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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천신애기씨의 아이돌 퇴마기
작가 : 하우힐
작품등록일 : 2020.7.31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무당 서은화와 귀신을 사랑한 민시우의 우당탕탕 아이돌 퇴마기

 
21화: 화상2
작성일 : 20-09-26 23:08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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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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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한다. 지박령이 되어 한 장소에 몇 십 년을 지내기도 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옛날 동화에 나오는 도깨비처럼 사소한 도움을 주는 귀신도 있고, 심술궂게 발을 걸거나 물건을 훔치는 귀신도 있다.

 

 하지만 이 중에 사람에게 빙의할 수 있는 귀신은 극히 일부이다. 그럴 이유도 없거니와, 빙의할 만큼의 힘을 가진 귀신도 드물다. 또한 강한 귀신이라고 해서 다 빙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상신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아라고 해서, 제사를 안 지낸다고 해서 조상신의 보호를 못 받는 것은 아니다. 조상님들은 왠만하면 자손들 잘 되라고 굽어 살피신다.

 

 조상신의 도움을 못 받는 인간은 죄를 엄청나게 지었거나,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업보가 있는 경우이다. 그래서 어른 들이 착하게 살라고 하는 거다. 지은 죄는 쉽게 지울 수 없고,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에게 까지 물려주어 점점 쌓이게 되니까.

 

 어쨌든, 귀신이 빙의하기 위해서는 강한 귀신이 조상신의 보호를 뚫고 바늘구멍과 같은 틈새로 기어 들어가서 빙의를 해야 한다.

 

 어지간히 깊은 한을 가진 귀신이 아니고서야 그 힘든 짓을 할리 없지.

 

 그런데 귀문이 열린 사람은 다르다. 귀문은 귀신이 출입하는 문이라는 뜻으로, 오랜 시간 강한 귀신에게 빙의되거나, 나 같이 무당이 될 팔자인 사람이 귀신을 보는 영안이 트이며 함께 열린다.

 

 귀문이 열리면 그 사람의 몸은 귀신이 놀이공원 프리패스권을 끊은 듯이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영혼을 보호하는 벽에 바늘구멍이 아니라 회전문이 생기는 셈이다.

 

 연주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귀신은 어디로 갈까?

 

 안에 천신님과 칠성님이라는 덩치 큰 조폭이 들어있는 나나 운재? 아니면 텅 빈 창고에 회전문만 덩그러니 있는 민시우?

 

 망했다…….

 

 ***

 

 “민시우!!!”

 

 으… 온 몸이 뻐근하다. 콘서트 연습을 빡세게 하긴 했지만 이렇게 근육통이 생길 정도는 아닌데.

 

 "민시우! 눈 떠 봐!"

 

 벌써 스케줄 갈 시간인가… 좀 더 쉬고 싶은데…

 

 '찰싹'

 

 미친, 지금 내 뺨을 때린 거야? 누구야, 죽었어.

 

 "뭐라고 중얼거려 일어나라니까! 한 대 더 맞을래?"

 

 눈을 뜨니 서은화가 보인다. 울상을 하고 날 쳐다본다. 뭐야, 또 누가 괴롭혔어. 그나저나 찌푸린 얼굴도 예쁘게 생겼네…

 

 "너 진짜 죽고 싶어! 여길 왜 와!"

 

 "악!"

 

 서은화는 반쯤 몸을 일으킨 내 팔과 등을 주먹으로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실수로 서은화 침대에서 잔 이후로 오랜만에 맞는다. 손이 왜 이렇게 매워. 무당이 아니라 운동선수 해야되는 거 아냐?

 

 근데… 지금 우는 거야???

 

 "야 너 왜 울어!"

 

 "너 때문이잖아!"

 

 나 때문이라고? 내가 무슨 짓을 했지? 맞아. 서은화 찾아서 시골까지 내려왔었는데, 사생이 여기까지 쫓아온 건가?

 

 서은화는 이제 때리는 걸 멈추고, 몸을 웅크리고 엎드려서 펑펑 울기 시작했다. 나는 안절부절 못하면서 서은화를 만지지도 못하고 바보 같이 떠듬거리면서 말했다.

 

 "왜… 왜 내가 뭐 잘못했어?"

 

 "너 귀신에 또 빙의 됐었어."

 

 가만히 있던 하운재가 서은화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

 

 왜 서은화 허락도 없이 만져? 난 손도 못 대고 있고만. 근데 귀신에 또 빙의 됐다고? 언제? 나는 아무 기억도 없는데.

 

 "무슨 말이야. 귀신에 빙의 됐다니."

 

 "우리 여기 퇴마하러 온 거야. 굿 하는 중에 네가 들어와서 빙의자 몸에서 나온 귀신이 너한테 빙의했었어."

 

 소름이 돋았다. 나는 아무 기억도 없는데 귀신에 또 빙의됐었다니. 그러고 보니 서은화 찾아서 어떤 집 마당에 들어갔었는데, 지금 있는 여기는 어딘지 처음 보는 곳이다.

 

 내가 아무 말도 없이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하운재는 서은화 어깨를 잡고 일으켜 줬다.

 

 "누나. 이제 시우 괜찮으니까 그만 우세요. 가서 좀 쉬어요."

 

 서은화는 아직 울음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듯 가슴을 헐떡이며 나를 째려보더니 휙하고 뒤돌아서는 길을 걸어갔다.

 

 나는 차마 같이 가자는 말도 못하고 조용히 서은화와 하운재를 따라갔다. 꽤 오랫동안 걷고서야 아까 내가 갔던 집이 나왔다.

 

 서은화가 먼저 들어가고, 하운재 뒤를 이어 따라 들어가려는데 문이 쾅하고 닫혔다. 하마터면 코 부러질 뻔 했다.

 

 나는 소심하게 문을 콩콩 두드리며 서은화를 불렀다.

 

 "야… 나도 들여보내줘…"

 

 "……."

 

 다시 한 번 조금 세게 쿵쿵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대문 앞에 주저앉았다. 화가 많이 났나 보다. 내가 이럴 줄 알았냐고… 그냥 둘만 외박하는 게 싫어서 쫓아온 건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끼익'

 

 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다급하게 뒤돌아보자, 하운재가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들어와."

 

 왠지 자존심이 상했지만 또 문이 닫힐세라 허겁지겁 들어갔다.

 

 집으로 들어서자 거실에 중년 부부와 서은화랑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여자가 앉아있었다.

 

 "민시우?"

 

 여자가 나를 알아봤다. 아차 싶어 얼굴을 매만졌지만 마스크가 없었다. 모자도 어디다 잃어버린 건지 얼굴을 가릴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

 

 "가수 맞죠? 민시우가 왜 우리 집에…"

 

 놀란 눈을 한 여자에게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는데, 탁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얼굴이 흠뻑 젖은 서은화가 나왔다. 세수를 한 것 같았다.

 

 "죄송한데 수건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네, 물론이죠. 잠시 만요."

 

 중년 여성이 일어나서 서은화에게 줄 수건을 가지러 갔다.

 

 나는 하려던 변명도 다 까먹고 다시 서은화 눈치를 보며 서있었는데, 서은화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소파에 앉았다.

 

 단단히 화가 난 거 같은데 어떡하지…

 

 "시우 오빠 맞죠? 저희 집에는 어쩐 일이세요?"

 

 여자가 다시 곤란한 질문을 했다. 내가 입을 열려는 데 서은화가 먼저 대답을 가로챘다.

 

 "저희 점집 손님이세요. 스케줄 때문에 오늘 꼭 점을 봐야 된다고 하셔서 여기까지 오라고 했어요."

 

 "아~ 시우 오빠도 점 보시는구나! 신기해요!"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서은화 옆 자리에 앉으려고 소파에 다가갔는데, 서은화가 검은자 보다 흰자가 더 많은 눈으로 노려봤다. 무섭다.

 

 서은화 옆자리는 포기하고 서은화 자리에서 제일 먼 자리에 소심하게 조용히 앉았다.

 

 "점보는 연예인들 많아요. 특이한 일도 아니에요. 그래도 고객 정보는 비밀로 해야 하니까 어디 가서 말하지는 말아주세요."

 

 “네! 저만 알고 있을게요."

 

 서은화가 대신 해준 변명 덕에 이상한 소문은 안날 것 같다. 다행이다.

 

 서은화가 중년 여성이 건네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사이 운재가 말했다.

 

 "연주씨도 오랜 시간 빙의되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귀문이 열리지는 않았어요. 앞으로 조심만하면 귀신에 빙의될 일은 없을 거예요."

 

 "네…"

 

 "절대 담력시험 한답시고 흉가나 폐건물 이런 이상한 데 가면 안돼요. 그런데 진짜 위험해요."

 

 서은화가 다시 단단히 주의시켰다. 여자는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담력시험 하다 빙의가 된 건가. 참 철없네. 나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면서 혀를 차려는 데, 어떻게 알았는지 서은화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표정으로 으르렁 거렸다.

 

 나는 다시 조신하게 고개를 푹 숙여 무릎만 쳐다봤다.

 

 "다들 식사하세요."

 

 나도 먹어도 되는지 몰라서 조용히 눈만 들어 올려 서은화를 쳐다봤는데 날 보지도 않고 쌩하니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행히 하운재가 가자고 해줘서 쭈뼛쭈뼛 따라갔다.

 

 식탁에는 평범한 상이 차려져 있었다. 불고기, 나물 몇 종류, 밥이랑 국. 서은화 밥그릇도 평범한 1인용 그릇이었다. 서은화 저걸로 안 되는데. 훨씬 많이 먹는데.

 

 "쟤 밥 더 먹어야 되는데. 밥 더 주세요. 국그릇에 퍼주세요."

 

 서은화는 나를 경멸하는 눈으로 보더니 말했다.

 

 "됐어요, 괜찮아요. 넌 조용히 앉아서 먹어라… 입 열지 말고…"

 

 나는 그 뒤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가족들이 식사 도중 내게 몇 번 말을 걸었지만, 그 때마다 서은화가 대화 주제를 돌리거나 내가 대답을 못하게 차가운 눈으로 쳐다봤다.

 

 나는 숨도 작게 쉬면서 조용히 밥을 먹었다.

 

 숨 막히는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서 씻을 준비를 하는데 하운재가 들어왔다. 뭐야, 나 씻는 중이잖아. 짜증나서 눈썹을 찌푸리며 하운재를 쳐다봤다.

 

 "세면도구도 챙겨왔어?"

 

 그럼 챙겨와야지 너랑 서은화 둘이 외박하는 꼴은 못 보지.

 

 대꾸 없이 이를 닦는데 하운재가 말했다.

 

 "이따 누나한테 제대로 사과해. 너 아까 잠시 숨이 멈췄었어. 귀신이 빙의하는 건 너 같은 일반인들 몸에 큰 무리야. 진짜 죽을 수도 있어."

 

 숨이 멈췄었다고? 깜짝 놀라 하던 양치도 멈추고 입을 벌리고 하운재를 쳐다봤다.

 

 "너 침 떨어지겠다. 씻고 나와라."

 

 하운재가 나가고 어떤 정신머리로 씻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리려 얼굴에 찬물을 끼얹었다. 내가 기억이 없는 사이에 이런 일이… 서은화를 만나 봐야겠다.

 

 서은화 방문 앞에서 노크를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다시 한 번 노크를 하고 문고리를 돌렸는데 달칵하고 문이 열렸다. 조심스럽게 들어가자 문을 등지고 누워있는 서은화가 보였다.

 

 "... 자?"

 

 "……."

 

 대꾸가 없었다. 나는 문을 닫고 서은화 곁에 앉아 말했다.

 

 "미안…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

 

 "……."

 

 "내가 바보 같았어. 따라오는 게 아니었는데... 정말 미안해. 아까 많이 놀랐어?"

 

 어깨에 손을 올리려는데 서은화가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많이 놀라? 놀랐냐고!!!"

 

 나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 서은화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네가 숨도 못 쉬는 데, 네가 죽을까봐 내가 얼마나… 얼마나…"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울지 마. 울지 마..."

 

 우는 서은화를 달래려고 사과하는데, 서은화가 내 가슴을 치며 말했다.

 

 "네 주변 사람은 생각 안 해? 네가 다치면 너 걱정할 사람들은 생각 안하냐고!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해. 자꾸!"

 

 "미안…"

 

 "너 다치면, 너 죽기라도 하면 나는 어떡하냐고!"

 

 그 말을 끝으로 서은화는 내 목을 끌어안으며 울었다.

 

 서은화가 운다. 가슴이 찌르르하고 떨리면서 나도 눈시울이 불거졌다. 내 걱정하며 울어주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이라서, 서은화가 들으면 또 화를 내겠지만 서은화가 나 때문에 울어주는 게 좋아서, 고마워서.

 

 조심스럽게 서은화 등을 팔로 감싸 안으며 말했다.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앞으로 안 그럴게. 나 안 다칠게. 안 죽을게."

 

 따듯하다. 실로 오랜만에. 아니, 뜨겁다. 불에 데는 것 같다. 내 가슴에, 심장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흉터가 남는다. 서은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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