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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녀도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작가 : 제이옌
작품등록일 : 2020.9.27

사랑하는 이를 잃고 천 년을 얼음의 성에서 홀로 지낸 마녀에게 손님이 찾아온다.
마녀가 인간일 적 지독히도 사랑했던 남자의 환생이.

"네가 자꾸 원치 않는 변화를 가져오잖이."

끝없이 자신을 당기는 남자를 힘겹게 밀어내는 그녀.
과연 둘은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마녀의 성에 찾아온 손님.
작성일 : 20-09-27 03:25     조회 : 415     추천 : 0     분량 : 6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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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이 발달한 나라, 헬라니스.

 

 위대한 능력인 마법의 시초인 나라였던 만큼 뛰어난 인재가 많은 곳에 세상이 두려워하는 최강의 마법사가 있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아무것도 없는 하얀 설원.

 

 그 위에 존재하는 거대한 얼음의 성에 사는 마녀가 한숨을 쉬었다.

 

 천년도 넘게 살아온 그녀의 손짓 한 번에 대자연이 움직였다.

 

 눈보라가 멈추고, 새하얀 설원 위에 칠흑 같은 어두운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걸어 나왔다.

 

 “죽으러 온 건가? 용기가 가상하군.”

 

 “마녀…”

 

 로브를 뒤집어 쓴 남자는 언뜻 보기론 아직 성년이 안 된 소년 같았다.

 

 ‘그냥 내버려둬도 저승길 가게 생겼군.’

 

 “죽기 전에 따듯한 차 정도는 대접해주지.”

 

 마녀의 차가운 음성에 소년이 힘겹게 걸어 성에 들어왔다.

 

 “이곳에 사람이 제 발로 찾아온 건 100년 만이야.”

 

 “부탁이 있습니다.”

 

 “듣고 싶지 않은데.”

 

 금방이라도 찻잔을 엎을 것 같은 기세에 소년이 쓰고 있던 로브를 벗고 눈을 마주쳤다.

 

 ‘젠장.’

 

 역시 예상이 맞았다. 부디 그 아이는 아니길 빌었는데.

 

 “저를 죽여주십시오.”

 

 “내가 왜? 그렇게 죽고 싶으면 눈보라 속에 10분만 서 있어 봐.”

 

 “…제 병은 무척 고통스럽게 죽어 가지만 쉽게 목숨을 끊을 수 없는 병입니다.”

 

 추위에 달아오른 뺨과 같은 분홍빛 머리카락이 처연하게 흔들렸다.

 

 “목숨을 끊은 장소에는 생명이 자라지 않고 이 병을 가진 자를 타인이 죽이면 그자는 저주에 걸리죠.”

 

 “지독한 병이지.”

 

 원인도 치료법도 없는 병이었다.

 

 마녀가 진노해서 마구잡이로 내린 저주가 아니냐고 소문은 돌았지만…

 

 “그래서 정말 내가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찾아온 것인가?”

 

 살려달라가 아닌 죽여달라는 말은 의외였지만.

 

 “소문 만큼 믿지 못 할 건 없죠. 다만, 당신이라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당연하지. 내가 너 하나 죽였다고 저주를 받겠나?”

 

 “그렇다면…”

 

 “다들 착각하는 게 있는데. 내가 마녀라고 불린다 해서 감정이 없는 건 아니야.”

 

 잘 모르는 이라고 해도 갑자기 죽여달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는가?

 

 “아쉽지만 내 대답은 싫어다.”

 

 “이런 부탁드리는 거 정말 이기적이고 잔인한 짓이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매일 밤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아무리 성숙하다 해도 소년 같지 않은 말투였다.

 

 ‘많이 힘들었나.’

 

 “…그렇다면 방법이 있어. 죽이는 건 생각해보지. 하지만 이 성에서 지내는 동안 고통은 없애주겠다.”

 

 “왜 그런 친절을…”

 

 “싫으면 당장 나가.”

 

 “아니요. 싫을 리가요!”

 

 오묘한 분위기를 내는 보랏빛 눈동자에 물기가 어렸다.

 

 “차는 천천히 마시고 원하는 곳에서 자. 먹을 건 어딜가도 있을 거야.”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로요.”

 

 더는 앉아 있기 힘든 마녀가 밖으로 도망치듯 나왔다.

 

 “제 발로 찾아온 건 네가 처음이야.”

 

 최강의 마법사이자 최악의 마녀로 불리는 에셀린.

 

 얼음의 성에 갇혀 천 년을 넘게 버틴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

 

 마녀가 된 원인이자 이 비극의 시작이었던…

 

 에셀린은 천 년을 넘게 그 사람의 환생을 지켜봐왔다.

 

 ‘이번에는 백년 만이었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네가 환생을 했기에 영원히 잠에 들려고 했다.

 

 하지만, 잠깐 예지로 들여다본 그 아이의 미래는 잔혹했기에.

 

 ‘뒤에서 지켜주기만 16년.’

 

 어떻게든 네가 죽지 않고 행복해졌으면 해서.

 

 “하지만 결국 그 끔찍한 병에 걸려 나를 찾아왔구나.”

 

 심상치 않은 기운에 어렴풋이 네가 온 것이구나, 눈치를 챘다.

 

 아니길 바랐지만.

 

 “절대로 곁에는 두지 않으려 했는데.”

 

 아무리 사랑하던 이의 환생이라고 해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기억도 못 하는 과거의 짐을 누군가에게 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는 네가 찾아온 거니까.”

 

 그렇게 보고 만지고 싶었을 땐 한 번을 안 왔으면서 이렇게 만나게 되네.

 

 짧은 상념을 마친 에셀린이 다시 성 안으로 들어갔다.

 

 “아, 아! 요정님!”

 

 “뭐야…?”

 

 요정님?

 

 처음 듣는 낯간지러운 단어에 에셀린이 질겁했다.

 

 “그, 이 분들은 성의 사용인들인가요?”

 

 “존칭을 사용할 필요는 없어. 그보다 요정은 뭐야?”

 

 당연히 영원히 꽁꽁 얼어있는 이 곳에 살아있는 사용인은 고용하지 못 한다.

 

 ‘누가 지원하지도 않을 테고.’

 

 소년이 말하고 있는 건 그녀가 물과 얼음으로 만든 가짜 인간이었다.

 

 진짜 인간처럼 생긴 건 아니고 물과 얼음이 인간형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꼴이지만.

 

 “그… 마녀님은 좀 그래서 요정님이라고 불러봤어요. 별론가요?”

 

 “별로기만 할까. 기분이 나쁘다.”

 

 물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사용인들이 열심히 소년에게 친한 척을 해댔다.

 

 그저 물과 얼음으로 존재했을 적, 기억하는 인간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었다.

 

 “그럼 뭐라고 불러드려야 할까요? 아, 저는 에드워드라고 해요.”

 

 통성명 따위 하지 않아도 안다.

 

 하지만 에셀린은 이제 알았다는 표정으로 덤덤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냥 요정님이라고 불러.”

 

 “네? 방금 기분 나쁘다고…”

 

 “실언이야. 마음에 들어.”

 

 아직은 별로 알려주고 싶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름을 불러준 게 그 사람이니까.’

 

 욕심이고 미련이었다.

 

 “요정님! 저, 저녁은 어떻게 할까요?”

 

 “알아서 먹어. 음식이야 널렸으니까.”

 

 마녀이긴 해도 에셀린은 애당초 인간이었다.

 

 밥을 먹고 잠을 자야하는.

 

 덕분에 성에는 마법으로 만든 음식들이 넘쳐났다.

 

 “갑자기 웬 육아를 맡게 된거람.”

 

 소년을 볼 때마다 애절하고 절절한 마음이 들 줄 알았더니.

 

 그냥 어린애 데리고 놀아주는 것 같았다.

 

 “에효.”

 

 똑똑.

 

 “요정님. 주무세요?”

 

 “아니. 왜?”

 

 “같이 저녁을 먹으면 어떨까 해서요.”

 

 “혼자 먹어.”

 

 단호한 음성에 잠시 조용하더니 다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성에 손님이 왔다고 벨하고 저스틴이 힘 좀 썼는 걸요.”

 

 “벨하고 저스틴? 그게 누구지?”

 

 처음 듣는 이름에 문을 벌컥 열고 나가자 맑게 웃고 있는 소년의 뒤에 물과 얼음으로 만든 것들이 서 있었다.

 

 “허어… 이것들이 이름도 있어?”

 

 “지어주니까 좋아하더라고요.”

 

 “누가 벨이고 누가 저스틴인데?”

 

 “물이 벨이고 얼음이 저스틴이요.”

 

 상당히 어이없는 상황에 화도 나지 않았다.

 

 ‘화를 낼만한 상황도 아니긴 하지만.’

 

 어이가 없다.

 

 “어서 내려와서 조금이라도 드세요.”

 

 “알았으니까 이것 좀 놔.”

 

 어느새 에셀린의 소매를 꼭 붙잡고 있는 소년에게 떨떠름하게 말했다.

 

 “아, 죄송해요!”

 

 기분이 이상하다.

 

 누군가 성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완전히 의외의 인물과 이렇게 있다는 게.

 

 긴 나선형 계단을 지나 식당에 도착하자 테이블에 다양한 음식이 올라가 있었다.

 

 “혼자 세팅하기는 힘들었는데. 둘이 도와줬어요.”

 

 “그래…”

 

 어째 사람이 셋이나 늘어난 것만 같은 느낌이다.

 

 ‘왜 마녀라고 불리는 걸까?’

 

 에드워드는 진심으로 의아했다.

 

 제 눈 앞의 여자는 조금 까칠했지만 그냥 보면 평범한 소녀와 같았다.

 

 ‘당연히 성년의 나이는 지났겠지만, 어리게 보여.’

 

 상당한 미인이기도 하고.

 

 그는 밥을 먹다 말고 천천히 그녀를 살펴봤다.

 

 끝으로 향할수록 곱슬거리는 칠흑같이 어두운 머리카락은 스프를 떠먹을 때마다 찰랑거렸고,

 

 사납게 올라간 눈매를 지나 세상을 집어 삼킬 것만 같은 붉은 눈동자는 루비를 닮았다.

 

 무언가 발랐다고 해도 믿을 새빨간 입술은 작았으며 굉장히…

 

 ‘귀여워…’

 

 작은 입술이 오물거리는 게 너무 귀여웠다.

 

 ‘헉. 이런 생각 완전 실례잖아!’

 

 엄청난 친절을 베풀어 주시는 분께 너무 예의가 없었다.

 

 에드워드가 급하게 접시에 코를 박고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 천천히 먹지? 뭐가 그렇게 급해?”

 

 “너, 너무 맛있어서요.”

 

 참으로 형편 없는 변명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묵묵히 스프를 떠먹었다.

 

 ‘진짜 요정인가. 저렇게 조금만 먹는다고?’

 

 먹는 걸 보니 저 스프 한 그릇만 먹을 생각인 것 같았다.

 

 “잘 먹었어.”

 

 “저도요. 고맙습니다, 요정님.”

 

 “감사 인사는 됐어.”

 

 요정님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표정이 묘해지는 게 재밌다.

 

 “자기 전에 잠깐 이리로.”

 

 눈을 깜빡거리며 다가오는 그에게 에셀린이 마법을 걸었다.

 

 “그 마법이 걸려있는 한, 고통은 느껴지지 않을 거야. 죽어가는 건 똑같겠지만.”

 

 “세상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정말 감사할 일이 너무 많네요.”

 

 눈물까지 글썽이며 연신 고맙다고 하는 에드워드를 겨우 방으로 돌려보낸 에셀린이 한숨을 쉬었다.

 

 “생명에 관여하지는 않았으니 아직은 괜찮지만.”

 

 만약 저 아이를 살리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얼음의 성에 갇혀 마녀가 된 뒤로는 제약이 많았다.

 

 인간의 생명에 관한 일에 손을 댄다면 몸이 천천히 부서진다.

 

 ‘힘은 인간일 때와 별 차이도 없는데.’

 

 인간과 요정의 겅계.

 

 마녀는 참 불편한 존재였다.

 

 강하고 아름답고 찬란하지만 악의 축에 속하는 존재.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말이다.

 

 “밝아보여서 다행이야.”

 

 어떤 마음이든 우선 그 아이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은 보고 싶었다.

 

 중요한 사실을 까먹고 있을 만큼.

 

  ⁕ ⁕ ⁕

 

 “안 돼. 아직 죽지마.”

 

 “사랑해, 너무 사랑해.”

 

 희게 질린 얼굴과 차가워지는 몸.

 

 흑발의 여인이 차가워진 남자의 몸을 끌어안으며 오열했다.

 

 “네가 왜 죽어야해. 그 누구보다 고생한 네가 왜 죽어? 나랑 평생 사랑하겠다며.”

 

 “미안, 에셀린… 그 약속은 못 지키겠다.”

 

 “제발…”

 

 연이은 폭우가 쏟아졌던 하늘을 맑게 빛나며 햇빛이 그들에게 드리웠다.

 

 “사랑해.”

 

 찬란하게 빛나는 금발과 피가 섞인 눈물이 흐르는 보랏빛 눈동자.

 

 “데온…”

 

 죽지마 제발.

 

 “나를 두고 가지마.”

 

 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

 

 식은땀으로 축축한 등과 막혀오는 숨.

 

 “허억, 헉.”

 

 꿈이었나.

 

 “이런 개같은…”

 

 한동안 안 꾼다 했더니 또 시작이다.

 

 천 년동안 저 꿈을 안 꾼 날을 세는 게 더 빠를 거다.

 

 “그렇게 많이 꾸는데도 매번 이러다니.”

 

 철푸덕.

 

 “뭐야?”

 

 물, 아니 이제 벨이라고 부르지.

 

 벨이 그녀의 침대 옆에 철퍽 주저앉았다.

 

 “네가 왜 여깄어? 꼬맹이 지켜야지.”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저스틴이 있다고? 그래도 함부로 자리를 뜨면 어떡해?”

 

 손짓으로 무언가 설명한다.

 

 “내가 신음을 내길래 걱정돼서 와봤다고?”

 

 끄덕끄덕.

 

 허, 참.

 

 누군가 보면 물과 인간의 기적적인 소통이라고 박수를 칠 장면이었으나 둘은 진지했다.

 

 “누가 누굴 걱정해? 어서 가봐.”

 

 떨궈지는 고개.

 

 …

 

 뚝뚝 흐르는 물방울들.

 

 “…아, 걱정해줘서 고맙다!”

 

 끄덕끄덕.

 

 눈코입은 없었지만 분명 환하게 웃었을 거라 예상되는 기쁜 기색을 내비치며 벨이 방을 나갔다.

 

 “어이가 없네.”

 

 성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요정님! 일어나셨어요?”

 

 저 인간 때문에!

 

 “얼음의 성이 아닌 것 같아.”

 

 “네?”

 

 온통 얼음으로 가득한 성인데 얼음의 성이 아니라니.

 

 “영원히 겨울인 얼음의 성에 왜 봄내음이 나는데.”

 

 뾰로통하게 알 수 없는 말을 내뱉고 걸어가는 에셀린의 뒤를 소년이 따랐다.

 

 “오늘 아침은 준비 안 했어?”

 

 “했어요!”

 

 “그럼 식당으로 가자.”

 

 자연스럽게 발길을 식당으로 돌리는 모습이 퍽 깜찍했다.

 

 ‘마녀는 무슨, 요정 맞구만.’

 

 

 

 “너 몇 살이야?”

 

 “17살인데요?”

 

 “살림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사실 나이도 알고 소년이 어릴 적부터 살림을 경험할 걸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신기해서 물어봤다.

 

 “좋네요. 요정님한테 칭찬도 받고.”

 

 “칭찬이라고 안 했다만?”

 

 “칭찬 맞으면서.”

 

 다들 눈만 마주쳐도 벌벌 떠는 마녀 위엄 다 죽었네.

 

 소년을 살짝 째려보자 얄밉게도 웃는다.

 

 “마녀님은 뭘 좋아하세요?”

 

 “알아서 뭐하게.”

 

 “식사를 차리는데 참고를 할까 해서요.”

 

 “없어 그런 거. 알아서 차려.”

 

 아침도 스프로 떼우는 에셀린은 거의 마시듯이 식사를 마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먹고 와라.”

 

 당찬 걸음으로 그녀가 향한 곳은 얼음의 성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의 앞.

 

 ‘역시 좀 녹았어.’

 

 최강의 마법사가 폭주하고 얼음의 성이 생겼다. 그리고 마법사는 영생을 사는 마녀가 되어 성을 다스렸다.

 

 이 지독한 저주에도 해주법은 있었다.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얼어 붙은 심장을 녹이는 것.’

 

 성을 지탱하는 기둥은 마녀의 심장이었다.

 

 심장이 녹으면 성도 녹아내릴 것이고.

 

 그럼 마녀도 더는 영원한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

 

 ‘가망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심장이 부서지는 게 빠를 거라고 짐작했는데.

 

 ‘꼬맹이 때문에 마음이 동했나.’

 

 어찌됐건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그녀는 저주의 해주에는 관심이 없었다.

 

 “멀리 해야 겠어.”

 

 마녀의 심장에 품을 건 영원히 한 사람 뿐이다.

 

 ‘사랑했던 그.’와 ‘다시 태어난 그.’는 다른 존재니까.

 

 하지만 그녀의 다짐과는 다르게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반 년이 흐르는 동안 기둥은 많이 녹아내렸다.

 

 ‘겉면까지 녹으면 성은 무너질 거야.’

 

 “요정님!”

 

 처음 봤을 때보다 많이 자란 소년.

 

 “무슨 일이지?”

 

 “성 근처에 눈보라가 멈췄어요. 요정님이 한 거예요?”

 

 “뭐?”

 

 그럴 리가. 눈보라를 멈춘 기억은 없다. 그렇다면…

 

 ‘허.’

 

 저주가 풀리고 있었다.

 

 ‘이럴수는 없어.’

 

 저 아이를 사랑해서 저주가 풀린다고?

 

 “말도 안 돼.”

 

 “요정님?”

 

 걱정스레 그녀를 쳐다보는 에드워드.

 

 “병. 낫고 싶지는 않아?”

 

 “네? 당연히 낫는다면… 하지만 불가능하잖아요.”

 

 “누가 그래?”

 

 “누구라도 그렇게 말할 거예요.”

 

 왜 이런 질문은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마녀에게 불가능이란 없어.”

 

 이건 인간이었을 적엔 불가능했던 마법이었다.

 

 그랬기에 사용하면 온몸이 부서지는 거였고.

 

 “——–”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이 외워지고 설원이 빛에 뒤덮였다.

 

 “윽. 뭐죠?”

 

 “이제 병으로부터 해방이야.”

 

 마녀하고도 작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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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녀의 성에 찾아온 손님. 2020 / 9 / 27 416 0 6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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