 따분하여 잠시 자리를 피한 윤하는 핸드폰을 꺼내 기사를 검색했다. 포털 검색에 상위권에 '영현그룹 오서진' 이라는 글자가 반짝였다. 늘상 검색어 순위 확인 정도는 하는 편이었기에 클릭한 기사에는 낯익은 얼굴의 여자가 사진에서 웃고 있었다.

 

 

 "이 여자."

 

 

 분명 병원에서 건우의 옆에서 웃고 있던 여자였다. 기사에 떠오른 그녀의 얼굴보다는 윤하에겐 기사 제목이 더 문제였다.

 

 

 

 

 

 

 

 

 -영현 그룹 오서진, 이혼한 전 남편 정씨와 다시 교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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