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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구령세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7

치우가 칠대성을 물리치고 신국의 세운지 수백년.
사신과 사흉수를 봉인했던 구령의 봉인이 해제되면서 천하에 다시 전쟁의 기운이 흐른다.
수많은 나라의 영웅들 중 과연 천하를 지배하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운명의 소용돌이
작성일 : 20-09-25 15:10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5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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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게 뭐지?”

 강가에서 작은 쪽배를 발견한 돌배는 옮기던 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요?”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그를 따라 걷던 만삭의 아내가 그에게 물었다.

 “잠깐만. 저 저짝에 배가 보이는디 뭐가 반짝반짝 빛나는디.”

 돌배가 조그맣게 싼 하얀 천을 어깨에 맨 채 강가로 내려갔다.

 찰박찰박

 “허 허억.”

 작은 배를 살펴보던 돌배가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철푸덕

 “여보. 잠시만요.”

 만삭의 아내는 침착하게 배 위로 올라, 화려한 비단 옷을 입은 아이를 바라 보더니, 가만히 목에 손을 댔다.

 ‘약하지만 맥이 아직 살아 있어.’

 “여보 정신 차려요. 아직 살아있어요.”

 부인의 말에 정신을 차린 돌배가 엉덩이를 털며 일어났다.

 하지만 이미 바지는 물에 다 젖은 상태였다.

 “그.. 그러면 저 주.. 주인님께.”

 새벽 달빛을 받은 부인의 눈이 빛났다.

 “아니에요. 여보. 이건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에요. 우리에게 온조를 다시 보낸 거라고요.”

 “뭐.. 뭐라고? 이.. 이건 저 사라성 귀족 같은디. 그러다가 잘못 되면.”

 하지만 돌배의 부인은 단호했다.

 “여보 지금 여기 우리 둘밖에 없어요. 게다가 이 옷은 귀족의 옷이 아니라 황족의 옷이에요.”

 “화… 황족?”

 돌배의 눈이 화등잔만큼 커졌다.

 “걱정마세요. 여보. 우리가 다시 이 아이를 잘 키워봐요. 우리에게 이렇게 온 거 보면 새벽에 하늘로 간 온조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 거라고요. 나이도 그렇고 생긴 외모도 비슷하고요."

 돌배가 눈만 꿈벅거렸다.

 너무나도 엄청난 일이었다.

 “그… 그려 당신 말이 다 맞제. 나야 뭐 당신 말대로 해야제.”

 “고마워요. 여보. 그럼 우리 온조랑 이 애랑 어서 옷을 갈아입혀서 보내요.”

 “그.. 그려 임자.”

 배에서 들어올린 아이의 허리춤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달그락

 황금 방울.

 그녀는 그 방울을 들어올렸다.

 ‘언젠가 우리 아이의 정체를 밝혀줄 물건이야. 아버님. 반드시 우리 가문을 다시 일으켜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방울을 손에 쥐고 하늘을 향해 합장을 했다.

 돌배는 옷을 바꿔치기한 자신의 아이가 탄 배를 다시 강으로 밀어보냈다.

 새벽 강의 어둠은 작은 쪽배를 물안개 속으로 집어삼켜 버렸다.

 “어서 집으로 가요. 몸이 너무 차가워서 빨리 죽이라도 먹여야겠어요. 바리공주님 이 아이를 보살펴 주세요.”

 그녀가 아이를 품에 안으며 빌었다.

 “어이 어이. 그랴. 임자. 얼른 얼른 가자. 홀몸도 아닌디.”

 돌배는 강에서 뛰어나와 자신의 겉옷을 그녀에게 걸쳐 줬다.

 "빨리 가요. 빨리 배가. 배가."

 만삭의 그녀는 조금씩 진통이 오는 배를 잡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난이 일어난 지 며칠이 지났지만 이미 절반이 넘게 타버린 신국의 수도 사라성엔 시체가 즐비하였다.

 교피갑 투구를 쓴 기파랑은 옥좌에 앉아 있었다.

 탁 탁 탁탁

 기파랑을 지키는 일부 호위병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는 넓은 황궁 안에 발자국 소리가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그래 찾았느냐?"

 "그것이 어린 황제와 황자 모두 놓쳤다고 합니다."

 "뭣이라?"

 흥분한 기파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정하십시오. 병사들을 풀어 놓았으니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아직 신국을 벗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그보다 사라성이 함락당한 걸 알면 사방군이 쳐들어올 것입니다.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야불배의 말에 기파랑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방도가 있나?"

 "우리는 황제의 먼 친척을 임시로 황제로 내세운 다음 사방군의 장수들에게 왕의 지위를 하사하고, 나라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

 그 옛날 초대황제인 치우처럼 투구를 쓰고 있으니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기파랑 행세를 하는 이 자가 걱정하는 바는 이미 짐작이 갔다.

 "흐흐흐흐 심려 놓으시옵소서. 사방군이 지키고 있는 땅은 옥저나 가야보다 큽니다. 왕이라는 자리는 그들 사이의 결속력을 깨고 탐욕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일국의 신하가 하루아침에 왕후장상이 되다니요? 내분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질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들을 흡수하면 됩니다.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그들이 서로 공조하여 협력하는 것입니다."

 야불배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와하하하하."

 기파랑이 큰 소리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다. 당장 그들에게 왕의 자리를 하사하도록 하라. 북방군의 아굴타는 북뫼국의 국왕으로, 서방군의 우중치는 서뫼국의 국왕으로, 동방군의 견해는 동뫼국의 국왕으로, 남방군의 화창수는 남뫼국의 국왕으로 임명하겠으니, 야불배 그대는 허수아비 황제로 쓸만한 자를 고른 후, 사방군에게 왕의 자리를 하사하도록 하라."

 "황제의 유일한 혈육이자, 사촌인 경인왕이 마침 사라에 있으니 그를 황제로 추대하겠사옵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게 북방군의 아굴타입니다. 그는 신국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고리타분할 정도로 우직한 사람입니다. 그에 대한 대비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야불배가 허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미리 매복을?"

 "그렇사옵니다. 사라성 북쪽 북한산에 범족이 매복을 하였다가 그들이 사라성에 도착했을 때 뒤에서 습격을 한다면, 그들은 꼼짝없이 당할 것입니다. 아굴타는 우직한 자이므로 반드시 군대를 출병시켜 올 것입니다. 북방군의 북뫼성을 접수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 정도 타격이면, 두 번 다시 사라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사방군들은 더욱 왕의 자리에 집착하게 될 것입니다."

 "하하하하 옳다. 옳다. 그대의 말이 모두 옳다. 야불배. 그대를 새로운 신국의 좌상으로 임명할테니. 12화랑 중 자겸주와 마설두를 데리고 골굴타의 침공을 저지하시오."

 "알겠사옵니다."

 그 때였다.

 마로가 작은 관을 수레에 끌고 나타났다.

 "그건?"

 야불배가 나서자 마로가 야릇하게 웃었다.

 "무심천과 맞닿은 아라강 하류 쪽배 안에서 발견된 어린 황제입니다."

 "뭐.. 뭣이라?"

 투구를 쓴 기파랑이 자리에서 튕기듯이 일어나 내려왔다.

 관을 열자 썩지 않도록 마로가 쓴 부적을 가슴에 붙인 아이의 시체가 보였다.

 기파랑이 마치 잠든 것처럼 누워 있는 아이의 얼굴을 잠시 살피더니 웃옷을 벗기고 어깨를 살폈다.

 "치하랑이 살아있다."

 기파랑의 한 마디에 마로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 그럴리가요. 분명 우리 마도군이."

 "도올을 시켜 은밀히 그 아이를 찾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황제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시지요. 이 아이도 포함해서요. 그럼 공식적으로 치하랑이는 죽은 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나서 그 아이를 찾아내 죽이면 되는 겁니다. 그 아이가 살아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신국의 또다른 화근이자 구심점이 될 것입니다."

 야불배가 나섰다.

 "좋아. 그리고 그 배가 발견된 곳에서 이십리 이 내의 마을들은 범족의 우쿠리들을 보내 모조리 도륙하도록 하라."

 "예."

 "흠. 그럼 나는 마도군을 이끌고 나머지 방울과 칠대성의 보물을 찾으러 가겠습니다."

 마로는 품속에서 호리병을 꺼내 소주를 한 모금 삼키더니 육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사라졌다.

 

 

 깊은 밤 사라성 북쪽 숲을 지나는 한 떼의 군마가 보였다.

 빽빽한 소나무 숲을 마치 유령처럼 숨을 죽이고 이동하던 그들의 앞에 선 자가 주먹을 쥐어 행렬을 세운 뒤 뒤로 이동하여 대장인 듯한 사람에게 다가갔다.

 "아버지. 사라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굴타의 부장으로 출병한 아초주가 앳된 얼굴로 말을 타고 달려와 보고를 했다

 "어서 서두르자. 아직 홍천당 놈들이 정신 없을 때 그들을 습격해야 한다."

 어둠속 희미한 달빛 아래서 광대뼈에 깊은 흉터가 새겨진 우직한 무장의 모습이 보였다.

 "예."

 아초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북방군의 양 옆으로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휘 휘 휙

 양 옆에서 날아드는 화살에 빠른 기동을 위해 기병만으로 구성되어 있던 북방군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적의 매복이다. 활로를 뚫어라. 초주야 너는 어서 북뫼성으로 돌아가거라. 거기가 무너지면 신국은 끝이다. 어서."

 "아버지. 그럼 아버지는요."

 "흐하하하하 이 반란군 놈들은 우리 적수가 될 수 없다. 나는 이대로 사라로 진격하여 황제를 구하고, 신국을 호위할 것이다."

 "허.. 허나."

 "시간이 없다. 어서 움직여. 아초주. 너는 신국의 신하다. 명령을 따르거라."

 자뭇 지엄한 아굴타의 말에 아초주는 병사의 절반인 5천명을 데리고 활로를 뚫기 시작했다.

 "당황하지 마라. 적들은 아직 햇병아리다. 신국의 자랑인 우리가 여기서 쓰러지겠는가? 이대로 사라를 향해 전속력으로 진격한다."

 "와. 와."

 북방군은 다른 사방군과 달리 북쪽에서 야인들을 상대하며 잔뼈가 굵은 역전의 용사들 이었다.

 그들은 이내 전열을 가다듬고, 날아오는 화살을 방어하며 앞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북방군의 대응에 놀란 홍천당 병사들은 그들을 따라가려다 오히려 역공을 당해 무수히 쓰러졌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커다란 목책에 가로막히게 되었다.

 창과 화살이 다시 사방에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진형을 갖춰라. 방어하면서 목책을 제거한다. 말을 버려라."

 "예. 장군."

 북방군은 일제히 말을 방패삼아 진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어떤 자가 홍천당에 있기에 이리도 전략을 잘 쓴단 말인가?'

 일부 화랑이 반란을 일으켜 허수아비 황제를 내세운다는 것 외엔 아직 아는 것이 많이 없었다.

 아굴타의 머릿속에서 의문이 떠올랐을 무렵, 한 사내가 나타났다.

 "생각보다 북방군의 전투력이 대단하군요. 우리의 계략이 다 무용지물이 될 지경입니다."

 "네 놈은 국상의 아우가 아닌가?"

 이제서야 모든 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결코 햇병아리 화랑 따위가 운용할 수 있는 전략과 용병술이 아니었다.

 "이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범족 부대는 앞으로 나서 저들을 공격하라."

 범족 법왕 괴류가 앞으로 나서며 갑옷에 묶인 가죽끈을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북방군의 병사들이 갑옷을 풀어헤치는 그를 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부는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마침 시장하던 참이었는데 잘 됐구나. 크크크크 뒤로 달아난 놈들은 네 놈들을 잡고 바로 추격하여 몰살시켜 버리겠다."

 말을 마친 그는 땅바닥에 털썩 쓰러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갑옷을 입은 호랑이의 형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 갑옷을 입은 호랑이가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 어어."

 "뭐.. 뭐야?"

 역전의 용사들이었지만, 난생 처음보는 광경에 병사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푸하하하 호랑이 가죽옷이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잘 되었구나. 북방군은 듣거라. 사라를 구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모두 호랑이 가죽 하나씩 들고가도록 하자 "

 당황하기는 아굴타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결코 내색하지 않았다.

 아굴타가 천으로 자신의 손과 창을 묶기 시작했다.

 '힘든 싸움이 되겠구나.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아초주 살아남거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

 북쪽을 한 번 바라본 아굴타는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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