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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녀의 황궁입성기
작가 : 청휘아
작품등록일 : 2020.8.8

황궁 안에서 황자님들과 어울리면서 놀았던
나의 철없던 시절이 지나가고 그 기나긴 시간 속에서
나는 혼기만 꽉 차버린 열여덟의 처녀가 되어 있었다.

막연하게 황자님들 중 한 명과 혼인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그게 하필 생각도 없는 팔황자라니. 아, 내 인생. 정말.

"우리 백아, 나랑 둘만 있고 싶었구나. 알았어. 같이 있자."

이건 뭐라는 거야 또?
아무래도 인생설계를 다시해야하나 싶다.


#황궁 #정치싸움 #정략결혼 #궁정로맨스 #첫사랑
#새침하고 밝은 여주 #장난기 많은 남주

문의: rtw0796@naver.com
표지: 졔리님 커미션

 
16. 패싸움
작성일 : 20-09-27 18:24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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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어디 아파?”

 

 강이가 손을 들어 내 볼에 갖다 대자 볼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화르륵 들었다.

 

 툭-

 그의 손을 쳐냈다. 더 이상 오면 나도 그를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 어째서, 어째서 강이의 손이 닿은 것만으로도 이렇게 미칠 것 같은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다, 다녀와. 나 여기 있을게. 괜찮아.”

 

 “알……았어. 금방 올 테니까 기다려. 꼼짝 말고.”

 

 걱정되는 듯한 표정으로 내 모습을 본 그가 한 번 뒤돌아보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전에 중호가 썼던 기술이었다.

 

 강이가 떠나자 나는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려 벽에 기대어 주저앉고는 무릎을 조심스레 감쌌다. 빛이 없는 거리라 다행이었다. 이런 바보 같은 모습 보여주기 싫었다.

 손바닥을 쥐었다 폈다 하며 불안한 마음을 애써 달래보려 했다. 심호흡을 몇 번 하곤 감쌌던 무릎에서 손을 떼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금은 내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강이에게 빨리 가라고 떠밀었지만 사실 난 어둠이라면 정말 질색이었다.

 

 열 살때, 장난을 좋아하는 셋째 오라버니와 장난치다 오라버니가 날 뒷간에 가두곤 도망가 버렸다. 난 그때 꼬박 하루 동안 벌벌 떨며 뒷간에 옴짝달싹하며 갇혀있었고 다음 날 아버지에게서 구출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어두운 곳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아아, 근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냐고. 강이가 꼼짝 말고 있으라 했지만 여기서는 도저히 무리였다. 아까와는 다르게 무서워서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이었다.

 바닥만 보며 앞을 걷다 말소리가 들리는 거리가 보이자 빼꼼히 고개를 들었다.

 

 ‘휴, 이제야 마음 놓을 수 있겠네.’

 

 강이가 나를 어떻게 찾을지 염려되었지만 그건 뭐 본인의 잘난 무공실력으로 알아서 찾아오시겠지. 그러게 다녀오라고 한다고 냉큼 가버리면 어떡해. 흥.

 

 어느새 거리는 아까보다 더 어두컴컴해 지고 있었다. 몇 개의 상점은 이미 문을 닫아버렸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풍등을 날린다고 다른 쪽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이쪽의 거리는 한적했다.

 

 그래도 종종 먹거리를 파는 곳이 있어 불빛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

 그 반대세력 놈들 때문에 시간을 다 빼앗겨버려서 풍등이나 날릴 수 있을지. 어디 한 번 잡히기만 해봐. 이번만큼은 내가 폐하께 부탁드려 엄청난 고문을 해 달라 할 것이야.

 

 그나저나 강이가 돌아올 때의 상황을 생각하자 다시 초조해졌다.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분명 의심할 것이고 아까처럼 손을 쳐낼까봐 두려워졌다.

 

 으아아아. 이런 머리 아프고 복잡한 건 정말 싫은데. 나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당기고 있었다. 고민이 있을 때 저절로 하게 되는 내 나쁜 버릇 중 하나이다.

 

 -툭

 

 “아, 미안합니다.”

 

 주인이 이상하니까 몸도 정신을 놓은 건지 가만히 있던 내 팔꿈치가 느닷없이 지나가는 한 남자를 치고 말았다.

 

 “아, 거 잠깐만 서 보슈.”

 

 “네?”

 

 남자가 돌아서 가려던 나를 불렀고 내가 무슨 일이냐는 듯 물었다. 본능적으로 그 남자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며 곁눈질하자 그 시선을 알아챘는지 남자가 소리를 높였다.

 

 “남을 왜 그렇게 재수 없게 쳐다보는 거야?”

 

 “이건 제 버릇 같은 거라 신경 쓰지 마세요. 왜 부르셨어요?”

 

 “허, 참나. 사람을 툭- 치곤 사과만 하면 다야? 여기 이거 안보이슈? 얼마나 세게 쳤으면 상처가 났잖아!”

 

 하, 오늘따라 운이 안 따라주는 건지 거리에 나오고 나서 이상한 일만 생기는 것 같다.

 내가 물론 재수 없고 안하무인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놈이 함부로 대할 사람은 아니지 않나. 엄연히 신분의 격차가 존재하거늘, 미천한 천민 주제에 감히 누굴.

 

 남자가 내가 친 어깨부위를 보라는 듯 가까이 오자 나는 뒤로 슬그머니 물러나며 인상을 찌푸렸다. 상처가 어디 있다는 거야. 저 쥐방울만하게 보이지도 않는 걸 말하는 건가?

 

 남자 앞에서 어세에 힘을 주곤 강한 어조로 답했다.

 

 “하여서? 지금 돈 달라는 거지? 그깟 상처 같지도 않은 걸로 받아먹겠다면야, 뭐. 얼마를 원해?”

 

 “이 계집이? 처음부터 노린 거지? 말투도 변하고 방금 전까지의 상황. 그래, 딱 맞네! 너 뭐야? 뭔데 이따위로 행동하는 거야.”

 

 아오, 귓구멍이야. 품위 따윈 찾아보려 해도 없네. 한 가운데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바람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하, 이럴 때 난 왜 혼자일까.

 

 “뭐야, 무슨 일이여?”

 

 “한철이,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남자를 아는 사람 몇 명이 나타나서 내 주위를 둘러쌌다. 남자는 마침 잘 만났다는 듯 그들에게 자기의 억울한 상황을 제멋대로 부풀려 말해주었다.

 

 “아이고, 이게 웬일이여. 여기 좀 와보라고. 억울해서 못 가겠소. 이 계집이 글쎄 사람을 치곤 뻔뻔한 태도로 나온다니까.”

 

 아주 작정을 하고서는 나에게 삿대질까지 해댔다. 입술사이를 꽉- 깨물곤 그놈을 노려봤다. 남자에게 사연을 들은 다른 놈들도 눈빛을 바꾸더니 나에게 쏘아대기 시작했다.

 

 “아니 예쁜 언니야가 왜 그랬대. 얼른 싹싹 빌어. 이놈 성격이 어떤지 알어? 안 그럼 언니야는 오늘 집에 가긴 글렀다고.”

 

 “그래. 좋게 말할 때 들으쇼. 안 그럼 가볼 때 까정 가볼 것이여?”

 

 내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을 이상한 물건 보듯이 쳐다만 봤다. 대꾸를 하기에도 체면이 안 서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자 남자가 다시 소리를 빼 액- 질렀다.

 

 “이 계집이, 입은 열지도 않고 개미 보는 것처럼 쳐다보고만 있네. 오랜만에 뚜껑 열리게 하 부러.”

 

 남자들을 무심하게 한 번 쳐다보고 고개를 돌려 갈 길을 가려고 하자 한 남자가 내 어깨를 덥석- 잡아챘다.

 

 “어딜 가려고 하는 겨? 건방지게. 들어가긴 글렀구만.”

 

 “누가 건방진 것인지 모르나본데 내 어깨위에 올려둔 손 치우는 게 좋을 거다.”

 

 인내심이 극에 달하는 소리가 들리며 그 남자를 눈썹을 치켜 올리고 지켜봤다. 그럼에도 어떠한 기색도 취하지 않자 나는 한숨을 내쉬고 단전의 힘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힘을 모으는 그 때, 귓가에 어떤 이들이 내동댕이쳐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의아하게 여긴 내가 힘을 풀고 주변을 살펴보자 셋은 모두 기절한 채 저 멀리 던져져 있었다.

 

 “응? 나 아직 안 던졌는데 누가?”

 

 “나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고개를 천천히 뒤로 돌렸다.

 

 “강아…….”

 

 손을 허리춤에 두곤 매서운 눈빛을 내뿜는 그를 보자 저절로 꼬리가 내려졌다. 입술을 내밀어 한숨을 한 번 내쉰 후,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어찌나 살벌하던지 발걸음이 뒤쪽으로 옮겨졌다.

 

 “어딜 가려고. 딱 서라.”

 

 강이의 말에 눈만 깜빡깜빡 거리고 가만히 서있었다. 차마 그의 눈동자를 보진 못하고 멀리 있는 풍등을 응시했다. 강이가 나의 어깨를 꽉 부여잡곤 말했다.

 

 “윤백아, 나 봐.”

 

 어이없게도 이 순간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그의 말투가 이상하게 설렜다. 강이의 얼굴을 슬며시 바라보자 그가 무언가를 내 볼에 탁- 갖다 대곤 더러운 곳을 문질 거렸다.

 

 “넌 네 얼굴이 어떤 꼴인지나 알고 이런 거냐.”

 

 “그런 거 신경 쓰면 피곤해. 내, 내가 할게.”

 

 강이의 손에 쥐고 있던 손수건을 잡으려 하자 그가 손수건을 허리 뒤로 숨기더니 잡지 못하게 했다.

 

 “됐어. 가만히 있어봐. 해준다니까.”

 

 손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주는 그가 싫지 않았다. 문제는…… 얼굴이 너무 가깝다고! 초점을 어디 두어야 할지 몰라 시선만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빙글빙글 돌렸다. 아까처럼 새빨개지진 않았을까 걱정이다.

 

 “대충 됐다. 헌데 저런 시정잡배들과는 어쩌다 판이 벌어진 거야?”

 

 “저기에 있는 곱상한 놈이 먼저 시비 걸어서 대응해준 거뿐이야. 나중에 두 놈도 합세해서 날 공격하려 들 길래 무공을 조금 보여줬지.”

 

 판자더미에 그대로 묻혀 기절해 있는 놈들에게 비소(非笑)로 실컷 답해주었다.

 이렇게 끝내버리기엔 아쉬운데. 쩝. 내가 하는 말에 강이가 아까 그놈들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너, 네 위치는 알고서 이런 짓 벌였어? 황자의 정실부인이 거리에서, 그것도 도성 한복판에서 소란 피우면 어쩌잔 거냐고. 인적이 드문 거리였으면 또 몰라.”

 

 “그래. 내가 잘못했어.”

 

 순순히 사과하자 강이가 살짝 놀란 얼굴로 내려다봤다. 사실 어두운 거리를 무서워한다는 이유를 대어도 되었지만 애초에 내가 피했으면 되는 문제였고 또 변명을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다.

 

 “되었어, 그럼.”

 

 “피곤하다. 우리 돌아갈까?”

 

 “풍등은 날려야지. 그것 땜에 우리가 고생했잖아.”

 

 울적인 내 표정을 보고 강이가 씨익- 웃으며 나의 볼을 만지작거렸다. 손에 들고 있던 풍등을 가져가 강이가 손에 쥐곤 다른 한 손은 비어있던 내 손을 마주잡아 주었다.

 

 “흥. 아깐 방관하더니. 그럼 다시 가보자.”

 

 기뻐하는 마음을 내보이기 싫어 어쩔 수 없다는 듯 투덜대며 말했다.

 

 “그전에 해결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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