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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명탐정 이원희의 단편과 사건수첩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소녀탐정 이원희가 겪은 각종 단편사건들과 그녀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한다. 사건수첩과 단편소설 형식으로...!!

장편도 연재하겠지만 그건 길어서 우선 단편을 올리기로 한다!!~~

 
[중단편] 빌딩추락 살인사건 (상편)
작성일 : 20-09-27 01:21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9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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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길의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매머드 도시 동경의 거리...!

  오늘 늦도록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밤 10시를 훌쩍 넘긴 이원희는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서야 도서관을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때는 연말이라서, 제법 거리는 흥청거리고 캐롤송이 울려 퍼지는 등 세모의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아이. 추워. 버스는 아직 안 오나?'

  한겨울답게 세찬 바람이 불어 그녀의 체온을 앗아가고 있었다. 두껍게 옷을 끼어 입긴 했지만, 역시 한밤중에는 추웠다. 보통 때는 스쿠터를 타고 다녔지만, 너무 추워 스쿠터는 집에 두고 왔었다. 그래서, 버스를 기다렸던 것인데 버스도 제 시간에 제대로 안 오다니...

  그런데, 그 순간 그녀는 뭔가 기분 나쁜 거북한 감촉을 둔부에 느끼고는 깜짝 놀랐다.

  '어맛!'

  원희는 뒤를 휙 돌아보았다. 같이 버스정류장에 선 한 술 취한 남자가 자신의 엉덩이를 살살 쓰다듬고 있었다.

  "무슨 짓이예요?"

  그녀가 당연히 화를 버럭 내며 따졌으나, 그 중년 초기의 남자는 유들유들하게 웃으면서 되레 그녀에게 뻔뻔스러운 어조로 대답한다.

  "어때? 여자가 추운 듯 벌벌 떨고 있어서 말이야..."

  "내가 추워하는 거하고 당신 손버릇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남의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이 하다니..."

  원희는 하도 열 받아서는 그 무례한 치한에게 화를 버럭 냈다. 그런데, 그런 그의 대답이 또한 가관이었다.

  "어이, 아가씨, 나하고 호텔 한번 가서 땀빼고 오면 더울 텐데... 같이 갈래?"

  그 중년 남자는 원희에게 이처럼 밝히는 것이었다. 필시 자신의 딸 뻘 되는 원희같은 여고생과 하루 이틀 놀아본 솜씨가 아닌 듯 했다. 원조교제 상습범이 확실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욧? 내가 몸 파는 여잔줄 알아요? 감옥 안 가고 싶으면 얼른 사라져요!"

  원희가 핏대를 올리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사나이는 그제야 술이 깬 듯 자각증세가 왔는지 깜짝 놀라 저만치 물러났다. 원희의 서슬에 크게 놀란 모양이었다.

  그리고, 얼른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 버렸다.

  원희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술에 취하기만 하면 미친개가 되는 게 남자들 본성이라더니... 성질 같아서는 자신의 그 무서운 태권도와 유도 솜씨를 발휘하여 저 쓰레기 같은 남자를 따라가 아주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묵사발처럼, 패줄까 했지만, 그래봤자 자신만 창피하고 또 시간만 축낼 것 같아 그만 두기로 하였다.

  [재수 없게스리... 어휴, 어쩌다 저런 인간쓰레기들이 있어 가지고서는...]

  그녀는 쓰게 입맛을 다셨다. 어휴... 저런 남자가 내 엉덩이를 만지다니... 너무나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원희는 그 남자를 따라가서 한바탕 따지거나 더 크게 성질을 내고 싶었지만, 그래봤자 저런 사람에게 통할 것 걍層?않고 또한 자신만 창피할 것 같기에 그쯤 해두고 돌아섰다.

  그때 마침 버스가 와서 섰기에, 그녀는 서둘러 거기 올라탔다.

  '아이 참. 기분 나빠. 뭐 저런 손버릇 나쁜 아저씨가 있담?'

  원희는 버스에 올라타면서, 자신을 원조교제(청소년 성매매)하는 여고생인 줄 알고 다짜고짜 못된 손장난을 한 그 20대 후반의 짖궃은 사나이가 서 있는 방향을 향해 길게 침을 내뱉었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그 기분 나쁜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그녀의 뇌리를 괴롭혔다. 흡사 뱀이 자신의 몸 위를 쓱 흝고 지나간 듯한 기분이었다. 자신이 뜻밖에 성희롱을 당할 줄이야. 그것도 이런 거리 한복판에서...

 원희가 그 기분 나쁜 경험을 겪고 난 뒤, 불과 하루 뒤였다.

  마침 공휴일 오전이라, 그녀는 일찍 집을 나와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근처의 백화점에서 바겐세일을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이번 기회에 갖고 싶던 물건을 사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리 가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녀가 백화점으로 가기 위해 어느 거리를 걷고 있을 무렵이었다. 원희는 지름길로 가기 위해 큰 길이 아닌 뒤쪽 길로 나 있는 거리로 지나가고 있었는데...

  '웅성웅성...'

  그녀가 걷고 있는 거리 한구석에서,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별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도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무슨 일이지? 약장수라도 판을 벌였나?'

  그녀는 뭔가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는 그쪽으로 발을 돌렸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여자라 비교적 키가 작은 그녀는 뭔지 잘 보이지도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지?'

  그녀는 처음엔 약장수라도 온 것인가 했지만, 사람들이 몰린 한가운데에서 고함소리가 나지도 않고 사람들의 얼굴에 즐거운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고 경악한 모습들인 것으로 보아서 그런 눈치는 아니었다.

  강한 위화감을 느낀 그녀는 마지못해 옆에 선 한 남자에게 물었다.

  "아저씨, 지금 무슨 일이죠? 무슨 일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그녀가 묻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남자가 해명해주었는데...

  "허, 모르나? 사람이 죽었대. 바로 조금 전에 경찰이 와서 조사를 했다구... 그래서 사람들이 몰려든 거야."

  "사람이 죽었다고요?"

  "그래. 아직 시체를 실어가지도 않았어. 바로 조금 전에 발견해서... 아, 마침 저기 시체를 실어갈 영구차가 오는군."

  그 사나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돌아보니, 과연 영구차 한대가 요란한 클락션 소리를 내면서 현장에 와서 섰다. 이제 막 경시청에서 시체 처리반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경찰이 오는 것 보니 보통 죽음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무슨 일로 죽었는지 아시나요?"

  원희는 아까부터 현장에 있던 것 같던 그 남자에게, 전후 사정을 하나 물어 보았는데...

  "몰라. 조사 나온 경찰들이 하는 소릴 엿들으니까, 죽긴 어젯밤에 죽은 것 같다는데... 아마 바로 저 빌딩에서 떨어진 것 같대."

  그 남자는 바로 자신의 눈앞에 우뚝 솟은 20층쯤 되어 보이는 높다란 고층 빌딩을 가리키며 외쳤다.

  '빌딩에서 추락을?'

  원희는 얼른 고개를 들어 빌딩 주위를 살폈다. 이 근처는 거리 한복판이긴 해도 번화가가 아니라서, 수십 층 짜리 높은 건물은 그것 하나밖에 없었다. 근처에 있는 건물은 전부 3, 4층 짜리 낮은 것들뿐이었다.

  '그랬구나... 저기서 떨어진 모양이군. 음? 근데 좀 이상하다?'

  원희는 문제의 빌딩이 조금 괴이한 얼개로 되어 있음을 깨닫고 강한 의문점을 가졌다.

  그 빌딩을 보니까, 건물 모양이 보통과는 아주 다른 얼개로 되어 있었다. 우선, 1층에서 7층까지는 옆구리 부분에 창문이 하나도 없었다. 정면에는 창이 붙어 있었지만, 전부 열고 닫는 형태의 창이 아니라 열고 닫는 방법이 불가능한 붙박이창으로 되어 있었다.

  '저 건물에서 떨어졌단 말이지?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보통의 주거용이나 사무용 건물은 아닌 듯 싶은데? 무엇에 쓰는 건물인지는 모르지만, 필시 특수용도의 건물이 틀림없어. 저런 건물에서는 사람이 상주할 것 같지는 않은데 저 건물에서 야간에 사람이 추락했다니?'

  원희는 이 점에 대해 강한 위화감을 느꼈다. 보통 사람 같으면 그냥 넘겨짚을 문제였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범죄 냄새를 무지 잘 맡는 사냥꾼이 되었던 이원희는 이 조그만 의문점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 피해자가 쓰러져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 인파를 헤치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이구, 이거 왜 이래요? 아가씨!'

  '죄송합니다. 조금 비켜주세요.'

  원희는 애써 안으로 헤집고 들어가 금표 앞에서 멈추어 섰다. 그 현장은 시체가 제일 잘 보이는 위치였다.

  때는 마침, 피해자의 시체를 막 경찰들이 영구차로 옮겨 실으려고 휘장을 걷는 순간이었다. 원희는 피해자를 옮겨 실으려는 그 사이에, 피해자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야겠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거 아무리 보아도 범상한 사고가 아닌 듯 싶어. 어디 피해자의 얼굴이나 좀 볼까?'

  원희는 마침, 조사를 끝내고 지금 도착한 영구차에 시체를 옮겨 실으려고 경찰들이 들추고 있던 시체로 주의를 돌렸다. 그리고, 그 나름대로 좋은 시력으로 그 시체를 살폈다. 혹시 무슨 단서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비록 영구차에 옮겨 실어지는 짧은 시간 동안에, 극히 잠시간 들춰진 피해자의 몸이었지만 원희의 빠른 눈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병원차에 옮겨 실으려고 하얀 가운에 덮여 있던 그 시체가 드러나는 순간, 원희는 그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피해자는 뜻밖에 안면이 있는 얼굴이었던 것이다.

  "아니? 저 사람은?"

  원희는 사건 현장에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있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 섬칫하였다.

  그것은 그 시체가 너무 끔찍한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얼굴이 뜻밖에 안면이 있는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빌딩에서 떨어져 머리가 깨져서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얼굴 형체만은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어서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저 남자는... 바로 어젯밤에 술에 억병으로 취해 신주쿠 거리에서 내 엉덩이를 만진 그 남자잖아?'

  그녀는 그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 바로 어젯밤에 자신에게 그처럼 모욕적인 행위를 한 남자 얼굴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형편없는 남자라고 여기고 있던 터였다. 기실, 그녀는 조금 전에 이 거리에서 걷고 있을 때에도 어젯밤에 있었던 그 불쾌한 남자의 기억을 되뇌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남자가 어째서 불과 하룻 만에 여기 거리 한복판에서 빌딩에서 추락사한 시체로 발견된 것일까? 그녀는 도무지 사람 운명 알 수 없다는 속담을 이럴 때 실감할 수 있었다.

  '쯧쯔... 어쩌다... 여자들 상습적으로 희롱하고 다니는 몹쓸 짓만 하다보니 벌 받았나보군. 아마 어제 밤에 죽었다면 술에 취해 빌딩에서 실족한 모양이로군...'

  그녀는 그 남자가 어젯밤에 자신을 만났을 때에 그가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그가 죽음을 맞은 상황을 그쯤으로 판단하였다. 그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다면, 빌딩에서 추락하는 것도 그리 신기할 일은 아니겠지...

  '괜히 내가 의구심을 가졌군. 그냥 사고사인가 봐.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했어. 가야지.'

  원희는 그 남자의 죽음을 가끔 벌어지는 단순 추락사로 치부하고서, 일단 자리를 뜨고서 가던 길로 가려 하였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귀에 돌연스레 이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자의 시체가 막 차에 실리고 경찰들이 남은 현장감식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원희가 막 자리를 뜨려고 했던 시기이기도 하였다.

 

  [... 이 친구, 경마에 미쳐 공금횡령을 하는 바람에 회사에서도 잘렸답니다. 공금횡령을 퇴직금으로 상계하는 바람에 퇴직금도 못 받았나봐요. 하긴, 퇴직금으로도 모자라서 회사측이 한참 손해를 보긴 하였지만... 그래도 그 회사 사장은 이런 공금 횡령건이 외부로 흘러나가면 회사 망신이니 조금 손해를 보고 말자는 식으로, 그냥 그를 쫓아내는 것만으로 고발은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 주었나봅니다...]

 

  '아니? 이 목소리는? 설마?'

  원희는 그 증언하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에 뭔가를 느끼고는 고개를 그쪽 방향으로 휙 돌렸다.

 

 [공금횡령 뿐 아니라, 여기저기 분수를 모르고 마구 긋고 다닌 카드 빚이 꽤 되나 봐요. 그래서, 채권자들을 피해 숨어 다니다 끝내 빚에 몰려 자살을 했나 봅니다.]

  [흠. 그래. 오케이, 이 사건은 자살로 매듭짓는다.]

 

  두 경찰관이 이처럼 이번 사건의 전후 조사결과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무렵, 갑자기 등뒤에서 두 사람을 부르는 음성이 들렸다.

  "신이치씨, 오카야마 반장님! 목소리를 듣고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 두 분이셨군요."

  두 수사관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는데...

  "앗! 이원희!"

  "네. 안녕하셨어요? 반장님!"

  원희는 오카야마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였다.

  "너, 여기 어떻게 와 있느냐?"

  오카야마가 이원희를 또 다시 사건현장에서 만나자, 무슨 일이냐는 듯이 이처럼 되물었다.

  "사실은요..."

  이원희는 근처 백화점에 세일 쇼핑을 나왔다가 우연히 이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고, 조사 나온 경찰들이 조금 전에 피해자의 몸을 덮고 있는 천을 치웠을 때 보았던 그 피해자의 얼굴이 어제 자신이 우연한 일로 만났던 사람이었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음. 그래... 치한이었단 말이지... 자식, 그런 짓까지 하다니 천벌 받은 모양이로군. 더구나, 남의 돈까지 횡령하고 떼먹은 도둑이라더니..."

  신이치가 이번 피해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원희를 희롱한 치한이라는 사실을 전해듣자, 그 문제의 피해자가 원망스러운 듯 막 차에 실리던 그의 시체를 향해 경멸하는 듯한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밝혔다. 그런 사실까지 알게 되자, 비명횡사당한 사람에 대한 안쓰런 마음도 없어졌던 모양이다.

  그러고 있을 때, 마침 이 빌딩의 관리인과 주인을 만나 사실을 전해들은 경관들이 신이치 옆에 서 있던 오카야마에게 달려와 알아낸 사실을 전하였다.

  "반장님. 이 건물의 관리인이십니다."

  한 경관이 한 중년 말기의 50대 남자를 데리고 왔는데, 그가 이 건물의 관리인인 듯 싶었다. 오카야마는 그 남자를 만나 이런저런 진술을 들었다.

  그 남자는 어제 밤에 그 치한 남자가 빌딩에서 떨어질 당시의 정황을 상세히 알려주었는데...

  "이 건물 4층에 그 친구가 근무하는 회사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뭐 그 친구가 공금횡령으로 쫓겨난 후, 여기 빌딩 내부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여 주로 노역부로 일한 모양입니다만... 이 건물은 대기업의 소유로, 부피가 많이 나가는 귀중품인 전자제품이나 견직물(비단)의 창고로 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창문이 적고, 있는 창들도 대부분 붙박이창으로만 이루어져 있죠."

  "아니? 그 친구라니? 관리부장께선 그 피해자를 아십니까?"

  오카야마가 그 관리인이 죽은 피해자를 아주 친근한 듯한 호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대해 놀랐는지, 그 문제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나, 관리인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그럴 만 하다는 듯이 덤덤한 어조로 대답해주었는데...

  "그건 당연하지요. 사실 제가 이 건물 관리인 10년째인데, 그 친구는 제가 관리하는 빌딩 4층에 근무하고 있어서 한때는 출퇴근 시에 저와 인사도 많이 나눴거든요. 안면이 많은 사이인 거야 마땅하지 않습니까?"

  "음. 하긴 그렇군요..."

  "그 친구, 공금횡령으로 몇 달 전부터 갑자기 안 보이길래, 회사를 그만 두었다는 사실을 들었어요. 어쩐지 쥐꼬리만한 월급 받는 그 친구가 너무 지나치게 사치를 하고 다닐 때부터 알아보긴 했지만요."

  관리인의 증언은 이러하였다. 아무리 보아도 거짓 같지는 않았다. 이미 경찰에서 조사한 바도 그렇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보아도 이번 사건은 자살로 처리해도 문제가 없을 듯 하였다. 공금횡령으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내쫓긴 사나이, 그런 자가 도박 빚에 몰린 나머지 술을 마시고 홧김에 자신이 근무하던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해도 조금도 이상하지는 않지 않은가?

  그러던 판에, 빌딩 내부를 조사하고 있던 몇 명의 순경들이 또 다시 전혀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여 가지고 내려왔다.

  "반장님, 이걸 보십시오. 빌딩 내부를 샅샅이 뒤진 결과, 9층에 있는 창문이 열려 있길 래 거길 조사해 보았더니 그 창문 아래서 이런 것이..."

  ' 그 순경들은 한 켤레의 구두를 들고 내려왔다.

  "아무래도 피해자의 구두 같습니다. 피해자의 발에 구두가 신겨져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그 순경들이 아까 피해자의 시체를 조사하다가 구두가 없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 신발을 찾으려고 빌딩 안을 몽땅 뒤져 겨우 찾아낸 모양이었다.

  "빌딩 안을 샅샅이 뒤졌나? 아무도 빌딩에 숨어 있진 않았겠지?"

  "네. 오늘은 일요일 아침이라 마침 아무도 안에 없었습니다."

  "확실한가? 샅샅이 뒤졌겠지?"

  "물론입니다. 이 빌딩의 경비원을 앞세우고 구석구석을 다 뒤졌지만, 빌딩 내부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경찰병력이 안을 뒤지고 나서, 시체 발견 후 빌딩 내부에 들어가 조사한 결과 누구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음. 좋아. 아무도 없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이게 피해자의 구두임이 입증되고 여기서 수상한 단서만 나오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자살로 종결될 것 같군."

  "아마 그렇게 될 겁니다."

  "좋아! 일단 경시청으로 돌아가서 그게 피해자의 구두임을 확인해 보게. 일단 이 사건조사는 여기서 마무리짓는다. 병력 철수 준비를 하게."

  "넷!"

  오카야마 반장은 일단 이번 사건을 자살로 판정을 했는지, 그 증거품인 피해자의 구두만을 거둬가지고 현장에서 철수하였다.

  원희는 일요일 아침부터 빌딩에서 뛰어내려 머리가 수박처럼 깨진 처참한 시체를 보게 되어 약간 기분을 잡쳤지만, 그나마 이번 사건이 살인이나 기타 범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자살로 밝혀진 탓에 다행이라고 여기고, 신이치 및 오카야마 반장과 헤어져서 원래 가고 있던 백화점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이원희는 어쩐지 이번 사건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그것은 단순히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과 연관이 있는 사람, 그것도 바로 어제 저녁에 우연히 자신을 희롱(?)했다는 별로 좋지 못한 추억 때문에 만난 사람이라는 표면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기분좋게 술에 취해 자신과 같은 여성에게 손장난을 서슴없이 할 정도로 인생을 기분좋게 즐기고 있던 사람이 불과 하룻밤만에 저렇게 자살로 생을 마감하다니 그게 약간의 여운을 남겨 주었던 것이다.

  '어째 이상해... 바로 어제 밤에 내 궁둥이를 만지고 나하고 하루 같이 자자고 했을 정도로 희희낙락했던 인간이, 나와 헤어진지 불과 몇 시간 후에 인생을 비관하여 자살을 하다니... 그 사람, 술에 취해 아주 기분 좋게 웃으면서 나에게 수작을 붙였던 것이 아무리 보아도 인생을 비관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는데...'

  원희는 바로 그 피해 당사자의 괴상한 심리상태에 대한 위화감을 주목하였던 것이다. 이게 정말 그저 단순한 자살일까? 이원희는 어쩐지 이 점이 수상하다고 느꼈다. 그녀의 마음 속에 자꾸 걸리는 점이 남았다.

  아뭏튼, 일단 오카야마 경시님이 모든 조사를 상세히 마치고 피해자의 증거품과 시신을 입수해가셨으니 뭔가 수상한 점이 있다면 조만간 뭔가 조사결과가 나오겠지...

  원희는 그처럼 추측하면서, 일단 돌아가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나중에 뭔가 미심쩍은 상황이 발견되면 신이치가 자신에게도 연락을 해줄 것이다. 여태까지도 그래 왔으니까...

  그녀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돌아가서 경찰로부터의 회신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날 사건 현장에서 원희가 품었던 위화감과 의문점은 얼마 못 가서 사실로 입증되고야 말았다.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는 일은 오히려 더 바라는 대로 되고 만다고,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그녀는 경찰 측으로부터 뜻밖의 제보를 받게 되고야 말았던 것이다.

 

 

 

 
작가의 말
 

 원희를 우연히 밤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성희롱했다가 크게 당한 한 추잡한 사나이...

 

 그러나??? 그 문제의 남자가 바로 이튿날 시체로 발견되는데?? 알리바이가 명확한 용의자들은 다 범인이 아니다??

 

 빌딩서 추락해 죽은 이 남자의 수수께끼를 맡게 되는 이원희!!! 이야기 속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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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단편] 기묘한 재산은닉 트릭을 파헤쳐라. 2021 / 11 / 29 362 0 6113   
44 [단편] 수상한 집 주인. 낡은 저택의 비밀. 2021 / 11 / 14 355 0 2355   
43 [단편] 죽을 용기와 살아갈 용기. 2021 / 10 / 2 413 0 2035   
42 [단편] 뱁새의 꿈 (후편) 2021 / 3 / 15 419 0 5036   
41 [단편] 뱁새의 꿈 (중편) 2021 / 1 / 22 433 0 4957   
40 [단편] 뱁새의 꿈 (전편) 2021 / 1 / 1 437 0 4654   
39 [단편] 크리스마스 트리의 비밀. 2020 / 12 / 23 458 0 2373   
38 [단편] 遠近感 착각트릭 살인사건. 2020 / 11 / 23 435 0 4804   
37 [단편] 상황증거 조작 트릭 살인사건. 2020 / 11 / 13 453 0 3239   
36 [중단편] 오해 때문에 파멸당한 사나이 (하편) 2020 / 11 / 8 423 0 7913   
35 [중단편] 오해 때문에 파멸당한 사나이 (중편) 2020 / 11 / 4 431 0 8182   
34 [중단편] 오해 때문에 파멸당한 사나이 (전편) 2020 / 10 / 30 455 0 19115   
33 [단편] 페트병 조각의 트릭. 2020 / 10 / 23 454 0 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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