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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 대문
작가 : 웨인킹
작품등록일 : 2020.8.31

뒤늦게 꿈틀거리는 살인충동을 발견한 남자와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여자가 만난다.
그들에게 불어닥치는 고통의 소용돌이. 그 끝을 알수없는 불행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상황을 바꾸어보려는 정민의 노력앞에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15화. 여자의 변신(2)
작성일 : 20-09-27 22:59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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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침부터 새엄마는 부산스럽게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방에는 다양한 음식 재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는 것인지, 잔칫상을 벌이는 것인지, 분간 못할 정도로

 

  영문을 모르는 정민이 화장실 문을 여니, 아빠가 양치질하며, 정민에게 한쪽 손을 흔들어 보였다.

 

  정민은 아빠에게 눈인사를 하곤, 문을 다시 닫았지만, 평소의 아빠 같지 않은 분위기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빠도, 새엄마도 오늘 좀 이상한데?.....

 

  아침상을 준비하던 미옥이 아이들을 불렀다.

 

  “얘들아! 아빠 모시고 와라. 어서 아침 먹자. 아무리 방학이라지만 오늘 좀 늦었다. 벌써 아홉 시 반이네.”

 

  식탁에는 간만에 네 식구가 함께 모였다.

 아침상이라고 하기에는 과한 음식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잡채, 닭볶음탕, 오이냉국, 고등어구이 등등

 아침상을 바라본 정혜가 엄마를 보며 묻는다.

 

  “엄마! 오늘 누구 생일이에요?”

 

  “생일은 아니고 실은, 오늘이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이에요.”

 

  “앗 나는 몰랐는데, 선물도 못 샀는데.”

 

  정혜가 울상을 지으면서 말했다.

 

  “저도 몰랐네요!”

  정민도 겸연쩍은 얼굴을 했다.

 

  “아. 나도......

 

  뒤이어, 대진이 무언가 말하려 하자, 미옥이 그의 옆구리를 찌르면 눈치를 줬다. 그리고는 다정한 눈빛으로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 자. 다들 괜찮아요, 결혼기념일에 너희가 무슨 선물을 해? 괜찮아요, 있다가 엄마 아빠는 결혼 기념 데이트 나갈 테니까, 너희들 둘이서 저녁은 맛있는 것 사 먹어요. 알겠지요?”

 

  미옥은 장난스러운 얼굴로 아이들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리고 지난번에 엄마 아빠가 소리 지르면서 싸운 거는 너희들한테 너무 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 테니까 너희가 한번 용서해줘 알았지?”

 

  미옥의 말에 정민과 정혜는 말없이 고개를 끄떡이자, 미옥은 다시 대진을 바라보았다.

 

  대진이 아랑곳없이 식사하자, 미옥은 다시 대진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여보 당신도 애들한테 할 말 없어요?”

  그제야 어색한 표정을 지은 대진이 입을 열었다.

 

  “아빠도 미안하다.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마!”

 

  미옥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대진의 손을 잡자, 대진은 당황한 듯 헛기침을 했다.

 

 

  새엄마는 변했다.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그것도 하루아침 사이에.

 

  새엄마의 바뀐 모습이 좋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정민이 생각에 빠져 있는데 정혜가 말했다.

 

  “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다 왔어. 여기가 경진이네 집이야. 나 조금만 놀다 갈게. 있다가 봐.”

 

  정혜가 깡충깡충 뛰며 사라졌다.

 아빠는 일 가시고, 새엄마도 미장원에 갔다.

 집에 가봐야 할 일도 없었다.

 휴대전화를 꺼낸 정민은 영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용실에 가기 전, 미옥은 병원에 잠시 들렀다.

 

  “김미옥 씨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병원 접수대에서 물었다.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

 

  오늘따라 병원 대기실에 사람이 많았다.

 미옥은 핸드백에서 손거울을 꺼냈다. 삶의 목표가 생긴 여자는 혈색부터 달라 보였다. 하지만 아직 부족했다. 오늘은 미용실에서 색다른 스타일로 머리도 바꿔야 하고 화장도 세련되게 해야 했다.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미옥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갑자기 그녀의 일상이 너무나 바빠졌다.

 

  잠시 후, 전광판에 미옥의 이름이 뜨더니 마이크 소리가 들렸다.

 

  “김미옥 씨는 2번 진료실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미옥은 갑자기 어딘가 아프고 불편한 듯한 표정으로 얼굴이 바뀌었다.

 

  미옥의 앞에는 얼굴은 젊은데 머리가 새하얗게 백발인 의사 선생님이 앉아 있었다.

 

  “네 미옥 씨 우리 병원은 처음이신 것 같은데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지요?”

 

  “요즘 통 잠을 잘 수가 없어서요. 웬만한 민간요법도 다 해보고 처방 필요 없는 약들도 먹어본 영 효과가 없어요.”

 

  “효과 좀 볼 수 있는 처방 없을까요?”

 

  “원하시는 처방이 따로 있으신 건가요?”

 

  의사가 안경 너머로 미옥을 바라보며 물었다.

 

  “혹시 프로 모모라고 하는 약이 효과가 좋다고 하던데, 처방해주실 수 있나요?”

 

  컴퓨터로 그녀의 진료 기록을 살피던 의사가 입을 열었다.

 

  “아직 그 약을 처방받으신 적은 한 번도 없네요?”

 

  “네 한 번도 없어요”

 

  “죄송하지만, 우리 병원은 처음 오시는 분에게 바로 그 약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우선 1~2주 동안은 기본 불면증 치료를 좀 받아 보시고 다시 이야기하시죠.”

 

  의사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미옥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병원을 나서는 미옥의 손에는 작은 수첩이 하나 들려 있었다. 수첩을 펼치니 각종 병원명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고 빨간색으로 v 체크가 되어 있는 병원이 10개도 넘었다.

 

  방금 나온 병원명에 빨간 v 체크를 한, 미옥은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시간이 좀 걸리겠는걸.

 

 

  오전 늦게 사무실에 도착한 대진이 출입문을 열자, 익준이 인사를 했다.

 

  “형님 나오셨네요? 오늘 늦게 나오신다고 해서 오전에 있던 설치 건들은 다 오후로 미뤘어요.”

 

  “잘했다. 오후에 몇 건이나 있지?”

 

  “3건밖에 없어요, 우리가 연기했더니 그쪽에서 또 내일 오전으로 연기를 해서요.”

 

  “그거 잘됐다. 내가 오늘 결혼기념일이라 좀 일찍 나가봐야 하거든.”

 

  “오우! 형님 요즘 다시 신혼 모드로 돌아가셨네요?.”

 

  “야 말도 마라, 아닌 게 아니라, 집사람이 며칠 전부터 갑자기 화끈하게 변했어, 내가 어안이 벙벙하더라니까,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그래서 싫어요?”

 

  “아니지. 난 좋아 죽지” 대진이 킥킥거리며 말했다.

 

  “어쨌든 형님 잘됐습니다. 형님하고 형수님이 그렇게 사이가 좋으니까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이제는 싸우지 말고 잘 지내보세요!”

 

  익준은 예의 그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었다.

 

  오전 일이 없던 대진과 익준은 한동안 사무실에 앉아서, 야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오후 3시.

 

  생각보다 설치 3건은 금방 끝났다.

 

  “잘됐다. 생각보다 일찍 끝났네.”

 

  “그러게요. 형님. 남은 정리는 제가 할 테니 어서 가서 데이트 준비나 하십시오!”

 

  “그래, 그래야겠다. 고맙다 익준아!, 난 먼저 간다.”

 

  대진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자가용에 올라탔다.

 

  그때 갑자기 차창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대진이 돌아보니, 일전에 봤던 경찰이 대진을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김 형사였다.

 

  대진은 그의 등장에 내심 놀랐지만, 당황한 기색을 내보일 순 없었다. 대진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차에서 내렸다.

 

  “권대진 씨 잠시 말씀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무슨 일이시죠?”

 

  “여기선 좀 그렇고, 이 앞에 다방이 하나 있던 데, 거기 가서 이야기하실까요?”

 

  순간 대진은 그냥 여기서 말하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평정심을 유지하기로 했다. 굳이 불편한 분위기를 연출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 그러시죠.”

 

  대진은 순순히 김 형사를 따라갔다.

 

  80년대풍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다방 안에 두 사내는 어색하게 마주 보고 앉았다.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대진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뭐로 한잔하시겠어요?” 김형사가 물었다.

 

 갑자기 타는 듯한 갈증을 느낀, 대진이 대답했다.

 

  “사이다로 하겠습니다.”

 

  김 형사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다름이 아니고 14일 새벽 발생한 사고 관련해서 여쭤보려고요. 그 유흥업소 여성이 다리에서 떨어져 죽은 사건 아시죠?”

 

  “네 여기저기서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대진이 차분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그날 새벽에 '조은 노래방'에 계시다가 새벽 3시경 나가셨다고 들었는데 그 후 어디로 가셨는지 말씀 좀 해주시겠습니까?”

 

  “노래방에서 나와서 전 술을 한잔 더하고 가려 했는데 술집 문들이 다 닫혀 있더라고요. 그래서 사무실 들어가서 잤습니다.”

 

  “사무실이라면 운영하시는 재활용 센터 말인가요?”

 

  “네 맞습니다.”

 

  김 형사는 지난번, 센터를 방문했을 때 어지럽혀진 책상 뒤쪽에 놓여있던 간이침대를 기억해냈다.

 

  “종 종 거기에서 주무시나요?”

 

  “네. 일이 힘들고, 술 한잔 걸치면 거기서 잘 때가 많습니다.”

 

  “혹시 그날 새벽에 사무실로 가면서 이상한 소리나, 수상한 사람을 본 기억은 없으십니까?”

 

  “저도 그날 술이 좀 과했던지라. 사람을 본 기억은 정확히 안 납니다. 거리에 대체로 사람이 없었다는 기억은 나네요.”

 

  김 형사는 대진의 신발을 힐끗 쳐다보았다.

 

  갈색에 발끝이 둥그렇게 처리된 안전화였다.

 

  ‘그 사람 얼굴은 기억 안 나지만 그 사람이 목에 걸었던 신발은 흰색 운동화였어요’

 

  김 형사는 박달 호의 진술을 떠올렸다.

 

  “혹시 댁에 흰색 운동화가 있습니까?”

 

  “우리는 흰색 운동화는 신을 수 없어요. 보시다시피 일이 험해서요. 최근에 흰색 신발을 신어 본 적이 없습니다.”

 

  대진은 며칠 전, 미옥이 신발장에 처박아둔 흰색 운동화에 곰팡이가 피었다고 갖다 버렸다고 말한 것을 기억했다.

 

  다행이었다.

 

  김 형사는 뭐가 안 풀리는지 혀를 차며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그날 새벽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기억나시나요?”

 

  “3시 10분쯤 됐을 겁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고요.”

 

  “새벽 그 시간대에 여기 와서 주무신 것을 증명해줄 분은 없을 테고.......”

 

  “아무래도 그렇지요, 그 시간에는요. 그래도 제가 늘 여기 와서 자는 것을 증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대진이 당당하게 말했다.

 

  김 형사는 대진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진술한 내용이 진실이라고 뒷받침해줄 만한 증거도 없었다. 볼펜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던 김 형사는 입맛을 다시면서 말했다.

 

  “오늘은 이쯤 하겠습니다. 나중에 또 여쭤볼 게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김 형사의 뒷모습을 대진은 물끄러미 쳐다봤다. 예상 못 한 경찰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적잖이 놀랐지만, 언젠간 이런 날이 올 거라 예상하고 나름의 연습을 해왔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았다.

 

  그날 새벽 나를 본 목격자가 있었나?

 

  흰 운동화는 어떻게 알았지?

 

  만약 확실한 목격자가 있다면 왜 나를 당장 잡아가서 조사를 안 하지?

 대진은 머릿속에 이런저런 가정을 지어봤지만, 결론은 지금 당장 경찰이 가진 게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조심하자.

 

  다시 자가용에 올라타니 오후의 뜨겁게 달궈진 열기가 후끈하게 올라왔다. 그는 거칠게 욕 한마디를 내뱉고는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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