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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 황녀가 원한 건 작은 식당이었을 뿐인데
작가 : 한잎이
작품등록일 : 2020.9.24

베르딘 황실의 셋째 황녀 프시케. 뛰어난 요리 실력과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살벌한 입담?!
황실의 트러블 메이커로 자자한 그녀에게 주어진 퀘스트.

정해진 기간 동안 마계에 가서 요리 선생님이 되어주고 돌아와라. 네가 그렇게 노래 부르던 소원. 들어줄게.

퀘스트만 완료하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로 마계에 입성한 프시케.
곳곳에 달콤살벌한 일들이 폭탄처럼 터지기 시작한다!

"요리도 좋습니다만. 제게도 시간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냉기가 뚝뚝 묻어나는 마계의 유명한 차도남이라는 조슈아는 왜 나한테만 들이대고

"그대가 황족의 신분으로 왔다고 한들, 마계에 있을 때는 이곳의 법을 따라야만 한다.
이 말의 뜻은, 자유 시간이라고 하여 외간 남자와 함부로 돌아다니는 건 불법이란 소리다."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지만 사사건건 아빠처럼 간섭해대는 마왕, 루시펠은 또 왜 이럴까.

내 소원은 반려 너구리인 솔트와 작은 음식점 하나 차려 오순도순 둘이서만 사는 것인데...

과연 이 소원. 이룰 수 있을까?

 
02
작성일 : 20-09-25 00:01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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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번에도 황궁 요리 대회의 우승을 차지하셨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정말 감격스럽고… 요리 솜씨가 뛰어나신 분들이 정말 많았어요. 제가 된 건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긴 뭘 어때. 내가 아니면 누가 우승을 하겠어. 억지로 웃느라 입에 경련 올 지경인데 그만 좀 물어봐라.

 

 “지나치게 겸손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직접 만드신 요리 맛보았는데 엄청나던걸요? 요리의 여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어머, 그건 너무 과찬이세요.”

 

 솔직히 나도 다 먹어봤는데 내가 만든 음식이 제일 맛있긴 하더라. 나머지는 다 집밥 수준이더라고.

 

 “그렇게 요리를 많이 하시는데 몸매도 좋으시고 얼굴도 너무 아름다우시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분이시잖습니까?”

 

 “하하… 그런가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런 질투를 하는 이들도 있더라고요.”

 

 “무슨 질투인가요?”

 

 “ ‘프시케 루안 아인스 황녀님께서 매회 우승을 하는 이유가, 요리 솜씨보다는 아름다운 외모와 황녀라는 지위 때문이다.’ 라고요….”

 

 “하하하하하. 어머, 세상에. 정말요?”

 

 프시케 루안 아인스.

 

 올해 스물. 성년을 갓 넘긴 그녀는 허리까지 굽이치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비단결 같이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찰랑이는 모습은 가히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녹색 눈동자가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향했다.

 

 “또 있나요?”

 

 그녀의 말투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그 변화를 눈치 챈 프시케의 시녀, 세르시는 인터뷰를 하는 기자를 향해 크게 엑스자를 그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자, 알프레드는 그 신호를 눈치 채지 못했다.

 

 “사실 저도 황녀님께서 만드신 음식을 먹기 전까지는 좀 그렇게 생각했어요. 솔직히 황녀님의 괄괄한… 아니 쾌활하신 성격과 요리는 안 어울리기도 했고.”

 

 알프레드는 말을 하다 말고 잠깐 멈추었다. 저 눈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제 맘속에만 담아 두어야 할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고 만 것이다. 화들짝 놀라 이쯤에서 대화를 끊으려 했건만

 

 “또 뭐죠?”

 

 프시케의 아름다운 눈동자 때문일까? 그는 홀린 듯이 입을 나불대기 시작했다.

 

 “황녀님의 출신 성분이 다른 황족들과는 달라서인지는 몰라도 정사에는 영 재능이 없으시니 이런 스펙이라도 쌓아 주려는 저의가 깔린 것이 아닌… 헙.”

 

 “하하하하….”

 

 “무, 물론 제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항간에 떠도는 루머들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에 프시케는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길고 숱 많은 속눈썹이 깜빡이고, 고운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알프레드는 그 모습을 넋을 놓고 쳐다보았다.

 

 이 베르딘 제국에 여신이 강림한다면 이런 자태가 아니겠는가! 환상적인 요리 실력을 가진데다가 마치 은쟁반에 에메랄드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찬양하게 만드는 마치 봄의 여왕인 나비와도 같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모.

 

 베르딘 제국 내에 프시케 황녀님만큼이나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분은 없을 것이다. 찬양, 찬양을 외치던 알프레드의 머릿속으로 갑자기 섬광처럼 생각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왜 황녀님께서는 몇 번이나 파혼을 당한 것일까?

 

 그러나 그 생각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프시케가 동그랗고 커다란 사슴 같은 눈망울을 깜박이며 질문을 던져왔기 때문이었다.

 

 “알프레드. 혹시 ‘사골 국’ 이라고 아세요?”

 

 왜 파혼을 했는지가 뭐가 중요한가! 직접 마주한 황녀님께서는 이렇게도 상냥하시고 아름다우신데. 천상 여자가 따로 없으시다.

 

 알프레드는 헤벌쭉하게 따라 웃으며 답했다.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만 자세히는 모릅니다.”

 

 “그럼 제가 알려 드릴게요.”

 

 순간 프시케의 한 쪽 입 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간 비릿한 미소를 지은 것 같았다.

 

 아니, 내가 잘못 본 거겠지. 천상 여자이신 프시케 황녀님께서 저렇게 웃으실 리 없어.

 

 알프레드는 고개를 저었다.

 

 “사골은 쉽게 말해 소의 뼈예요. 뼛조각이 씻겨 내려갈 때까지 빡빡 씻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뼈가 부서질 수도 있으니까 찬물에 담가요. 그렇게 하면 핏물도 함께 씻긴 답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 상태로 센 불에서 바글바글 끓여주면 사골 국이 완성 되는데요. 그렇게 하고 난 뒤 남은 사골은 어떻게 처리 할까요?”

 

 “…글쎄요. 보통 버리지 않을까요? 황녀님만의 비법이라도 있으신가요?”

 

 “네. 물론이죠.”

 

 프시케가 생긋 웃었다. 그 미소를 목격한 세르시는 더욱 열정적으로 엑스자를 그렸다. 그러나 그 신호를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저를 욕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망치로 깨부순답니다.”

 

 “…예?”

 

 곧 프시케의 사랑스러운 분홍빛 입술이 열렸다. 아름다운 입술 사이로 고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 뼈와 살을 분리해서 사골로 끓여버릴 XXXX 여러분- 타인의 인생에 지나친 오지랖을 부리는 동안 여러분들의 인생은. 어머! 저 사골 국처럼 졸아들고 있어요- 소는 태어나서 숨을 거둘 때까지, 뼈까지 남기고 가는데. 여러분이 계신 자리에는 박테리아도 자리를 뜰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부디- 정신 좀 차리고 사세요, 망치로 깨부수기 전에-”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

 

 세르시는 차마 더 이상은 볼 수 없어 긴 머리카락으로 두 눈을 가려버렸다.

 

 “라고 꼭 좀 전해 주세요. XX 재수 없다고.”

 

 프시케는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계속해서 험한 말들을 내뱉었다.

 

 누구든 프시케를 건드리면 주옥 되는 거예요. 아주 주옥 되는 거야.

 

 *주옥 : 베르딘 제국의 명절 중 하나인 귀신을 달래기 위한 ‘헬딘’ 명절에 만드는 음식의 하나. 굶주려 아사한 귀신인 아귀를 현혹시키기 위한 것으로 겉보기에는 아주 먹음직스럽고 아름다운 사탕이지만 맛은 형편없다. 헬딘 날에는 평소 싫어하는 사람에게 다양한 형태의 주옥을 몰래 선물하고는 한다.

 

 *

 

 “또 일 벌였다면서?”

 

 둘째이자 프시케의 언니인 사루비아가 프시케에게 물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재밌어 죽겠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엄한 일을 미룰 수가 없어 몸소 실천한 것 뿐이야. 기자 양반 머가리에 나사가 빠진 것 같아서.”

 

 프시케가 어깨를 으쓱였다.

 

 “너도 참. 그렇게 참지를 못해서 어떻게 하려고 하니?”

 

 “어머나. 그 기자는 황실에서도 참질 못하던걸? 참을성 대결에선 일단 내가 이겼어.”

 

 프시케는 굉장히 억울하다는 제스쳐를 해 보였다. 사루비아는 곱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너 이번에 또 파혼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깨달음을 얻는 거지. 나와 결혼은 인연이 아니구나.”

 

 프시케는 방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너구리, 솔트를 끌어안으며 툴툴댔다.

 

 “큐우, 큐웅!!”

 

 프시케가 만든 음식을 씻어 먹으려고 달려가던 솔트는 갑작스런 포옹이 답답한지 발버둥을 쳤다.

 

 “확 여기 뛰쳐나가고 음식점이나 차릴까? 평민인 척 하면 아무도 모를 텐데.”

 

 “폐하께서 퍽이나 허락하시겠다?”

 

 “흐응. 사실 오빠… 아니 폐하께서도 맨날 궁에서 사고만치는 것보단 그 쪽을 더 선호할지도 몰라.”

 

 “…듣고 보니 정말 그럴 수도.”

 

 프시케는 고개를 끄덕이는 사루비아를 밉지 않게 흘겼다. 그런데 그 때, 부산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소리는 프시케가 있는 방으로 이어졌다. 프시케와 사루비아의 시선이 발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향했다.

 

 “황녀님, 황녀님!”

 

 그 발소리의 주인공은 세르시였다. 허겁지겁 들어오는 세르시의 손에는 신문이 들려 있었다.

 

 아. 올 것이 왔구나.

 

 프시케의 고운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이것 좀 보세요!”

 

 “뭐. 이번엔 어떻게 썼는지 좀 보자.”

 

 프시케는 신문을 촤악 펼쳐 들었다.

 

 <베르딘 제국의 셋째 황녀, 프시케. 요리 솜씨만큼이나 욕 솜씨도 뛰어나요!>

 

 “풋….”

 

 사루비아는 그 제목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기사를 읽는 프시케의 얼굴이 조금씩 구겨지기 시작했다. 자질구레한 본문 뒤에는 기자의 사족이 붙어 있었다.

 

 ‘무릇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은 아름답고 상냥하며 가정적인 여성일 것이다. 그러나 프시케 루안 아인스 황녀님께서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시다. 기가 너무 세면 인생이 힘들다던데, 본 기자는 아름다운 황녀님의 앞날이 걱정 될 정도였다.’ -알프레드 기자는 마음의 상처를 심하게 받아 당분간 휴가를 떠납니다. 당분간 이 지면은 특별 기사로 대체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런 미친.”

 

 프시케는 신문을 구겨버렸다.

 

 *

 

 “진짜 이 기자 미친놈 아니냐고?!”

 

 “푸하하하-”

 

 저 멀리서 동생들의 도란도란한 대화 소리를 들으며 황제, 리벨로건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열심히 자신을 세뇌시켰다.

 

 나는 아무 것도 안 들린다, 안 들린다.

 

 다행이도 효과가 있었다. 리벨로건은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집무 책상 앞에 놓인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마계에서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이던가?”

 

 “예상 외로 쉽게 수락하더군요. 아주 놀랐습니다.”

 

 “흐음. 연금술을 하는데 핵심인 델타 핵이 어마어마하게 매장된 델타인 숲을. 그것도 50년 동안 무상으로 대여해주겠다니.”

 

 리벨로건은 제 앞에 있는 상자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부모님이 남기신 상자. 초승달 문양이 있는 상자였으나 그 어떤 열쇠로도 열 수가 없었다. 부모님께서는 알 수 없는 말을 유언으로 남기고 돌아가셨다.

 

 ‘분명 급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나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 상자를 마계로 보내라 하셨었지.’

 

 “이건 도대체 뭘까.”

 

 리벨로건이 무언가가 담긴 초승달 문양의 상자를 요모조모 훑어보고 있을 때였다.

 

 “아, 그런데 조금 이상한 부탁을 하였습니다.”

 

 “이상한 부탁?”

 

 그의 보좌관은 말없이 마계의 서신을 내밀었다.

 

 <셋째 황녀, 프시케 루안 아인스를 마족들의 요리 선생님으로 보내주시길 청합니다.>

 

 그 순간 저 너머에서 프시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폭탄을 만드는 연금술 수식이 뭐였니? 재료 가져오렴. 여기 폭파시켜버리게.”

 

 리벨로건이 조용히 물었다.

 

 “……괜찮을까?”

 

 보좌관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작가의 말
 

 보좌관 : (왜 마계는 선물도 주고 빚도 지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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