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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 황녀가 원한 건 작은 식당이었을 뿐인데
작가 : 한잎이
작품등록일 : 2020.9.24

베르딘 황실의 셋째 황녀 프시케. 뛰어난 요리 실력과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살벌한 입담?!
황실의 트러블 메이커로 자자한 그녀에게 주어진 퀘스트.

정해진 기간 동안 마계에 가서 요리 선생님이 되어주고 돌아와라. 네가 그렇게 노래 부르던 소원. 들어줄게.

퀘스트만 완료하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로 마계에 입성한 프시케.
곳곳에 달콤살벌한 일들이 폭탄처럼 터지기 시작한다!

"요리도 좋습니다만. 제게도 시간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냉기가 뚝뚝 묻어나는 마계의 유명한 차도남이라는 조슈아는 왜 나한테만 들이대고

"그대가 황족의 신분으로 왔다고 한들, 마계에 있을 때는 이곳의 법을 따라야만 한다.
이 말의 뜻은, 자유 시간이라고 하여 외간 남자와 함부로 돌아다니는 건 불법이란 소리다."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지만 사사건건 아빠처럼 간섭해대는 마왕, 루시펠은 또 왜 이럴까.

내 소원은 반려 너구리인 솔트와 작은 음식점 하나 차려 오순도순 둘이서만 사는 것인데...

과연 이 소원. 이룰 수 있을까?

 
19
작성일 : 20-09-28 14:34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6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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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슈아 저택의 주방은 아주 난장판이었다. 무언가를 만들다 실패한 것인지 팬은 까맣게 타 있었다. 그리고 식탁에 놓인 접시에는 가장자리가 검게 탄 밀가루 덩어리 하나가 있었다. 그 위에는 금빛이 반짝이는 끈적끈적한 액체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혹시 이건 저걸 만들다 묻은 건가요?”

 

 프시케가 조슈아의 볼에 묻은 검댕을 무심히 닦으며 물었다.

 

 “네. 정확히는 제가 만든 건 아니지만……”

 

 조슈아는 참담한 밀가루덩어리를 보며 말끝을 흐리다 갑자기 다가온 프시케의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는 손등으로 얼굴을 쓱쓱 문질렀다. 그러나 괜히 벌게지고 검댕은 하나도 지워지지 않았다. 프시케는 그의 손을 내려놓았다.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닦으려구요.”

 

 그 말에 조용히 그녀의 손길에 얼굴을 맡기는 조슈아. 그 모습이 마냥 색다른 모습이었는지 시녀장인 에트나와 집사인 데르센의 얼굴에 묘한 기색이 피어올랐다.

 

 그들은 갑자기 들어온 이 분이 누구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베르딘 제국에서 온 인간 황녀라고 들었다. 그런데 만난 지도 얼마 안 되었을 황녀와 주인님의 관계가 꽤나 친밀해보였다.

 

 그 짧은 사이에?

 

 둘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남에게는 일절 관심조차 주지 않으시는 주인님에게도 이제 봄날이?!

 

 둘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들뜬 두 마족의 심정을 전혀 알 리 없는 프시케는 조슈아를 향해 물었다.

 

 “보통 마족들은 마력을 사용해서 요리 하잖아요? 그런데 직접 요리 하신 것 같네요. 혹시 무슨 일이 있나요?”

 

 “아, 님프의 꿀은 마력으로는 요리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넋 놓고 프시케와 조슈아를 지켜보던 집사장, 데르센이 흠칫 정신을 차리며 답했다.

 

 “님프의 꿀이요?”

 

 “예. 숲의 님프가 숲에서 추출한 꿀들로 기력 회복을 하는 데는 최고입니다.”

 

 “호오…”

 

 님프의 꿀이라니. 처음 접하는 식재료였다. 대부분의 식재료는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니플헤임이라는 신세계에 오니 그만큼이나 새로운 재료들도 넘쳐나는 듯했다.

 

 “저게 님프의 꿀인가요?”

 

 프시케는 단지 안에 담겨있는 황금빛 액체를 가리키며 물었다.

 

 “네, 맞습니다.”

 

 에트나가 답했다. 프시케는 단지를 열어 냄새를 맡아 보았다. 단지를 열자마자 환상적일정도로 달콤한 냄새가 풍겨왔다. 향기만으로도 입안을 달콤하게 자극하지만, 어딘지 산뜻한 냄새도 섞여 있어서인지 무겁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순간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선가 맡아 본 적이 있는 아련한 느낌.

 

 생전 처음 보는데 그럴 리 없지.

 

 프시케는 고개를 젓고는 에트나를 향해 물었다.

 

 “한 스푼 먹어봐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죠.”

 

 에트나가 티스푼을 내밀었다. 향이 이러한데 맛은 얼마나 대단할까 상상을 하며 한 입 먹어보았는데…

 

 “우웁.”

 

 그러나 입에 넣자마자 구역질이 나왔다. 허브 한 움큼을 집어 먹은 것 같았다.

 

 “그래서 제가 못 먹은 겁니다.”

 

 곁에 있던 조슈아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쓴 걸 싫어하냐는 말이 나름 신경 쓰였나보다. 거봐란 듯이 표정이 밝아졌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귀가 축 쳐진 강아지 같더니.

 

 어쨌든 단순히 조슈아가 쓴 것을 못 먹어서 생긴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이 님프의 꿀 자체에 있었다.

 

 “와… 이게 뭐죠? 꿀 맞나요? 꼭 약초 농축액 같아요…….”

 

 프시케의 혀는 미각을 잃었다. 설탕 다섯 스푼을 당장 먹는다 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님프들이 정말 이걸 즐겨먹나요?”

 

 “네, 님프들에게는 이 꿀이 굉장히 달콤하다고 하더군요.”

 

 세상에. 님프들의 혀는 어딘가 미각 체계가 다른 구조거나 맛을 못 느끼는 게 분명했다.

 

 “알세이데스가 말하기로는… 님프들도 이 꿀을 그냥 먹지는 않고 어떤 과정을 거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님프의 꿀로 요리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에트나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조슈아를 바라보았다.

 

 “혹시 조금 더 드셔보시면 나아지지 않을까요?”

 

 “아니요. 절대. 절대 싫습니다!”

 

 조슈아는 두 손으로 엑스자를 그렸다. 그것도 모자라 고개까지 강하게 내저었다. 이렇게 자기 의사를 강력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흐음. 그렇다면…….”

 

 꽃에 있는 꿀과 비슷한 원리일까? 나비나 벌에게는 그 꿀 자체로도 달콤하지만, 사람들한테는 텁텁한 노란 가루에 불과하니까.

 

 “님프의 꿀이 그냥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쓰긴 하지만… 몸에 좋은데. …진짜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데르센이 굉장히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만 다셨다.

 

 “거기다 주인님께서는 쓴 맛은 단 한 입도 못 참으시죠.”

 

 잠자코 있던 에트나가 조용히 덧붙였다. 조슈아는 괜히 헛기침을 했다.

 

 “알세이데스에게서 꿀 한 번 얻어오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정말 주인님께서는 이 늙은이의 심정도 모르고…”

 

 조슈아는 그들의 푸념을 못 들은 척 시선을 돌렸다.

 

 먹으면 먹을수록 적응되는 것이 아니라 기절 할 것 같은 맛이다. 절대로. 기력이 딸려 기절하는 한이 있어도 저것만은 싫다.

 

 “흐음…”

 

 그런 조슈아의 심정을 전혀 모르는 프시케. 그녀에게 님프의 꿀은 새로 던져진 도전 과제 같았다. 이렇게 몸에 좋은 재료를 그냥 버리다니. 프시케의 사전에는 절대 있을 수 없는 말이었다.

 

 “지금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으려고 해도 모두 태워버려서 문제이신 거죠?”

 

 에트나와 데르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게 제일 문제지요.”

 

 “그렇다면… 제가 직접 팬케이크를 구워 드려도 될까요?”

 

 그에 데르센의 얼굴에 찬란한 아침 햇살이 떠올랐다.

 

 “그래주시겠습니까?!”

 

 “네. 왠지 요리사로서 도전 의식이 생기기도 하고.”

 

 프시케는 조슈아의 얼굴을 슬쩍 바라보았다. 입술만 꾹 깨물고 있는 모습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후후…

 

 프시케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 좋다는 님프의 꿀로 조슈아도 몸보신 좀 해야죠.”

 

 조슈아는 강력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는 너무 건강해서 탈입니다.”

 

 “아니에요. 살바레스에게서 저를 구해주느라 많이 힘들었잖아요? 이제야 제가 보답 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괜찮습니다. 전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정말입니다. 진짜입니다.”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너무 불편하니, 부디 거절하지 마세요.”

 

 조슈아는 사색이 된 채 엄숙하기 짝이 없는 어조로 말했다.

 

 “님프의 꿀은 프시케의 생각과는 다릅니다. 절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저는 더 만만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죠!”

 

 프시케는 두 손을 걷어붙이고 주방 앞에 섰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조슈아는 조용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엄청나게 매운 걸 먹어서 감각을 마비시켜 버릴까? 아니면 마비 마법을 사용할까?

 

 그가 님프의 꿀에 대처하기 위한 수십 가지 방법을 머릿속에서 짜고 있을 때, 프시케는 요리를 시작했다.

 

 “재료는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만들게요.”

 

 먼저 커다란 볼에 계란을 깨뜨려 넣었다. 조금 휘젓다가 소금과 설탕을 넣고 다시 거품이 약간 생길 정도로 저었다.

 

 “이 안에 우유랑 식용유를 조금 붓고”

 

 막 젓는다. 계속 젓는다. 하지만 사실 그냥 막 젓는 것이 아니다. 계란을 휘저을 때마다 그 모양은 동그란 8자를 그리며 부드럽게 저어졌다.

 

 “이제 반죽할 가루 세팅.”

 

 박력분과 베이킹 파우더, 베이킹 소다를 체에 거른다. 곱게 친 가루들은 계란을 저은 볼 안에 넣는다. 이번에도 잘 저은 다음.

 

 “반죽을 팬에 올리고.”

 

 달궈진 팬 위에 반죽을 동그랗게 부었다. 적당히 점성이 생긴 터라 예쁘게 모양이 잡혔다. 작게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반죽이 구워지기 시작했다. 아랫면이 어느 정도 익었는지 윗면에 작은 기포가 잡히기 시작했다.

 

 “이 때 바로 뒤집으면.”

 

 프시케는 노련한 손놀림으로 팬케이크를 깔끔하게 뒤집었다. 노릇노릇 구워진 뒷면의 아름다운 모습이 고개를 내밀었다.

 

 “와…….”

 

 에트나의 입에서는 절로 감탄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녀는 넋을 잃고 팬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져가는 팬케이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평소에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 팬케이크는 완전히 달라.

 

 갑자기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다른 영지 마족들까지 방문하여 몇 상자나 사갈 정도로 유명했던 베이커리. 그곳의 가장 인기 있는 빵은 다름 아닌 플레인 팬케이크였다. 그녀가 갈 때마다 항상 품절되어 돈이 있어도 사먹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바로 그 팬케이크.

 

 전 주인 마님께서 에트나를 향해 사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세상에서 그렇게 맛있는 팬케이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 뒤로 먹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왠지 이 팬케이크의 냄새가 그때의 기억을 불러 일으켰다. 이건 그것보다 몇 배는 더 맛있을 것 같았다. 저 푹신한 케이크 한 조각을 달콤한 시럽에 찍어 먹으면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갈 것만 같았다.

 

 “제가 만든 팬케이크는… 그냥 음식 쓰레기였군요.”

 

 옆에 있던 데르센이 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분명 모든 과정은 동일했는데! 그런데 똑같은 재료와 똑같은 조리법으로 어떻게 이다지도 다른 결과물이 나온단 말인가.

 

 요리도 재능이군.

 

 데르센은 팬케이크를 구우며 잠시나마 가졌던 요리의 꿈을 금세 접어버렸다.

 

 “자… 이제 약한 불에 졸여서 더 달콤하게 만든 님프의 꿀을 부어 줄게요.”

 

 프시케는 님프의 꿀을 팬케이크 위에 뿌렸다. 사방에 달콤한 향이 가득해졌다. 본래의 향과는 사뭇 달랐다.

 

 이번에야말로 잘 된 걸까? 모두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조슈아의 표정에도 아주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와,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

 

 “오오…”

 

 그 과묵한 베르아체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다. 팬케이크는 냄새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 비주얼 또한 가히 환상적이었다. 단 것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세르시는 이미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프시케 또한 자신의 작품에 만족스러웠다. 정말 기본적인 재료들로만 만든 팬케이크였지만, 원래 베이직한 것이 끌리는 법이다.

 

 “제가 잘라드리겠습니다.”

 

 데르센이 나이프와 포크를 가져와 팬케이크를 잘랐다. 부드럽게 잘리는 푹신한 빵. 그 사이로 느릿하게 흐르는 님프의 꿀. 데르센은 당장이라도 그 한 조각을 삼켜버리고 싶었지만,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는 법. 그는 겨우 그 유혹을 참아내고 하나씩 잘라 접시에 올렸다.

 

 각자에게 팬케이크 접시가 돌아갔을 무렵, 저택의 문이 시끄럽게 열렸다.

 

 “엄마!”

 

 그리고 밖에서 조그마한 꼬마 아이 하나가 들어왔다. 머리를 양갈래로 귀엽게 묶은 여자 아이가 베르아체를 향해 걸어왔다. 이 세상의 모든 귀여움과 상큼함을 다 가진 결정체였다.

 

 “웬디. 인사 먼저 드려라.”

 

 베르아체가 아이를 향해 말했다. 저 아이가 입에 닳도록 말하던 베르아체의 딸이었다. 웬디는 허리를 굽혀 빙그르 돌리며 모두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웬디임니다.”

 

 예의바른 몸짓이기는 했으나 어린아이여서인지 귀여워만 보였다. 프시케도 덩달아 아이에게 인사하려 했지만, 웬디의 말이 더 빨랐다.

 

 “루시펠 마왕님이 와쪄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시 저택의 문이 열렸다. 웬디와는 상당히 대조되는 이미지를 가진 어둡고 서늘한 분위기의 잘생긴 결정체, 루시펠이 들어왔다.

 

 “마왕, 오셨습니까.”

 

 “마왕을 뵙습니다.”

 

 갑작스런 루시펠의 등장에 모두가 머리를 조아렸다. 루시펠은 일어나라 손짓 한 뒤 프시케를 보았다.

 

 “안녕하세요, 마왕님.”

 

 프시케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알려줄 것이 있어 왔다."

 

 "무엇입니까?"

 

 "이번 주말. 프시케 황녀의 축하 파티가 열릴 것이다."

 

 허억. 축하 파티요?

 

 "드디어 하는군요!"

 

 "파티만 손꼽아 기다렸다구요!"

 

 프시케는 갑작스런 말에 긴장이 되는 반면, 다른 마족들은 워낙 신나보였다.

 

 '축하 파티라니. 그럼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 건가?'

 

 그녀가 고민하고 있던 차, 루시펠이 그녀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수업 준비는 잘 되가는가.”

 

 “받을 준비요, 아니면 가르칠 준비요?”

 

 “둘 다.”

 

 “둘 다 잘하고 있지요. 어찌나 해야 할 일이 알차게 준비 되어있는지… 뿌듯하답니다.”

 

 “그럼 다행이군.”

 

 루시펠은 피식 웃으며 그녀 앞에 놓인 접시로 시선을 돌렸다.

 

 “그건 뭐지?”

 

 “아, 마침 님프의 꿀을 구해온 터라. 프시케 황녀님께 팬케이크를 부탁드리고 있었습니다.”

 

 데르센이 답했다. 그의 말에 웬디가 동그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되물었다.

 

 “팬케이크요?!”

 

 “그래, 맞다.”

 

 베르아체가 처음 듣는 상냥한 목소리로 웬디를 향해 대답했다. 웬디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앞에 놓인 먹음직스러운 팬케이크를 바라보았다. 그 팬케이크는 웬디가 지금껏 본 팬케이크들 중 가장 예쁘고 맛있어 보였다.

 

 “나도 한 입 먹어 볼래요!”

 

 웬디는 베르아체의 접시에 담긴 팬케이크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아이의 하얀 떡 같은 볼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아이의 얼굴에 달콤한 미소가 번질…줄 알았건만.

 

 “…….”

 

 종알종알 입을 움직이던 웬디가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베르아체를 향해 물었다.

 

 “엄마, 이건 예쁜 쓰레기…?”

 

 귀여움과 상큼함의 결정체인 웬디가 팩트로 프시케를 처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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