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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네 입술에 닿기까지 0.1mm
작가 : 레오루나
작품등록일 : 2020.8.27

장수 연습생 유카리~! 올해가 마지막 오디션이에요~~
그녀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연습생 레이몬드~~!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해 멍청이."
차가운 마성의 그 남자가 그녀의 가슴속에 파고든다.
게다가 어쩌다 호텔방에서 하루 밤을 같이 보내다니~~♡

차가운 절륜남 레이몬드. 발랄하고 상큼한 유카리의 사랑이 지금 시작됩니다. : )

 
15화. 연습생 그만 두자...
작성일 : 20-09-25 17:40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7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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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심장의 두근거림은 멈추지 않았다.

 

 

 

  래이몬드와의 지난 밤.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던 그 키스는 끝이 났지만 내 마음 속 타오르는 불길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이른 아침.

 

  난 누가 깨우지 않았음에도 번쩍 눈을 떠 회사로 향했다.

 

  선선한 바람, 조금씩 차가워지는 공기.

 

  어젯밤 살에 닿던 그 촉감.

 

  햇살이 노란 광염을 내리쬐며 대기를 비추고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어젯밤의 그 순간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 사람. 레이몬드.

 

  가만히 걷고 있어도 그의 얼굴이 머리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얼굴 위로 바보같은 미소가 번졌다.

 

 

  '너무… 잘생기지 않았나? 생각만 해도 왜 이렇게 가슴 설레고 뿌듯한건지.. '

 

  어젯밤 일이 꿈이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환상 속의 왕자님을 보는 기분이었으니…

 

 

  잘 생긴 얼굴과 큰 키. 차가운 분위기.

 

  확실히 그의 그 완벽한 외모가 내 마음을 훔쳤더랬다.

 

 

  하지만, 그는 저렇게 출중한 외모에도 그다지 인기가 없는 편.

 

  그가 우리 회사로 온 초반 대부분의 여자 연습생들이 눈에 띄게 잘 생긴 그에게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그가 가진 배경 하나가 모두의 마음 속에 제동을 걸어댔다.

 

 

  빈민촌 출신 고아.

 

  소위 '흙 오브 더 흙수저'

 

 

  모두가 성공만을 꿈꾸는 욕망의 용광로와 같은 이 곳에서 그의 그런 명함은 낙인과도 같은 것이었다.

 

  처음 관심을 갖던 여자 연습생들도 하나, 둘 그에게 두었던 관심의 시선을 거두었고 어느새 그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 사라진 유령이 되었다.

 

 

 

  '흙수저? 그건… 나도 다를 바 없지 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급격히 기울어진 가세.

 

  엄마 혼자 일을 해 근근이 입에 풀칠은 하고 있지만 내가 저 레이몬드 보다 나은 건 하나도 없으니…

 

 

  여자라면 한 번쯤 신데렐라를 꿈꾼다.

 

  디즈니가 만든 폐해일지 몰라도 누구나 어린시절 공주님 옷에 열광하고 바비 인형을 갖고 놀지 않는가?

 

  진성 오빠와의 연애가 무미건조하긴해도 언젠가 그가 높은 자리에 올라 날 영화 속 주인공인 공주님처럼 만들어 주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다.

 

 

  레이몬드에게 그런 걸 기대할 순 없겠지만…

 

  그의 외모가 퍽 내가 그리는 왕자님 같았지만…

 

  오늘 이 아침 출근길에 흙수저라는 그의 배경은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내 눈엔 왕자님인걸…'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회사는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모습으로 엘리베이터 홀부터 연습실을 오는 내내 한 명의 사람도 마주치지 못했다.

 

  나는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 그를 만나고 싶다는 기대감에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괜시리 남자연습생들의 연습실을 기웃거려도 보았다.

 

 

  '보고싶어. 하지만 보지 않아도… 좋아.'

 

  미소가 떠나질 않는 내 입꼬리는 잠시 다시 그의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구름위를 걷는 듯 즐거운 기분이었다.

 

  '돌아가자. 괜히 남자 연습실 기웃거리다 무슨 말을 들으려고… 그 시간에 춤이라도 조금 더 연습하자.'

 

  엘리베이터 홀에서 버튼을 누르고 선 나는 금방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 자리에서 가만 얼어붙고 말았다.

 

 

  "유카리."

 

  레이몬드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었다.

 

  "어? 몬드씨…"

 

  엘리베이터문은 서서히 닫혀가고 있었다.

 

  "안탈거야?"

 

  레이몬드는 재빨리 열림버튼을 눌러 그의 공간으로 나를 초대했다.

 

  "5층 가는 거지?"

 

  "네. 몬드씨는 6층에서 내리는 거 아니에요?"

 

  "아니… 난 1층에… 오늘 일이 좀 있어서."

 

  닫힌 엘리베이터에 단 둘이 마주하자 어제의 흥분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곁에 선 그에게 반 발짝 더 다가가 그의 향수 냄새를 맡아 보았다.

 

  좋은 향…

 

 

  "몬드씨는 이렇게 차려입고 어딜 가시는 거에요?"

 

  "글쎄… 비밀인데?"

 

 

 

  어제 보았던 장난스러운 그 표정은 또 다시 실종해 예전의 차가운 레이몬드로 돌아와 있었다.

 

  아니… 오히려 더 차갑고 싸늘한 그의 표정은 무언가에 쫒기는 어린 짐승처럼 긴장된 모습에 가까웠다.

 

 

  [팅. 5층 입니다. 출입문이 열립니다.]

 

  나는 물끄러미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려 발걸음을 옮겼다.

 

 

  가만 선 그는 내게 어떤 인사도 건내지 않은 채 긴장된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할 뿐이었다.

 

  "비밀… 뭔지 몰라도 화이팅이요."

 

  그는 내게 주지 않던 눈길을 다시 건내며 가만히 날 응시했다.

 

  그리고 매정한 엘리베이터 문은 또 다시 가차없이 닫혀가고 있었다.

 

  "유카리…"

 

  그는 나즈막히 내 이름을 부르며 좁아지는 문틈 사이로 끝까지 날 바라 보았다.

 

 

  뭘까? 아침부터 펼쳐진 그의 비밀 이란게…

 

  궁금하지만 뭐 그걸로 되었다.

 

  이제 나도 그의 비밀이 될테니까…

 

 

 

  * * *

 

  "오셨어요?"

 

  꾸벅 인사를 했지만 아버지는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사전에 없던 스케줄이라 회사 내 누구도 마중을 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오히려 괜한 오해의 시선이 싫으신지 서둘러 사장실로 향했다.

 

 

  진태제 회장. 내 아버지.

 

  선대 회장님이 일군 회사를 특유의 카리스마로 국내 1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회사로 발돋움 시킨 경영의 귀재.

 

  재계 2위 HD그룹, 3위 나선그룹과 격차를 더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그의 뚝심 덕분이었을 것이다.

 

 

  "오랜만이네. 한국은… 아니 회사는 적응이 좀 되나?"

 

  특유의 이죽거림으로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분노를 유발시키는 이 사람은 내 형 진시형.

 

  직함상으로는 성삼건설 사장 하나의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우리 성삼그룹의 차기 후계자.

 

 

  "자리에 앉자. 늙어서 그런지 아침부터 이리 돌아다니면 저녁때 체력이 달려."

 

  아버지는 양쪽에 자신의 아들 둘을 앉히고는 본론을 꺼내들었다.

 

  "시원아… 진시원."

 

  "네!"

 

  레이몬드라는 내 영어 이름보다 아버지는 진시원이라는 어릴적 이름을 고집하셨다.

 

  "평생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살지 않았느냐?"

 

  평생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난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인생 평생을 아버지 뜻 대로 산 것 아닌가요?

 

  어린 나이의 나홀로 유학길. 그리고 혹여 누가될까 서툰 방황 한 번 없이 지내온 학창시절. 대학 마저도 아버지의 뜻에 어긋날까 명문대에 진학. 그리고 다시 소환되어 회사까지 운영 중인 나에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 건지…

 

 

  "이 아비가 굳이 여기까지 와서 널 또 나무래서야 쓰겠냐?"

 

  도대체 무슨 일인지 감도 오지 않았다.

 

  이제 사장으로 부임해 며칠간 일을 했을 뿐인데… 무엇이 그의 심기를 건들인건지…

 

 

  "민다린. 왜 바로 합격시키지 않았냐?"

 

  기다리던 답은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왔다.

 

  역시... 회사의 경영이란. 본질인 사업의 영역보다 그 외부를 둘러싼 허울이 오히려 본질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민호태 의원.

 

  지금 아버지가 두려운 것은 그일 것이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여론이 있었습니다. 내부적으로… 연습생들이 관람하는 공개오디션이었거든요."

 

  아버지는 여태껏 평안한 표정을 유지하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 부터 얼굴 가득 인상을 쓰며 손을 모아 코를 감쌌다.

 

 

  "공정? 뭐가 공정인데? 난 말야… 가끔 공평과 공정을 구분 못하는 인간들 덕에 이골이 난 사람이란 말야.

 

  모두가 다 평등한 출발선에 서서 출발 총소리 맞추어 뛰는 것 같냐? 공평하게 기회를 부여받고 무대에 서 공평한 박수소리의 경중에 맞추어 1,2,3등이 정해지는 것이 소위 너희가 말하는 공정이라 생각하느냐?

 

  아니… 너희가 말하는 공정은 공정이 아닌 공평이야. 앞서간 사람은 뒤로 끌어내리고 뒤쳐진 사람에겐 핸디캡을 주는…

 

  헌데… 이 사회가 그 공평을 인정해 줄까 과연?

 

  그 사람의 돈도… 그 사람의 백그라운드도… 모두 그 사람을 이루고 있는 요소야. 객석을 채운 관객들의 박수소리 못지 않게 그 무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공정한 요소들이란 말이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말들이 가슴 속에 응어리가 되어 깊은 숨이 내쉬어졌다.

 

  공정과 공평.

 

  아버지 말처럼 대중은 공평을 요구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에는 오류가 있다. 아버지가 생각하는 공정도 사실은 공정이 아니란 말이다.

 

  적어도… 출발선은 보정값을 주어야 하지 않나?

 

  내가 당신의 아들로 태어나고자 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듯…

 

  수 많은 흙수저들이 그들의 부모를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실력도 있고 외모도 출중합니다. 대국민 공개오디션에 참여 하더라도 나쁜 성적을 받지는 않을 겁니다."

 

 

  아버지는 다시 지긋하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내 그 안의 평화는 깨져 버린 듯 일그러진 눈과 터져나오는 고함이 사무실 안을 공포분위기로 채워나가고 있었다.

 

 

  "도대체 뭐하는 놈이냔 말이다~! 쉽게 갈 길을 왜 돌아가느냐는 말이야. 그러다 행여 떨어진다면… 니가 그걸 모두 감내해 책임질 수 있겠느냐? 한심한 놈."

 

  "책임이 필요하다면… 책임을 져야 하겠죠."

 

  "우스운 이야기 말아라. 책임이란 걸 질만치 가지고 있는 것도 없다. 기껏 이런 작은 회사 하나 맡긴 것고 제대로 운영치 못해 네 형에게 짐을 지우느냐…"

 

 

  가만히 듣고만 있던 형 시형은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며 이야기를 꺼냈다.

 

  "민다린 양이 요청한 피오나, 지수민 3명까지 모두 합격시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말이 대국민 공개오디션이지 투표는 충분히 조작 가능합니다. 아버지. 너무 걱정 마십시오."

 

 

  그랬다. 형은 아버지의 하수인일 뿐…

 

  하지만 아버지의 의중에 꼭 하나 악랄한 수를 더하고 있었다.

 

  투표 조작이라니…

 

 

  "주요 관계사 경영만으로 힘들텐데 네게 너무 큰 짐을 지우는구나… 너도 어서 결혼도 준비해야지…"

 

  아버지는 형의 말에 조금은 누그러진 모습이다.

 

  공정을 이야기 하던 사람이 투표조작에 아무런 대꾸가 없다니…

 

 

  "아버지… 헌데 연예인을 며느리로 두시는 것은… 나선그룹 자식들 보며 우리 집안은 저리 되면 안 된다며 늘 경계해야 한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다린이가 어디 보통 연예인이냐? 차기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민호태의 딸이다. 그 아이 데뷔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곧장 식 올릴 예정이니 그리 알거라."

 

 

  민다린. 형의 혼처였던가? 아버지나 형이 저리 챙기시는 이유가 있었네. 형도 어쩔 수 없는 아버지 아들이구나.

 

  "시원이 너도. 송 회장 딸과 결혼 준비하고."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겠지… 아버지 뜻대로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아버지는 한 바탕 호통 끝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처리 차질 없이 해. 내가 또 이 구질구질한 곳에 올 일 없도록 말이다."

 

  아버지는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이내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뒤돌아 한 가지를 더 물어 보았다.

 

  "유대휘 딸은?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냐?"

 

  유대휘?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멍한 내 모습을 가로 막고 형은 나를 대신해 대답했다.

 

  "네. 유카리. 이번 오디션 최종 후보군 중 하납니다. 그 아인… 제가 책임지고 떨어트리겠습니다."

 

  아버지는 형의 말에 한참동안 생각에 빠져 계셨다.

 

  깊게 푹 패인 그의 눈은 다시 우리를 향했다.

 

  좀 전에 본 강인했던 그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낯선 늙은 노인 하나가 그 자리에 있는 듯 했다.

 

  "유카리. 맞아. 그런 이름이었지…"

 

  아버지는 퍽 허탈한 표정이셨다. 유카리의 이름이 왜 그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한 것인진 몰라도 말이다.

 

  "시원아."

 

  "네."

 

  "유카리를 떨어트리고 회사에서 내쫒는 역은 시형이가 아닌 네 몫이다. 암만 바보같은 녀석이라도 그런 쉬운 일 하나는 해 낼 수 있겠지?"

 

 

  카리를… 떨어트리는 것 뿐 아니라 회사에서 내쫒는다고?

 

  "왜… 유카리에게 그런…"

 

  "내게 이유를 묻지 마라.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느냐?"

 

  낮은 목소리.

 

  민다린을 합격시키지 못했다 호통치실 때와는 달리 낮게 깔린 음성.

 

  아버지는 마치 무언갈 잊으려 애쓰는 듯 그대로 고개를 돌려 문 밖을 빠져나가 버리셨다. 형은 그런 아버지를 쫒아 나서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아버지 보내드리고 이야기 좀 하자."

 

 

 

  * * *

 

  "유카리가 도대체 아버지에게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런거야?"

 

  내 말에 형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길 시작했다.

 

  "아버지 진태제, 국회의원 민호태. 그리고 유카리의 아버지 유대휘. 모두 고등학교 동창이자 절친이셨어."

 

  "뭐? 민다린, 유카리 아버지가 서로 아시는 분이라고?"

 

  "민다린은 회사 입장에서 키워줘야만 하는 아이. 유카리는 가슴에 묻어야 하는 아픈 손가락. 그러니 더 이상 고집 부리지 말고 형 말 들어. 네 지금 일처리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질 않아."

 

  이제야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도 같았다.

 

  왜 아버지가 직접 회사까지 찾아와 일을 챙기려 하신건지를…

 

  "휴… 한국에 아니 이 회사에 왔으면 적응해야 하지 않겠냐? 아버지의 세계관에 편입된 것이니 말이야."

 

  그 말이 맞다.

 

  아버지의 세계관… 난 그안의 NPC.

 

  "아무튼.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어. 한 명은 내 부인될 사람이자 우리 회사의 최대 스폰서가 될 것이고 한 명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흙수저일 뿐이니 말이야. 간단하게 생각하라구."

 

  형은 재수없는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그의 배웅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고 떠나는 그를 그냥 내버려 두었다.

 

  "나는 간만에 회사나 한바퀴 둘러보고 가련다. 와이프 될 사람 얼굴이나 보고 가야지. 이참에 사내연애를 시작해 버릴까? 비밀연애로? 하하. 졸지에 아이돌이랑 사귀게 되는군…"

 

  [쾅]

 

  문이 닫히고 나서야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휴우… 유카리를… 내쫒으라고?"

 

 

  * * *

 

  레이몬드.

 

  아무래도 그가 신경이 쓰였다.

 

  아침부터 만난 그의 얼굴에 덧씌워진 긴장감.

 

  게다가 얼굴 가득 경직된 표정.

 

  그에 대한 걱정 조차 내겐 두근거림이니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어찌하긴 보러 가야지~

 

 

  6층 남자연습생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멀리서나마 눈인사라도 하고 올 심산이었다.

 

  '눈 앞에 보이지 않으니 도통 신경이 쓰여서 연습이고 뭐고 손에 잡히질 않아. 후딱 얼굴만 보고 기쁜 마음으로 다시 와 연습을 하면…'

 

  [띵. 6층 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문이 열리고 나는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또다시 내 눈 앞엔 레이몬드가 서 있었다.

 

 

  "어? 몬드씨~!"

 

  반가운 마음에 나는 나도 몰래 활짝. 아주 활짝 웃어 버렸다.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엘리베이터로 올라 탔다.

 

 

  [문이 닫힙니다.]

 

 

  기운이 모두 빠진 듯 한 그는 가만히 나를 와락 껴 안았다.

 

  좋은 향기. 은은한 그의 스킨 냄새.

 

  난 그대로 아무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않길 바라며 갇혀 있는 그 공간에 짧은 찰나를 온 몸에 담으려 애썼다.

 

 

  "유카리…"

 

  "네?"

 

  "너… 연습생… 그만 두자…"

 

 

  읭?

 

  연습생을 그만 두자고? 사랑의 도피? 뭐 그런거?

 

 

  "몬드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오디션이 코 앞인데요… 연습생을 그만두자니…"

 

  농담같은 그의 말에 어떤 농담으로 받아쳐줄까 고민이 되던 찰나였다.

 

  날 안고 있던 레이몬드의 팔이 풀리며 내 눈에 그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의 눈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만 두는 편이 너에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래.

 

  아무리 봐도 너… 재능이 없는 것 같거든…"

 

 

 

 
작가의 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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