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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나를 꿈꾸는 바람
작가 : 난지
작품등록일 : 2020.9.18

아이돌 연습생으로 지낸지 2년, 언제 데뷔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내 옆에 이 녀석은 누구야?

 
연습생(3)
작성일 : 20-09-27 03:29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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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쪽에 없지?”

 

 시간이 되어 연습을 끝낸 성혜는 몰래 FK엔터를 몰래 빠져나오고 있었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우혁의 도움을 받으면서 예정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굳이 이래야 돼?”

 

 우혁은 투덜거리며 일단 성혜가 시키는 대로 문 밖을 들여다보거나, 길모퉁이를 먼저 가서 살펴보거나 하고 있다.

 

 “아직 뭐라고 할지 못정했단 말이야”

 

 “귀찮고만..”

 

 “곤란한 건 곤란한 거라고”

 

 힙겹게 FK엔터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가던 성혜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의 폰을 찾아 꺼내본다. 예정에게 온 문자가 여럿 보인다.

 -왜 도망가냐-

 -나중에 똑바로 말해라-

 이모티콘이 섞인 애정과 집착이 섞인 문자 메시지를 들여다보며 성혜는 한숨을 쉰다.

 

 “일단 집에 가서 생각해야겠다”

 

 중얼거리며 말하고는 혼자서 집으로 향하는 성혜지만, 우혁은 성혜가 아닌 다른 곳을 보느라 말이 없다.

 

 “어 야 같이가”

 

 뒤를 돌아보고 사라진 성혜를 보고 화들짝 놀란 우혁은 그 뒤를 급히 따라간다. 그 후에 빠르게 집에 도착한 성혜는 집을 대충 정리하고는 핸드폰을 들고 예정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성혜는 왠지 개인적인 연락하는 걸 보이고 싶지는 않아서 우혁에게 집 밖으로 나가있으라고 했고, 우혁은 투덜거리면서도 일단 순순히 나가 집에는 성혜 혼자 있는 상태였다.

 

 “스읍”

 뭐라고 하지... 귀신이 보인다고 하지도 못하고..

 

 -애정이 뭐해-

 

 -오늘 좀 깨져서 지금 집 가는 중-

 혼나고 나서 늦게 집에 가는 중인가보다. 어쩐지 연락이 없더라니

 

 -그래서 뭐 때문에 그랬는데?-

 

 성혜는 잠시 고민한 후,

 -아니 애정아-

 -넌 처음 보는 사람이-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면 어떡할 거야?-

 라고 문자를 보낸다.

 

 -뭔소리야-

 -도를 아십니까 그거 말하는거야?-

 

 “역시 사이비 같지..”

 예상하던 예정의 반응에 혼잣말을 하고 다시 핸드폰을 바라본다.

 -아니 사이비는 아닌데-

 -처음보는데 반갑다고-

 

 -??-

 잠시 고민하고 보냈더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사실 성혜도 잘 모를 상황인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헛웃음이 나온다.

 

 -나도 잘 모르겠어서-

 -붙들리다보니 정신없어서 연락 못한거야-

 -미안해 응?-

 성혜 나름의 애교를 섞어서 문자를 보낸다.

 

 -음..-

 -그건 쫌 당황스럽긴하네-

 어느 정도 납득하는 듯한 예정의 반응에 성혜는 추궁이 더 이상 없을꺼라는 생각에 안심하면서도 예정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에 불편함을 조금 느끼고 있었다. 사실대로 말해도 안 믿을 꺼 같으니까 이러는 거지만.

 

 -그래~-

 -그러니까 너무 그러지마-

 

 -웅.. 알았어-

 -맞다 해정이 내일 시간있어?-

 

 -내일 토요일?-

 -오후에는 별 일 없는데?-

 

 -내일 놀러가자-

 오늘 깨졌던 게 스트레스가 꽤 쌓였나보다. 친구가 힘들어 할 땐 같이 놀아주는 게 친구 아닐까.

 

 -그래! 좋아-

 -내일 언제?-

 

 -점심 고?-

 주말에는 점심도 따로 챙겨먹어야 하니 딱 좋다.

 

 -응 그래-

 -내일 보자!-

 

 몇 십분 후 짧은 통화를 끝내고 핸드폰을 내려놓으면서 성혜는 할 일을 끝낸 것처럼 개운해 하며 일어난다. 내일 놀 약속도 생기고 캥길 일도 없어졌으니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읏차 아아 속 시원하다~”

 

 “끝났냐?”

 성혜가 혼자 흥얼거리고 있자 어느 샌가 다시 돌아온 우혁이 말을 건다.

 

 “어 완전 잘 끝내고 약속도 잡았다~”

 

 “그래그래 잘됐구만 그래~”

 

 우혁은 지겹다는 듯이 말하고는 슬금슬금 들어온다. 침대에 엎어진 채로 우혁을 잠시 보던 성혜는 저번에 생각했던 걸 물어봤다.

 

 “저번부터 궁금했던 건데 넌 왜 걸어다녀?”

 

 “뭐?”

 

 “아니 유령이면 막 날아다니고 둥둥 떠다니고 하지 않아? 아닌가..? 발소리도 안내고 걸어다니는데 이건 걷는 게 맞긴 한 건가?”

 성혜가 보기에 우혁은 육체가 없는 귀신이라기에는 땅에 항상 붙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 이게 편해서? 날아다니는 건 잘 안되고”

 

 그것도 사람마다, 아니 귀신마다 다른 걸까하고 생각하며 신기한 듯이 우혁을 본다.

 

 “아.. 오늘 음악프로그램 못 봤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챙겨보던 음악 방송을 잊고 있었다. 연습하러 갔다 온 금요일에는 조금 일찍 와서 챙겨봤었는데...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금토일 모든 음악 방송을 보면서 아이돌에 대한 꿈을 키워왔었고, 연습생이 된 후로는 노래, 무대 컨셉이나 트렌드를 읽기 위해 꼭 챙겨보고 있었다.

 

 “다음에 영상으로라도 봐야겠다..”

 조금 쉬다가 자야겠다, 그렇게 말하고 성혜는 리모컨을 집고 TV를 켰다. 화면에는 예전에 봤던 아이돌 무대의 영상이 나오고 있다.

 

 ‘데뷔..’

 2년 전 연습생이 막 되었을 적에는 꿈에 부풀어 매일매일이 가슴이 두근거렸었는데.. 연습생 생활을 좀 하다보니 익숙해져서는 연습기계가 되버리고.. 데뷔는 언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좋겠다..”

 아이돌의 무대를 보면서 작게 말한 성혜는 근처에 앉아서 뚫어져라 TV를 보는 우혁을 슬쩍 본다. 눈을 반짝거리면서 엄청 재밌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연습생 생활에 조바심 나고 좀 지쳐가던 차에 뭐 때문인지 갑자기 나타난 유령 우혁. 예전에 볼 때는 혼자서 보고 있었는데..

 

 “너도 이런 거 좋아하냐?”

 

 “응 보고 있으면 재밌잖아”

 

 “음.. 그건 그래”

 피식하고 웃은 성혜는 우혁과 함께 TV에 비춰지는 아이돌들의 무대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마지막까지 본 후 다음 날을 위해 우혁을 내보냈다. 우혁과의 의견 교환은 생각보다 의미가 있었다. 같은 또래 남자의 시선으로 보는 견해는 성혜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정보였기 때문이다.

 

 ‘생각 못해본 걸 들었고.. 이걸로 또 한걸음인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잠에 드는 성혜였다.

 

 토요일 아침은 평일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한다. FK엔터로 가서 인사를 하고 선생님들과 얘기를 좀 나눈 뒤 예정과 함께 길거리에 나섰다.

 

 “오늘도 대표님은 안계셨네”

 

 “요새 바쁘신가?”

 

 “오늘은 그냥 쉬시는 걸 수도 있지”

 

 성혜와 예정은 만나면 늘 하던 것처럼 단골로 다니고 있는 밥집을 가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으아 오랜만에 배부르게 먹으니까 너무 좋다~”

 

 “너 평일에는 맨날 체중조절 식단만 먹으니까 주말엔 이렇게 좀 먹어줘야 돼”

 

 “흐흠~ 아껴 써야 이렇게 먹는 날도 있는 법이지”

 예정의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만난거지만, 사실 평소에 먹을 거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인 성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근데 해정아 저번에 그 사이비는 남자였어?”

 

 “어?”

 

 “그 왜 갑자기 자기소개했다는 사람. 생각해보니 여자는 아닐 거 같아서”

 잘 넘어간 줄 알았는데 아직 궁금한 점이 남아있던 모양이다.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끼며 성혜는 대답한다.

 

 “남자..긴 했는데 왜?”

 

 “사실 너한테 반했던 거 아니야?”

 

 “아니 그건 아니야”

 우혁이 깐족거리는 꼬라지를 보면 그건 절대 아니라고 성혜는 생각한다.

 

 “칼답 뭐야.. 그럼 뭐였던 걸까?”

 

 “음.. 길이라도 묻고 싶었다가 말이 헛나왔나보지 뭐~”

 

 “그냥 그저 이상한 사람인가?”

 

 “아하하..”

 ‘근데 얘는 어디갔대? 완전 내내 붙어다닐 줄 알았는데’

 성혜 본인이 생각해도 이상한 변명을 말하면서, 오늘 아침부터 쭉 우혁이 보이지 않는 것을 예정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힐끔힐끔 곁눈으로 주변을 살펴보던 성혜는 우혁의 모습을 찾는 것을 포기했다.

 ‘알아서 성불이라도 한 거면 편할텐데..’

 

 “그럴 리 없지. 알고 있었어”

 예정과 헤어진 성혜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혁과 마주치고는 혼자 말했다.

 

 “뭐야? 보자마자 뭔소리야”

 

 “아니 그냥 슬픈 현실 때문에..”

 우혁이 황당해하며 말하자 성혜가 슬픈 표정으로 대답한다.

 

 “얘가 왜이래? 뭐 잘못 먹었나? 아니 됐고,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

 

 “어엉? 지금 내 상황보다 중요한 게 있어?”

 성혜가 흐느적거리며 대답하자, 우혁은 분위기를 다잡고 말한다.

 

 “너 스토커 있는 거 아니야?”

 
작가의 말
 

 이제와서지만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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