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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항체
작가 : 워럭
작품등록일 : 2020.9.26

당신의 미래 모습을 미리 알 수 있다. 그 모습이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
나는 당연히 바꾸지! 목숨 걸고 바꾼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게 둘 수는 없잖아!
절대로 그런 일이 벌어지게 두지 않겠다.
근데 난ⵈⵈ.
겁쟁이잖아. 어떻게 해야 하지?

 
19화. 인간 불도그들과 허민우
작성일 : 20-09-26 20:51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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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그렇게 정신을 잃고 있었던 걸까?

 

 “하이야!”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눈을 떴을 때, 동현은 호화찬란한 방에 있었다.

 엉덩이가 구름 위에 앉은 것처럼 폭신폭신한 쿠션감을 가진 고급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다.

 

 우씨! 의식도 없는 사람을 의자에 앉혀놨던 거야?

 침대에 눕혔어야지.

 아이고, 허리야!

 아무리 쿠션감이 좋은 뭐 하나, 의자일 뿐인걸.

 얼마나 오랫동안 의자에 앉혀 있었던 건지, 깨어났을 때 머리 속의 통증과 함께 허리도 끊어질 것처럼 아팠다.

 남자는 뭐니 뭐니 해도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던데, 이렇게 혹사를 시키면 나중에 필요할 때 어떻게 써 먹냔 말이야!

 

 혼자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을 때, 그 앞에는 머리가 하얗게 샌 노인 한 분과 영국 신사처럼 품격이 있게 생긴 중년의 신사 한 분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여기는 어디ⵈⵈ.”

 

 그들에게 한 말은 아니었다.

 그냥 드라마에서 보면 항상 납치당한 주인공이 깨어날 때 이런 말을 해서 따라해 본 것이다.

 

 “이제야 정신이 드나 봅니다, 허 회장님.”

 “그런가보군.”

 

 차츰 정신이 들면서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두 신사의 정체를 깨닫자 동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야, 당신들!”

 

 그 소리에 두 신사가 인상을 찌푸렸다.

 꽤나 품위가 철철 넘치는 사람들처럼 교양 가득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시커멓고 야비한 야욕과 술수가 가득한 자들이라는 걸, 동현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어린 사람이 예의가 없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5년 전에 호영이와 같은 반도 했었다고 들었는데, 어째 생각보다ⵈⵈ. 쯧쯧쯧!”

 

 헐!

 어찌나 어의가 없던지ⵈⵈ.

 동현은 입이 있으되 말이 나오지 않았고, 귀가 있으되 고막이 터져서 피가 나올 것만 같았다.

 

 “아씨ㅂ! 그렇게 교양과 품위가 철철 넘치시는 분들이 5년 전에 저하고 한 약속은 어디다가 바꿔 쳐드셨습니까?”

 “ⵈⵈ.”

 “ⵈⵈ.”

 

 동현의 말에 두 신사는 당황했는지, 아니면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는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독사처럼 날카로운 네 개의 눈이 동현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동현이 움찔 몸을 움츠렸다.

 

 “그래도 아직은 두려움을 잊지 않았나 봅니다.”

 “그런 것 같군. 그러면 이야기가 쉽게 이루어지겠어.”

 

 두 남자가 동현을 바라보면서 서로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노룩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씨ㅂ! 그냥 빨리 할 말하고 사라져줬으면 좋겠거든요.

 아저씨들, 고상 그만 떠시고 검은 야욕이나 까발려보시든가!!!

 

 “계약을 다시 했으면 좋겠군. 전에 했던 그런 조건은 달지 않고 말이야!”

 “싫어요!”

 

 박중기의 말이 끝나자마자 동현이 단호하게 소리쳤다.

 

 

 

 “아씨ㅂ! 퉷! 퉷! 퉷!”

 

 건물을 빠져나와서도 분이 풀리지 않은 동현이 건물의 입구에다 대고 계속 침을 뱉었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잘 풀려갔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마무리 단계에 이를 때마다 박중기와 허만호가 번갈아가면서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서 계약을 엎어버렸다.

 

 “아주 환상의 파트너야! 더맨더머가 따로 없는 두 영감탱이들이네!!!”

 

 결국 아무런 소득도 없이 빈털터리로 건물을 나오고 말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아무런 빽도 없고, 기술도 없는 대학교 2학년짜리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키만 멀대 같이 크고 덩치만 컸지 아직 제대로 싸울 줄도 모르는 사내였다.

 저 악독한 두 노인네들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끌고 가서 10년 후의 예지몽에서 봤던 것처럼 피를 강제로 빼주는 실험체로 살아야 할 판이었다.

 으으으으흐윽!!!

 저절로 몸이 떨리고 부르르 몸서리가 쳐졌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터덜터덜 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동현은 방법을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박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답답해서 미치겠네!

 

 동현이 온힘을 다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기다란 두 다리로 겅중겅중 빠르게 뛰었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몸을 고단하게 만들어라!

 할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떠올라서 무작정 뛰기 시작한 것이다.

 전신에서 땀이 흐르고 눈앞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기운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무작정 뛰었다.

 그러자 정신을 갉아먹으며 동현을 괴롭히던 온갖 생각들이 어느새 모두 사라지고,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으허헉! 으허억! 으헉!

 

 달음박질을 멈추자 그동안 강제로 움직였던 몸 안의 모든 기관들이 아프다고 아우성을 쳤다.

 그중에서 가장 크게 아우성을 치는 것은 심장이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난리법석을 쳐댔다.

 동현이 한 손으로 심장을 부여잡고, 허리를 깊이 숙인 채 깊이 들숨과 날숨을 반복했다.

 그러자 차츰 심장도 원래의 속도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맑은 머릿속에서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그래! 그거 밖에 없어. 애들부터 모아보자!”

 

 동현의 얼굴에 희미하지만 밝은 희망이 떠올랐다.

 동현이 한 발 앞으로 내딛었다. 그 다음에 다른 발을 내딛고 교대로 차츰 내딛어 갈 때마다 조금씩 그이 발걸음이 가벼워지더니 어느새 경쾌하고 활달한 걸음걸이로 바뀌어 빠르게 걷고 있었다.

 

 

 

 동현이 생각해낸 거사를 치르기로 친구들과 약속한 전날 밤.

 할머니의 방에서 무릎을 베고 누워 있었다.

 덩치는 할머니의 두 배에 가까운 녀석이, 때때로 속이 시끄러울 때마다 어렸을 때처럼 할머니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눕는다.

 할머니도 동현이 이러는 것을 좋아하셨다.

 대신에 최대한 머리가 할머니 무릎을 무겁게 누르지 않도록 무릎 옆에 있는 베게 쪽에 대부분의 머리를 대고 누웠다.

 성인이 된 후에는 할머니 무릎은 그냥 걸치는 시늉만 할 뿐이었다.

 

 “할머니!”

 “오냐.”

 “할머니는 어떤 일을 할 때 불안하거나 갈등이 생긴 적 없어?”

 “왜 그런 걸 물어?”

 “내일 친구들이랑 하려는 일말이야.”

 “그래.”

 

 이미 할머니한테는 그 일에 대해서 말씀드렸기 때문에 잘 알고 계셨다.

 

 “그 일을 저질렀다가 나 혼자만 문제가 생긴다면 상관없는데ⵈⵈ.”

 “그런데?”

 

 이미 할머니는 동현이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짐작하는 눈빛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할머니. 나 때문에 내 친구들까지 위험에 빠지게 될까봐 두려워.”

 “그래, 그럴 수가 있겠구나.”

 “무서워. 괜히 내가 위험한 일에 친구들을 끌어들이고 앞장섰나 싶기도 하고, 다 그만두자고 하고 싶기도 해.”

 

 할머니가 동현의 손등을 토닥토닥 쓰다듬어 주었다.

 어려서보다는 훨씬 두툼하고 커다랗게 변한 손이었지만, 할머니에게는 여전히 귀여운 손자의 손이었다.

 따듯한 체온이 할머니 손바닥에서 동현의 손등으로 전달되었다.

 

 “동현아, 나침반 알지?”

 “나침반? 북극인지 남극인지 찾을 때 쓰는 거?”

 “그래. 방향을 찾을 때 쓰는 나침반은 말이야.”

 “ⵈⵈ.”

 

 동현은 할머니가 해주려는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귀를 쫑긋 세웠다.

 

 “평소에는 어떤 모습인지 아니?”

 “평소에?”

 “그래. 가만히 정지하고 있던? 아니면 멈추지 않고 계속 바들바들 떨고 있던?”

 “그야ⵈⵈ. 계속 움직이고 있었어. 가만히 제자리에 멈춰 있지 않고 바들바들 떨다가 정확한 방향을 찾았을 때 딱 멈춰!”

 

 앗!

 그제야 동현은 할머니가 해주려는 말씀이 무엇인지 희미하지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나침반은 방향을 찾기 전에는 계속 떨고 있단다. 정확한 방향을 찾았을 때만 멈춰 서지. 평상시에도 멈춰 있다면 그건 고장 난 나침반이야.”

 “ⵈⵈ.”

 “그러니까 지금 네 마음속에서 자꾸만 이게 잘하고 있는 건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게 맞나? 하고 갈등이 생기고 의문이 생기는 건 아주 정상적인 거란다. 잘 작동하는 나침반처럼 말이야.”

 “정말?”

 “그래. 너도 네가 올바른 선택, 그러니까 내일 친구들과 하려는 일이 그게 맞는다면, 이제 나침반처럼 딱 정지를 하고 굳건하게 밀고 나가는 일만 남은 거야. 우리가 나침반으로 올바른 방향을 찾고 나면, 그 방향을 믿고 앞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ⵈⵈ.”

 

 동현의 두 눈에서 선명한 이채가 떠올랐다.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말씀을 완전히 이해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은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분명히 이게 올바른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영석과 창희, 그리고 찬식이까지 네 명의 대학생들이 당당하게 백신 연구소의 실험실에 들어갔다.

 동현이 피를 제공해주러 왔다고 경비원을 속이는 바람에 쉽게 안에까지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번처럼 무작정 정문으로 가서 소리소리 지르지 않고, 뒷문을 이용한 것도 쉽게 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네 사람은 동현의 안내로 빠르게 움직였고, 의외로 경비 인력이 많이 있지 않아서 쉽사리 원하는 곳까지 숨어들어 갈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햐아! 이렇게 쉬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고민하지 말고 이렇게 하는 건데, 괜히 머리 빡세게 고민했다.”

 

 동현이 연구소를 빠져 나와서 세워둔 승용차에 올라타면서 말했다.

 

 “그러게 의외의 방법이 통할 때가 있다니까ⵈⵈ. 누가 알겠어? 저런 대형 연구소 경비가 그렇게 허술할지 말이야!”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

 

 창희가 운전석에 올라탔다.

 대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면허증을 타고 첫 학기에 받은 장학금으로 소형승용차를 뽑았다.

 여러모로 부러운 녀석이라니까!

 그렇게 모두 자리를 잡고 앉은 걸 확인하고, 창희가 시동을 걸려고 할 때였다.

 

 쾅!

 

 커다란 굉음이 차의 꽁무니에서 들렸다.

 모두 놀라서 돌아보니, 험상궂게 생긴 인간 불도그들 여러 명이 차의 뒤편으로 어슬렁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방금 전에 난 소리는 그들이 던진 커다란 돌덩이가 차의 트렁크를 친 소리였다.

 그저 그냥 커다란 소리가 아니었다.

 차체가 크게 요동을 칠 정도의 충격도 함께 있었다.

 

 “저 사람은 뭐냐? 사람이 아니라 사나운 짐승들 같다.”

 

 찬식이 혀를 차며 말했다.

 

 “저기 좀 봐.”

 

 그때 창희가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인간 불도그들 뒤에서 허만우의 손자인 허민우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쟤는 왜 여기에 오는 거야?”

 “저 애 여기도 또 보네.”

 

 모두 놀라서 영식을 봤지만, 영식은 그런 아이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대뜸 말을 이어갔다.

 

 “지난번에 나보고 스포츠 토토하게 승부조작을 해달라는 거야. 아주 당당하게!”

 “헐!”

 “그래서 어떻게 했어?”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단칼에 잘랐지.”

 “잘 했어.”

 “그러니까 나보고 또 그러더라. 밤길 다닐 때 뒤통수 조심하라고!”

 “헉!”

 “뭐냐?”

 “협박한 거잖아.”

 “누가 몰라서 물어본 거야? 어이가 없어서 말한 거잖아.”

 “그래서? 그 다음에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된 건 아니고, 그냥 그랬다고.”

 “대단하다, 허민우! 그런 협박을 하고도 저렇게 잘 돌아다니는 거 보면,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야!”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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