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어떤, 세상의 끝에서
작가 : 어쩡
작품등록일 : 2020.9.23

점점 커져가는 세계의 부패.
그것이 빛을 집어삼키기 위해 올라오고 있었다.
한 세상에서부터 부패를 피해 다른 세계로, 또 다른 세계로.
그렇게 살고 싶어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세계의 끝자락을 찾았고…
그것이 이 땅이었다.

 
마음의 성
작성일 : 20-09-28 15:41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246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시나사바아.

 얇은 쇳덩이가 땅에 떨어져 딸그랑 거리는 소리가 났다.

 공중을 떠다니던 핏방울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보영이 칼을 주워 지윤에게 건넸다.

 특이한 아이들이 혜원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형식씨가 정말 아무 말도 안해준 것 같아서 내가 다 미안하네. 너는 내 가족이야. 마법사의 피가 흐르고 있어. 그 재능을 지금껏 썩히기만 하다니, 안타깝네.”

 지윤은 혜원을 붙잡은 손을 살짝 끌어당겼다.

 지윤의 팔에 난 깊고 검붉은, 피가 흐르지 않는 상처가 가까이 보였다.

 “네 손을 여기 올려 봐.”

 혜원은 말없이 지윤의 상처를 쳐다보고 있었다.

 “겁을 먹는구나. 겁은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해. 네가 상상하는걸 일그러트릴거야.

 지윤이 다른 팔을 혜원의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오하사 엠.”

 허억,

 하고 혜원은 들숨을 쉬었다.

 혜원의 고개가 들렸다.

 피로 칠해진 방이 있었다.

 발밑에서 핏방울이 비눗방울처럼 올라오고 있었다.

 혜원은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둥둥 떠다니는 핏방울이 주변에 가득했다.

 유일한 출입구인 창문 하나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내 목소리가 들리니?”

 어딘가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울렸다.

 이게 뭐지?

 방 안의 천장 구석에 달린 작은 스피커였다.

 “내 목소리를 따라 와.”

 이번엔 방의 바깥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창문턱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검은색, 붉은색, 갈색 연연한 핏방울이 잔뜩 서려 있었다.

 “너는 지금 겁을 먹었을 뿐이야. 내 목소리를 따라오렴.”

 침을 꿀꺽 삼키고는 선혈의 색을 하고있는 창틀에 손을 살짝 갖다대었다.

 갑자기 하얀 빛이 좌아악 펼쳐지며 혜원의 시야를 가렸다.

 휘이익 하는 거센 바람소리가 들렸지만 몸에는 어떤 느낌도 들지 않았다.

 눈을 떴을 때 보이는 풍경은 거대한 성의 안쪽이었다.

 벽에 드문드문 걸려 있는 횃불들이 복도를 조금씩 밝혀주고 있었다.

 “네가 어디쯤에 있는지 알겠니?”

 커다란 울림 덕에 성 전체가 혜원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성이요.”

 “성이라고?”

 혜원의 대답에 성이 다시한번 물었다.

 들릴리가 없다는 생각에 그냥 혼잣말처럼 뱉은 말이 대답으로 돌아오자 혜원은 조금 놀랐다.

 “…여긴…”

 혜원이 천장을 쳐다보던 눈을 복도 끝으로 돌렸다.

 “내 마음속?”

 “그래, 이해가 빠르구나.”

 성이 말했다.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지윤…씨?”

 부드러운 웃음소리가 울렸다.

 “그래, 나야. 아까 전에는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할 수 있겠니?”

 “이상한…피로 칠해진 방이요.”

 혜원이 복도 끝을 향해 걸으며 말했다.

 “그래. 그건 네가 겁을 먹은 대상이 머릿속에 각인된거야.”

 성이 대답했다.

 드문드문한 불빛에 앞으로 조금씩 움직여야만 발밑에 뭐가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저 횃불을 들고다닐 수 있다면.

 혜원의 발에 툭, 하고 무언가 걸렸다.

 면포를 둘둘 둘러싼 면봉 같은 모습의 막대였다.

 …횃불?

 “…여기서는 내가 생각하는대로 다 되는거에요?”

 혜원이 횃불을 쳐다본 채로 물었다.

 “적응이 굉장히 빠르구나.”

 혜원의 뒤에서 지윤의 또렷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줌마.”

 혜원이 뒤돌아 지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모라고 하라니까.”

 지윤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아까 말했듯이 너는 지금 네 마음속 어딘가에 들어와 있어. 나가는 길을 찾아야 해.”

 지윤이 천천히 혜원의 옆으로 다가섰다.

 “…절 여기 집어넣은게 당신인게 아니라요?”

 “난 그 능력에 눈을 뜨게 해 준 것 뿐이야. 어서 움직여, 여기서 나갈 길은 너밖에 알 수 없으니까.”

 혜원은 지윤의 말에 횃불의 끝을 쳐다보았다.

 횃불에서 빨간 불꽃이 살짝 일었다.

 “…너, 그거…”

 지윤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혜원이 든 횃불에 불이 붙었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혜원이 횃불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관찰했다.

 “…내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데.”

 지윤이 말했다.

 “나가는 문은 여기로 할게요.”

 혜원은 눈 앞의 제일 가까운 문을 붙잡았다.

 “확실해?”

 지윤이 물었다.

 “네. 제 마음이라면서요?”

 혜원이 문을 열어젖히자 검은색 바람이 폭퐁처럼 일었다.

 횃불 하나에 의지해 조금씩 앞으로 걸었다.

 이 문만 나가면.

 *

 

 

 

 덜커덩!

 소파에 앉은 혜원이 무서운 것이라도 본 듯 몸을 세차게 흔들었다.

 거친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잘했어. 내 생각보다 훨씬 나은데?”

 지윤이 상처가 사라진 제 팔을 돌려보며 말했다.

 “이 누나 어떻게 했어요?”

 “어떻게 했어요?”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바라와 다라가 지윤에게 물었다.

 “진짜 빠르네…”

 엘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저희가 테스트해봤던 어떤 아이보다 빨라요.”

 고슴도치 머리를 한 차이가 말했다.

 “…시험이었어요?”

 혜원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아니. 네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아서 일깨워주려고 한 거지. 근데 역시 내 피는 못속이나보다, 여기있는 어떤 애들보다 빨리 해냈어.”

 지윤이 대답했다.

 보영은 팔짱을 끼고 그 모습을 바라보다 뒤돌아 계단을 올라갔다.

 “보영아, 어디가?”

 환희가 자신의 옆으로 지나가는 보영에게 물었지만 보영은 뒤돌아보지 않고 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화났다.”

 깊고 육중한 목소리로 캅이 말했다.

 환희는 눈을 돌려 혜원을 쳐다보았다.

 바람이 부는 테라스와 흰 원피스.

 어디선가 본 기억이 조금씩 환희의 눈을 물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혜원의 모습이 있었다.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8 정화 2020 / 10 / 4 213 0 3821   
7 부패(2) 2020 / 10 / 1 216 0 4153   
6 부패 2020 / 9 / 30 216 0 4219   
5 마음의 성 2020 / 9 / 28 204 0 2466   
4 마녀의 피 2020 / 9 / 27 213 0 3998   
3 성곽 안으로 2020 / 9 / 25 201 0 3751   
2 시작은 그렇게 2020 / 9 / 24 210 0 3613   
1 어떤 미래에서 2020 / 9 / 23 348 0 374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