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는 학교를 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었다.
가을이네 집을 나와서 혼자 살게 되었다.
생활비가 필요했다.
아빠는 1년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보상금과 아빠가 하던 베이커리는 가을이 엄마 손에 들어갔다.
여름이는 그전보다 더 심하게 소외감을 느끼면서 초록대문집에서 살고 있었다.
이제 그집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는데 버티고 있는 그 기분이란!
그래서 코로나를 핑계로 자연스럽게 독립을 하게 되었다.
한 때는 동네에서 유명한 빵집이였던 엄마 아빠 가게는 폐허가 되어 있었고
거기에서 봄이랑 행복했다.
그러나 생활비도 떨어져 가고 가을이 엄마한테서 지원도 끊겼다.
달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휴학이였고 아르바이트였다.
놀이공원에 아르바이트 지원을 했는데 코로나로 때문에 놀이공원도 휴업상태라고
같은 계열사인 로즈 백화점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 자리가 배정되었다.
내일부터 나오라는 백화점의 연락을 받았다.
마이클은 여름이에게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에 노래연습을 하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아니지 노래로 돈을 벌면 되지.
"네 노래의 퀄리티에 맞는 가치를 만들어야 해"
한참을 연구하다가 마이클이 손뼉을 쳤다.
왜 그생각을 못했지? 여름이 네 목소리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선 공인인증이 필요해.
뭐 은행이예요? 라희가 되묻자 예방의학회에 면역력 목소리 인증을 받아서 가치를 높이자고도 하였다.
여름이는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마이클 선생님 말이라면 다 믿고 따르기로 하였다.
면역력 목소리? 가을이의 두 귀가 쫑긋하였다.
마이클은 컴퓨터를 잘하는 동이에게 예방학회 들어가 보라고 했다.
"있어요. 선생님, 면역력 목소리 인증해 주는 심사가 있어요"
어디 어디? 아이들은 컴퓨터 앞으로 몰려 들었다.
바로 일주일 후에 예방의학회학회가 있다는 공지가 떠 있었다.
가을이가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예방의학학회 세미나가 있는 날 노회장이 조비서와 함께 세미나장에 들어 왔다.
예방의학회를 위해 기금을 전달하고 격려하기 위해 왔다는 노회장을 학회장이 소개하였다.
"로즈 그룹 회장님께서 이렇게 저희 학회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단에 올라간 노회장은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는 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면역력이라고
역설한 다음에 전국민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데 일조를 하겠다고 일장 연설을 하였다.
"참 회장님 면역력 목소리 아세요?"
학회장이 노회장에게 물어 보았다.
"들어보긴 했는데 자세히는 모릅니다."
"면역력 목소리 인증서 받으러 오는 가수가 있는데 한번 들어보실래요?
"호! 그래요?"
"노래하는 목소리에서 C파 파장이 나오는 특이한 체질인데요. 저희가 피지컬한 것은 다 검증을 했고
오늘은 인증서를 받으러 옵니다. 제가 학회 회원들에게 한번 노래를 들려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아 저기 오네요"
마이클과 함께 여름이가 들어왔다.
여름이의 가방 안에 빠꼼히 눈을 내밀고 있는 봄이 모습도 보였다.
여름이가 ‘디파잉 그레비티(defying gravity)’를 불렀다.
“뭔가가 달라졌어. 내안에 무언가 이젠 의미없어
남들이 정한 규칙들 난 개어나 버렸어.
남들이 정한 규칙들 .....
날아올라 중력을 벗어난 규칙들
하늘 높이 날개를 펼거야 ...
.... 이 오즈에 누구도 어떤 마법사도
나를 끌어내릴 순 없어.
이젠 그 누구도 워어어~
열창을 하는 여름이 목에서 퍼져 나오는 C파 파장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세미나장에 있는 사람들 기분이 올라갔다.
마지막 부분 ‘이젠 그누구도 워어어~’할 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로잡는 여름이의 목소리에
로회장은 눈을 감고 빠져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다.
"와!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목소리지요? 게다가
C파 파장까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희귀한 면역력 가수 이여름양의 노래였습니다.
여러분들 면역력이 한단계 높아졌습니다.
노회장이 자기의 무릎을 만져 보았다.
‘통증이 없어졌어! 정말 신기다하다. 신기해'
학회 회원 중 한 사람이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이여름양의 면역력 목소리의 진원지는 어디입니까?"
"글쎄요...이여름양이 늘 데리고 다니는 고양이가 아닐까요?"
가방 안에서 목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봄이에게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꽂혔다.
"농담입니다! 진원지는 더 찾아봐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로회장 눈빛이 반짝 빛났고
조비서 눈빛도 반짝 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