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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 황녀가 원한 건 작은 식당이었을 뿐인데
작가 : 한잎이
작품등록일 : 2020.9.24

베르딘 황실의 셋째 황녀 프시케. 뛰어난 요리 실력과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살벌한 입담?!
황실의 트러블 메이커로 자자한 그녀에게 주어진 퀘스트.

정해진 기간 동안 마계에 가서 요리 선생님이 되어주고 돌아와라. 네가 그렇게 노래 부르던 소원. 들어줄게.

퀘스트만 완료하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로 마계에 입성한 프시케.
곳곳에 달콤살벌한 일들이 폭탄처럼 터지기 시작한다!

"요리도 좋습니다만. 제게도 시간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냉기가 뚝뚝 묻어나는 마계의 유명한 차도남이라는 조슈아는 왜 나한테만 들이대고

"그대가 황족의 신분으로 왔다고 한들, 마계에 있을 때는 이곳의 법을 따라야만 한다.
이 말의 뜻은, 자유 시간이라고 하여 외간 남자와 함부로 돌아다니는 건 불법이란 소리다."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지만 사사건건 아빠처럼 간섭해대는 마왕, 루시펠은 또 왜 이럴까.

내 소원은 반려 너구리인 솔트와 작은 음식점 하나 차려 오순도순 둘이서만 사는 것인데...

과연 이 소원. 이룰 수 있을까?

 
01
작성일 : 20-09-25 00:00     조회 : 444     추천 : 0     분량 :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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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둥번개가 귀를 찢을 정도로 거칠게 몰아치던 밤.

 

 끊임없이 쏟아지는 빗줄기가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 두 명을 내려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앞을 향해 걸어갔다.

 

 그들이 멈춰 선 곳은 인간 세계의 베르딘 황궁.

 

 무서울 정도로 쏟아진 폭우가 모든 소리를 삼켜버린 황실. 그 안의 가장 깊은 곳인 재림궁에 도착한 두 사람.

 

 그들 중 한 명이 소중히 품고 있던 것을 내려다보았다.

 

 “핫하… 누굴 닮았는지. 이 상황에서 울지도 않네요.”

 

 남자의 품에 안겨있는 이는 아이였다. 다섯 살은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는 초록빛 눈동자를 동그랗게 뜬 채로 그들을 보고 있었다.

 

 “아…빠.”

 

 순간 아이를 안은 남자가 고개를 홱 돌렸다. 그의 손이 아이의 두 눈을 감쌌다. 그의 손에서 보랏빛이 뻗어 나왔고, 이내 아이는 다시 눈을 감았다.

 

 옆에 있던 안경을 쓴 남자가 조용히 혀를 찼다.

 

 “인사라도 한 번 제대로 해주지 그러셨습니까.”

 

 “…애매할 바에는 아예 주지 않는 편이 낫다.”

 

 매정한 척 연기를 할 줄도 알게 되었군.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베르딘의 황실에 보내는 것이, 옳은 결정일까요?”

 

 한참이나 말이 없던 남자. 로브 안에 있는 보랏빛 눈동자가 찬 공기만큼이나 서늘했다.

 

 “잘 알 텐데.”

 

 “예에, 물론 알죠. 헬하임의 기운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도. 그래서 언제 인간세계에 뻗쳐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도.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이곳 베르딘의 황실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것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요.”

 

 “헌데.”

 

 “헌데 말입니다. 너무 어리질 않습니까…. 냉랭하고 엄격하고 그놈의 전통과 예절을 중시하는 황실에서 어떻게 버티실지…….”

 

 “…….”

 

 “더구나 마계의 아이입니다. 겉으로는 숨겨진 황녀인 척 받아들인들, 그 속까지 같게 대하지는 않겠지요.”

 

 “벨모트. 내가 이 황실을 가장 신용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뭡니까?”

 

 “이해관계에 밝다는 것.”

 

 “…….”

 

 “이곳은 잘 알 테지. 발푸르기스 밤에 보내진 마계의 아이가 어떤 의미일지.”

 

 안경을 쓴 남자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발푸르기스의 밤에 보내진 마계의 아이.

 

 그 아이는 마계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에, 그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도 인간 세계에 지불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 아이를 정성을 다해 보살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 그것이 아주 오래 전부터 암묵적으로 맺어온 인간세계와 마계의 규칙이었다.

 

 “그럼.”

 

 보랏빛 눈의 남자는 제 품에 안긴 아이를 바라보았다.

 

 한참이나 멀리서 맴돌던 시선이 드디어 아이에게로 향한다. 아이의 뺨에서 한참이나 망설이던 눈빛은 잠든 아이의 이마 한 번 쓸어주는 것에서 끝나고 만다.

 

 “프시케.”

 

 피가 맺힐 정도로 입술을 꾹 깨문 속내와는 달리, 끝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전부였다. 이윽고 여자아이의 이마에 작은 빛이 일렁이더니 작은 초승달 문양이 생겨났다가 다시 사라졌다.

 

 “……프시케.”

 

 간신히 뱉어낸 이름을 마지막으로, 두 남자는 아이만 남겨놓은 채 사라졌다. 천둥번개는 사라졌다. 우렁차게 쏟아지던 빗줄기도 모두 그쳤다.

 

 “으어어어어어엉.”

 

 천둥번개에도 울지 않은 아이는 혼자가 되고 나서야 큰소리로 울음을 터트렸다.

 

 그날은, 마족의 기운이 가장 강해진다는 밤. 발푸르기스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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