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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20 체인지
작가 : 맥쥬도둑
작품등록일 : 2020.9.24

남은 생의 20년을 주면 원하는 사람과 인생을 바꿔주는 악마이야기.

 
10화 이은성
작성일 : 20-09-26 20:44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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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성님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엔 저희와 함께할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이젠 몇번째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도대체 나란 사람은 죽기전에

 취업이란 걸 할 수있을까?

 

 은성은 오늘만 세번째인 탈락소식을 듣고

 깊은 좌절에 빠진다.

 

 지방에 있는 이름도 잘모르는 2년제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은성은

 2년째 취업준비만 하고있다.

 

 ''나같은 인간은 일할데도 없고..

 이제 진짜 돈도 없는데. 어떡게 살아야하지''

 

 띠링.

 

 문자소리에 휴대폰을 보자

 여자친구인 유나가 보낸 톡이 있다.

 

 ''오빠 결과나왔어? 이번엔 붙었지?''

 

 은성은 대답을 하지 못한 채

 휴대폰을 내려놨다.

 

 ''XX. 내가 되기 싫어서 안되나

 왜자꾸 독촉하듯이 묻고...하아..''

 

 은성은 신경질적으로

 티비를 틀었다.

 

 아무 생각없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갑자기 멈춰섰다.

 

 그가 보고 있는건

 누구나 알고있는

 대기업의 젊은사장 구자훈이었다.

 

 깔끔하게 넘긴머리에 고급수트를 입은

 구자훈은 요즘 가장 잘나가는 자수성가한

 기업가였다.

 

 은성은 자신도 모르게 거울을 들여다본다.

 떡진머리에 늘어난 티셔츠.

 덥수룩한 수염까지.

 정말 너무나 비교가 되는 몰골이었다.

 

 ''좋겠다 저새끼는.

 말이 자수성가지.

 좋은 집구석에서 태어나서

 금수저 길만 밟은거 다알아''

 

 욕을 하면서도 채널은 도저히 돌릴수가 없었다.

 

 ''부럽다. XX. 난 이따위로밖에 못사는데

 저새낀 여자부리면서 떵떵거리고 살겠네.

 인생 진짜 x같다 정말''

 

 치직치직

 

 갑자기 티비화면이 검게 변하더니

 검은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자가 나온다.

 

 ''뭐야 이건.

 티비도 정신나갔나''

 

 리모컨으로 다른채널을 돌리려고 해도

 기분나쁜 남자의 모습이 없어지지 않는다.

 

 잠시후

 천천히 고개를 드는 남자.

 핏줄이 보일정도로 하얀 피부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구자훈이 되고 싶나요?''

 

 ''뭐..뭐야. 왜 날보고 얘기해''

 

 ''당신이 날 불렀으니까''

 

 은성은 뒤로 물러서며 벌벌떤다.

 

 ''저리가. 내가 뭘 불렀다는거야''

 

 ''방금 구자훈이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요?

 전 그 소원을 들어드리려고 왔습니다''

 

 '그..그래 맞아.

 난 구자훈이 되고 싶다고 말했어.

 그냥 말만했을 뿐인데..저남잔 뭐야'

 

 은성은 씨익 웃는 남자의 표정을 보고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구자훈이 되게 해드리죠''

 

 으악.

 

 어느덧 티비에 나와 은성의 뒤에 서 있는 남자.

 소스라치게 놀란 은성은 후다닥 반대편벽으로

 달려간다.

 

 ''정체가 뭐야. 귀신이야?

 썩 꺼져''

 

 ''하여튼 인간들은 어차피 바꿀꺼면서

 곱게 인정하질 않는다니까.

 귀찮게스리...''

 

 남자의 한마디에 온 방안이 싸늘해졌다.

 

 ''진짜 구자훈이 되게 해준다는 거야?''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뭔데. 뭐 악마라도 되는건가?''

 

 ''그런게 왜 중요할까요.

 당신은 날 만나서 이런 그지같은

 삶을 바꿀 기회를 얻었는데.

 안그렇습니까?''

 

 남자의 차분한 말에

 은성은 잠시 생각에 빠져든다.

 

 그리고 잠시후

 

 ''악마와 거래할땐 반드시 조건이 있다고

 들었다. 나한테 원하는게 뭐지?''

 

 은성의 말에 남자가 크게 웃는다.

 

 ''똑똑하시군요.

 별거 없습니다. 당신의 남아있는 생 중에

 20년만 나에게 주십시요.

 그거면 됩니다.

 자. 어떡게 하시겠습니까?''

 

 20년이라..

 그래 이렇게 거지같이 백살로 살 바엔

 굵게 떵떵거리고 사는거야.

 당연하지.

 

 ''바꿔주십시요''

 

 남자가 박수를 치며 웃는다.

 

 ''좋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소원을 들어드리죠.

 부디 후회하시는 인은 없길 바랍니닺.

 자. 눈을 감아주시겠습니까''

 

 은성은 침을 한번 삼키곤

 눈을 꼬옥 감는다.

 

 '제발 개꿈이 아니기를..'

 

 ''사장님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으악''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은성은 벌떡 일어선다.

 

 세상에.. 말도 안돼.

 

 은성은 순식간에 바뀐 방의 모습에

 할말을 잃어버렸다.

 

 ''안좋은 꿈이라도 꾸셨나봐요.

 얼른 준비하고 내려오세요.

 식사하시고 바로 미팅장소로

 가셔야합니다''

 

 ''네..''

 

 ''갑자기 왠 존대십니까.

 세삼스럽게..

 아무튼 옷은 테이블위에 준비해뒀으니

 얼른 내려오십시요.''

 

 할말이 끝난 비서가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방문을 열고 나간다.

 

 은성은 꼼짝도 못한 채

 주위를 둘러본다.

 최고급침대. 최고급쇼파에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크고 고급졌다.

 

 ''진짜 어마어마하구만.

 하..내가 정말 구자훈이 된거야?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하..하하..하하하하''

 

 은성은 이마를 짚은 상태로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기에

 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한참을 웃다가 화장실로 가서

 씻고 준비를 한다.

 머리를 말리며 테이블위에 올려져있는

 고급수트를 바라본다.

 

 ''하..이거 진짜구만.

 매장가서 구경한번 하고 비싸서 못샀던 옷인데.''

 

 옷을 챙겨입고 머리손질까지 끝낸 뒤

 거울을 보자

 또 웃음이 난다.

 

 ''설레서 미치겠구만.

 와..진짜 웃음밖에 안나오네''

 

 ''사장님 어서 내려오세요''

 

 문앞에 다시 나타난 여비서가 은성을 독촉하자

 은성은 거울을 다시 한번 보고

 방문을 열고 나간다.

 

 ''와..이게 아침이라고?''

 

 은성의 말에 여비서가

 

 ''뭐가 마음에 안드십니까?

 사장님께서 한식으로 준비하라고 하셔서..''

 

 ''아니 아니. 말도 안되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있어서''

 

 ''다행이네요. 얼른 식사하세요''

 

 드라마에서나 보던 커다란 식탁 맨 끝자리에 앉아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져 있는 음식들을 보자

 새삼스레 엄마가 생각났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이 흘러내린다.

 

 "아이 쪽팔리게 눈물이"

 

 급하게 눈물을 훔치고선

 젓가락을 손에 쥐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말도 안되는 맛이야.

 생전 먹어 본적이 없는 음식들이 한가득이다.

 정말 내가 구자훈이 된거야.

 난 이제 부자다. 부자가 됐어"

 

 배가 터지도록 음식을 먹은 후에

 젓가락을 내려놓자

 비서가 의아하게 계속 바라본다.

 

 ---

 

 고급 세단에 앉아 미팅 자리로 향하는 자훈.

 창밖을 바라보며 모든걸 누리고 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비서가

 의아한 듯 묻는다.

 

 " 오늘은 왜 미팅 자료를 보시지 않는겁니까.

 차에선 항상 자료만 보셨잖아요.

 식사도 세숟가락 이상 하지 않으시는 분이

 밥 한공기를 다드시고..

 꼭 다른 분이 되신 것 같습니다"

 

 은성이 고개를 돌려 비서를 바라본다.

 긴 생머리에 곱게 차려입은 정장.

 하얀 피부에 자연스러운 화장과 붉은 입술.

 은성이 항상 바래왔던 이상형이었다.

 

 "음.. 내가 밤새 머리에 문제가 생긴건지

 갑자기 모든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혹시 이름이 뭐였지? "

 

 비서가 깜짝 놀란다.

 은성은 의아하게 바라본다.

 

 "제가 사장님과 4년째 일하고 있는데

 한번도 물어보신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이상하시네요."

 

 "아. 내가 그랬던가.

 하하. 사는게 바빠서 그랬겠지.

 이젠 주변을 좀 돌아보고 싶어서"

 

 "제 이름은 유지나입니다."

 

 "아.. 지나.. 하하.

 이쁜 이름이군. 얼굴도 이쁘고"

 

 갑작스런 은성의 말에

 비서의 얼굴이 붉어졌다.

 

 은성은 괜히 흠흠 헛기침을 하며

 다시 창밖을 바라본다.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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